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 기업 역술인.
서길수 상무이사, 간이 안 좋다.
간이 안 좋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캐낼 수 있는 게 많다.
“제가 그, 술을 아주 많이 하지는 않는데…….”
“예. 드시는 분들은 정말 많이 드시죠. 그러니까, 사주 때문에 그런 겁니다. 아니 사주에 간이 약한 게 드러납니다. 아마 유전일 것이라 판단됩니다. 아버지가 좀.”
……그냥 과당을 많이 드신 것 같은데.
고등학생 때 피검사를 한 번씩은 한 거 같은데, 술도 안 먹는데 간수치 높은 놈이 반에 있었다.
원인은 콜라나 주스를 달고 산 것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 덕에 몰래 술 먹는다고 많이 놀렸는데, 건강 의학 상식 프로그램 몇 보고 비슷한 케이스를 사주 보다가 들었다.
과당음료에 과하게 든 당분이 글리코겐으로 전환되어 간에 지방으로 쌓인다고 하더라고.
오히려 탄산을 끊고 나이 들어 술을 먹으니 간이 멀쩡해졌다고.
그 사례를 들어서 당분 찾고 만성피로가 있다고 하며 간을 상징하는 나무의 운이 망가진 사람에게는.
당분음료를 과하게 먹은 것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져 보곤 한다.
“혹시 과당 음료를 예전엔 잘 안 드시지 않으셨나요?”
그리고 과당 음료를 본격적으로 먹게 된 원인 자체가 존재할 것이다.
“맛있더군요.”
대충 각이 나오는데, 다른 이유부터 소거하는 소거법을 썼다.
“혹은 담, 쓸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소화 잘되시고, 가리는 음식 없으신가요?”
“안 먹는 게 조금 있기는 합니다. 쓸개도 문제가 있을까요?”
“간담이 서늘하다, 라는 말 들어 보셨죠? 담즙의 분비가 소화를 돕거든요. 간담의 기능이 약하면 소화력이 떨어져서 인생의 행복인 먹는 것, 즉 음식들 중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됩니다. 혹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간과 담은 그 기능이 상호 보완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간도 쓸개도 없냐 등의 관용어가 많은 모양.
사주에서도 목운에 간과 쓸개가 같다고 나오고 사주강화술에도 간기능강화, 쓸개기능강화가 있다.
“사람은 나이 들면서 여러 맛을 깨닫지만, 깨닫는 것과 달리 몇 가지 맛들은 포기합니다.”
“그래요?”
“소화능력이 총체적으로 떨어지거든요, 먹고 탈 나는 음식들이 생기고 이로 인해 취향에서 탈락하는 식단들이 생겨납니다.”
“공감이 가는 말씀이시네요.”
“사주에선 먹는 운을 수명운과 함께 봅니다. 화장실 용무가 다급해져 안 먹게 되고, 소화 잘 안 되어서 안 먹게 되고, 이가 못 씹어서 안 먹게 되고, 아예 못 넘겨서 못 먹으며 점차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줄면 숨이 끝에 다다른다고 보는 것이죠.”
“나이가 들었지요.”
다 된 밥이다 싶어 여기서 논리를 확장시켰다.
“부인과 떨어져 지내시지요? 주변에 안 계시든가. 자식들도 떨어져 살고.”
“…아, 예.”
“그리고 엄하신 편이거나, 혹은 낮밤 없이 근무하시는 것 같은데요.”
“인사과 자료라도 보셨습니까?”
그 의심할까 봐, 건강운으로 해석하고 있는 거지.
인사과나 중대장실 비문 턴 거 아니냐? 이건 당연히 당해 본 의심이다.
대응이 어렵진 않았다.
군에서는 신상명세에 건강도 다 적어 놔서 성적 취향을 캐내는 식으로 대응했다.
“나이 들어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그러면 에너지를 위해서 몸이 자연스레 단 것을 찾습니다. 등산 다니시는 분들이 사탕, 초콜릿 달고 다니듯이 단 걸 찾으시더라고요.”
