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110화 (110/211)
  • #110. 대운 강화.

    사실 이런 분들은 벌써 네 분이나 깔아 놨다.

    설민혁 마요르카 유흥주점 사장님 이야기는 전설이네.

    4P, 고등학생과 열애설은 교차 검증되는 진짜였다.

    미친놈.

    개중에는 성진경 부장과 2차를 자주 나가고 있다는 단골 지명 아가씨도 있었다.

    기러기인 건 이미 유명하고.

    유흥전파자인 것 역시 유명하다.

    이어 7944에게서 앞서 말한 정기상 교수 등의 몇몇 사람들과 만나러 왔다는 소문도 입수됐다.

    이태현 후임자는 기업 내에 성진경 아니고선 할 사람이 없다고 여겨지고 있고.

    그 돈을 노릴 만한 세력이 가장 미약한 쪽은.

    아예 돈이 없거나, 플레이어가 되기엔 돈이 적은 설인훈, 설윤환, 조금 더 범주를 넓히면 설혜영 정도가 들어온다.

    설 회장 큰딸, 둘째 그리고 설은겸은 돈이 많다.

    3위권이라 생각했는데 더 늘었더라고, 투자로.

    그리하여 단일로는 설은겸이 제일 많고.

    설 회장 큰딸, 둘째 딸은 설은겸에 버금가게 많지만.

    시댁에서 작정하고 빌려서 박치기하면 조 단위 돈을 동원할 수 있었다.

    물론 설정환 자금을 포기할 정도의 사람들은 아니다.

    그것도 천억 대가 넘으니까.

    현재로서는 설정환의 자금이 그 양반의 죽음과 연계되었을 가능성이 커서.

    그 자금을 노리는 사람들의 뒷배가 궁금하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여차하면 사람 하나 보내 버리겠다는 짓을 감행할 정도면 보통 놈들이 아닌데.

    그럼, 사람 한 명 죽게 모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결정타가 없다.

    자료 수집은 많이 됐는데,

    사실 이민준에게 들은 유흥 접대 종용부터가 큰 문제이긴 한데.

    말했듯이 설 회장부터가 할 말이 없는 사람이라.

    쉬쉬할 가능성이 높다.

    이건···. 회사로 직접 가 봐야 하나.

    비선과 잠행을 포기하기엔 아직 좀 이른 듯하고.

    다녀와야 할 곳이 있다.

    “은겸 씨.”

    “네에.”

    지금은 직원이다.

    뒷 가림막 책상에 두거나 윗 사무실에 기거하고 독학학위제로 공부하게 하고 있다.

    보통은 시킬 일은 없고 그냥 같이 있고 싶어서 두는 건데.

    “식사하시게요? 가실까요?”

    불러서 뭐 같이 하자는 용건이면 일단은 밥이라, 은겸이가 그리 권했다.

    밥은 둘 다 연간 회원권이 있어서 도보 5분 거리의 스카이피아 호텔에서 적당히 먹고 나오면 그만이다.

    “부탁드릴 거, 아니 어 시킬 게 좀 있는데.”

    “시, 시킬 거요? 아니, 장사 곧 문 열잖아요?”

    회장님 손녀딸을 뭘 시키는 게 어색하다.

    한창 동생이긴 한데.

    바로 옆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 오기도 가위바위보 한다.

    근데 귀 왜 또 빨개져.

    아, 무슨 착각을 했는지 알겠다.

    “···저기요. 제가 뭐 이거저거 시키긴 하는데, 고문과 비서의 입장에서 시키면 그건 좀 그런데요.”

    “은겸 씨랬으니까, 믿을게요. 이사님.”

    영애로 부를 때는 은겸 양, 사원으로 부 때는 은겸 씨, 그냥 부를 때는 은겸이로 부르니까 알아듣기는 한다.

    “근데 그 말을 꺼내니까, 시켜 보고 싶기도 하고.”

    “비서한테 그러시면 안 되세요.”

    보수적인 설 회장이 반대진영에서 의외로 아주 좋아하던 대망론의 정치인이 그걸로 훅 가긴 했지.

    그 영감 아직도 미련 은근 있더라.

    후원회 이름에서 삭제도 안 하고.

    근데 새삼 내 위치가 재밌다.

    “야아, 전 회장님 딸이 비서야.”

    “그러네요. 나는 나름 내가 비서 두고 쓸 줄 알았는데, 내가 비서네.”

    비서 드립 치니까, 음란마귀가 잠시 휘몰아쳤으나 용건부터 꺼냈다.

