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132화 (132/211)
  • #132. 각서의 오류.

    자아운은 아주 좋아 보이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재물운을 때리는 것이다.

    ‘어 네 멋대로 살고 싶어? 근데 그거 돈은 좀 든다?’

    이런 교훈을 주는 것.

    그래서 돈 없을 때는 차마 선택할 수가 없는 운세다.

    그치만 재물운들이 9레벨 가까이 되는 지금엔 올리면 올릴수록.

    맘대로 살아도 좋게 운세가 풀린다.

    종교/신념/사상이 이 자아운을 보태주고 있어 지금부터 내 맘대로 살아도 잘 오르긴 하지만.

    당장 올릴 방법으로는 명승 선생님의 선물이 떠오른다.

    명승 선생님의 다섯 가지 선물은 레벨을 무려 10개를 주는 것이다.

    이 중 ‘여자친구와 돈 쓰는 데이트.’, ‘근교 여행.’ 은 성취해서.

    레벨 두 개를 올렸고 여덟 개 남았다.

    그 중 인생 레벨은 세 개, 신체 레벨은 다섯 개를 올릴 수 있는 랜덤박스인데.

    미리 수행해 둬서 나쁠 것은 없었다.

    친구 만나기, 폭포 맞기, 산에 올라 하늘 보기, 캠프 파이어 피우기, 구덩이 파기, 채소 썰기, 독후감 쓰기.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잘 싸고는 이미 달성해서 랜덤박스가 도착해 있다.

    “친구를 만나, 산에 올라 부속 캠핑장에서 캠프 파이어 피우고 구덩이 좀 파고 고기에 같이 구울 채소 썰다가, 폭포도 맞으면 되긴 하겠다.”

    이 중에 독후감 쓰기 빼곤, 이걸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건 산악캠핑장 캠핑 같다.

    독후감도 책하고 노트북 같은 거 들고 가면 충분히 쓰겠고.

    여유 가지고 하는 게 좋겠지만, 언제든 쓸 수 있는 무기한 랜덤박스니까.

    얻어놓고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딱 쓰면 뭔가 좋을 거 같다.

    사주강화술이란 비술을 증명할 상황이 닥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신체가 변하는 몇몇 비술들은 뭔가 기적의 근거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누굴 데려가면 좋기는 할 것 같은데.

    * * *

    설유겸이 대전에 왔다.

    “아 완전히 이사 온 건가요.”

    “엄마가 가래요. 같이 못 살겠대.”

    “아직도 그래요?”

    “누가 데리고 살아줬으면 좋겠네~ 라고 하셨어요.”

    뭐 일침을 한 번 주긴 했지만, 일침은 며칠 생각나다 말고.

    당장 백수 딸내미 뒹굴거리는 꼬락서니가 먼저 보이기는 할 것이다.

    “영광입니다.”

    “아니면 뭐 언니랑 같이 살던가, 그 스카이피아 호텔에서 살던가 그러랬어요.”

    “아 살 곳은 아직 안 구한 거?”

    “언니랑 살고 싶긴 한데, 언니도 질색해서 호텔에서 살아야 할 것 같아요. 당분간은.”

    호텔달방이냐.

    나름 괜찮은 선택이다.

    뷔페, 수영장, 스파, 부대시설 다 있고 청소 안 해도 되고.

    세탁서비스도 있고.

    연간회원권도 있을 거 아닌가.

    “근데 언니랑 같이 보자니까, 왜 극구.”

    “나랑 살기 싫다는데, 나도 보기 싫다 뭐.”

    거 내가 보기엔 귀여운데, 가족들한텐 선 넘나 보다.

    그런 사람들 있고, 설유겸은 그런 사람이다.

    과하게 가까운 사람한테 틱틱대거나, 과하게 가까운 사람에게 애정흡수 공격 하는 사람들.

    그거 원인은 본인한테 있지만.

    듣기로는 가족들만 나쁜 사람들 같고.

