#140. 발전된 기술은 마법.
“와, 올라오기 힘들다.”
“산을 올라갈 건데, 그거 가지고 힘들어서야.”
“유겸아 힘들어?”
언니의 걱정에 설유겸은 경악한 표정을 짓는다.
계룡산 진입 전에 산채 음식 파는 동네쯤의 산 중턱에 한옥 펜션이 있다.
기와 담장에 뻥 뚫린 평상 있고, 아궁이가 있어 불을 피우는 것도 가능하다.
그 오르막이 길지 않은데 설유겸은 지쳐서 짐 풀자마자 앓는 소리다.
“그러면 두 분 좋은 시간 보내시라고 저는 이만.”
그리고 내가 빠졌다.
“으아아아!? 왜 가요? 아니, 좋은 시간은 불청객으로 잡혀 온 내가 말하고 빠져야 되는 거 아니야!?”
설유겸은 극구 거부했지만, 엄마 찬스로 계룡산에 잡혀 왔다.
안 온다고 틱틱대길래 엄마한테 도움을 요청하라고 했더니, 어머님이 흔쾌히 꾸짖고 보내 줬다.
“원래 가기로 하셨어.”
“왜 자꾸, 저랑 언니를 기어이 붙여 놓으시려는 거예요?”
그거야 뭐.
“그건 할아버지도, 어머니도, 돌아가신 아버지도 원하시는 일이시죠. 재산 다툼으로 서로 감옥을 보내려는 집안에서 최소 수조 원을 수령 받을 두 자매가 그거 갖고 싸우는 것은 막아 달라 하셨습니다.”
“어…….”
내가 강점을 보였던 게 설민혁 교정에서 보듯 가정불화 수습이라.
큰누나는 모르겠지만 설윤영, 설혜영과는 많이 친밀해졌고.
어머니도 무시하지 않는 인생이 되었으니까.
“3대에서는 그런 난리 통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회장님의 소망이 그들을 오래 지켜볼 수 있는 저한테 임무로 주어진 것이죠. 그러니 더욱더 친밀하게 만들 겁니다. 없이 못 살 정도로.”
설 회장의 유명은 그렇게 해석해야 맞았다.
“아, 어, 음……. 잘 지낼게요. 그러니까.”
“음?”
“이 언니 일단 말려 줘 봐요.”
은겸이 벌써 유겸이 허리 붙들고 있다.
또 한 번 허리 졸림 당하겠구먼.
* * *
흐르는 계곡물에 물레방아가 쪼르르 흐르는 동학사 아래 와운산장에 왔다.
계룡산은 한국 무속 및 도가의 성지다.
정감록에 예언된 정도령이 세울 나라의 수도이기도 하고.
풍수 쪽에서도 명승지로 유명하다.
무속인이 많아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확실히 ‘아, 그쪽이구나?’ 싶은 사람들을 포착하고 알아볼 수 있었다.
계룡산은 대학 시절 이곳 유스호스텔에서 MT 한 번 온 것 외엔 두 번째로 찾는데.
그 새파랗게 어릴 때 왔을 때 기억과 비교하니 눈여겨볼 곳이 많다.
평일이고 학기 중이라 일반인 여행객이 많지 않았는데 그들 중 누가 무속인인지 알 것 같다.
마치 유럽에서 동양인을 보면 한중일이 구분이 가는 느낌으로?
“용화미륵 당당당.”
합장하고 주문을 외우며 지나치는 개량 한복 차림의 중년여성 두 명도 보았다.
역시 있네…….
계룡산은 용화미륵교의 분파가 있는 곳이다.
뭔가 계룡산에서 수행하는 자들의 학풍이 따로 있는 것인지, 김장생의 사주첩경과 용화미륵천부경은 사람의 운명을 해석하는 방식이 흡사하다.
계룡산을 둘러보다 약속된 시간에 와운산장으로 갔다.
와운산장은 계룡산 국립공원 입장 전에 있는 숙박, 식당들에서 조금 벗어난 위치에 있었는데, 그곳에는 ‘장생학숙’ 이라고 관공서처럼 생긴 건물이 하나 있었다.
그 장생학숙 뒤편 샛길의 산길로 올라가니, 와운산장이라고 나무 팻말이 안내하고 있었다.
와운산장에는 한옥 정자가 놓여 있었는데 그 옆으로 동학사 타고 흐르는 계곡물이 주르르 떨어지고 있었다.
이 한옥 정자는 난간 같은 공간으로 연결되어 산장과 이어진 독특한 구조였다.
그곳에 계룡 선사가 양반다리로 앉아 있었고 옆에는 한복 치마를 차려입은 여자분이 한 분 계신다.
사모님이라기엔 젊다.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갑습니다.”
“머리가 좀 젖어 계시는군요.”
