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고명대신
은겸이 이 녀석 또 말 못 하고 끙끙 싸매고 있네.
“왜 그래요? 또.”
“그, 아, 으.”
“뭔데? 말을 해. 왜 그래?”
“나 왜 임신 안 해……요?”
“커헉.”
이걸 내가 가르쳐야 합니까?
하여간 이놈의 성 엄숙주의…….
사주로 섹슈얼 토크를 잘 이끌어 내는 편인데, 진짜 모르는 친구들이 많다.
경험이 있어도 모르는 경우가 흔하고.
성욕은 다 있는 건데, 성욕 있다고 지적하면 죄다 자기들 변태라고 생각한다.
이쯤 되면 사주 상 몇몇 옛 역술가들이 말한 말이 맞는 것도 같다.
반도는 대륙에서 튀어나온 남성기와 같으므로 양적인 기질만을 추구해서 모든 음한 것을 감추려고 든다고.
음이 없는 것이 아닌데, 없는 것인 양 군다고.
이어 비교 대상으로 옆 섬나라를 꼽는데.
섬은 음적인 기질이 많아서 변태적이라고 표현한다.
뭐, 이런 식으로 한국인의 으쌰으쌰와 빨리빨리 문화, 일본인의 속마음을 숨기는 경향 등을 2002년 월드컵쯤에 서술된 개인 웹페이지의 글들을 좀 봤었다.
완전 개소리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보면 맞는 것도 같다.
“어, 음, 어…… 끼니까?”
“어, 그래도 확률이…….”
어디서 배우긴 했나 보네.
매번 껴안고 안 놔주길래, 꼬박꼬박 착용 중이다. 마지막에 밀쳐내면 좀 토라지길래.
“그래도 일반적으로 은겸이 나이대 여자아이라면 신경을 쓰는 게 매너니까?”
“왜에?”
“기본적으로 은겸이가 원하지 않으면 안 그래야지.”
자식은 원하지만 둘 다 원하는 후손이 아니면, 어딘가는 비어서 태어나기 마련이다.
특히 선천적으로 자기 편인 모체가 더 적극적으로 원해야 한다.
“선생님, 생일이었잖아요.”
“아, 그랬지요.”
“그래서…… 소원 정도는 들어주고 싶었는데.”
자식 드립을 많이 쳤더니, 이런 쪽으로 너무 빨리 긴밀해진다.
이렇게 될 거라곤 예상 못 했지만 사전 포석을 깔아 놓았던 드립들이 활용되고 있었다.
“그게 은겸이 소원이라면 그렇게 하고, 아니라면 진정해.”
“왜 진정해야 하죠? 선생님이 제 소망을 들어주려 열심히 하고 계시잖아요.”
“뭐, 네 소원이 내 소원이기도 하니까.”
“그러면, 오…… 빠의 소원도 내 소원이기도 한 건데요.”
이 말을 듣고 가만 놔두면 왜 달고 태어나겠는가.
사내의 도리가 아니다.
* * *
새벽에 긴급히 연락이 왔다.
노승환과는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지만, 이런 시간의 연락은 처음이다.
이 시간에 연락을 주는 건 수이나 유겸이 정도다.
놀거나, 그냥 잠 안 자는 사람들.
“인…… 천?”
황급히 나가보니, 유성온천 지하철 출구 쪽에서 추리닝 차림의 노승환과 아저씨 한 명이 더 대기하고 있었다.
만나 본 적은 없지만 화상회의에서 본 얼굴이다.
범 천지인의 오원술 이사, 설양훈의 최측근이라고 들었다.
오원술의 딸이 매번 설양훈 회장의 주치의로 해외 외유에 동행하는데, 최근 그 덕에 신뢰를 더 얻는 모양이다.
“아이고, 이 밤중에 뭔 일이래요.”
새벽이다, 차도 마땅히 없을 시간, 택시가 한 대 온다.
“일단 타시죠.”
“이 친구는 누군지…… 혹시?”
“설민혁 아닙니다.”
“아, 아하, 예에.”
노승환도 잠결인 것 같았지만 적당히 브리핑을 해 줬다.
“명예회장님을 수행하던 의료진과 비서진에서 연락이 왔다는군요. 열이 들끓으셔서 급거 귀국했는데 비행기에서 의식을 잃으셨던 모양입니다.”
“……아, 이런.”
이건…….
뭔가 미루어 짐작하던 일이 터진 거 아닌가 싶기도 하나,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다.
그랬으면 가족들을 불렀겠지, 사람들을 불렀겠는가? 시간도 꼭두새벽인데.
영종도에 입점한 부속 의료기관에 도착했다.
노승환과 오원술 둘 다 심각한 표정이긴 했으나 총알택시임에도 불구하고 잘 잔다.
