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사라진 책들
사주를 하면, 사주를 보러 온 사람의 운명을 논할 수 있다.
타인의 운명과 인생을 논하고 그것을 공감한다면, 설사 틀린 감평이어도 그 사람과 나를 친구로 만든다.
그 친구들을 모으니, 지지자운에 나온 만큼은 동원이 될 거 같다.
“니는 전주 쪽이 인맥이 더 많네?”
“임순남 쪽에도 꽤 있습니다, 아버지 남원서 근무 오래하셔서요.”
“허, 나는 내가 니를 띄워 줬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는갑다.”
“서로 인정하는 사람들끼리는 아는 좋은 사람들을 소개시켜 주고 싶은 법이죠.”
“그러냐? 니 내 딸 한번 만나 볼래?”
설마 김아미는 아닐 테고, 그 발랑 까졌다는 둘째겠지?
거절하는 의미로 제일 금지옥엽이고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막내 드립 쳤다.
“막내면 그렇게 하죠.”
‘이런 도둑넘의 자슥이.’
하며 뭐 날아올 걸 기대했는데 예상외로.
“어, 그래, 그러자. 가만히 놔뒀다가 어디 저런 놈한테 가느니 그게 낫겠다.”
“어, 어, 어, 아, 아뇨 괜찮습니다.”
비교 대상이 설민혁이 되어 버린 아버지의 애잔함이라고 봐야 하나.
* * *
설혜영도 전주에 왔다.
일단은 귀빈이므로 접견하러 나갔다.
“저를 선거에 쓰신다고요?”
“네, 며칠 따라다니고 지지 선언만 해 주시면 됩니다.”
“이 정도로 된다면야, 할 만하죠.”
누구 맘대로 이 정도로 되겠나.
설은겸을 띄우는 것과 설혜영을 띄우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설혜영은 나이나 위치상 설 회장의 진짜 복심으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설은겸은 아직도 ‘설마 저런 어린애를….’이 심리가 남아 있어, 활동이 편하다.
그냥 ‘미래의 미래를 위한 포석 정도’로 인식되어 내가 받는 부담이 덜한 것이다.
반대로 설혜영은 언니들 그리고 아들인 설민혁을 뛰어넘는 무리한 한 수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그걸 뛰어넘을 인격과 실력을 갖추고 있나?
그거면 상관없는데, 그건 또 아니라 내 평판을 깎을 것이다.
“다~ 중에 하나인 것이지, 이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그러면 돌아가도 돼요?”
“그러세요.”
순순히 대답하니 설혜영이 더 당황한 눈치다.
“진짜로요?”
“네에.”
하책으로 약발은 덜하지만 설은겸 불러도 되고, 중책으로 설민혁이 설 회장 아들이다 선언해도 되고, 상책으로 설민혁 둘째 누나 부르면 된다.
그냥 솔직히 설 회장도 심심하시니까, 장기나 두시죠? 하면 올 것이다.
‘김병용이 잘되는 거 나한테도 좋은 일입니다. 다녀오세요.’
라며, 가라고 했다.
그나마 나한테 이거 저거 준다면서까지 거래를 건 게 설혜영뿐이라 불러다 기회 주는데 이런 식이다?
대체재가 너무 많아서 의미가 없다.
“너무하시네. 불러 놓고.”
천안서 왔으면 대전보다는 조금 더 멀었겠다.
“왜 자꾸 민혁이한테 기어이 붙이려는지 아직도 감이 안 오시면, 제가 돕는 게 의미가 없으니까요.”
“으흠, 제가 요즘 회사에서 듣는 소문이 있는데 궁금하지 않아요? 선생님에 관해서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꽤 있던데.”
안 궁금해할 턱도 없고, 회사 경영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면 내 뒤도 파고들려고 하겠지.
저런 뉘앙스를 풍겨서 낚으려나 본데….
사람 낚는 영업 안 해 보셨네.
“저는 그냥 설 회장님 유언장을 알아요, 회사 누구 줄 거라는 거.”
“……지, 진짜요?”
가짜지만 알긴 알지.
“거기에 아버지가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듬뿍 담겨 있죠, 딸들이 언제 어느 시점에 그 어린애를 때렸다, 물에 처넣었다…. 그게 왜 적혀 있을까요?”
“은겸이, 은겸이는 뭐죠?”
“설 회장과 은겸이면 도대체 어디서 돈을 끌어와야 경영권에 기스라도 낼 수 있을까요?”
“아….”
기업을 사실상 다 받았던 장남 집안과, 그만큼을 쥐고 있었던 늙은 왕 회장.
이 둘이 그냥 굳건하게 있으면 지분 좀 있는 딸들은 셋이 다 연합을 해도 이 두 사람의 간택을 마냥 기대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다.
“2인자 처신으로 받을 건 받겠다. 마음가짐이 안 되면, 어 아줌마.”
“아줌마라고 그만하면 안 돼요?”
이건 뭐 집착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그러려니 하겠다.
60대 누나들도 누나라고 하길 바라는 분들이 은근 있더라고.
근데 나름 미래와 대의를 논하는 대화 자리에서 굳이 그게 중요한가?
