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96화 (96/211)

#96. 야설도 섣불리 못 권하는 사회

소녀보살은 링거 맞고 병실에서 20시간 넘게 푹 잔 뒤에 컨디션을 되찾아 퇴원했다.

“…흐응.”

“거봐, 신병 아니잖아.”

“왜 아니지?”

“아닌 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왜 아니긴…. 그냥 무속으로 봐도 네가 용했으면 귀신이 더 센 게 들어오지는 않으니까. 무슨 예방주사마냥 그렇다던데.”

이건 그냥 아무 말이다.

어디서 무당 사연 들어도 신병 두 번 들었다는 증언은 못 들어 봐서 하는 무지성 발언.

좌우지간 소녀보살은 지금은 멀쩡해져서 사주강화술 앱 쭉 훑는 중이다.

“남자운 레벨1, 당신은 남편감을 구할 수야 있지만 그 인간은 당신이 젊을 적 그 육체에 욕망을 느낄 때만 접근합니다. 당신의 재성운과 재물창고운이 성하다면 돈 몇 푼 해 달라고 간혹 찾아올 것입니다. 하 인생.”

소녀보살은 자기 남편운 1레벨을 보며 한탄한다.

남편운은 나한테는 활성화가 안 되니까 몰랐는데, 설명이 잔인하네.

당연하지만 남녀의 사주강화술은 다르다.

나야 여자운이 있지만, 여자한텐 여자운이 없다.

마찬가지로 남편운, 남자운이 나한텐 없다.

“주거운 레벨7, 당신은 재물로 억지로 끌어올린 주거운을 갖고 있습니다. 위태로우니 수성을 잘하십시오, 학위운 레벨1. 당신은 공교육이 없는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까막눈이었을 것입니다.”

소녀보살이 계속 읊기에 좀 흘겨보는데,

소녀보살 사주강화술은 설명부터가 개판이다.

주거운 설명이 나랑 다르게 나온다.

사주가 너무 안 좋고 아버지운, 어머니운 등이 비어 있으니까.

그 운들이 부가 효과를 안 주고 마이너스 효과만 되어, 안 좋은 디버프가 잔뜩 붙어 있다.

“당신의 남편운은 강력한 식상운의 방해로 인해 강화하는 데 두 배의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미치겠다.”

“원랜 세 배일걸, 도화살과 이목구비운으로 인해 중화됩니다. 있을 거다.”

1레벨에서 2레벨 가는 게 5레벨에서 6레벨 가는 만큼 포인트를 요구하기도 한다.

새삼 다섯 가지 복을 다 타고 태어난 게 감사하다.

소녀보살이 묻는다.

“그냥 좋은 남편을 얻으면 그냥 운이 오른다고?”

“그렇지, 운에 작용을 해서 될 수도 있는 거지만 운을 뛰어넘어 얻어 놓으면 레벨업이 되기도 해, 너 원래 주거운 없는 운명인데 집을 사니까 그게 생기잖아.”

“2레벨도 안 좋군…. 당신은 첩이거나 혹은 본처임에도 첩 정도 취급을 당할 것입니다는 뭐야? 이걸 올려야 돼?”

“3레벨은 애첩이거나, 본인이 먹여 살려야 하는 충성하는 남자. 웃기네.”

1레벨은 놈팽이 엔딩, 2레벨은 세컨드 엔딩, 3레벨부터는 애첩이거나, 남자 한 명이 곁을 지키나 먹여 살려야 하는 엔딩이다.

4레벨은 되어야 맞벌이는 해야 하는 멀쩡한 남자가 들어오고 7~8레벨이면 귀천상혼이 되며, 9~10레벨부터 프린세스나 퀸이 된다.

11레벨부터는 대단한 남편이 자식만 내 자식이면 참고 사는 일처다부 엔딩.

“이거.”

“뭐야?”

사주와 정신의학 보고서와 역술인의 검 1~3권을 내밀었다.

“책 많이 읽어라, 너도 너 살 길 알고 있잖아.”

“고졸 검정고시는 안 그래도 칠 생각이었다. 뭔 책들인데.”

“사주 강화가 되는 책들이야, 읽으면 레벨 오를 거야.”

소녀보살은 갑자기 맨땅에 엎드려 절한다.

“야, 뭐 하냐?”

“고마우면 이렇게 하라고 배웠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 고마워. 너는 내, 스승이나 다름없다.”

그거 뭐 명승 선생님이 주라고 한 거니까.

<사주강화술 전수>

당신은 운명을 강화하는 비술을 나누었습니다.

이는 운명을 나눈 것과 마찬가지이며 타인에게 은혜를 끼치는 귀인이 됩니다.

특히 이성에게 전수한 강화술은 그 이성과의 관계를 대폭 향상시킵니다.

