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 의좋은 자매.
설유겸이 선수를 쳤다.
“각서 얘기죠!?”
“각서? 무슨 각서? 그게 왜?”
그걸 여기서 대놓고 말하겠는가.
그거 하려면 일단 저 둘을 친하게 만들던가, 망하게 만들어야 한다.
망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까. 친하게 만들어야지.
여자 넘치는 남자, 남자 넘치는 여자들을 사주로 맞추고 그들의 인생을 본 적이 있다.
여성의 경우는 성욕에 미친 남자들이 워낙 많은바, 욕망을 매개로 남자를 모은다면 독점을 하려 들지 않는 선에서 수많은 하룻밤 애인을 두는 것이 가능하나, 저들을 남편으로 두려면 남자운 11레벨은 되어야 한다.
남자의 경우는 연대 의식이 있는 여성 집단의 호감을 모두 산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러니 이성운 9렙, ‘자매이거나 자매만큼 긴밀하다.’ 설명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남자가 속이거나 여자들이 모른 체하거나 속아주는 것이라.
주거운 혹은 종교신념운이 뒷받침이 되어야만 가능하다.
여인들을 분리해서 두 집, 세 집 살림을 하던가, 여인들에게 영적 존중을 받아야만 가능하다는 암시다.
“그게, 그게 쉼표를 빼먹었대.”
주어랑은 이야기를 하셔야지요.
“뭐야, 그냥 진짜 쉼표 빼먹은 거잖아. 이거 뭐, 할아버지가 맨날 하시던 말이고.”
은겸이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긴다.
저 쉼표 하나는 솔직히 트집에 불과하다.
“그냥 하는 말이야?”
“음…….”
설은겸이 나를 위아래로 훑는다.
손으로.
그리고 유겸이를 보고 살포시 미소 지었다.
설유겸의 반응이 바로 튀어나온다.
“커플 죽어.”
에휴, 애들이라 여전히 철이 안 들었다.
은겸이는 철든 것처럼 보여도 유겸이만 보면 같이 수렁에서 철부지 짓을 하고 있으니.
“근데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저희 둘을 모아놓고 그러세요?”
“은겸이, 동생 아껴요?”
“네? 갑자기?”
“아껴요? 안 아껴요?”
“어……. 안 아끼고 싶은데.”
방금 전까지 티격태격대던 애들한테 나누기엔 화제가 세졌지?
“에베.”
유겸이가 혀 쭉 내밀며 놀린다.
이번엔 좀 확실히 토라진 것 같네.
“진지하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안 아껴요?”
“안 아끼냐?”
설유겸 반말한다.
딱히 교정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나랑 동생이 동시에 몰아가니, 머뭇거린다.
“으, 읍. 그게, 저…….”
설은겸은 고개를 푹 떨구고 말했다.
또 귀 빨간 거 봐.
“아껴…… 요.”
“엑!?”
설유겸이 오히려 괴성을 지른다.
보이는구먼.
저쪽은 막상 들어가면 장난이고 은겸이는 너무 진지한 거고.
설은겸은 유겸을 한 번 흘겨보고 나한테 곧장 소리를 질렀다.
“아, 아니 근데 그걸 왜 물어보세요!?”
“그러면 위험하면 안 되겠죠?”
“네?”
“유겸이 위험해도 됩니까?”
“예에?”
이번엔 둘 다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날 본다.
“어쩌면 위험한 일을 시켜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무, 무슨 일이오?”
“위…… 험한 거요?”
“설양훈 명예회장의 비서실에 손녀딸인 설유겸을 임용시킬 생각인데요.”
“할아버지를요? 지금 병실에 누워 계시는데.”
“네? 그게 왜 위험해요? 그 병원에서 하루 한 시간씩만 있다가 오라면서요.”
“그게 어, 제가 보기엔 할아버지 회생할 거 같습니다.”
“정말요?”
“와, 깨어나시는 거예요. 진짜?”
이 자매는 그 말 듣고 좋아한다.
설정환 가문의 손주들은 설양훈 예쁨을 듬뿍 받았다.
자식한테 못 해 준 설양훈의 애정과 관심이 죄다 그 집 애들한테 갔다.
각기 유럽 한 번씩 데리고 갈 정도니까.
그 덕인지 저 둘은 그냥 깨어난다 그 자체로도 좋아한다.
“사주로 말이죠? 대단해.”
“사주쟁이가 사주로 그렇게 보지 뭘로 그렇게 보겠습니까.”
“우와아.”
“논점이 좀 삼천포로 빠진 거 같은데.”
“아, 근데 그게 왜 위험한 거죠?”
그래, 그걸 물어보란 말이야.