“이게 맛있어지는 시기가 오더군요.”
“고로 처음엔 알코올성이지 않았나 생각이 들지만. 지금은 당을 과섭취해 지방전환해 간에 쌓인 것이 아닐까. 그게 간 기능 약화를 부르지 않나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안 그래도 요새 다시 피로가 심하던데.”
“그렇다면 처음 간이 이상신호를 보냈던 3년여 전의 건강검진 전에 아마 일이나 가정에서의 큰 문제가 있었겠고 유독 술을 많이 드시지 않았을까.”
서길수는 거기서 감탄한다.
“이야, 와….”
“그 술을 먹던 시기는 인생이 아주 즐거운 시기만은 아니었겠죠. 그쯤에 사주도 이별을 말합니다.”
건강으로 득점을 했으니, 이제 논리를 가족의 일로 펼쳐도 큰 문제 없다.
스포츠 경기와 같다, 초반에 점수를 많이 따 놓으면 몇 개 실기해도 상관없고 상황을 유지만 해도 되는 것이다.
“책임에서는 해방이 되는 시기라고 보는데, 가족이라는 책임에서 강제로 졸업하지 않았나, 생각을 해 봅니다.”
“그걸 졸업이라 표현하시는군요.”
“죄송합니다. 예쁜 단어가 딱히 없어요.”
“괜찮습니다. 사주에 나오나 보네요.”
4~5년 전에 헤어졌거나 파탄을 맞았고 술을 바짝 먹다가, 안 되겠다 싶어 3년 전에 받은 정기건강검진에서 간이 이상했고.
그걸 2년여간 잘 챙겨서 1년 전에 간이 개선되었다는 것을 알았으나.
알코올의 신경정신 마비 대신, 당이 주는 혀의 쾌락에 빠져든 모양이다.
“어 사주에서도 좀 나오기는 하는데, 근원적으로 생활에 대한 잔소리, 즉 견제가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이 들어서요.”
“견제?”
“중년 남성이 이렇게 먹을 것을 그것도 언론에서 항시 때려 대는 음식을 안 가리기가 어렵거든요. 습관화된 것이 아니면, 이건 견제가 없었던 겁니다.”
“그러게 말이죠. 저는 나름 절제한다고 절제하는데. 견제가 없어서 그랬던가.”
“남편에 대한 견제인 잔소리를 하는 것에는 같이 사는 부인 만한 사람이 없는데, 먹을 거 챙겨 먹어라. 옷매무새 바르게 해라.”
막 긴요한 조언은 없지만 저런 자잘한 잔소리를 듣는 어른과, 그렇지 않은 어른의 행색은 다르다.
산불관리원 형님들을 보면서 느낀 바다.
“그 말씀이 맞습니다.”
“일단은 개인적으로 신경을 쓰시는 게 좋겠지만, 아마 잘 안 되실 거예요. 그게 됐으면 했죠.”
“그렇겠지요. 안 그래도, 요즘 다시 만성피로가 올라오긴 했는데 그래도 그냥 나이가 들어 그렇지 간이라곤 생각을 못 했는데요.”
“그거 첫 지방간 판정 이후 술은 끊되, 음료수라도 같이 시켜서 마시기 시작해서 그러지 않았을까요?”
“이야, 맞아요. 맞아. 그랬습니다.”
술 안 먹는 사람 있으면 술 대신 그 사람 몫의 음료를 시키곤 하더라고.
문제는 그게 더 독이 된 케이스다.
“제가 보기엔 나이 드신 어머니라도 다시 모시고 사시는 게 어떨는지 생각이 들어요.”
“어머니를 말입니까?”
“이사님은 현재 미시적인 면을 봐주실 주변인이 없으세요. 미시적인 관점에서 케어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죠.”
“어머니도 한 잔소리 하시죠.”
어머니 관련 서사를 안 펼치고 닥치고 어머니 이야기를 해서.
혹시나 돌아가셨으면 어쩌지 했는데 살아 계신 모양이다.