    가족들이 받고픈 만큼의 관심을 안 줘서 미안해는 하는데 관심은 안 준다.

    가족이어도 방문 콕 닫고 있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법이고.

    엄마는 그런 거 하지 말고 책이나 보고 공부나 얌전히 했으면 좋겠다 싶고.

    그게 안 되니 찾은 방법이라는 게…….

    자식을 아는데는 어미만한 이가 없다 했는데 어머니 진단도 나와 같은 듯 싶다.

    시집이나 빨리 가.

    그게 아니라면 몰두할 게 필요하긴 할 것이다.

    “유겸 씨, 중요한 말씀을 드릴 게 있네요.”

    공론화는 유가족들을 통해 하는 것이 가장 명분도 있고 폭발력도 있다.

    일단 설정환도 최소 교도소에 처넣으려고 했던 일련의 움직임이 있었다.

    그 행동을 한 자들이 회사 내부에 분명 존재한다.

    내부자료가 있었을 테니까.

    “……저도 중요한 말씀 드릴 게 있어요.”

    그런데 중요한 말 하려다 저 말에 장난끼가 돋는다.

    “고백이오? 고맙지만, 언니를 좋아하는 여동생의 고백은 행동까지 나오기 전까진 안 믿습니다.”

    “야아!”

    이런 류의 사람은 적당히 놀리고 농담 따먹기로 말 걸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휴대폰에서 눈 못 떼고 마냥 답장만 기다렸다고 나한테 볼멘소리도 몇 번 했다.

    “왠지 내가 이 드립을 안 치면 먼저 선제공격을 당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양해하진 말고 이해하십시오.”

    “너무 뻔뻔해…….”

    “그러면 진짜라고 믿고, 거절합니다.”

    “아니 누가 한데!?”

    “저한테 할 중요한 말이 그거 말고 뭐가 있겠습니까. 남녀의 중요한 일은 어우러지는 것 외에는 마땅한 게 없습니다.”

    나와 설유겸은 본질이 사주 오행 상 내가 이기는 쪽으로.

    상성 상 앞선다.

    불인 여성들을 자주 만난 것도 그 때문인 것 같다.

    일단 행동하는 그녀들의 명분을 잡아 뻔뻔하게 맞받아치는 게 가능하다보니까.

    흥미들을 느낀 모양.

    “그런 생각만 하시나봐.”

    “예.”

    “……언니 최초로 가엽다.”

    “푸훗.”

    웃으며 아무 말 안 했다.

    “뭔데요!?”

    “기력을 가져다 바치는 쪽이 본디 더 가여운 법입니다.”

    “미쳤어, 미쳤어 변태다 변태.”

    “그게 뭔데 변태래?”

    “……몰라요.”

    “모르는데 어떻게 놀리지?”

    “알아요?”

    “서로 아는 게 다를 수 있으니까, 동시에 말을 해 보죠.”

    “안 할 거야.”

    말도 못할 거면서 그걸로 놀리고 있어.

    그냥도 말로는 잘 안 지지만, 음담패설로는 절대 안 진다.

    “뭐 그게 아니면 언니 이야기겠죠.”

    “아닌데요.”

    “그러면 저도 마땅히 짐작이 안 가는군요. 언니 이야기거나 고백이었으면 재밌었을텐데.”

    “그게 왜 재밌어요?”

    “바로 일러바치게.”

    “아니이, 저 아조씨가 할아버지한테 쓴 각서 봤거든요?”

    “그게 뭐 어때서?”

    설유겸은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온 내가 쓰고 설 회장이 수령한 각서를 내밀었다.

    가족과 탁고 3인에게는 공개해도 된다는 설 회장의 유명이 있었는데, 위 각서는 당연히 설은겸 집안에는 공개되어야 맞겠다.

    다른 건 몰라도 설양훈이 장남 집안 ‘뭐 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한다’ 는 말은 신신당부했다.

    “이거요, 이거.”

    ‘은겸 유겸과 결혼하여 가문을 잇는다.’

