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138화 (138/211)
  • #138. 사주로 만든 가짜뉴스

    설윤영은 먼저 돌아가고 셋이 남았다.

    죄다 돈들은 많은 사람들인데 계산해 주고 갔다.

    “아낄 거야? 응, 언니. 대답해 봐.”

    설은겸은 죄지은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앞머리가 내려가서 두 눈을 가려 눈빛을 볼 수 없다.

    유겸이 신났네.

    이런 턴 올 거 같아서 꺼낸 말이고 그 생각대로 잘 되었다.

    “아껴 준다며어?”

    살살 놀리는 게 꽤 수준급이다.

    저것에 정답은 언니가 정말로 아껴 줄게 하면서 거짓이든 진짜든 애정 공세를 역공하는 것이다.

    그러면 설유겸 퇴치된다.

    그런데 그걸 은겸이가 할 수 있을까?

    할 줄 아는 사람이긴 하니……. 어디 보자.

    어디다 연락하는 척하면서 은겸이한테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다.

    유겸의 놀림에 시선 돌릴 곳이 필요하던 은겸은 곧장 확인한다.

    그리고 날 슬쩍 본다.

    “……어.”

    그 시선 마주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놀림 받던 설은겸은 약간 더 고민하다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자주 쓰던 양팔 간격 앞으로 나란히를 유겸이한테 시전한다.

    “그래 아껴 줄게, 이리 와.”

    “으, 응?”

    “빨리이, 유겸이 언니가 아껴 줄게.”

    “엥? 가, 갑자기? 왜, 왜 그래?”

    “저거 나랑 막내한테밖에 안 한댔는데 영광인 겁니다.”

    옆에서 설유겸에게 한 마디 추임새 넣었다.

    간신배마냥.

    왕에게 붙은 역술인은 본디 이런 이미지가 대중적이긴 하지.

    설은겸한테도 한마디 했다.

    “유겸이는 겉으로는 뜨거우나 속으로는 냉담한 기질이 있습니다. 오히려 사랑과 관심으로 보여 주면 지레 제풀에 넘어져 빌 것입니다.”

    불을 상징하는 이괘는 두 개의 양이 겉에 있지만 속은 차다.

    뭐, 듣자니 불의 중심에 손을 넣으면 뜨겁지 않다고 하던데.

    그 불에 손은 안 넣어 봐서 모르겠다.

    저런 사주의 사람들 겉으로는 애교 많고 상대한테 애교 없다고 갈구하는데 막상 그거 들으면 승천하고 싶은 사람들인 경우 많다.

    이렇게 실시간 음양오행 해석을 해 줬다.

    “다 들려요?!”

    “응, 유겸아. 이리 와, 언니가 그동안 미안했어.”

    “아, 아니 언니 그게 어. 내, 내가 그.”

    “아무 말 하지 마.”

    덥썩.

    나왔다. 설은겸 필살기, 베어허그.

    저거 진짜 있는 힘껏 껴안아서 씻을 때 보면 살 눌린 자국도 남는다.

    “억, 어억. 그, 그 아저씨 말려 줘요오. 이게 뭐야?”

    “유겸아.”

    “으, 응 왜, 왜 언니?”

    “언니가, 그, 그…… 많이 사랑해 줄게.”

    그래도 끝까지 저 말은 잘은 못 하던데 하네.

    설유겸은 멘탈이 폭발한 듯 소리를 지르며 외쳤다.

    길거리인데.

    “으아아아아아아아, 아저씨 빨리요. 나더러 사랑한대잖아. 미쳤나 봐. 왜 나한테 그래? 사랑은 저기한테나 해.”

    수염은 없는데 이럴 때 간신 수염 쓰다듬듯이 턱을 살짝 만졌다.

    “허허, 그 뭐 친동생인데 제가 질투할 일이랄 게 있겠습니까.”

    설유겸은 팔로 저항하는데 악력 강하지.

    그러니까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려 버린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형제자매가 진지하게 ‘널 아끼고 사랑할 것’을 선언하고 부둥켜 안아 주고 칭찬한다고 생각해 보자.

    미쳐 죽을걸.

    본디 형제자매는 경쟁자로 태어난 존재다.

    그와 동시에 지지자와 친구의 속성도 갖고는 있다지만 그건 외부의 적을 맞이했을 때 이야기고 본질은 경쟁자다.

    특히 성별이 같은 형제자매일수록 더더욱 아량이라는 게 남을 수 없는 존재이다.

    친구는 되는데 그 이상은 유전자 차원, 동족 혐오의 차원에서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저거 성적 욕망으로 해소 가능한 남자친구도 아니고, 나이 차가 크지 않은 여동생?