“폭포 수행을 다녀와서요.”
“차 좋아하시나요?”
“커피 좋아하지만 차를 반드시 마셔야 할 것 같네요. 분위기가 마치 차를 마셔야 할 것 같은 분위깁니다.”
물이 쪼로록 떨어져 아주 작은 연못을 이루고 있다.
초록 이끼가 보이지만 그 밑이 거울처럼 보일 정도로 물은 맑았다.
“한 잔 부탁해요.”
“네.”
“저 아가씨는 제자입니까?”
“그렇지요.”
“낯이 익네요.”
“여자마다 다 낯이 익으신 건 아니고요?”
“무속인 출신 아닙니까?”
“많이들 배우러 오지요. 아마 선생의 스승인 명승거사도 그러지 않았을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 양반 제 스승 아닙니다.”
“……음?”
“은인이지요. 그런데 사주를 가르쳐 주시진 않았어요. 다른 걸 가르쳐 주셨으면 주셨지.”
“그래요?”
허투루 배웠다는 말이 나오길 기대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침묵을 지키다, 차가 나왔다.
사기그릇 주전자째로 주는데 계룡 선사가 따라준다.
잔이 보이지 않게 손으로 감싸며 제법 폼을 재면서 먹으니 한마디 한다.
“다례를 아세요?”
“남도해양관광열차 S트레인이라고 서울서 보성 가는 기차가 있는데, 거기 타면 코레일관광개발직원이 친절히 알려 줍니다.”
“허허.”
운치 있네.
산중에서 물소리 들으면서 차 마시기.
“문필과 교양에 있어, 여간 젊은이들 그리고 제 제자들에게서도 보기 힘든 역량을 가지신 듯하네요.”
이 아저씨 사주를 몰라서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이 아저씨 말이나 행동만 보면 내가 탐나는 인재인데, 자기한테 안 와서 퉤퉤퉤 침 뱉는 느낌이 강하다.
물론 그냥 안심하라고 내뱉는 거짓말일 수도 있고.
“어릴 적부터 장래로 생각하고 배우는 자들이 없죠.”
나이에 비해 사주 본 경력이 많다는 게 흔하지는 않다.
진입 나이들이 산전수전 다 겪고 영적 체험을 체감한 뒤에 오는 경우가 많아 수강생들 대다수는 아주머니 그 이상이다.
‘점쟁이가 꿈이에요.’라고 말하는 학생이 있는가?
꿈은 아니어도 일찍이 관심을 두는 아이들, 뭐, 수이 같은 친구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인생을 해결할 비책을 내어놓기 힘들므로 암시와 헤어나갈 길이 정해져 있는 타로 같은 것으로 선회한다.
그 비책을 상상이라도 할, 소설 경력이 미래 설계에 도움을 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저한테 정말 조금만 배우시면 참 좋을 것 같은데요.”
“제 은인에 대한 망언만 철회하시면 저는 고견을 들을 생각이 있습니다.”
“명승 그 친구를 인정하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런 헛된 가르침에서 벗어나길 바라므로 선생께 제안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도 한 가지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어떤 제안을 말씀하시나요?”
“저는 사단이 필요합니다. 대전에서 주류로 인정받고 계신 선사님이라면 공론과 중론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함께 일하시죠.”
계룡 선사의 센 눈썹이 꿈틀댄다.
뭐, 그냥 머리도 눈썹도 하얗게 셀 때, 눈썹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 같지만.
저건 어찌 됐건 삼국지의 고사로도 유명한 관상학의 지적 수준 암시, 백미다.
심정으로는 ‘내 밑으로 와라.’라고 할 생각이었으나.
너무 건방져서 조금 접었다.
“허허……. 이 저를요?”
“제가 그룹에서 맡은 소명이 후계자 안정화입니다. 선사님께서는 이미 설민혁을 점치신 적도 있었고, 현재 이미 성명을 내어 사실상 참전을 선언하셨습니다.”
“저는 단지 사주와 역학에 근거를 둘 수 없는 불상의 예언이 나도는 것에 인연이 깊던 회사에 주제넘은 훈수를 뒀을 뿐이지요.”
한 발 빼는 거 보게.
이 아저씨 배 속에도 능구렁이가 한 마리 들어 있음엔 틀림없다.
“사주는 소원입니다.”
“이전번에는 이야기라 하시더니.”
“물론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사람에겐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엔 희망을 희망이 섞인 소원이 이뤄지길 원하는 사람들의 기대가 묻어 나옵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장르문학을 쓰려고 시작한 내 입장에서 버릴 수 없는 신념이었다.
물론 그런 것 치고는 다수의 대중을 만족시키는 이야기를 쓰진 못한바.
나도 신념과 입만 살았다.