    라고 적혀 있는 부분을 강조한다.

    “그, 뭐가 문젭니까?”

    “왜 제 이름이 있는 거죠……?”

    “뭐 시집이나 가라고 할 때 들었잖아요?”

    “그건 아는데, 이거 그냥 읽어 보세요.”

    “은겸 유겸과 결혼하여 가문을 잇는다. ……아.”

    쉼표 ‘,’ 나 ‘혹은’ 을 빼먹었구나.

    지금 깨달았다.

    설 회장이랑 비서가 검토해 봤을 건데, 정정 요청 같은 거 없었다.

    나도 경황이 없어서 말이지.

    그나저나 각서에 자매와 결혼하겠다는 미친 소리를 써 놓은 것 같은 상황.

    개뻔뻔하게 대답했다.

    “예 할아버지가 그렇게 하면 2~3조원 상당의 건물의 15년 소유권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네에에에에에 말이 돼요?”

    “뭐 혼인신고만 안 하고 그냥 사는 법이 있죠.”

    “미쳤나봐, 미쳤나봐.”

    “안 미쳤고, 설씨 집안의 원죄입니다.”

    이렇게 공격해 오면 당연히 물타기로 보복할 수 있다.

    내가 이 집안 치부 거의 다 알아.

    “네?”

    “할아버지가 조강지처는 물론이거니와 건물을 지어놓고 첩들을 기거시키면서 내연 관계인 여성만 6명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비록 서로 떨어져 살게 했다 한들 말이죠. 그녀들이 모두 자기만을 보길 바라나 모두를 밝히는 태양과도 같은 삶을 사셨죠.”

    밝히는 남자에게 태양 드립을 친다.

    말 그대로 세상을 밝히니까.

    사주에 큰 불로 태어난 남자들은 확실히 밝히는 면모가 있다.

    여자들도 불로 태어나면 밝힌다고 한다.

    낚이면 무엇을을 ‘세상을’ 이라고 답하며 놀려 주면 효과가 좋다.

    “허얼…….”

    “그 원죄가 집안에 미칩니다. 그것도 벌써 3대째가 되었으니까요. 아마 두 분의 운명도 그렇게 되지 않나 싶군요. 그나마, 잉첩이라 하여 두 딸을 모두 같은 사내에게 시집보내는 문화는 여전히 남아 있으니까.”

    “진짜요?”

    “연좌가 사라졌다지만 조상의 죄를 후손이 치르게 되어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다른 가문을 몰살시키고 자기 왕조를 세웠으면 자기 왕조의 후손들 역시 다른 가문에 의해 몰살되는 것이 운명이지요.”

    “아니 뭐…여자 둘한테 장가들겠다는 각서를 써놓고 가문이 어쩌고 조상이 어쩌고 그러고 있어 이상해.”

    “할아버지가 강요했고 인정하신 겁니다. 그럼 할아버지의 의지죠.”

    그 각서 내용이 이상했다면 열 내린 상태의 설양훈이 어떻게든 처리했어야 했다.

    나는 정말 의도하지 않았다.

    무의식이 그랬나? 모르겠네.

    “할아버지 진짜 너무 옛날 사람…….”

    “그거 윤영 고모도 겪는 일인데요. 뭘.”

    설윤영 남편 쪽은 아예 유명하더라고 정부情婦랑 거의 살림 차린 수준.

    정부가 자식을 못 낳아서 망정이지, 그쪽 기업은 그랬으면 뭔 난리가 나도 크게 났다.

    그러니까 설윤영이 세컨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돈 많은 설 회장 금지옥엽에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 둘이나 있음에도.

    그래서 외려 설윤영이 기업 맡아야 한다는 소리도 실제 토론방에 꽤 있었다.

    “으에에?”

    “돈 많은 집 남자들은 반드시 첩이나 정부 둡니다. 여자들도 두는 게 차이지만 결국 유겸 양 같은 경우는 스스로 재물을 쟁취하지 못흡사한 운명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쩔 수 없죠.”