비겁운 1,000포인트, 재성운 1,000포인트가 오릅니다.

나눔으로서 얻는 게 많다는 걸 사주강화술은 가르쳐 주기도 한다.

절을 받은 게 괜히 민망해 잔소리를 했다.

“야 옷에 먼지 닿잖아, 옷도 좀 사 입고 속옷도 좀 사 입어라.”

과년한 처자가 속옷을 갈아입는다고 수납함에서 가져다줬는데, 죄다 낡고 어릴 때나 입던 것들이라 민망한 기분이 안 들 정도였다.

“사주고 그런 이야기해라.”

“그래 사러 가자. 사이즈는?”

“엥?”

“남자의 선물도 강화술 올려 줄 거다. 놈팽이, 첩, 애첩은 뛰어넘어야지. 가자.”

“흐응, 뭐 이것도 입고 보여 달라는 거냐?”

“그것만 입으면 좀 그렇지.”

“그, 남자운이 오를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괜한 소리를 한 모양, 소녀보살 저거 눈빛이 심상찮다.

* * *

설윤환의 편지는 간단했다.

[선생님, 저를 한 번만 면회 와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흐음….”

이 양반이 날 왜 불러?

사주라도 좀 알아볼까.

교도소 면회를 오라는데 갈 생각은 없다.

너무 튀는 행동이다.

안 그래도 여기저기서 궁금해하고, 설혜영도 날 알고, 나도 모르는 누군가들이 나를 아는 듯한 눈치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갑자기 설윤환을 찾으러 간다면…?

적어도 설양훈의 귀에는 이 소식이 들어갈 것이다.

“진영과 편이 이렇게 딱 갈렸는데 괜한 신호를 줄 이유가 없지.”

설양훈부터 설은겸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초석이 될 수도 있다.

설양훈은 자식 놈이지만 사람 취급을 안 할 정도로 증오하고.

설은겸도 아버지를 감옥 보내려 했다는 점에서 설윤환을 좋아하지 않으며,

아버지의 죽음을 은근 설윤환의 농간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설정환을 보내 버리려는 강한 동기가 있을 거라 예상되는 사람은 형제의 난을 일으킨 설윤환 빼고는 추리기 어렵다.

왜 이런 편지를 보냈을까? 호기심은 드나….

판도라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근데 이게 어떻게 교도소까지 소문이 들어가나, 스카이피아 사원들 내 정체 짐작도 못 하던데? 설가 쪽에서는 아나?’

일단 스카이피아에는 내 가교가 한 명 정도 더 필요할 것 같다.

노승환은 10년 전 인물이고 나름의 장악력이 있긴 하지만 자세히는 모른다.

그 자리를 설씨가를 넣던가 사주로 알게 된 인물들을 끌어올릴 참이다.

스카이피아 내에 몹시 방종한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모 상무이사의 소문이 돌고 있다.

차라리 영업 쪽에 만연한 업소행 같은 거면 그러려니 하겠으나.

그 사람은 여기저기 찔러서 가정 파탄을 유발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소문대로라면 명예 추실로 해임을 해도 될 것 같은 사람이나 소문 말고 증거는 없는 상황.

그 사람을 사주를 보러 오게 하고 욕망을 집어내어 불륜 실토 같은 걸 하게 만든 다음.

이를 폭로하고 감찰해 낼 사람에게 자리를 하나 먹일 구상은 있으나.

일단 사주를 보러 와야 말이지.

소문을 내는 것이야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오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공짜여도 안 볼 사람들은 안 본다.

‘50대 초반의 방종한 임원의 관심을 끌 만한 사주 소재면…. 사주와 정력의 상관관계 정도인데.’

정력을 강화해 주는 부적을 판다는 건 거짓말이니까 별 수 없지만.

다양한 트러블의 조언은 가능하다.

혹시 스카이피아 쪽의 장년 남성 손님이 온다면 한번 몰아가서 낚시를 한번 해 볼까?

중장년 남성을 불러 모으는 킬링 포인트는 동서고금 정력이니, 마케팅을 좀 해 볼 참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장사하다 장사를 마무리 할 즈음, 손님이 있었다.

“실례합니다.”

“안녕하십니까.”

5월 말, 6월 초에 반바지 입은 아저씨라.

대전 명승철학관은 직장인 편의성을 위해 오후에 열고 밤 10시까지 영업한다.

찾는 분들이 직장인들이 늘어서 거기에 맞게 영업하고 있다.

“운동하고 오셨나 봐요?”

육체 단련은 공부와 함께 인생 강화의 기본이라 나도 맨손 스쿼트, 푸시업, 크런치 정도는 하는 편이다.

“아, 예 그러고 왔습니다. 여기 그 정말 무료인가요?”

무료부터 생각하고 오셨구만.

