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네 조카다.
설양훈은 신문에 뜬 내 인터뷰 보고 배를 잡았다.
“하, 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 이게 대체 뭡니까? 이런 걸 썼다는 이야긴 들어 봤습니다만.”
너무 격하게 웃어서 혈압이 걱정될 정도.
꽤 유명한 신문사 두 곳과 방송사 한 곳에서 내 인터뷰 따 갔다.
지금 인터뷰로 번 포인트로 명예 LV8이나 직장 LV7도 가능하다.
“고로 저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간한 음모여도 그 상대는 대적관 의심받게 만들고 음모론에 시달리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어도 스승님 찾아뵙고 천을귀인 레벨 올리는 조건 좀 히든 퀘스트 말고 알려 달라고 해 볼 셈이다.
“맘에 드는 전략이네요, 이야, 김병용이가 전화로 선생을 정치로 보내야 한다고 그러던데, 그러려고 이러는 건가요?”
“정치판 별로 안 좋아합니다.”
“명분을 계속 쌓고 있네요. 작가로서 그것도 안보의식이 있는 작가로서 말이에요. 잘하고 있습니다. 정말 잘하고 있어요.”
“과찬이십니다.”
“뭘요, 나 같은 노인네가 이런 안보청년을 키우기 위해서 그룹에 들였다. 이런 게 또 말이 되거든요.”
이 양반도 별 수를 다 생각하고 사는구먼.
안보청년이라 기업에서 보호하겠다는 발상, 명분이 좀 부실하지만 할 수도 있는 생각이다.
“그래도 그런 상황 자체가 안 오는 게 좋겠죠, 아부 탈리브 센터 주신다는 거는 막 말씀하시지 않는 게 괜찮을 듯합니다.”
“이런 그런데 말은 해 놨거든요. 유겸이랑 혜영이한테.”
“엥 설마 저랑 잘되면 돈 받는다, 이런 이야길 하셨나요?”
“그렇게까진 말 안 했고, 선생하고 결혼하고 애 낳으면 뭐 좀 떼어 준다 이런 이야기는 했습니다.”
으응?
그 말.
뭐 아줌마한텐 해도 되고, 나 잘 모르는 설유겸한테 해도 된다.
근데 은겸이한테는 하면 좀 그렇다.
“은겸이한테 한 건 아니시죠?”
“그 녀석한텐 워낙에 선생이 한바탕 난리를 피울 일이라 안 했지요. 말이야 은겸이한테는 그놈의 그···. 아이돌 따라 할 때부터 말해 오던 겁니다.”
“그러셨습니까?”
영감이 그쯤부터 밀기 시작한 건 행적이나 은겸이 증언으로 미루어 진실인 듯하다.
뭐 사실 은겸이는 이제는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다.
내가 믿을 거라서.
그냥 또 그랬다고 하면 트집 잡아서 더 귀여운 모습 끌어낼 수 있지 않나 싶었던 것.
무지성 귀여움이 보고 싶은데, 거기까진 잘 안 한다.
“뭐, 저는 속이 시원했지요. 그때도 말했지만 그 녀석한텐 지 애비도 그렇게 못 했습니다.”
“은겸이가 다 잘해서 못 하신 거 아닐까요.”
“그러기도 했지마는 난 그때 정말 선생 다시 봤어요.”
“왜 또···?”
“예쁜 것도, 돈이 많은 것도 남자의 기를 죽이는 요소인 겁니다. 그럼에도 잘못을 냉엄하게 꾸짖을 수 있는 남자가 몇 없어요.”
그게 오히려 안 되겠거니 하면 그렇게 되더라고.
여행 같이 가기 전까지는 그럴 희망 자체가 나한텐 없었다.
“그건 뭐 어르신한테 하는 거 보면 그냥 뻔뻔한 게 보이지 않나요?”
“추레한 영감과 미인은 달라요.”
반박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근데 그러면 저를 어, 뭐, 저, 그 여난에 몰아넣겠다 이거 아닙니까? 시험하는 거?”
“그렇다기 보다는, 은겸이 녀석도 아깝고 선생도 아까워서 그렇지요.”
“예?”
“화상으로 계속 지켜보는데 은겸이 그 어린 녀석이 일을 잘해요. 당차고 자기 위치도 이용할 줄 알고, 그치만 내 말대로 애도 갖고 그러다 보면 뒤처지기 마련이겠지요.”
설양훈은 화상이나 직접 매번 임원회의에 참석하는 설은겸을 쭉 지켜본다.
거기서 꽤 잘한다는 소문은 노승환을 통해서도 교차로 듣던 참이다.