    설혜영은 또 반대의 의미로 그러고 있어서.

    집구석 왜 이러나 싶은데, 원인은 재물이겠지.

    제멋대로 해도 돈들은 있으니까.

    재물이 원죄다.

    “할아버지 원죄 때문에?”

    “예.”

    “장난 아니에요?”

    “어 장난이긴 한데, 사실 이건 저도 제대로 보면 돈을 저한테 주기 싫으셨다는 걸로 이해를 해야겠네요.”

    “아?”

    “할아버지가 원죄가 없는 건 아니지마는 그래도 손녀들 아끼고 자기 말고는 바른 길을 추구하길 바라시는 분인데, 요즘 세상에 이런 결과를 바라셨을 리 없죠. 그냥 실수라고 봐야겠지만 혹시 아닐 경우.”

    “아닐 경우?”

    “2~3조원이 보통 돈은 아니잖습니까? 저한테 시험을 내린 거라고 봐야죠. 현대에 여자를 그것도 자매의 마음을 다 사면 이만한 돈을 가질 수 있다는 시험이오.”

    물론 경황 없을 때 벌어진 실수겠지만, 이게 실수가 아니라고 치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그리 해석하는 게 맞다.

    너에게 내 모든 돈을 주겠다.

    130년 뒤에 지구 지나치는 오는 혜성이 올 때, 이런 느낌이지.

    “어째서 자매를 유혹하면 그게 되는데요?”

    “재물운과 여자운은 사주에서 같게 보거든요. 재물을 잘 벌고 관리를 잘 하는 남성은 여성도 기쁘게 하고, 그 기쁘게 하는 능력을 한 여자가 오롯이 수용하기 힘들어 많은 여인이 모이고, 이 남자의 호색한 끼를 그래도 좋다고 할 정도의 코어팬층이 남아요.”

    “아아….”

    “유명 연예인과 그 연예인들을 따라다니며 성적 관계로 친밀해지려는 그루피라는 팬덤이 있는데요. 이 경우가 부합할 겁니다. 너무 많은 여자가 노리는 남자니까 잠시 가져보는 것으로 족해 하는 성향들이 생깁니다.”

    “오…….”

    진짜 잘생기고 돈 많고 혈통 있는 남자면 여인들이 지레 독점욕을 포기하고 달려들기 마련이다.

    씨가 좋으면 밭들이 달려드는 종마 같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 정도로 여자를 미치게 만들 수 있다면 반드시 재물도 많이 법니다. 그리 된 남자에게 여자들은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심지어 남편 돈도 끌어다 써버려요.”

    “그런 남자세요?”

    “그러게요. 그런 남자가 되면 손녀딸 둘을 줄 것이고, 그런 남자라면 돈을 잘 관리하고 불리겠지 라고 판단하신 거겠죠? 2~3조 누가 그냥 막 줘요? 안 그래요.”

    실수로 적힌 각서를 찰떡같이 해석하여 들려주었다.

    내가 말했지만 말이 되네.

    설 회장이 달성 못할 조건을 내민 것 마냥.

    “진짜 저희 둘을 그러면……. 2~3조를 받으신다고요?”

    “아뇨, 관리니까 아마 이자 대관료 수익만 받을 건데 15년이면 대충 세금 다 떼고 1500~2000억 정도 얻을 거라 추산됩니다.”

    “그거여도 우리 집 주식 다 팔아야…….”

    어머니가 가진 재단까지 팔면 그 이상이긴 할 것이다.

    “아 그 15년이 지나면 은겸이나 유겸이나 막내한테 그 2~3조를 주라고 했습니다. 불린 돈은 가져도 된다고 하셨고 일단 원금만 건네주면 되지만 행여 20%이상 손실을 내면 즉각 주라고, 아 이건 각서에 적혀 있죠?”

    “와… 이렇게나 많이요?”

    “근데 말했듯이 결혼전제라서요.”