어머니 운이 탄탄해서 사주로는 미루어 짐작했다.
“자식은 있는 듯 보이는데 그렇다면 이제 슬슬 거동 불편하시고 외로우실 나이 든 어머니와 도움을 주고받으며 사시는 것도 일생에 후회를 남기지 않을 일일 것입니다.”
“감사한 말씀입니다. 새겨들어야겠네요.”
건강운의 장점이 또 하나 있다.
치료는 내가 해 줄 필요 없다.
그저 걱정만 해 줘도 몰려드는 환자에 문진 몇 분도 안 해 주고 보내는 의사보다 신뢰를 쌓는 것도 가능하다.
이제 간 기능 걱정, 단 걸 좋아하니 치아 걱정, 노모 걱정, 홀아비 걱정해 주면서 친한 척할 수 있고.
지혜롭다 이미지대로 띄워 줄 수 있다.
거기다 지금 보니까….
“그리고 내일 피검사 및 간초음파 받고 오세요.”
“예?”
“제가 뭐 듣기로는 병가 같은 걸 인허가를 할 수 있다고 하던데, 드립니다. 다녀오세요.”
“아! 그러고 보니…….”
“지혜로운 인재를 잃을 순 없잖아요?”
임원 한 명을 병약한 지식인으로 만들어 놓는 데 성공했다.
⁎ ⁎ ⁎
서길수의 사주를 봐 준 이후, 개인 집무실을 안내받았다.
그리고 그 개인 집무실에는, 이미 비서 한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
경영학 책을 읽고 있다가 고개를 치켜든 은겸이는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공사 구분 안 될 거 같아서 일부러 놀렸다.
“월급도둑 언니 여기 계셨네.”
그러자 웃다가 이내 볼에 바람을 가득 불어 넣는다.
저 웃는 모습을 보면 놀리지 않고는 어렵다.
안 그러면 치근댔을 것이고, 치근대면……. 거의 다 들어주니까.
“대주줍니다? 배당금이 월급보다 많은데요.”
“일해야 되는데 도움 되네요.”
“뭐가?”
주식회사라는 게 원칙적으로 보면 주식을 가진 주주가 경영권 간섭을 해도 된다는 뜻이겠지.
부하직원이 대주주, 써먹을 수 있는 환경이 분명 있을 것이다.
“저기이, 선생님.”
“이사님.”
“자꾸 선생이라고 부르면 혼내 준다고 했으면서.”
그 뭔 소리래…….
그래도 단둘이 있고 개방형도 아닌 데다 한직이라 일도 딱히 없고.
“공사 구분 하게요.”
“헤, 귀엽다. 이럴 때도 있구나.”
설은겸이 내 볼을 쿡 찌른다.
내가 빼는 게 신기했나? 회사서 그러긴 좀 그런데.
요즘에는 취향을 가지고 약점을 취할 줄도 안다.
그것도 밖에서 그런다.
내부에서는 정말로 받아들여서 혼을 내서 그런가?
“어, 근데요 유겸이한테 들은 건데 걔 진짜로 불렀어요?”
“부른 거 맞아요.”
“유겸이한테 뭐 집안일 해 달라고 했다던데, 그거….”
그 이상은 얘기 안 했나 보네.
그 이상으로 얘기했어도 방어하고, 설득하고, 몰아가서 관철시킬 자신은 있었는데 아쉽다.
“은겸이한테는 뭐 애 낳아 달라고 했는데.”
“으아아, 그만! 그래도 걔가 그렇게 느낄 수도 있는 발언이잖아요. 그거? 뭐, 뭐 유겸이 좋아해요?”
유치한 거 봐, 애야 완전.
“사람이 좋으면 그 사람이 쓰던 물건, 그 사람이 있던 장소, 모든 것이 좋은데 하물며 이 세상에서 그 좋은 사람을 가장 닮았을 사람을 미워할 수 있겠어요? 전 은겸이 가족분들 다 좋아요.”