    “어 다름이 아니라, 해외영업2팀이 8층에 있어요, 거기에 가서 성진경 부장이라는 사람 있거든요. 그 사람 특임고문 사무실로 잠깐 오라고 해 줘요. 혼자서.”

    “아, 네, 그러겠습니다!”

    “말투 뭐야.”

    “시키신 대로 하겠습니다.”

    은겸이는 은근 상황극의 달인이다.

    전직 연기전공이라 그런지, 나름.

    단지 제대로 여비서 흉내를 내는데 오피스룩은 아니다.

    복장 자유거든.

    “핫팬츠 입고 비서 흉내라니, 그건··· 좋다.”

    “별걸 다 좋아하시네요.”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게 되네.

    “그리고, 2층 사무실로 불러서 이것들 건네줘요.”

    “이게 뭐예요?”

    성진경 X파일이다.

    성진경에 대해서 가장 잘 알 거 같은 사람인 박효성에게도 좀 들었고, 박효성 부인의 증언도 건너 들었으며.

    업소 아가씨들에게도 들은 이야기, 노승환에게 들은 평까지 총망라했다.

    특히 박효성 부부는 성진경과 연분이 깊···.

    와 볼수록 살벌하네, 이러고도 잘 지낼 수는 있는 건가.

    이민준이 너무 생각이 어렸던 것인가.

    “와, 뭐야? 그러니까 어, 이분 부인이···. 와.”

    “그래도 그 결혼하신 분은 결혼 못 할 팔자였는데 한 거니까, 그건 너무 부각시키지 마시고.”

    X파일에는 적었지만 박효성은 아이 둘 정도 낳을 때까지는 안 건드리는 게 좋다는 판단이 있다.

    내가 내 손님들에겐 전체적으로 관대한데.

    고맙다고 팁 들고 찾아온 손님한테는 더더욱 관대하다.

    느낌상 마누라 어차피 집 나갈 거 같으니 당장 나갈 불화 없었으면 한다.

    “아, 그것도 재밌겠네.”

    은겸이 비서 연기를 보고 난 뒤 뭔가 생각이 스쳤다.

    “무슨···?”

    “연기를 꽤 하니까, 어.”

    사주 보는 연기를 대행을 시킬까 했는데, 그거는 머릿속에서 기각시켰다.

    잘하면 그룹의 우두머리가 될 수도 있을 영애를 사주쟁이 시킬 순 없지.

    “은겸 씨가 사실 특임고문이었다고 말하고, 그 이태현 자금에 대해 알려 달라고 하세요.”

    “내가요?”

    “연기하면 될 거 같습니다. 잘할 듯. 비서 겸 대리인인 척하는 회장 손녀딸이 사실 특임고문 그 자체였다. 재밌지 않아요?”

    근래에 내가 명성이 올라 슬슬 알 사람은 알지 싶다.

    스카이피아에서 기업구매로 뿌린 책하며.

    반공투사로 언론 인터뷰 탄 것 하며···.

    설은겸 엄마다, 설민혁이다, 설은겸과 정략결혼 추진 중인 정치가 아들이다.

    썰이 이렇게 도는데.

    설은겸과 정략결혼 추진 중인 호남권 정치가 아들 썰이 파다해졌다.

    어느 정도 소문이 실체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 썰에 반전을 줄 수 있으니 재미있지 않을까.

    “이태현 자금이면, 설마 그건가요?”

    성진경 X파일을 유심히 보던 은겸이가 물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그 이야기를 은겸이한테는 하지 않았다.

    이태현이 확실하게 이야기를 한 게 나중에 따로 만났을 때였고.

    은겸이한테 짐작하는 바를 말할 즈음에는 서로를 탐닉하는 데 집중하다 까먹어서 타이밍이 안 맞았다.

    말을 해 볼까 싶을 즈음에 해서는 이태현이 사고를 당했고.

    그 사고를 당한 이후에 은겸이한테 말한다는 생각을 지웠다.

    근데 뭐, 감출 이유 없다.

    들을 자격 있고.

    “얼추 알고 있었을 거 같긴 한데, 그 이태현 이사님 봤잖아요.”

    “네.”

    “그분이 아버지가 남긴 자금을 관리하고 있었네요.”

    “아, 그래서 그렇게 추궁하신 거?”

    “원래 그 자금은 저랑 설민혁이가 맡아 둘까 했거든요.”

    “어 선생님은 되는데 왜 설민혁이.”

    “아버지 동생분들 중에서는 설정환 회장님을 가장 좋아하거든요. 유일하게 동생 취급해 줬다고 하더군요.”

    “아빠한테 엉기긴 하더라고요. 흐음, 근데 아빠 돈인데요?”