그게 아니었다면 올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아, 아아 네 스카이피아, 호서개발, 스카이피아 호텔 다 됩니다.”

냄새가 난다.

이 시간에 아저씨가 샴푸나 바디로션 냄새 풍기면 운동 후 샤워를 했다는 이야기인데.

거기에 묘하게 섞인 여성 화장품 냄새가 없으면 그건 아니다.

유흥가에서 사주 보다 보면 냄새에 트인다.

“결혼하셨고.”

“예, 했죠.”

정말 몸 그 자체를 키우는 데 취미가 있는 사람들의 사주는 몇 명 파 보니까, 무인의 성향이 드러나는 편이다.

군인 경찰 등 관아의 무사, 혹은 체육인, 그 두 가지로 풀리지 않았다가 뒤늦게 수련에 맛 들인 무림인(?) 사주.

그러지 않은 남성은 젊은 층의 근육 단련의 목적은 미적인 것이고.

남녀 공히 미美에 대한 감각이 발달하면 이성의 시선을 인지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라,

이성과의 교류가 있을 확률이 높다.

물론 이분은 미에 대한 감각 때문에 운동하는 건 아닌 듯하다.

자식 있는 남성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렇지않은 남성보다 높아, 운동을 일찍 시작하고, 그러면 보통은 결혼을 했으리라 본다.

“예, 태어나신 생년월일시가?”

만 44세, 김형기 씨.

40대 남성을 관통하는 주제라면 주로 돈이겠지만….

정력도 여전히 잘 먹히는 소재다.

그게 안 먹히는 세대는 다 같이 강한 10대 아니면 없다.

할아버지들만 ‘에이 우리 나이에 그런 거 하면 죽어.’하면서 너스레를 떨지만.

과거엔 강했다, 한마디로 녹여 내는 게 가능하다.

안 그래도 스카이피아에서 온 남자 중장년 손님이면 정력 떡밥으로 뿌리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밤일 고민이 좀 있으실 거 같고.”

“아, 저 운동 좀 합니다?”

아, 자신 있으시구만?

그렇다고 공략을 못 하지는 않는다.

정력 정신기론으로 무장한 나는 중년 남성 전부를 정력으로 타격할 수 있다.

“실전에서 낭패를 안 보시진 않을 거 같은데요.”

“…아, 그런가요? 어떤?”

“잘되는데, 부인 앞에 서면 가진 능력의 100퍼센트가 안 나오는 거죠.”

“어, 헙….”

저런, 걸려들기 시작하시네.

의사는 ‘정상이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고 말할 만한 중장년 남성의 쇠퇴를.

특별한 일인 양, 부풀려서 그것을 문제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건 내가 부풀리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그 기저에 남자들의 불안이 깔려 있기 때문에 힘을 얻는다.

그리고 그 방안으로 어차피 양생과 방중술, 신체 단련을 권하기 때문에 결국엔 듣는 사람도 이득이다.

“정력에는 본디 정신기라 하여 세 가지 요소 있습니다. 정, 정액입니다. 신, 하고 싶은 교감과 상상, 감흥을 말합니다, 기, 발기를 말합니다.”

“그렇군요, 제가 뭐.”

“손님은 그중 기가 성합니다. 즉 이건 아직 시도 때도 없이 잘되시는 거예요. 아재 고추 서요? 이런 거 어디서 보면 피식합니다.”

“하하.”

일단 기는 세다고 칭찬은 해 줬다.

장딴지는 두껍다, 이러면 그건 크게 문제 없다.

본인이 그리 느끼니까, 근거가 있겠지.

“하지만 정과 신은 떨어집니다.”

“정은 이해가 가는데요, 신은 뭐죠?”

“교감과 감흥과 상상이 부인한테 안 됩니다. 이러면 여전히 길가의 아가씨들 보면 눈도 돌아가고 음란 매체에도 호기심이 가득하고 자극대로 반응이 잘 오는데 막상 부인과 함께하는 일에는 실패가 종종 발생합니다.”

“……헙.”

‘부인이 여자로 안 보여요.’는 몹시 대중적인 고민이다.

‘장모님 딸이랑 그런 거 하는 거 아냐.’

‘가족끼리 그런 거 아냐.’

이게 농담 같지만, 완전 농담은 아닌 것.

“그리고 어느 사모님이 퇴근하고 이 밤중에 늦게 오는 거 바가지를 안 긁나요. 이건 사모님이 용인한 행동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허, 아하하. 와, 야….”

결혼은 했다고 말하는데,

부인이 이 시간에 운동하고 안 들어와도 뭐라고는 안 하는 남자인 것에서 힌트가 온다.

밤 아홉 시에 사주 보러 들어오는 남자는 흔치가 않은데.