그런 세세한 것도 중요하니 외교라는 게 있긴 하겠다만.
“예, 누나는 못 살아남습니다. 살아날 길 힌트 드리는 거니까 그냥 하세요.”
“죄송합니다, 다~아가 뭐였죠?”
낭랑해졌네.
“일단 말씀대로 도와주시면 됩니다, 안 도와줘도 돼요. 그냥 사진 한 방 찍고 기사 하나 쓰게만 같이 있으면 됩니다.”
“알았습니다. 그럴게요.”
“뭐 인척은 하나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인척?”
“그건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설민혁과는 계속 쎄 할 것이라 판단된다.
다만 설민혁은 근래에 인지가 된 듯 보인다, 자신의 입장이나 처지가….
그러니 굳이 틱틱대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데.
그러면 설민혁이 더 대의를 위해 참는다는 뜻이다.
훨씬 지랄할 명분이 더 있음에도 말이다.
혹시 설혜영이 깽판칠지 모르니 말은 안 했다.
이번에 도울 사람이 민혁이 장인 되실 분이라는 거.
장인 될 사람을 흔쾌히 도왔다는 것은 설민혁 쪽에도 시사점이 있을 것이고.
설혜영도 사돈 쪽에 점수를 따서 나쁠 거 없겠지.
원래 사이 나쁜 사람들에게는 가교가 하나 필요하니까.
* * *
“…안 보이네.”
사람들을 그냥 동원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인사하고 다니던 와중에 명승철학관에 들렀다.
딱히 누군가 이용한 흔적은 없었다.
청소야 소녀보살이 우렁각시처럼 한다고 했지만, 그 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역술인의 검을 제본한 4~8권이 사라져 있었다.
“들르셨나? 아님 그냥 소녀보살이 가져갔나?”
다른 건 다 멀쩡한데 역술인의 검 4~8권 제본한 책이 없어진 건 예사롭지 않았다.
설마 하산하셨나.
“아이고, 뭔 편지들이 공과금인가?”
편지가 몇 통 있었다.
편지 밖에 쓸 줄 모르는 할머니들 이름으로 된 편지도 있고, 여학생들 편지도 있다.
이전한 걸 홈페이지에는 올리기는 했는데 아직 모르는 분들이 있는 모양이군.
이것들은 나중에 천천히 읽기로 하고 우선 가방 속에 넣었다.
“그건 건드리면 안 되지, 여기 그 소녀보살님인가는 몇 번 왔고 그 학생 하나가 낙서를 좀 하고 가던데 그건 내가 지웠고.”
“엥? 뭔 낙서인데요.”
“그냥 우리 젊은 도사님 연애고자라는데.”
집주인 아주머니한테 물어봐도 딱히 모른다는 반응이다.
소녀보살, 수이, 집주인 아줌마.
그리고 명승 선생님 말고는 드나들 사람이 없다.
일단 소녀 보살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모르는 일이다. 그 위에 책은 봤는데, 그냥 뒀어.”
“아 진짜? 그럼 오셨다 가셨나?”
“그럴 리가.”
“모른다며?”
“그러면 나를 안 보고 가셨을 리 없지. 흐흥.”
‘널 안 보고 가셨을 수도 있지.’
…라고는 말 안 했다.
수제자라는 자부심 있으니까.
고민하는 새였는데 소녀보살이 으스대며 손가락 V를 그린다.
“아 나 그리고 검정고시, 붙었다.”
“오, 잘했다. 잘했어.”
이거 이미 전화로 자랑 들은 건데 또 자랑하네.
그래도 박수 치며 칭찬은 해 줬다.
“고졸 검정고시도 바로 신청해 놨으니 각오해라.”
“각오는 네가 해야지 누구더러 각오하래.”
소녀보살은 4월에 시험 치고, 5월에 마침 딱 발표가 났다고 한다.
6월에 바로 고졸 검정고시를 신청하고 7월에 시험 봐서 그렇게 1년 새 학력 6년을 뛰어넘어 고졸이 되는 것도 가능한 모양.
학력 차별은 반대하지만, 그걸 트집 잡아 놀리는 것도 은근 꿀잼이었는데 아쉽게 됐다.
“그 덕에 조금 미뤄졌구나, 내가 보고 싶었을 텐데.”
“영민이는 보고 싶더라야.”
“부끄러워하기는.”
“좌우지간 축하하고, 빵 묵어라.”
소녀보살은 딱히 동원할 사람이 없어서 먹을 것을 건넸다.
사람들한테 뭐 주는 것도 조심하라고 해서 조심하고 있다.
대전 거는 아니고 한옥마을에 매스컴에 초코파이 안 떴으면 죽어 갔을 제과점의 빵들 몇 개 건넸다.
“그래도 학교는 한번 가 보고 싶더구나.”
“고등학교 정도면 가지그래, 왜?”
“그거 내년에나 가능한데 스물여섯 살에?”
“나이 숨기고 들어가라, 그놈의 페이스 페인팅에 담배만 안 했으면 더 어려 보여서 중학교도 입학해도 됐을걸.”
“아부 떨어도 나오는 거 없다.”