“아…….”
설은겸은 얼굴 빨개져서 시선을 내리깐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말발은 설은겸이 날 못 이긴다.
잔소리 폭격을 들어 본 적이 없는 딸로, 잔소리 투하를 할 줄 모른다.
말발은 타인을 신랄하게 까는 것에서부터 비롯되고.
갈굼은 먹어 본 사람이 갈굼을 잘한다.
여간 아줌마들답지 않게 아들 까기에도 진심인 어머니께 이 영광을.
“제가 본 둘은 서로가 가질 수 없는 것을 상대가 갖고 있고, 서로 그것을 부러워해서 한쪽은 동경하고 한쪽은 경계하고 있는 건데요.”
“경계하는 쪽이 나쁜 거 같은걸요.”
“경계하는 쪽이 뭔가를 가진 거죠.”
“너?”
적절하게 반박하고, 적절하게 반말하는군.
“뭐 이빨 터는 거고, 은겸이는 기업에서 크게 키워야 하고……. 유겸이는 뭐 시키려고 부른 거예요.”
“어떤?”
“할아버지가 쓰러졌으니, 이제 그 아버지의 당부를 들으면 안 되는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고로 그걸 깊이 파고들 사람, 그 명분을 가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건 자식들만한 이가 없고.”
“유겸이를요? 그건 제가…….”
“동생도 어른이잖아요?”
이미 친구도 동생도 알고 있으므로 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은겸이도 그렇겠지만 유겸이도 아버지의 부재로 심대한 타격이 있었다.
학교 한 달 안 나가고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더만.
그리고 인서울은 됐던 성적도 곤두박질.
“그래도….”
“알 권리가 있고, 뭣보다 부담을 덜어 줄 일입니다. 그 부담에 잘 웃는 애가 그늘이 져서 술 안 먹으면 웃지도 않고 지내 온 게 나는 맘이 좀 그래요.”
“…….”
“가문의 가장으로서 모든 걸 혼자 짊어지고 가겠다는 생각 하지 말고, 짐 덜어요. 그건 가족의 일이니까.”
“……가족이세요?”
이건 가족 아닌 너도 관여하고 있다는 뜻이렷다?
야한 말로 반박은 가능하지만 좋은 말 주자.
“그게, 어…. 음 본디 마음이 클수록 해 줄 수 있는 일이 많답니다.”
“…….”
“…….”
은겸은 한참 말이 없었는데, 나도 민망한 말을 한 터라 침묵을 지켰다.
그 침묵을 깨는 말은 앙큼한 요구였다.
“안아도 돼?”
저절로 내 양팔이 열렸다.
점차로 말하면서 다가오는 게, 말 배우는 애 같다.
⁎ ⁎ ⁎
1층에 있다는 구내식당으로 은겸이와 같이 갔다.
눈에 띄는 행동이 아닐까 싶었지만, 첫 출근인데 이미 아는 사람이 너무 많다.
“아 저 그런데 친구들 있는데요. 소개해 드려도 되나요?”
“여직원들이죠?”
“아, 그쵸.”
은겸이가 점심에 혼자 앉아 밥 먹는 건 그다지 상상이 가질 않지만.
“이효인 씨겠구나.”
“와, 진짜 선생님은…….”
설은겸 정도의 배경을 가진 여자애가 의기양양해하면서 자랑할 인맥이다?
내가 친해져 보라고 했던 사람인 것 말고는 가능성이 없지.
그나저나 식판 밥 오랜만에 먹네.
건설업 회사라 그런지, 본사 나온 외근직들이 좀 편한 복장으로 식사하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식단이 꾸려져 있다.
안 그래도 흘끔거렸는데, 흘끔거리는 사람들이 더 늘었다.
설은겸과 그 옆에 달라붙어 있는 나를 쳐다보는 모양새다.
“와, 진짜 많이 쳐다본다. 이런 시선 받고 사는구나.”
“오늘은 선생님 보는 거 같은데.”