    논리가 맞다.

    상속은 일단 자손에게 내려가는 게 정답이지.

    “위험할까 봐, 그거 맡고 있던 이태현 이사님이 사고로 다쳤거든. 그 사고가 너무 의문이 많아서.”

    “그러면··· 선생님은 위험해도 돼요?”

    위험하면 안 되지만, 특수능력이랑 이상한 명성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물론 설은겸만큼은 아니다.

    스카이피아 회장 손녀에 23살 여자아이라.

    위해를 당했을 경우의 파급력이 크다.

    그치만 나도 위험해도 되냐? 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었다.

    왜 그랬지?

    먹고 쨀 생각 같은 건 없었고 설민혁을 더 도와준다 생각도 없었다.

    “널 위해서 그런다고는 말 안 하겠는데, 왜 그랬는지 따져 보니 그거밖에 없네.”

    “헷···.”

    심각한 얼굴이던 은겸은 살포시 미소 지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 돈을 조성한 목적이 따로 있어요.”

    “무슨···?”

    설은겸이면 알 이유가 있다.

    “감옥 간 동생, 설윤환 씨가 출소하고 그래도 나중에 잘살라고 남긴 돈입니다. 그러니까 은겸이 아버지 설 회장님이 자길 감옥 처넣으려는 동생이었음에도 품어 주려고 남긴 돈이오.”

    “아···.”

    “그러면 차라리 아꼈던 다른 동생이고 위험해도 내가 심적 타격이 크지 않을 망나니한테 맡기는 게 좋지 않았나 그랬지요.”

    “아는 사람은 안 위험하겠어요? 설민혁 말고.”

    “그러게 왜 그랬을까.”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는데 은겸이가 부른다.

    “이리 와.”

    “갑자기?”

    “빨리 와.”

    지금까지 일 시키고 있었는데 되레 명령일세.

    이번엔 가야 할 거 같아서 다가갔는데 포옥 안기며 말했다.

    “제가 할게요. 그 부장님 캐 보는 거.”

    망설임 하나 없이 대답하네.

    “괜찮을까요?”

    “이거, 내 일이잖아요. 아빠가 남긴 돈을 노리는 사람들이면 아빠를 노렸다고 봐도 논리가 맞아요.”

    “그렇죠.”

    “그리고 그 돈도 제가 맡아 볼게요.”

    “음, 그걸 이태현 씨가 꽤 걱정하던데, 그냥 설은겸네에 들어가면 나오지 않을까 봐. 설득할 수 있겠어요?”

    “그거 맡아 두다가 그 작은아빠 주면 되는 거잖아요.”

    “뭐, 굳이 안 그래도 됩니다.”

    “왜?”

    “그 돈을 대출이라고 생각하고 보태 쓰고 나중에 크게 성공하면 따로 챙겨 주면 되는 거니까. 그 양반 아직 수년은 더 있어야 할걸요.”

    사실, 유언 무시하고 가져도 세금만 내면 상관없지 싶다.

    이태현이 내세운 유명이라는 게 이태현의 증언 말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고집스럽게 충성스러운 사람에게서 돈을 받아 올 수 있다면.

    설은겸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할 거구요. 그러면 혹시나 감옥에 있는 그 삼촌이 내가 그 돈을 가로챌 줄 알고 더 난리를 피울 수도 있겠네요?”

    나름 거기까지 계산을 하고 있었나.

    마냥 귀여운 애가 아닌 게, 이 녀석 매력이다.

    설양훈도 그렇고 노승환도 그렇게 그런 것에서 평이 좋다.

    평상시엔 체통을 지키지만 혈통과 돈에서 오는 넘치는 자신감이 기본으로 내재되어 있는.

    그럼에도 깊이 알면 속내엔 응석받이인···.

    “은겸이 너 멋있다.”

    “아이 그렇진···. 으에?! 뭐, 뭐야.”

    설은겸을 그대로 들어 안아 올렸다.

    “너무 멋있어서 안 되겠다.”

    “머, 멋있으면 이러고 싶은 거라고요?”

    “응.”

    “귀엽다고 할 때도 그랬으면서.”

    “지금은 진짜 멋있어서.”

    “그, 그게 멋있진 않다구요.”

    모르겠다.

    그냥 너무 멋있어서 더욱 은겸이가 쑥스럽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 * *

    중동에 다녀왔다.

    설양훈이 주는 지참금 수령 겸 어떤 건물인지 보려고.

    자금 건은 다녀오는 동안 말 그대로 은겸이한테 맡겨 보기로 했다.