“제가 누구 한 명 사주를 제대로 맞춰서 회사 내에 소문을 자자하게 만들려고 했는데 그걸 했어요.”
강라은의 침입이 내겐 득이 됐다.
기똥차게 사주 한 번 봐줘서 아직도 나한테 사주 안 가져다 바친 사원들과 임원들에게 능력 증명을 우선 할 생각이었다.
시험 삼아 내 실력을 보려 했던 서길수로 시작하나 했는데, 강라은이 쳐들어와 준 덕에(?) 사주로 사람 설득해 자살을 뜯어말린 인물이 되었다.
스카이피아 사원들 사주를 보면서 고개 갸웃하게 만든 사람이 없었겠는가.
그러나 사람 죽겠다는 난동을 수습한 공로가 덧씌워지자, 잘 맞아서 철석같이 믿는 이는 열성적으로 믿게 되었고 잘 안 맞아서 고개 갸웃하던 이들도 솔깃해했다.
“네, 들려요. 효인 씨도 고마워하고 있고요. 이상한 여자가 자꾸 연락해 온다고 했었는데.”
강라은이 이효인 전화번호까지 알아놨어?
그것도 공개가 되어 있었던 거 같긴 하다.
웹 문서에 스카이피아 어디 담당자 전화번호 등으로 표기되니까.
좌우지간 말을 이었다.
“그런 다음 회장님 이대로 죽을 사주가 아니라고 공표를 할 거예요. 그러면 회장님을 해치려는 자들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설 회장이 죽어야 좋은 사람들이 없진 않다.
“진…… 짜요?”
“그러면 그 주변을 지키던 사람은 매수, 혹은 치워야 할 대상이 되겠죠? 그래서 위험하다고 말한 겁니다.”
“그럼, 그냥 그거 말을 안 하면 되잖아요? 할아버지 깨어나신다는 말.”
설은겸의 지적이 예리하다. 그렇다, 말을 안 하면 상관없다.
깨어난다고 하면 정말 영감한테 그렇게까지 하려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들고.
상식적으로 사주쟁이 예언 하나 믿고 그런 짓을 한다는 게 더 어이 상실할 일이라 보는데.
생각해 보면 살아난다는 예언이 아니어도 설양훈 회장은 위험하다.
어떤 자식들에겐 수천, 수조 원의 재산이 걸린 일이다.
“그런 예언을 안 해도, 사실 위험합니다. 설 회장님이 깨어나시느냐 마느냐에 따라 걸린 돈이 수천, 수조 원입니다.”
“……그렇겠죠.”
“뭐, 그 정도 돈이 아니어도 사람 죽고 막 그러니까.”
설유겸이 한마디 거든다.
“그리고 그 회장님을 해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설정환 님. 두 분의 아버지를 해친 사람과 같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
“아아……. 그, 아.”
설은겸이 긴급히 유겸이의 양 귀를 손으로 막는데.
다급하긴 한데 의미 없다.
나는 이미 말을 해놔서 그냥 말하는 건데, 설은겸은 동생이 모를 거라 예상하는 모양이다.
“언니.”
“뭐, 뭐야? 갑자기.”
“나 알아…….”
“뭐, 뭐어?”
“나도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하며 은겸을 설득하려 했지만.
설유겸이 대놓고 말해 준 덕에 그럴 수고를 덜었다.
“그게 너는…… 그, 너랑.”
“왜에?”
“아…….”
서로 말을 못 한다.
절대 부끄러운 말 못 할 설은겸이나.
막상 속마음 꺼내라고 하면 뺄 설유겸이나.
그러던 설은겸은 돌아서서 날 보고 대답한다.
“제가 할게요.”
“아?”
“어…….”
설은겸은 자기 가슴에 손을 얹고 말했다.
“제가 하겠다고요. 비서요.”
“그 내가 할 거거든. 나 백수거든?”
“저 시켜주세요, 선생님. 유겸이 안 돼요.”
그거 뭐 시켜주는 일 아니다.
그냥 할아버지 병원에 출퇴근 눈도장 찍기만 하면 되는 거다.
직책으로 시키는 게 아니라, 그냥 손녀로서 하면 되는 일인 것이다.
물론 그런 김에 일자리 마련해주려는 의도도 있지만.
“왜 안 되죠?”
“아무튼, 아무튼 안 돼요. 얘 아직 어려요.”
“몇 살이나 먹었다고? 왜 언니만 자꾸 어른인 척해?”
“그러게요, 은겸양도 어려요. 이런 짐을 짊어지기엔 힘듭니다.”
“그게, 그게…… 저는.”