“사주는 냉혹합니다. 희망의 이야기를 말하지 않아요. 위험과 절망을 말해 주어 피해 갈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책에서도 보였습니다. 선사님은 공포를 파시는 듯합니다.”
책 언급은 불쾌하라고 섞었다.
내가 말을 안 할 뿐, 계룡 선사는 한밭 신문 출판 내기에서 처참히 발렸다.
설 회장이 내 책은 기업구매로 많이 사 줘서 띄워 올린 부수라고 말은 하며 계룡 선사를 위로했지만.
사실 설 회장은 계룡 선사의 사주 첩경도 내 책만큼 사줬고 온갖 도서관과 학교에 기증했다.
설 회장 프로모션으로 띄워 올린 건 같지만 판매량에서 차이가 열 배 가까이 난다.
근데 그걸 뭐 졌대요, 발렸대요. 얼레리 꼴레리~ 이럴 순 없잖아?
“생은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운명을 추론하는 명리학이 세상의 빛을 보는 것이지요.”
“저는 사주가 그 막연한 공포를 팔기 때문에 비주류로 전락했고 여전히 공포를 팔고자 하는 신념이 강한 자들이 많아 더 넓게 퍼지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막연한 두려움을 확언해 주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렇게도 볼 수 있겠군요.”
“사람은 희망과 행복을 좇는 생물이니까요. 획일적이더라도 사람들은 기억에 남는 비극보다 해피엔딩을 원합니다.”
“인생에 해피엔딩만 있다면 사주 그 자체가 없었을 것이에요. 마치 모두가 군자가 될 수 있다는 이상론을 보는 듯하군요.”
비유 잘했다, 뒤집어엎기 가능한 대사였다.
“아쉽게도 그 이상론이 사주를 이겼지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건 부정할 수 없겠네요.”
“사주는 자신만이 갖는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에 비극만이 있는 것을 바라는 이는 없을 겁니다. 남의 이야기에나 비극이 있어야 재밌죠.”
“제가 비극을 말했다, 이거군요.”
“다만 이번에 회사에 하신 말씀은 누군가의 소원과 희망이 가득 담긴 발언이셨습니다.”
투서로 말한 발언을 꼬집었다.
“전문가가 자신의 분야로 말할 기회를 얻을 때, 그 뒤에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보통은 음모라고 합니다. 저를 음모나 꾸미는 작자로 생각하신다면 유감이네요.”
발뺌하는구먼.
음모가 아니다?
그러면 우리 편이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저를 도와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의견이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네요.”
“기업은 효율로 돌아갈 것인데, 역술인이 둘이나 있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 기업의 수장은 세 사람을 두고 쓰셨습니다. 무엇이 문제겠으며 제가 개인 돈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허허허.”
“정 한 하늘에 두 태양이 있을 수 없다면 제가 그 포지션을 내려놓고 선사님을 부리고 싶네요.”
대사 수위를 올렸다.
“저희가 뜻이 맞겠나요?”
“선사님이 냉철하게 보신 사주에 제가 희망을 첨가하면 시너지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전에도 느꼈지만 생각보다 더 자신감이 넘치시는군요.”
“저는 뭐 이제 사주 하나 잘못 본다고 해서 쫓겨날 처지가 아니라서요.”
사주로 이빨 털어 아부해서 얻어 낸 자리지, 사주가 매번 칼같이 잘 맞는다고 얻은 자리가 아니다.
“그렇지요, 엄연히 회사의 중역이십니다.”
내 위치를 노린다는 말은 차마 못 하는 모양이다.
그 말 못 하면 러브콜을 가장한 공격을 받아야지.
계룡 선사를 상대하는 방법에 번뜩이는 게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 어렵지 않았다.
내 포지션을 사주 어설프게 아는 어린놈으로 판단하는 모양이나.
사주 아는 회사원 정체성으로 파고 들어가면 일감 따다 주는 내가 갑이다.
설양훈이나 나 말고 누가 사주 가지고 회사에 중역을 역임하게 하겠는가?
“그리고 설 회장이 없는 지금 누가 회사에서 역술인을 끄집어내어 쓰겠습니까?”
“회장님 같은 분이 안 계시긴 했지요.”
그런 놈이 그런 양반 돌아가신다고 악담을 해?
……라면서 멱살잡이하면 명분도 얻고 속도 시원한데, 너무 급발진이라.
더 속내를 캐내어 저 양반이 처맞을 명분을 줘야 일갈할 수 있다.
“고로 회장님의 뒤를 이을 사람을 같이 밀어 목소리를 보태기만 해 주신다면 선사님께서도 충분히 활약을 하실 판이 깔렸으리라 봅니다.”
“활약이라…….”
꿈을 팔았다.