    받는 거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언니, 내가, 내가 잘못했어. 나, 집에 갈 거야. 빨리 놔.”

    집 거기 스카이피아 호텔이잖아.

    설유겸이 매우 난감한 표정으로 발버둥을 치다가 날 쳐다봤다.

    두 손을 모으는 제스쳐로 눈치를 줬다.

    여기에 정답은 맞불이다.

    진지할 때는 더 진지하게.

    그 진지함을 못 견디는 쪽이 명분론에서 반드시 패배한다.

    부모부터 세상이 모두 원하는 미담 ‘형제애’를 거부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단둘이면 모르겠지만 여기엔 ‘세상.’, ‘사회’를 뜻하는 제삼자인 내가 지켜보고 있어 더욱 그렇다.

    후딱 껴안으라고 이렇게.

    연신 내가 제스쳐를 취하자, 설유겸도 그 말을 따른다.

    언니한테 붙잡히고 어설프게 나와 있는 두 손으로 언니 허리를 감싼다.

    설유겸이 이게 맞냐는 듯 표정으로 말하는데 거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은겸이는 자기 허리에 손이 닿으면…….

    “우에에엑, 아, 아 언니, 나 죽어.”

    아, 말 안 했네, 저거 하면 더 미친 듯이 꽉 조이는 거.

    애정에 비례한 허그라서 사랑에 취해 죽을 수도.

    설유겸이 날 바라보며 눈빛으로 항의한다.

    표정이 ‘안 되잖아요?’다.

    그럼 네가 진 거지 뭐, 모른 체했다.

    “그만, 그마아안. 나 집에 갈 거야.”

    “언니가 싫어?”

    “오늘은 언니랑 같이 지내 봄이 어떻겠습니까?”

    “시, 싫어요!”

    설은겸이 애절한 표정을 지으며 되묻는다.

    “언니가?”

    “아, 아니 그건 아니고 먼저 갈래. 저 아저씨나 껴안아 주라고!”

    설유겸은 사춘기 반항아 소녀마냥 소리나 빽 지르고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갔다.

    그 뒷모습이 사라질 즈음, 설은겸이 배를 잡았다.

    “푸흐흐흐, 아하하하하하.”

    “어?”

    설은겸은 진심 너무 재밌다는 듯이 웃는다.

    이렇게까지 웃는 건 이례적이라 나도 놀랐다.

    “이런 거였네요, 그러네.”

    “내리사랑이란 명분을 쥔 순간, 언니가 싫은 장난을 치지 않는 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언니의 표현 못 하는 진심을 알면서 줄타기를 하네요. 장난이어도 좋으니 아껴 주고 싶다, 귀엽다, 하면서 무지성 칭찬을 해 보세요 껴안아 줘도 좋고요.>

    메시지로 이렇게 날렸다.

    그걸 제대로 수행한 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형제 관계에서는 아마 자매와 누나 남동생만 쓸 수 있는 비법일 겁니다.”

    “진짜 아껴줘야겠다.”

    “점차 익숙해질 겁니다. 그리고 다소 건방져질 수야 있지만, 그 관심에 맞게 행동하려고 애쓸 거고요. 거기서 반항한다면 그건 어른인 유겸이 잘못입니다.”

    “크흣, 아하하하하……. 반응이, 나 걔 그런 반응 처음 봐요.”

    설유겸의 부끄러워 죽겠다는 반응이 너무 재밌는 모양이다.

    간만에 유효한 조언을 준 것 같아 뿌듯하다.

    뭔가 조언을 줬을 때, 이렇게 바로 효과가 나는 것을 보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선생님, 그 산에 한 번 가신다고 했잖아요. 유겸이 데리고 가도 돼요?”

    설은겸에게 안 그래도 산중캠핑이나, 산악펜션을 가자고 말은 해 둔 상태다.

    다만 단둘이 가면 퀘스트 조건이 안 맞아서 한 명 더 데려가야지 싶었는데, 반갑네?

    “진짜로 아끼게 됐나 보네. 그러면 당장 가죠.”

    “어, 그렇게 빨리요?”

    “날 추워지기 전에 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조만간 산불 방지 기간이기도 하고.”

    땅 파고, 불 피우고, 산 정상 올라가고, 채소 썰고, 친구랑 같이 가고, 폭포 맞아야 한다.

    * * *

    ‘설양훈은 깨어날 것이다.’

    현재 이 예언을 설씨가에 전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예언을 전달할 두 사람을 더 만났다.

    설윤영과 설 씨 자매한테는 전달했고, 어디 보자.

    무슨 사도도 아니고 예언 전달하고 다니네.

    “……네?!”

    “허튼 생각 하시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아버지 설 회장님 회생하십니다.”

    “병원에서는 어렵다고 하던데요?”