물론 나도 자면서 왔고.
병원 입구에 일전에 북유럽행에서 봤던 비서가 대기하고 있었다.
“아 노승환 사장님, 이쪽으로.”
“무슨 일입니까?”
“회장님께서 세 분을 긴급히 찾으셨습니다.”
“병원에서요?”
“지금은 깨어나셨습니다.”
“들어갑시다.”
노승환의 뒤를 따라 병실에 들어갔다.
설양훈은 병상에 누워 있기는 하였으나, 의식은 있어 보였다.
뭔가를 몸에 많이 꽂아서 튜브들이 엉킬 것 같아 거동하긴 불편해 보인다.
그래도 말은 가능하다.
“왔는가, 오셨군요.”
설양훈은 상체를 살짝 일으켜 대답했다.
노승환과 오원술에게는 하대하던 영감이 나한테만 존댓말 쓰는 게 어색하다.
“괜찮으십니까?”
“자네들을 부르고 정신이 들었지, 뭔가. 선생도 오셨군요. 이거야 원, 선생의 말을 귀담아들었건만 학질에 걸린 모양입니다. 예방약을 먹고 갔는데도 이렇군요. 내 남쪽을 가지 말라는 선생의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말이 씨가 됐나.
사주 상 어느 방향이 불리하다, 이건 잘 믿지 않는다.
직접 가 보고 검증을 해 준 사람이 없었다.
단지 사람이 어느 풍토에 잘 견디느냐, 여행을 좋아하느냐, 어떤 여행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느냐.
이 정도는 볼 수 있는데 사주가 더위, 추위에 민감하거나 잘 견디는 정도는 미루어 짐작하는 게 가능하다.
설 회장은 추위엔 중무장을 하는 걸 가을철부터 봤는데 여름엔 그러지 않아 그거 가지고 잔소리 한마디 한 것이다.
그리고…….
“그게 그냥, 회장님이 남쪽 휴양지를 가셨을 때 유독 구설이 많아서 그쪽이 불리하구나 했을 뿐입니다. 이러실 줄은…….”
설 회장은 그냥 인생에서 남쪽 휴양지를 갔을 때 구설이 많았다.
그걸 보고 판단한 것이다.
“아, 아아, 이분이 그.”
“자네 딸이 속내까지 다 들켰다고 하더구먼.”
오원술은 나에 대해 듣기는 한 모양이다.
회장 수행하는 의료진인 오영화의 아버지로 알고 있다.
“괜찮으십니까? 아니, 뭐, 저희를 부르세요, 자손들을 불러야지. 괜찮으신, 아니 괜찮으실 모양이네.”
“나도 괜찮았으면 좋겠네요. 지금은 열이 좀 떨어진 상태라고는 하는데 이게 열이 또 오른다고 하더군요. 그걸 몇 차례 견뎌 내야 낫는답니다.”
문학작품에서도 본 것 같다. 기왕 병 걸릴 거면 학질이나 걸렸으면 하던 묘한 글.
근데 그렇게 묘사하던 것과 달리 만만한 병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만.
“아이, 쾌차하실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게 믿고는 있습니다만 혹시 모르기도 하고 기왕 이렇게 불렀으니…… 노승환이.”
“예, 회장님.”
“자네도 같이 늙어 가는 마당에 미안하게 됐네, 내 의중이야 자네가 가장 잘 알 거야. 혹시 내가 잘못되면 자네가 일단 회사를 맡아 이끌어 주게. 자네와 나는 알지만 행여 내게 뭔 일이 생길까 전언을 녹음해 뒀어. 그 비서한테 말해서 파일을 받아 가게나.”
“회장님의 금지옥엽들이 맡아야 할 회사입니다.”
“나라고 아니 그러고 싶겠나, 자네를 믿으니까 맡기는 거야. 자네가 정환이를 잘 보필한 것을 난 기억하고 있어.”
섭정을 맡아 달라는 이야기로 들린다.
노승환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나는 영감이 기력이 쇠잔해 보이는 거 말고는 멀쩡해 보여서 이런 비장함이 좀 어색하다.
“오 이사.”
“예.”
“노 사장, 오 이사에 대한 것도 내가 미리 말을 해 뒀을 거야. 기억할 거고.
오원술과의 대화는 내가 알아듣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뭔가를 부탁하기는 하는데, 대명사와 비유, 전문용어가 많아 추측이 어렵다.
확실하진 않지만 재무와 자산 관련한 당부를 남기고 있었다.
설양훈은 지휘부와 재정을 분리해서 노승환과 오원술에게 각기 맡겼다.
“그리고 선생.”
“예.”
“자네들은 잠깐 나가 주겠나?”
“알겠습니다.”
노승환과 오원술이 자리를 비웠다.
너무 걱정하는 것도 이상하고 사람 멀쩡해 보여서 말했다.