    <동방 정교의 성지>

    당신은 정교회의 최고봉에 속하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를 순례했습니다. 비록 성지를 기리는 자들이 그곳에 남지는 않았으나 그들이 남긴 문화와 유산은 찬란했던 로마 제국을 당신의 가슴에 새길 것입니다.

    터키항공을 타고 경유로 다녀온 덕에 콘스탄티노플을 찍어서, 성지순례는 이제 예루살렘과 로마 중에 한 곳만 가도 된다.

    ‘와이파이 된다더니 연락이 오나 보네.’

    비행기 타고 귀국 중인데 휴대폰이 울려 뭔가 했다.

    생각해 보니 비행기 모드인데? 게임 안 켜 놨고.

    싶어서 봤더니 사주강화술이다.

    인터넷 안 터지는 곳에서도 명성이라고 뭐가 오르긴 오르더라.

    뭐가 정산됐는가 싶네.

    <대운 강화가 변화합니다.>

    사주에는 대운이라는 게 있다.

    응답하는 드라마에서 무슨 ‘큰 운’처럼 표현했는데, 그렇지는 않고.

    사람마다 각기 가지는 10년의 운수 사이클을 말하는 것이다.

    사주강화술에 영향을 받은 나로선 이렇게 표현한다.

    ‘인생이 게임이라면, 게임사가 10년간 주는 일시적 스탯 증가.’

    뭐랄까. 한여름이라고 시원한 얼음마법 이벤트를 하는 기간이라.

    얼음마법 레벨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시기라고나 할까.

    덕분에 용암던전에서 전투가 쉬워지며 대신에 빙하동굴에서는 어려워지는 그런 느낌이다.

    나도 이런 식으로 판단하면서 군대에서 병사들에게 게임을 빗대어 설명해 줬다.

    바로 그 대운이 바뀌는 시기였다.

    기준은 생일이지만, 운이라는 건 그렇게 며칠에 바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입추가 지나고, 내게는 기존에 다른 운에 내렸던 대운 강화가 변화했다.

    근로소득 LV6 +2대운 강화 +2 직업효과

    횡재 LV6 +1 실전사주투자법 +2대운강화

    아버지운 LV3 +2 대운 강화.

    여자운 LV7 +2 대운 강화.

    “오오.”

    비행기 안이라 혼잣말 집어삼켰는데 감탄사는 절로 나온다.

    예상은 했는데, 많이 오른다.

    대운은 10년 기한 운세지만, 10년은 길다.

    그 덕에 운이 없이 타고난 사람도 대운에서 없는 운을 맞이하면.

    해로하지는 못하는 결혼, 어렸을 때는 말 잘 듣는 자식, 장수하시지는 못하는 부모님을 갖고 태어난다.

    <근로소득 LV6+2, +2>

    당신의 근로소득은 당신이 사업자가 아닌 이상 한 직장에서 받을 수 있는 월급을 초과했습니다. 당신은 작은 노동만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경지에 달하여 월급 외의 노력한 부수익이 수천만 원 대에 달합니다.

    근로소득은 10레벨인데, 필연적으로 사업을 권한다.

    사업 아니고서는 그 이상의 근로소득을 얻을 수 없다는 근거다.

    <횡재운 LV6 +1 +2>

    당신은 로또급의 수지를 일생에 한 차례 맞이합니다. 대운 강화로 뻥튀기된 횡재운은 대운 기간 동안 백만장자급의 행운을 한 차례 제공합니다.

    횡재운 9레벨은 10명 이상 1등이 나오는 날의 로또급 행운을 10년간 한 번 주고.

    <아버지운 LV3 +2>

    당신의 아버지는 근로소득 LV5~6에 달할 정도로 돈을 잘 법니다. 그 돈의 반 이상이 자식인 당신에게 별반 대가 없이 투자됩니다.

    특) 아버지의 투자금은 형제의 숫자와 형제운에 따라 배분됩니다.

    아버지운 5레벨은 돈을 잘 벌고 그걸 날 위해 쓴다.

    중간 레벨이라 가장 소소하다.

    <여자운 LV7 +2>

    당신은 당신보다 나이가 많지 않은 부인이 먹여 살립니다. 부인은 그것을 행복해합니다. 당신을 노리는 다른 여인들이 서로 먹여 살리겠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부인과 처가가 당신을 먹여 살릴 정도의 재산이 없다면, 당신의 재물운과 주거운, 종교운이 성하다면 욕정에 따라 필연적인 두 집 살림이 수반됩니다.

    9레벨 여자운은 처첩이 자매이거나, 자매처럼 지내게 만듭니다.

    8레벨 눈감음을 건너뛰었으며, 기둥서방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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