    “어려워야 합니까?”

    설혜영은 당황한다.

    명분은 효다.

    자식이 아버지가 일찍 가길 바라는 것에 명분을 얻을 수 있을까?

    그건 아버지가 망령이 나고 이를 모실 돈도 없고 가족이 축날 때나 가능하다.

    간병인을 수백 명은 쓸 수 있는 집안에서 그러면 안 된다.

    세상 어느 아버지가 호텔을 물려주냐.

    기뻐하기부터 해야지, 설혜영은 여전히 철이 없네.

    이걸 괜히 말하러 온 거라고 생각하나.

    “아니, 아니죠. 저는 그게.”

    “솔직히 말씀하셔도 됩니다. 사전 상속으로 받은 천안호텔하고 약간의 지분 말고는 뭐가 없으신 거잖아요.”

    “그렇기는 한데……. 이거 사주로 보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물론이죠.”

    “저도 몇 번 선생님 사주 보는 걸 봤잖아요.”

    “네.”

    “이렇게 보시는 분이 아니셨던 거 같은데……?”

    “이렇게가 아니면 어떻게 봤나요?”

    “그, 어떠한 논리가 이렇고 그건 사주에도 나와 있는 것이고 그러므로 사람은 이렇게 살아라. 이런 식으로 보지 않으셨나요?”

    제법 날 파악하네?

    설혜영의 의심은 정당하다.

    하지만 나는 근거 댈 생각이 없다.

    사주쟁이의 좋은 점이 하나 있다.

    이미 뭔가 맞혔다면 예언처럼 하는 헛말에 논거를 댈 이유가 없다.

    그래서 예언을 남발할 수 있다.

    그 의심에 대해 설명해 주고 싶기는 한데, 지금은 약을 파는 거니 그러고 싶지 않다.

    “그건 사람을 설득하려 들 때, 친숙한 내용을 들기 때문입니다. 용신이 권리를 얻어 일간이 촉촉이 적셔져 왕양하니 쓰러져 있을 사람의 명이 아니며, 뭐, 이런 식으로 말씀 드려 주시길 원하세요?”

    “어…….”

    “이런 식으로 말해서 듣는 이를 헷갈리게 만드는 감평을 제가 잘 쓰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번 사례는 노인의 회생이라 의학적인 요소를 넣어야 하는데, 그렇게 풀어 드리기는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의학을 몰라요.”

    약 파는 것에 근거를 댈 수 없으니까.

    이어서는 설민혁을 만났다.

    “그 영감 살아난다고?”

    “어.”

    “에이, 난 솔직히 잔소리쟁이 영감 없어도 괜찮은데.”

    설민혁은 가차 없었다.

    어설픈 걱정보다 이게 오히려 낫네.

    “싸가지 없는 놈.”

    물론 이때다 싶어 욕은 박았다.

    “야, 뭐 누나란 년들만 나한테 뭐라 한 줄 아냐. 그 영감이 어쩌다 한 소리 하는 게 더 무서웠어. 오히려 돌아가신 마나님이 혀 차면서 뭐라도 줬다.”

    이상하게 설민혁은 죽은 설양훈 부인한테만 기억이 좋다.

    그냥 그분이 일찍 돌아가시고 체념해서 그런 거 아니었을까.

    살아서 오래 괴롭히는 사람들보다 죽어서 이제는 안 괴롭히는 사람이라 미화되는 모양이다.

    학대나 폭력을 가하는 사람들은 8~9할의 학대를 가하다 1~2할의 피해자를 향한 선행으로 자신을 정당화하고, 그 아주 찰나의 잘해 줌으로 피해자가 동조되는 경우도 많다.

    설민혁이 설혜영과 그나마 잘 지내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마나님도 안 좋아하잖냐.”

    “지금은 죽었지만, 울 엄마 오빠가 한 명 있었는데 진짜 개같이 깽판 놨어. 그거 보고 핏줄이 어쩌니. 염병…….”

    외삼촌이라고 하는 건데.

    하기야, 애초에 아버지가 제대로 관심 주고 보살폈으면 이런 쓰레기가 되었을 리가 없다.

    그거 재활용해 보려고 이 난리가 아닌가.

    이놈은 이러는 개연성이 있으니까, 이해하련다.

    “그래도 좋지 않다. 너희 아버지가 너 키우려고 착착 쌓아 올리던 빌드업이 다 무너졌어, 회생을 소망해라. 아니, 바라는 척이라도 해라. 그냥 이러고 살고 싶으면 모를까.”

    “흐음.”

    “누가 널 진심으로 돕겠냐. 다 죄 자기들 먹고 살기 바쁘지.”

    “네가 도와주면 되는 거 아니냐? 돈 졸라 받았다고 들었는데.”