스카이피아 직원들이 날 ‘어디서 봤더라?’ 싶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를 족족 목격했다.
근데 지금은 그런 의미의 시선은 아닌 거 같다.
살기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길거리만 걸어도 느꼈는데, 오늘은 정말 사람들의 시선이 뜨겁다.
그래도 나쁘진 않군.
친구들을 만나는 걸 퀘스트처럼 수행해야 하는데, 데리고 나가고 싶다.
그사이 은겸이가 기다린 듯한 사람이 식탁 앞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여기 이분은 누구세요? 사원?”
“안녕하세요. 오늘 출근한 계약직…….”
“아 그렇구나, 저도 계약직 하다가 붙었거든요. 이효인이라고 합니다.”
경리사원 이효인과 처음 만났는데, 그녀를 곧장 알아볼 수 있었다.
이태현 그 아저씨 피를 못 속이는 얼굴이다.
이러니 썰이 돌지…….
⁎ ⁎ ⁎
처음 한 일은 인사팀에 명분을 제공하는 일이다.
보고서를 내가 쓰고 있다.
조만간, 최대주주가 되어 경영권에 의견을 행사할 수 있음.
그러므로 회사가 돌아가는 일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
국회의원 가문과의 연합으로 정치적 리스크의 최소화.
회사의 주류사업 확장 인수전에서 큰 공을 세웠다.
여의도 경력으로 특채가 가능한 것도 장점.
설민혁 추천서를 작성 중이다.
추천서 작성 안 해도 어차피 이 회사에서 키울 수밖에 없는 인물이나.
그래도 근거는 필요하다.
설민혁을 회사 내에서 키워야 한다는 점에는 탁고 3인이 모두 동의하는 바였다.
설 회장의 의중이기도 하다.
‘가짜 유언장을 조금만 고쳐서 진짜로 할까도 싶어요.’
‘선생의 말대로더군요. 김병용이한테 맡겨 보길 잘했어요. 내가 너무 늙어서 세대 차이가 컸던 모양입니다.’
50대 아빠였으므로 3~50대를 살아가는 남성의 표본을 모른다.
이게 적중했던지 설민혁은 극적으로까진 아니어도 많이 변했다.
‘김병용 의원한테는 아찔한 결과를 빚었지만…. 요새 그거 네가 한 소리냐며 욕먹네요.’
반 농담이지만 진짜로 그러고는 있다.
‘하하, 음……. 선생에게 맡기겠습니다. 최소 우리 손녀들하고 민혁이 녀석, 그리고 그 철부지는 내 뒤를 잇건, 잇지 못하건 사람같이 화목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에 설양훈이 말은 저렇게 했지마는, 유언장과 설민혁 이야기를 한 것에서 노승환, 오원술 나까지 의견이 일치했다.
‘설민혁에 의중이 있으시다.’고.
설민혁을 밀되, 견제 장치로 장남 가문에 많은 돈을 남긴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었으나 최종결정은 나한테 맡겼다.
‘그 내 집안의 못난 자식이, 그나마 선생과 김병용이 말은 잘 듣습니다. 설사 그놈이 그릇이 안 되더라도 제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고로 우선 이놈을 회사로 불러들이는 게 일이다.
세 사람이 모두 보고 ‘좀 그렇다?’ 싶을 때엔 아마 대안을 생각하겠지.
그리고 호출한 사람이 도착했다.
“아…, 아아?”
“앉으시죠.”
“그, 신입 계약직…….”
“이것도 계약직이더라고요.”
“그, 그 설마…….”
“그 설마가 맞을 겁니다. 앉으세요.”
성진경 부장, 그 보수적 이슬람권에서도 원정 유흥접대에 한국에서는 술까지 입에 대게 만들었다는 그쪽 관련 전설.
스카이피아의 중동사업부 관련 핵심 인재.
하지만 전설에서나 주변인들의 증언에서 보듯.
성적으로 몹시 방종하고 무엇보다 이태현 자금을 노리는 자들과의 커넥션이 있다고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