물론 큰 딸 설재영이나 설마 설윤환 같은 사람을 밀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나머지 설양훈의 후손들은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설민혁을 밀었던 사람이다, 그걸 미는 다른 놈인 ‘내’가 나타나서 난리인 것이지.
“예, 명승 선생에 대한 발언만 철회하시면 회사에서 같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저를 그대의 학문적 사상에 굴복시키기 위함이었군요. 저도 이룬 일가가 있고 고수는 하수의 부하 됨을 자처하지 않는 법입니다.”
말에서 격앙이 보인다.
계룡 선사가 얼음 씹어먹을 때 이후 처음으로 열 받아 보였다.
그래도 회유해 보려 했는데 별수 없구먼.
저 양반, 설씨가를 오래 섬긴 가신이나 마찬가지로 지금 후보군인 설 회장 자식들의 사주와 궁합 등 온갖 경조사에 관여했다.
즉, 휘하에 들어오기만 하면 쥘 얻을 증언과 정보가 많고, 저 아저씨로 꾀를 부린 사람들의 욕망을 분쇄할 방법도 될 것인데.
설득이 안 되면 어쩔 수 없었다.
되물었다.
“과연 그가 하수겠습니까?”
“희망만을 보고 가는 자들에겐 깊이가 없습니다. 절망의 깊이를 들여다볼 용기가 없는 자들이기 때문이지요. 사주에 일희일비가 없다는 것은 결국 사주를 깨닫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오.”
이번엔 신념에 따라 말을 잘해서 나도 감탄했다.
그도 틀린 말은 아니니까.
“나는 오히려 사주 보는 이들이 희망만 팔아서 정확도가 낮아져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평행선이다.
뭔가 대중문화에도 적용되는 작품의 깊이나 대중성, 상업성의 충돌 같은 느낌인데, 사주에도 적용은 되는 이야기다.
좋은 말로 손님에게 희망을 주느냐, 사주로 팩트폭력을 하냐.
막연한 희망보다 사주쟁이가 본 직관적 현실을 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
거기서 타협이 없다.
희망을 주는 쪽이 장사가 잘되는 것은 맞지만 세상은 부정적인 일이 더 많으므로 희망만 주면 계속 거짓말과 사기를 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거짓말을 들으러 돈을 내고 철학관을 찾는다.
“한데 저는 그 희망을 얻는 비술을 알고 있습니다. 희망하면 희망대로 이루어지는, 그리고 그걸 주신 분이 명승 선생인바, 거기선 타협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어 사주강화술을 약간 흘려줬다.
레벨은 모를 거 같으니 ‘귀신 같은 힘이다.’ 이런 식으로 에둘러.
계룡 선사는 헛웃음을 짓는다.
“허무맹랑한 소리로군요. 무속인 제자들이 많아 별말을 다 듣기는 합니다마는.”
“이걸 보시겠습니까.”
“흉이 좀 크게 졌네요. 손등이라 다행입니다. 화마는 아니겠고, 차나 라면 같은 것을 끓이다가 데인 상처겠지요. 선생은 물의 기운이 있으니.”
그건 맞추네.
커피 쏟아서 데인 상처가 아문 자국이 손등과 팔뚝에 새겨져 있었다.
“이런 흉터조차 수술이나 시술 없이도 없애어 인생의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기술을 보여드리지요. 똑똑히 보십시오. 근거로 남겨도 좋습니다.”
일전 ‘크기, 길이’ 사주강화술 랜덤박스를 뽑았을 때 구상한 것이 하나 있다.
육체의 변화로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이 가능하겠다는 계산.
‘크기, 길이.’는 어쨌건 잠은 같이 잘 이성한테 쓰는 것이 낫고, ‘피부미용’ 운은 피부 개선과 함께 당시 흉진 흉터를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다.
그렇게 포인트는 쌓았으나 올리지 않고 있었던 ‘피부미용’ 운을 상승시켰다.
“……!”
순식간에 계룡 선사와 내 눈앞에서 그 상처와 흉터가 아물었다.
근거 삼을 겸 동영상 촬영도 했다.
“아, 이, 이건?”
“제 사주 아시니까, 여쭙겠습니다. 제가 그런 집안의 돈 많은 여식과 손이라도 잡아 볼 법한 운명이었습니까?”
“…….”
대답 못 하겠지, 아니니까.
사주강화술로 인해 내 사주와 현재 벌어진 현상, 즉 현재의 인생에는 괴리가 크다.
회사 고위직을 낙하산으로 받거나 정치적으로 명사들을 만나는 것은 그럴 기질이 있었다고 퉁칠 수 있겠지만.
그중 가장 그 괴리가 클 수밖에 없는 것은 여복이다.
설양훈이 준 궁합을 본 사람이 알 수밖에 없다.
“대체 제 사주 어디에서 그리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기를 꺾고, 무릎은 명승 선생님께 꿇게 만들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