    그 말을 듣자 설유겸이 씨익 웃는다.

    “그러면, 저한테도 잘하셔야겠네요?”

    그냥 쉼표가 잘못 누락됐다고 봐야 하지 않니?

    진짜 믿나?

    이런 걸 믿으면 그냥 믿고 싶어서 믿는다고 봐야 한다.

    “아이고 그래요 그래, 잘하겠습니다.”

    “썸남인 것처럼 톡 해줘요, 언니한테 말 안 할게.”

    그건 좀.

    화제 빨리 돌려야겠다 싶다.

    “제가 드리고 싶은 중요한 말은 다른 겁니다.”

    “뭐죠?”

    “아버지, 설정환 님.”

    “아…….”

    방금 전까지 이상한 농담이나 나누던 사이라 시간을 한참 뒀다.

    감정 끌어 올릴 때까지.

    “병으로 돌아가신 게 아닙니다. 아버지는…….”

    참담한 이야기를 전했다.

    설유겸은 곧장 눈물을 펑펑 쏟으며 정신 놓고 울기 시작했다.

    이 집안 식구들 울리는 건 내가 전문일세.

    “흐아아아아앙.”

    울다가 얼굴을 내 가슴팍에 받고 또 우는데, 가슴팍이 젖는다.

    “지금 그, 아버지 돌아가시게끔 몰아간 사람들 실체가 어느 정도는 밝혀졌어요. 증거를 가지고 그걸 터뜨릴 사람이 필요합니다.”

    “제가요?”

    “울면서 감정에의 호소를 더 잘 할 수 있는 건 유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은겸이도 아버지 이야기엔 눈물샘 솟지만, 회사에서 눈물을 감추고 약점을 노출시키지 않는 방법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눈물 쏟기 싫어하고 유흥이고 뭐고 대수롭지 않은 상남자 마초회사서 설정환 사건 재조사가 없이도 잘 하고 있으니.

    진상규명의 전면에서 활용하기에 아주 적합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집구석 밥버러지처럼 취급받는 아이한테도 공로를 나눠줄 예정이다.

    솔직히 안쓰러웠거든.

    * * *

    이튿날 설유겸 차로 산 넘고 물 건너 장거리를 뛰었다.

    “어딜 가는 건데요? 너무 산길이다.”

    일단 목적지 말 안 했다.

    유겸이가 착각하는 거 재밌어서 네비 진작 검색해보고 중간에 가는 길까지만 찍어줬다.

    “비밀인데요.”

    “얼마나 좋은 데를 데려가시려고 그러시나?”

    “좋은데인진 모르겠는데.”

    “언니가 아저씨 여행 여기저기 다녀서 좋은데 많이 안다고 그랬어요.”

    “은겸이랑은 전주 한 번, 장태산 휴양림 한 번 가고 말았는데. 자랑이야 했지만.”

    유겸이가 고개를 돌려 날 흘긴다.

    “하루 만에 못 돌아오고 그런데 가려는 거 아니죠?”

    “머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뭐야, 진짜 이상한 맘 품었나봐…. 나 몰라. 괜히 따라왔어.”

    쇼하고 있어.

    “잘해달라며요?”

    “운전해 바래다 드리는 건 내가 잘하는 거 아녜요?”

    “조수역할 잘해드리고 있는데.”

    한참 착각하게 놔둔 후 중간인 도시권에 들어오자 그제야 네비를 새로 찍었다.

    목적지를 본 설유겸은 화들짝 놀란다.

    좋은 곳이 아니다.

    “뜨악, 거, 거긴 왜 가요?”

    “만날 사람이 있어서요.”

    “전과자가 친구에요?”

    “친구는 아니고 펜팔 한 번 했어요.”

    “뭐야……. 뭐가 있는 거예요?”

    덕분에 라고는 하기 그렇지만 설양훈의 지배력이 약해진 지금에서야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었다.

    “너네 작은 아빠.”

    “……어, 설윤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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