노승환은 후계자 누구에게 줄을 서거나, 크게 기울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아는 인물이라 그의 평은 사람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즉 설은겸의 포텐을 높이 보기 때문에 일 한창 배우게 하기 전까지 시집보내기 아깝다.
이 이야기고.
“그래서 선생이 대신 나가 활약을 해 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아 제가 대신이오?”
그 위치에서 내가 대신 활약을 해 줘라?
“근데 그 생각을 하다 보니, 오히려 욕심이 더 들지 뭡니까?”
“···무슨 욕심인지요?”
“둘 다 회사에서 일을 해 줬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지요.”
아, 나보고는 ‘너는 너 나름 승계에 중요한 위치에 두고 싶어 가문으로 들이고 싶은데, 일 한창 시킬 큰 손녀 결혼으로 눌러앉히면 좀 그러네?’라고 속내를 비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는 정말이지 아무 생각 없는 철부지와 결혼은 해서 가문을 잇고 은겸이는 도와주는 식으로 갔으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하고만 있습니다.”
“마흔 살 철부지요, 스무 살 철부지요?”
“누굴 원할지는 선생의 말도 들었고 시선이 가는 것도 봤습니다.”
사주로 사람 규명하는 거 안 좋아하는데 미인 사주대로 그러한 것 같았다.
그건 뭐 유전자의 힘이라고 봐야겠지.
“닮아서 쳐다본 겁니다. 근데, 저도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이렇게 만나는 건 처음이라서 말씀대론 못하겠는데요.”
“이건 뭐, 둘을 갈라놓겠다 이런 게 아니라.”
속마음을 봤다.
노인네가 어떻게든 가문의 여식을 줘서 날 붙들겠다는 것은 고마우나.
은겸이 본인이 그러하겠다고 하지 않는 한은 놓아줄 생각이 없다.
“말만 그렇지 갈라놓겠다이신 건데···.”
“이렇게 격정적으로 반응하는 건 오랜만이네요?”
이 영감탱이가···.
내 반응 보고 실실 웃길래, 언제나 그렇듯 한술 더 떴다.
“그러면 뭐 교씨 노인의 두 딸을 탐내는 호색한 흉내를 낼까요.”
“교씨 노인의 두 딸? 어, 아, 아하하하 이것 보게 아하하하하···.”
영감은 나이 먹은 티가 안 나지는 않는다.
많은 것을 배워 내가 하는 온갖 비유와 은유를 알아듣는데.
어디서 들었나 생각함에 시간이 좀 걸린다.
영감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건 안 되지요. 사회적인 보편성을 너무 뛰어넘어요. 근데 패기 하나는 정말 하하하. 정환이 두 딸을 다 데려간다?”
“앞으로 20년을 더 사신다면 나라를 거머쥐는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지자운 12레벨 찍으면 가능하다.
“허허, 왜 될 것 같지?”
이게 장난인 거야, 진짜야.
영감이 중매 열심히 서 놓고, 손녀가 일 괜찮게 잘하니까.
아이를 갖는 혼인계약에 변덕이 든 모양이다.
그런 약속을 깨고 싶지는 않고, 일 잘하는 손녀는 누군가의 아내로 남기기 아까우니 다른 손녀로의 교체를 은근히 암시한다.
이걸 시킨 대로 해야 하나, 거절해야 하나.
이 영감이 자주 내는 2지선다다.
강동이교를 다 탐내던 조조마냥 비유하며 ‘둘 다’로 반항하니까, 사회적 보편성으로 막아 내고.
“그게 아니라면, 그 둘째도 사람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러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둘 다 아까워지는 것 아닐까요.”
설유겸도 쓸 만하게 만들어 보겠다는 것도 쉽게 막아 낸다.
근데···.
이건 아무리 봐도 영감의 충성심 테스트다.
난감해서 막기 어려운 질문이라, 그냥 본질을 말하고 트집 잡아야겠다.
“회장님의 말에 뜻이 있으십니다. 여기서는 충성을 묻는 겁니다. 그래서 갈아타는 게 그리 좋아 보인다 여겨지지 않습니다. 절 설은겸 진영으로 치우치게 만드신 것도 회장님이시고요.”
“내 뜻에 즉각 따르는 것도 충성을 증명하는 거 아닙니까?”
“제가 그런 충성을 보여서 이렇게 신임받는 게 아닐 텐데요.”
“그건 큰 재물을 맡기기 전의 이야깁니다.”
“아직 안 주셨으니까 상관없습니다.”
“허허허.”
설양훈의 추궁에 제대로 한 방 먹였다.
“현재로선 갈아탈 생각이 없습니다, 우려하시는 일이 있다면 제가 은겸이 몫까지 해 보겠습니다.”