그래도 비장하게 낚는 데 성공했네.
나는 사람 호흡기 떼는 등의 미친 수를 쓰면서까지 목적을 달성하려는 극단적인 일에 대해서는 개연성이 모자라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등에서는 봤으니까, 벌어질 수도 있을 일이라고는 보지만 돈 관련, 유산 관련 일로 모략을 꾸민다면 머리 깨나 굴리는 사람들일 것인데.
사주로 보자면 머리 잘 굴리는 자들은 이성적이면서도 겁이 많아 극단적인 행동을 잘 감행하지 않는다.
그치만 만의 하나라는 게 있고.
사람이 사주대로 살면 역술인이 신이게?
딱 그 정도 각오의 혹시나 모를 보험이다.
그럴 일을 자매 사이에 자리를 두고 한 번 감정을 불러일으켜 봤다.
설은겸이라면……. 아마도.
“저는요?”
되묻자, 설은겸이 또박또박 대답했다.
“……그, 유겸이 언니니까.”
“아.”
그 말을 들은 설유겸은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고.
나는 그 말에 듣고, 박수쳤다.
설은겸이라면 이리 말할 줄 알았다.
“뭐, 뭐예요? 왜 그러세요?”
“근데 사실 비서고, 회장님 병실 보디가드 은겸이만 시킬 거 아니니까. 막 그렇게 안 비장해도 돼요.”
“누굴 또 시켜요? 유겸이요? 아니, 유겸이는 그러지 마세요. 제가 하겠어요. 아니, 할 거예요.”
“동복 혈육은 같은 전장에 투입하지 않는 법입니다.”
혈육이라고 하려다가 말을 살짝 틀었다.
설민혁한테는 시킬 수도 있어서.
“그러면 누굴?”
“회장님을 위협하는 것을 목숨 걸고 수행할 사람들이 있으면, 이를 지키는 걸 목숨 걸고 수행할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죠. 그 사람들 동료로 들이면 됩니다.”
“그 위험한 걸 감수한대요?”
“오히려 돈에 눈이 돌아가서 더 열심히 할 겁니다.”
“그러면 정말 할아버지를 노리는 사람들이 우리 아빠 그렇게 한 거다, 이거군요? 누구죠?”
설정환의 죽음에 대해서 원인과 결과 모두에 상당히 근접했다.
내가 저 자매 앞에서 위험하다 으름장을 놓았지만…….
“음…….”
“선생님, 고생해 주신 거 알고 있어요. 서울에 신문사까지 가서 알아 오시고 현재현 기자님이랑도 계속 연락하시고.”
설은겸은 같이 지내다 보니 내가 하는 일련의 행위들을 알고 있다.
물론 나는 거기에 대해서 진척이 있기 전까지는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 이쪽이 더 위험하다.
“뭔가 진실에 근접한 사람이 원래 더 위험합니다. 어느 창작물에서나 깨달은 사람이 제일 먼저 죽거든요. 그래서 위험한 거 시키기가 그렇네요.”
“그거, 내가 부탁한 위험한 일이잖아요. 말해 줘요.”
은겸이 오늘 비장해서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슬슬 말할 생각도 있었고.
“정확한 실체에 접근해야 내 공이 되고, 내가 공을 세워야 은겸이랑 은겸이 집안에 제 주장을 할 수 있으니까요.”
“무슨 주장을……?”
그건 대답하지 않았다.
“뭐, 자세하게 설명하긴 복잡하고 이 정도만 알면 됩니다. 아버지께서 동생을 위한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그 자금에 아버지는 의도치 않은 이상한 돈이 끼어들었어요.”
일단 검찰 조사가 있었음은 알았고, 그 조사하던 검사와 사건 개요는 한밭 신문 현재현 기자와 허윤식 대전지부와 검찰청 기자단.
이어 김병용 의원의 제보까지 있어 알 수 있었다.
‘정화니 금마도 미친놈이다. 그딴 자식도 동생이라꼬.’
이들의 정보를 통해 진실은 아니지만 정황에 접근했다.
설정환이 남긴 소위 ‘이태현 자금’은 오만의 신도시 공사 대금을 정당하게 수령 받은 것이다.
세금 문제는 있었지만 그건 그 지랄을 해놓고도 형에게서 배려받은 설윤환이 납부해야 맞다.
하지만 이태현 자금의 큰 파이가 오만 공사 대금인 것이지, 다른 유무형의 자산이 없지는 않았다.
설윤환이 왕자의 난에서 패배하고 분노한 설양훈에 의해 낱낱이 추심당할 때.
자신의 가족들을 형에게 부탁하며 성북동 자택을 다시 사들일 정도의 금액을 맡겼다.