“학질이 무서운 병이긴 한데, 그래도 쾌차하실 거 같은데요. 왜 이리 비장하십니까.”
“덜컥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어서 말이에요. 비행기에서 숨이 안 쉬어질 때 비서한테 대필을 시키느라 혼났습니다.”
“무슨 대필을……?”
“뒷일은 말해야지 않겠습니까. 혹시 급박하게 이런 일이 있을지 몰라 대충 정리는 해 뒀고, 노승환과는 이와 관련해서 자주 대화를 나눴어요. 한데.”
“예.”
“선생에게 맡길 일에 대한 매뉴얼을 미처 다 짜두지 못했습니다. 나는 선생한테는 인사 총괄과 후계자 정리를 부탁하고 싶군요.”
“지금도 하던 일인데요.”
“제 목소리를 몇 가지 육성으로 녹취해 주겠습니까?”
“예, 말씀하세요.”
―내가 급사할 경우, 명승철학관의 특별 상임 고문을 인사 총괄 상무 자리에 임명한다.
―선생에게 5년 단위의 임원 고용을 보장하고, 선생이 원한다면 무조건 최대 2회 연장한다.
―노승환 임기 이후의 차기 회장 및 사장은 인사 총괄 상무의 의중을 반영해야만 한다.
―인사 총괄 상무에게 아부 탈리브 센터의 관리를 맡긴다. 대관료는 임원 근속 동안 인사 총괄 상무가 수령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아부 탈리브 센터 대관료의 근거인 아랍 은행에 입금된 원금은 설정환의 자식 삼 남매에게 돌아가게끔 하나, 누구에게 줄지는 인사 총괄 상무가 결정한다.
기존에 늘상 하던 말들이었지만 놀라운 말이었다.
“이걸 그냥 주신다고요……?”
“어디까지나 비상사태일 경우에 말입니다. 나는 아직도 선생이 가문의 일원이 되는 조건을 수행하길 바라고 있어요. 이런 모양새라 그러는 것뿐이지.”
“아, 왜 그러세요. 완전 멀쩡하구먼, 불안하게시리.”
“이거 육성 녹음은 해 놨지만, 문서로도 필요할 거 같네요.”
말을 하는데 자꾸 숨이 차 하길래 걱정부터 했다.
“말씀하시는 게 힘겨워 보이시는데요. 그냥 쉬시는 게.”
“아니요, 말씀을 계속해 주세요. 왠지, 내가 말하는 걸 그치면 더는 말을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이런 말을 드릴 때가 아니지만.”
“뭐라도 말씀해 주세요.”
그렇게 말하니 평소에 하던 쓰잘 데 없는 소리를 안 꺼낼 수 없었다.
“수명운과 화술운은 같이 봅니다. 사람의 운이 끊기는 시기를, 그러니까 명확한 의사 전달을 할 수 없는 시기와 일맥상통하다고 보는 것이지요.”
“뭐, 글이나 행동으로 보여 주는 자들도 있지 않나요?”
이 영감은 병상인데도 딴죽을 걸어.
“행동은 말보다 차원이 높은 것이나, 글은 보여 줄 매체와 볼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말은 본인의 귓가에 들리므로 그걸 하고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군요.”
“그러므로 계속 말씀하셔도 됩니다. 저도 불안하네요.”
“무슨 말을 더 할까요.”
“얼마 전에 우스갯소리로 말씀드린 게 있는데, 저는 명을 연장할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하, 하…… 목욕재계를 하고 초를 켜 놓고 하늘에 빌면 12년가량 더 사는 것입니까?”
크게 웃질 못하네.
방법이 있기는 있고, 설계도 가능하다.
2,400명의 사주를 보고, 가진 재산을 가득 덜어내면.
<비움으로 얻는 것>
당신은 재산을 지키고자 하는 욕심과 과중한 책무를 내려놓았습니다.
이걸 달성하면 식상운의 수명운이 1레벨 상승한다.
그러니까, 사람은 자신의 수명을 덜어서 재물을 지탱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데, 그걸 역으로 재물을 덜어서 수명을 연장하는 비법이 있는 것이다.
수명운은 레벨이 나이 먹을수록 떨어지는데, 사주강화술을 일찍이 재벌 회장들이 깨닫는다면 재물을 바치고 명을 챙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허허, 선생한테는 더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뭐든 말씀하십시오.”
“왜 자손들을 부르지 않았냐고 했나요?”
“예, 혹시 모를 유명은 자손들이 듣는 것이지, 외부인들이 들을 일이 아닙니다. 영광이기도 하나 무척 황망하네요.”
“저는, 멀쩡한 아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잠시 말문이 막혔다.
“……아이, 거 콧잔등 시큰하게 하시네.”