“대신 하겠다?”
여기서 살짝 굳어 있던 설양훈의 눈가 주름이 깊어진다.
눈으로 실웃음을 짓고 있는 것이다.
“더 체급 키워 오겠습니다. 그러니, 맡기실 만할 겁니다. 그리고.”
“그리고?”
“제 가치를 그렇게 높이 보고 계신다면 그건 그 둘째 손녀에게 시키십시오. 그쪽이 절 무슨 방법으로든 언니에게서 빼앗으면 어르신의 고민 따위는 해결될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 와하하하하, 야 이거야 원.”
사실 그게 본질이다.
“그 쉬운 방법을 놔두고 저한테 말하시는 건 누가 봐도 충성심 테스틉니다.”
“아녜요, 그냥 노인네 투정이었습니다. 선생이 은겸이를 워낙에 잘 키워 줘서 욕심을 낸 거지요.”
“거기다 남녀 사이의 일은 남자의 의도보다 여자의 의도대로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양훈은 한창 웃으며 끅끅대다가 웃음을 그치고 말했다.
“좋아요. 그래, 아부 탈리브 센터는 첫 아이 소식이 들리면 맡기는 걸로 하고 우선 선생한테 선물을 하나 줘야겠네요.”
충성심 테스트 맞네.
이 양반 하여간 방심할 수가 없는 노인네다.
* * *
“아이고, 기분 좋으신가 봐요.”
설민혁 어머니 석영인 씨가 놀러 와서 한창 웃는다.
마카롱을 한 박스 사 오셨는데 그거 먹으면서 대담 중이다.
50살 넘은 아주머니치고는 감각은 젊다.
“그럼요.”
“며느리가 바뀌어서라고 생각하면 속이 너무 보이시네요.”
“그건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래요.”
“의원님 자녀분이니까?”
“그게 아니어도 참···.”
인정해 주자, 뭐 남의 집 며느리 가지고 싸울 것도 아니고.
“여자가 더 좋아하는 여성상이죠.”
석영인은 와서 김아미에 대해서 논하고 있었다.
“어머 그래요?”
“어머님들 나이대 어머니들 보면서 느끼는 건데, 딸 같은 며느리 안 좋아해요. 아들 같은 며느리들 좋아하십니다.”
“아이 전 그런 건 아니고 호호호.”
조금 투박해도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 같은 이미지.
실제로 아마 ‘까라면 까’를 잘하고, 전투력 있고, 우직해서 시어머니들이 어쩌다 한두 번 투박하다 아쉬운 소리는 해도.
무척 좋아할 것이다.
기이하게도 아랫사람으로 ‘남성적인 여성’을 원하는 심리가 아줌마들에겐 존재하는 것을 사주 보며 느꼈거든.
그 ‘남성적인 여성’은 말 그대로 까라면 까 하는 사람이고.
군인만큼 ‘까라면 까.’에 적합한 사람들은 없다.
‘까라면 까’, 그게 남성적인 이미지가 된 건 황당하긴 한데 그놈의 군대문화가 사회에 박아 놓은 폐해가 크니.
이건 뭐 남녀를 떠나 사람이 나이 들면 다 똑같은 듯싶어서.
설양훈 같은 인물상을 나는 좋아하는 편이다.
꼰대여도 개길 틈은 열어 두는 노인들.
“원래 이렇게 속마음 막 대놓고 말씀 안 하시지 않아요?”
“선생님은 별걸 다 아시니까.”
“그래도 민혁이 걱정하는 것과 별개로 알아서 잘하죠?”
“선생님이 그 장군님을 소개해 주셔서 그렇죠.”
그건 굳이 그렇다기 보다는 내가 설민혁 이름을 위장해 팔아먹으려는 생각이었다.
설민혁이 대전 근처에서 정말 놀기 시작하면 나도 등판해야 한다.
설민혁은 보좌관으로 잠깐 들어갔고, 여의도 대신에 전주 김병용 사무실에 잠깐 있다가 그걸 토대로 아마 스카이피아건 주류회사건 낙하산을 타지 싶다.
그래도···.
설혜영, 설윤영 누이 둘과 교류하며 지내는 것부터.
사소한 과거는 잊고 지 목적을 위해 적과도 손을 잡는 인간상이 되었음이 보여 뿌듯하다.
“기 세우실 분은 아니니까, 잘하시겠죠.”
“그런가요?”
“나이 든 부모는 본디 자식들에게 부담이 됩니다. 결혼은 그 부모가 두 배로 느는 일임을 유념하고 그냥 남의 자식에게는 잔소리는 안 하겠다. 생각만 하시면 됩니다.”