문제는 그 돈이 부정한 자금이었다는 것이다.
단순 탈세, 검은돈 정도가 아니라 정가에서 돈 맡긴 서민들을 등친 자금이 흘러들어 있었다.
고로 설정환을 죽음으로 몬 검찰 조사의 근원은 설윤환이다.
다만 범인으로 완전히 몰기는 좀 어렵다.
그게 설윤환도 또 걸려드는 일이었다.
“일단 저는 설윤환, 설인훈, 이어 설재영 정도를 후보군에 두고 있습니다.”
“큰고모, 작은 아빠, 그리고 그 막내 할아버지죠?”
“동기가 가장 큰 건 설윤환입니다. 이 사람은 10년 살짝 이전부터 두 파벌, 서울 진출을 주장했고 설정환 회장님은 대전 세종에서의 확장과 내실을 말하며 갈등을 키웠고. 그런데, 같이 죽자 수준이 아닌 이상.”
설윤환은 어디 형도 같이 (방에) 살아보자 하는 자포자기식 복수가 아닌 이상 동기가 빈약하다고 본다.
짱구 굴릴 줄은 아는 인간인데, 승복을 못 하는 성격이라. 확실치가 않네.
“그리고, 아버지와 두 삼촌 모두가 이리되었을 때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 큰 고모 설재영.”
설재영은 마땅히 연루된 것을 찾지 못했지만 두 오빠가 모두 난리가 난 상황에서 제일 큰 이득을 봤다.
“그걸 조사하던 검사장급 검사가 있고요, 그 검사가 과거 스카이피아 법무팀으로 일하던 설인훈 변호사와 동깁니다. 뭐, 동기뿐 아니라, 검사 시절 함께 일하기도 했고.”
마지막으로 설인훈, 마찬가지로 형제들이 저리 난리 통이 나면 본인은 아니지만 본인 자식에겐 기회가 열릴 수도 있고.
무엇보다 설정환의 목줄을 조인 검사장과 나이 차이가 좀 있는 법조 동기다.
“이 셋, 혹은 셋 다의 연합일 수도 있습니다.”
“……아.”
“무섭…… 다.”
설유겸은 몸서리를 친다.
이제 사회초년생인 애들이 감당할 스케일이 아니다.
경제적, 정치적으로는 더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나도 이해하는 데 꽤 걸렸다.
“저희 편은……. 있나요?”
설은겸이 물었는데 그 목소리가 자못 비장하다.
그래도 설은겸이 핵심을 짚었다.
“할아버지가 멀쩡하시지 않은 지금은 제 인맥 정도.”
“아, 그 삼촌…….”
김병용 백이 있기는 하나,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아버지 설 회장이 쓰러져서 상견례부터 줄줄이 밀렸다.
고로 설민혁은 온전한 동지가 되긴 어렵고 외려 돈과 주식은 있는 이 집 자매들에게 잘못하면 업혀 가야 할지도 모른다.
심려가 가득한 자매들에게 한마디했다.
“준비해 드릴까요?”
“네?”
마침 약속 시간이 다 되었다.
세 사람이 앉은 자리에 한 자리게 비었는데 그걸 당기고 앉는 사람이 있었다.
“이런 데 있었네.”
“어, 고모?!”
“그래, 오랜만이다.”
“고모오.”
“아이구, 그래, 그래.”
그 옆자리의 설유겸이 무척 반가워하자 설윤영은 포옹으로 맞이해 준다.
둘은 꽤 친한 모양이네.
설윤영은 딸이 없다.
아줌마들이 아들에 치우친 세계관을 갖기는 하지만 여자애들이 예쁘면 그렇지도 않다.
특히 남의 집 딸들은 집구석에서 굴러다니는 꼴을 보이지 않으므로 환상이 있는 편.
그게 아들하고 이어지면 거기서부터는 가족이란 명분을 얻어 길들이려 들므로 문제가 나는 것이지.
누구나 젊음과 어림,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이 있다.
자연스럽게 재회하는 설유겸과 달리 설은겸은 몹시 어색하다.
“아, 안녕하세요.”
“얜 뭐 아직도 낯을 가리니.”
사실 설윤영도 두 오빠가 나가떨어져 이득을 보는 쪽에 가깝지만.
설 회장이 없고 설민혁이 세력이 떨거지인 지금, 그나마 설정환 집안 자매가 의탁하고 지탱할 구석이 흔치 않았다.
“아……, 아녜요. 그 선생님……. 아.”
설은겸은 입이 살짝 열린 채로 나를 쳐다봤다.
연출한 건 아니고 하필 딱 시간이 이렇게 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