    아부 탈리브 센터 이야기가 돌긴 도는 모양인데, 그거 내 돈 아니다.

    “암튼 어머니한테라도 말씀드려서 설 회장 곁에 있게 해.”

    “울 엄마는 영감 병수발이라도 들고 싶어 해, 진짜로 그러고 싶대. 그래야 한다고 그래. 근데, 그 딸들이 무섭다나 봐.”

    석영인은 자기가 아들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알고 있는데.

    정작 설 회장 딸들에게 쫄아서 못하고 있었다.

    이 집 딸들은 어째, 석영인 모자 담당 일진이네.

    “요즘 설윤영 씨가 거기 자주 있는데, 그 양반은 이해할 거야. 가시라고 해.”

    “그, 차라리 내가 갈게.”

    “네가? 이건 뭐 츤데레 효자냐.”

    오, 설민혁. 조금 다시 봤다.

    어색해할 어머니를 위해 자기가 직접 불편할 수도 있을 사람들 보러 가겠다니.

    “아니, 뭐 영감탱이 호흡기 단 모습 지켜보는 게 나름 통쾌할 거 같거든.”

    “미친놈이.”

    복수형 효자라니, 설양훈이 진짜로 깨어나면 설은겸한테 했듯이 그 영감한테도 한 번 애정 표현 살갑게 해 보라고 해야 하나.

    이어 마지막으로 편지를 썼다.

    ‘설 회장 안 죽습니다.’

    ‘감옥에서 허튼 꿈 꾸지 마시고 죗값 모두 달게 치르고 나오시기 바랍니다.’

    설윤환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사주로 ‘설 회장 죽지 않는다.’ 예언을 설양훈 큰딸 설재영을 제외한 설 씨가 자손들에게 모두 알렸다.

    설인훈에게는 알릴 이유가 딱히 없고.

    이 정도 떠들었으면 알아서 소문 들어가겠지.

    -정말입니까?

    “예, 저뿐만 아니라 제가 사주 배운 문하의 선생님과 제자들이 회장님의 회생을 점쳤습니다.”

    여기다 노승환과 오원술 등의 탁고대신들에게도 알렸다.

    그들은 마땅히 알아야지.

    이어 믿게 하기 위해서 문하 핑계도 거짓으로 했다.

    나는 딱히 가르침을 받은 선생님은 없다.

    명승 선생님 문하라고 생각은 하고 살아가고는 있지만.

    사주강화술은 사주를 게임에 응용한 ‘세상이 게임이고 사주가 스탯이라면 그 세상을 사는 스킬트리 공략법’이다.

    실효 비술이니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보나, 이걸 정론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사주 하던 양반들이 받아들이지도 않을 거고, 보수적이고 완고한 사람들이라.

    꿀은 나만 빨아야지.

    소녀 보살도 빨 거 같은데 걔는 가슴 크기에 강화술 몰빵 중이라.

    내가 초반에 키에 투자하던 것처럼 걘 그게 한이 됐나 봐.

    “알릴 만한 사람들한테는 다 알렸나…….”

    평소에는 내가 근거를 빠방하게 대는데 지금은 그냥 ‘사주상 그렇다.’라고 말하고 다니므로.

    사주에 대한 설명 대신 신뢰감을 부풀리고 있었다.

    회사에서 사주 잘 보는 영험한 사람으로 소문나서 그 사주 하나만으로 낙하산 탔다는 것을 인증받고 있으니.

    그 신뢰 자산을 토대로 신뢰를 좀 팔아 예언을 날렸다.

    근거를 안 대는 이유?

    사주라고 말은 했지만, 뻥이니까.

    사주로 추측한 것 아니다.

    오히려 사주로는 설양훈이 죽을 가능성을 높이 본다.

    이미 큰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맨다는 정보가 주어져서 사주의 설득력이 강화된다.

    단지 이 예언을 하면서도 불리할 것이 없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설 씨가 모두에게 말했던 ‘설양훈은 깨어난다.’라는 말에.

    일필휘지로 반박하는 자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아닙니다. 동지가 지나고 일양(一陽)이 다시 차겠으나 소한과 대한의 한파에 양생(陽生)의 기운이 다하겠으니, 다음 봄을 보시기 어려워 훙서(薨逝)하실 것이라 추측됩니다.

    ―이는 그러지 않길 바라는 술사의 주관이 개입된, 사주 명리의 정도(正道)가 아니며 그 뜻은 무릇 짐작이 가나 무리한 해석입니다.

    ―귀사는 이러한 헛된 사주 명식에 속지 말고 포스트 설양훈 체계를 잡고 기업과 가문의 교통정리를 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계룡 선사가 너무 큰 사안을 가지고 승부를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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