“못해 줬기로서니 먼저 가 버린 불효막심한 놈과 아들이 아닌 놈, 사람이 아닌 놈만 있지요.”
“사람이 아닌 놈이라도 불러와야지 않겠습니까.”
“그놈이 내게 아버지라 한마디 하며 눈물이라도 글썽거리겠습니까?”
그건 확신을 못 하겠군.
넉살도 좋고, 김병용의 영향도 받았을 건데 여전히 영감, 노친네, 늙은이 등의 표현을 쓴다.
“딸들이라도 부르셔야지요. 딸도 상주 할 수 있는 시대인데.”
“그것도 업보만 있네요. 내가 좀 인정받고 싶다고 시집들을 잘못 보냈어요. 죄다 어떻게든 마누라 구워삶아 내가 이룩한 것들을 훔쳐 가려는 것들만 있지요. 모든 걸 쥔 서울에서 만족 못 하고 대전까지 집어삼키려는 사위 놈들이…….”
자식운이 안 좋긴 하지.
그리고 무슨 말을 할지 알 것 같고, 오글거려서 일단 다른 예시를 댔다.
“김병용 있어요, 김병용.”
“……걔 지금 국회에만 아버지 30명은 만들었을걸요?”
김병용은 아비 섬김으로는 가히 여포의 수십 배 정도 될 것이다.
“하긴, 자식은 여럿일 수 있지만 아비는 한 명이죠.”
“내가 뭔 말을 할지 알고 철벽을 치는군요.”
“민망합니다. 근데…… 이건 김병용 아저씨한테 들은 얘깁니다.”
“뭔가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자긴 고아라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런 소리로 정당화를 하긴 하더군요…….”
이런 감성 돋는 대화 썩 좋아하진 않지만 지금은 응대해 줘야 할 것 같다.
“저는 뭐, 할아버지는 안 계시니까. 그런 거라면야 두 할아버지 섬기겠습니다.”
할아버지는 본디 최소 두 분이 계신 것이라 괜찮다.
“하하. 하긴, 나이 차가 많이 나지요…….”
“괜찮으실 겁니다. 가족을 얻는 것은 곧 운을 얻는 것입니다. 그리고, 운을 얻으면 운이 다하지 않습니다.”
“유복자 등 예외는 있지만 믿어 볼게요.”
“위로인데 그걸 끝까지 반박을.”
“어떻게든 결혼을 시키는 걸 보고 싶었는데, 장담을 못 하겠군요.”
설 회장이 아쉬워하고, 나도 날먹의 감정이 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영감 소원이라면 지금 들어주자, 혹시 모르니.
“각서라도 쓸까요?”
“녹취면 효력이 있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어르신 세대면 자필이죠.”
설 회장이 앞서 말한 녹취의 내용을 읊어 준다.
여기에 가능한 한 가문의 여식을 책임지겠다는 각서를 썼다.
다급해진 설 회장의 조건이 결혼 안 해도 줄 테니, 장남 가문만 책임져 달라고 후퇴하긴 했으나, 종이 쪼가리일지언정 아픈 설양훈이 안심하라고.
설 회장이 확인해 보고 서명하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 이후 비서진에게 복사까지 부탁한다.
치밀하네, 이 양반.
“쉬십시오.”
몇몇 우스갯말을 나누다가 기력이 쇠해 보여 물러났다.
병실을 나가려는 내 뒤통수로 설양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다시 볼 수 있겠습니까.”
아, 영감 되게 약해졌네, 별 소릴 다해.
나가는 와중에 그 말이 들리길래, 무시하고 병실을 나섰다.
그리고 열까지 센 뒤, 다시 문을 확 열었다.
“또 뵙네요?”
“으하하하, 역시 선생은 기지가 좋아요.”
아부 탈리브 센터와 관계없이, 영감이 조금 더 살았으면 좋겠다.
날이 밝자 문구점을 찾아 플라스틱으로 된 장기판과 장기알을 사 들고 병원으로 돌아왔다.
제대로 된 걸 구하고 싶었는데 어디서 파는지 모르겠고 인터넷 배송은 시간이 그래도 하루 이틀은 걸린다.
영감 심심할 테니.
“아.”
그리고 내가 다시 도착했을 때, 1인 병실은 비어 있었고.
설양훈은 중환자실로 옮겨져 있었다.
* * *
설양훈 회장이 쓰러지자, 스카이피아는 비상 경영 체제로 들어갔다.
범 천지인까지 총괄하는 사무는 총괄사장 노승환이 회장 대행으로, 스카이피아 내 자산 관리는 오원술이 맡았다.
인사관리 및 아부 탈리브 센터 자금은 내 손아귀에 들어왔다.
“…….”
그리고 현재 나는 대전 둔산동 스카이피아 본사 앞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