유흥 출정 직전이나 이후인 사람만 둘 봤다.

부인이랑 안 친하면 결혼 여부를 밝힐 때 미세한 표정 및 목소리 변화가 있는데 그러진 않았다.

여기에 남자들은 ‘나 그게 작동 안 해서, 마누라와 각방 쓴다.’는 토로는 여간해선 잘하지 않는다.

“여기에 결혼이 이른 편으로 자식들은 아빠 왔다 하면, 다다다 달려오지는 않을 나이일 것입니다. 그 정도로 길게 같이 살아온 동반자면, 심인성이죠.”

“이야, 용하시네요.”

김형기 씨는 웃는 것밖에 못 하신다.

애들 한창 울고 뛰어다니고, 난장 피울 나이면 부인이 그렇게 늦게 들어오는 꼴을 못 본다.

아마 애들이 방과 후 학교다 학원이다 뭐다 해서 아빠보다 더 늦게 올 가능성도 있다.

“그것을 육체의 한계에 핑계를 돌릴 가능성이 있으십니다, 본인도 부인도요.”

부인입장에서도 남편이 ‘애정이 다 닳았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남편 몸이 다 닳았다.’ 판단하는 게 맘이 편하다.

“아, 아하하하 이야, 그게 참 아니 이걸 어떻게 아시죠? 아 좀 뭐 건강도 있지만 그런 것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

운동을 제대로 하는 티는 안 나서 말이죠.

직장인이 그렇게 운동 전문적으로 열심히 할 시간 나겠는가.

스카이피아도 야근 꽤 있더만.

몸은 키웠는데 갈라져 보이는 건 없다.

“결국 그러니 남편도 부인도 공감하는 체력 단련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죠. 효험은 보셨으리라 보지만 정신기 중 기만 채워서 도전하는 과제이다 보니 그것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좋다는 건 나름 다 드셨을 것이고.”

“예, 그랬지요. 아르기닌이며 아연이며….”

나이 드는 건, 운동으로 늦추는 거지 막는 게 아니라 합디다.

“사주부터가 그리 말하네요. 불은 심장, 물은 생식력을 말합니다. 그 두 개가 약한 명이라….”

“생식력이오?”

“물이잖아요. 거의 모든 생물이 생식을 물을 통해서 합니다?”

“아, 아하하하. 아 그런 겁니까.”

아저씨 되게 재밌어하네.

사주에 물이나 불이 많으면 밝히는 사람이 많다.

물 많은 내가 그러므로 이건 진리일 것이다.

즉 내가 호색한 건 아무리 생각해도 사주 탓이다.

“결론은 내면의 취향을 솔직히 끌어내는 것입니다.”

“내면의 취향이라…. 아리송하군요.”

“그걸 맞춰주는 환상의 파트너를 찾아라, 라고 제가 그러면 불륜 조장이죠. 그런 거 해서 제가 밥 먹고 살겠어요? 욕망을 위해 부부의 신뢰를 깨뜨리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건 아이들 다 크면 합의하고 하세요. 그리고 외도 잘 안 하십니다.”

“음, 그렇지요.”

미를 위해서 운동하는 것이 아님은….

김형기 씨의 얼굴과 꾸밈에서 보인다.

나름 그러니까, 마누라나 자신의 건강과 자존감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노력으로 최고의 성과를 거두진 못하고 있다.

“답은, 야설을 읽으십시오.”

“야설이오?”

영상 그림 등의 매체에 비해 직관적이지 못하고 사고력을 이끌어 내는 글은 정신기론의 ‘신’을 단련하는 데 좋다.

“남성 정력의 3요소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입니다. 강인한 심폐 지구력에서 나오는 단단함을 유지하는 능력, 정액 생성 능력, 그리고 시각적 자극을 내면화할 수 있는 사고력과 상상력입니다.”

아니 적진 마시고, 뭐 스마트폰 메모로 적고 계셔.

“지금은 육체 단련으로 바짝 끌어올린 최후의 불꽃에만 의존하고 계시는 듯 보이니까요.”

“아 그 말씀이 너무 공감이 가는군요. 몸은 좋아진 것 같긴 한데, 그게 영.”

“결론은 내면의 욕망을 부인과 함께 끌어내는 것이고, 우리나라에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는 제대로 된 성인물 중 가장 제대로 된 온갖 취향을 다 담은 매체는 그것 말곤 없습니다.”

“하기야 그렇지요. 맞는 말씀입니다.”

이 김에 야설 시장에 진입자 한 명을 늘렸다.

군인 양반들.

특히 나이 좀 있으신 부사관들이 심심해서 별 고민도 없이 ‘야 사주나 함 봐 봐라.’할 때 체득한 것이 있다.

고민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그리고 고민을 듣는 입장에선 이것도 장사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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