설양훈은 해 줄 게 많으니까 해도 되는데, 석영인은 안 된다.
근데 그럼에도 말 들을 것 같은 이미지, 그것이 김아미의 강점이다.
“아우 절대 안 그럴 겁니다. 호호홓.”
어지간히 맘에 들었구먼.
이런 사람들 찍어 놓고 맘에 들었다 싶으면 그런 인식 쉽게 안 바꾼다.
반대로 찍어 놓고 별로다 싶으면 끝까지 별로로 생각하고.
* * *
“아 왜 불렀냐고? 너 꼭 와야 할 일인 거 같아서 부르는 건데. 아 안 그래도 대전이야? 잘됐네.”
이태현 자금을 맡길 곳을 찾고 있다.
요즘 세상에 사람 잡게 생겼는데 그걸 가만히 놔둘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 대전에서나 전주에서나 암흑가와 친숙하던 친구 한 명이 필요했다.
이태현에게 급발진한 가해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돈에 쪼들리든가.
앞뒤 잴 거 없이 감빵 들어가는 거 크게 관심 없는 놈들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현 기자를 불러 파헤치게 해 볼 생각도 했지만.
이런 건 뒷세계가 낫다.
“저 왔어요.”
“오?”
은겸이 오늘 안 온다고 그랬었는데.
그래서 사람 부른 것이다.
그치만 반갑다.
은겸이가 포장된 과자를 건넸다.
“자 이거.”
“어 왜요?”
“냉장고에 마카롱 있던걸요. 그런 걸 사 먹나 보다 해서.”
“사 먹은 거겠어요?”
“왜 자꾸 여자들이 먹을 걸 주지? 누가 줬어요?”
어, 잘하면 새할머니.
밥 대신 마카롱만 먹게 생겼네.
“너도 줬잖아.”
“나···는 그, 어.”
말 못 하길래, 규정해 줬다.
“관심, 고마워.”
“그래요, 그거예요!”
“어···. 단순 관심?”
관심이란 말 하나 꺼내게 만들기가 참 힘들었다.
“크은 관심.”
다음 대사로 넘어가려고 몰아가는데 꼼수 쓰네.
“크은 관심은 누구든 가질 수 있는 건데.”
“정말 엄청 큰 관심.”
“그거 뭐라고 하냐고요.”
“너무너무 큰 관심.”
“다른 말로?”
설은겸은 살짝 입 내밀고 찌푸리고 있다가 안겨 버린다.
이걸 밀쳐 낼 수도 없고.
“허그를 전가의 보도처럼 쓰네.”
“말을 시키지 말라고요. 내가 알아서 할 거라고.”
보듬고 있다가 또 방으로 올라갈 것 같아, 밖으로 유도했다.
“나가서 족욕이나 할까. 바람도 쐬고.”
“그럴까요.”
철학관 사무실 앞 족욕장에 나아가 앉았다.
주변에 조형물과 꽃과 화단을 잘해 놔서 유흥가지만 나가 있을 만하다.
유성온천 족욕장에 앉아서 사람 구경 시작했다.
여름철에 온천에 앉아 있는 게 좀 웃기기는 하나, 7월 초의 저녁은 아직 열대야까진 아니라 끈적거리진 않는다.
“뭘 그렇게 보는 거예요.”
“은겸이 발?”
“뭐 다 신기하세요?”
“그건 그냥 보고 싶었던 것들이라···.”
“어···.”
“원래 관상학에선 의복으로 거의 항시 감춰져 있던 것들이 모양새가 좋으면 운이 좋다고 그러거든요. 근데 발은 안 부끄러워하네.”
“으이익.”
설은겸은 귀가 빨개져서는 발로 물을 살짝 튀긴다.
난 발 얘기만 했는데 왜 부끄러워하나?
“그래서 족상도 보는 건데.”
“그냥 빤히 쳐다보는 핑계로 관상 이야기하는 거잖아요?”
눈치 빠르군.
“어 선생, 여기 있네!?”
그리고 내가 불렀던 남자가 등장했다.
스카이피아 호텔 쪽에서 온 모양이다.
족욕장을 따라서 계룡스파텔이라고 군 복지단에서 운영하는 부지 넓은 온천호텔 길이 조성되어 있다.
온천제며 국화축제 같은 거 하는데 그때마다 쓰는 길이라.
그쪽에서 왔다면 마주칠 줄 알았다.
“왔냐.”
“어 왔다. 야 이 언니는 누구야? 되게 이쁘시네.”
“아?”
“네 여친? 아니면 소개 좀.”
미친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