“너도 네가 어려 보인다 자각은 있을 건데 우습네, 안 그러면 무서운 화장을 연구 안 하지.”
“근데….”
“뭐?”
“애들 예쁘더라, 교복 입은 애들 보면 괜히 뭔가 싱숭생숭하다.”
대문 열어 놔서 그런지, 교복 차림의 학생들 하교하는 게 보인다.
소녀보살은 그걸 부럽다는 듯이 눈으로 쫓는다.
그리고 사라진 뒤에도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야 일로 와 봐.”
“뭐냐?”
한옥마을엔 한복뿐 아니라 교복들도 대여하고 있다.
대여하면 남학생 교복도 있는데 그건 왠지 나도 입어야 할 거 같으니 됐고.
이 근처에는 세일러 교복 전통을 고루하게 지키고 있는 가톨릭계 여학교가 하나 있다.
그 근방 교복 업체로 데려갔다.
“얘 전학 왔는데 교복 하나 해 주세요.”
“…하아?”
소녀보살은 어이가 없다는 듯 의문은 표하는데 치수 재고, 맞추는 거에 별반 반항은 없다.
“헤, 어떠냐?”
오히려 입고 나니 무척 으스대며 웃는다.
조선 시대에서 그래도 20세기의 6~70년대로 건너뛴 모습이 되었다.
“돈은 주마, 과감하네.”
“됐어, 나 요새 돈 좀 벌어.”
“너 여자 생긴 거 같던데, 이런 식으로 어장 키우냐?”
“예, 예 그렇게 생각하십쇼.”
진심으로 한 질투 같은 건 아닌 거 같구만.
휴대폰 카메라 셀카 모드로 교복 나오게 자기 얼굴 찍는데 혈안이 되어 정신도 없다.
“그래, 뭐 사진이나 한 방 찍어 주고.”
“그러겠습니다.”
셀카 말고도 후면 카메라로도 몇 장 찍어 줬다.
…는 뭐지, 이 사진 왜곡은?
전면은 얼굴과 교복 어깨 쪽만 나와서 못 느꼈는데.
소녀보살을 좀 멀리서 찍은 사진에는 기이하게 배경에 일그러짐이 있었다.
손떨방 있는 기종인데?
“어 너 온 김에 사주 한 명 보고 가라.”
“무슨 사주?”
“요 근래 내가 본 사주거든.”
요 근래…?
소녀보살 요새 공부한다고 사주 잘 안 본다.
예약 하루 한 팀만 받는 식으로 장사를 한 모양인데.
그러면 VVIP급 사주이거나 그만한 돈을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고.
전주 도심에서는 유명 술사라 한다면 명승 선생 아니면 소녀보살이었다.
모악산이나, 완주 쪽으로 나가야 그에 버금가는 사람들 있었고.
“정치가 사주 같은데.”
“영민하구나.”
“영민하시네?”
고양이 이름을 그리 붙이고 언어유희를 할 줄 아네?
“무슨 뜻이지?”
“영리하고 민첩하다는 게 아니라, 고양이 같다는 뜻입니다.”
“흠 갖기 어려운 여자다 이거군. 띄워 주는 게 괜찮구나?”
“암튼 정치하는 사람 맞지?”
“그래, 읽어 봐.”
사실 읽을 필요도 없었다.
한지에 적힌 사주팔자에는 사람 이름이 적혔는데.
거기다 소녀보살이 한자 읽을 줄 모르는지 친절히 김정석이라고 써 놨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녀보살이 나름 좋은 걸 입수했네…?
“어, 근데 딱히 정치가 사주라고 보기가….”
“그렇지?”
꽤 종교/신념/사상이 강한 사주였다.
이러면 공부운과 연계가 되어 있으니 공부는 잘해서 시험도 잘 붙고 그러기는 하는데.
생각이 너무 많아 말주변은 떨어지는 게 단점이라 정치로 크게 성공하긴 어렵다.
종교 색….
그쪽에 목사 한 명이 붙어 동원하고 있는 것 같긴 하나.
그런 것 치고는 구민 강좌 없애라던 개신교 시의원과 아예 짝짜꿍하지는 않았던 거 같고.
그러면 소녀보살 같은 진짜 무당한테 사주도 안 가져왔겠지.
철학관 역술인이면야 사주에 유불선의 사상이 들어 있긴 해도 신을 딱히 추종하는 것은 아니다 느껴질 것인데.
무당은 정말로 귀신/사탄/마귀의 장난을 섬기는 것이라, 기독교도들이 적대적으로 느끼지 않으면 신실한 게 아니다.
“그래도 신념에 따라서 오는 사람들은 꽤 있기 때문에, 열성 지지층을 확보하는 편이라서 모르겠네. 관료나, 득표 수가 많지 않은 선거에서는 유리할 수도 있다.”
“그래 이 정도면 도움 됐겠지?”
도와달라는 건 사람을 모아 달라는 것이었는데 이것도 나쁘진 않다.
“넌 어떻게 보는데?”
“네가 모신다는 사람 사주를 가져와야지. 그래도, 이놈은 안 될 거 같네. 군인 아저씨는 될 거 같고.”
“근거는?”
“글쎄, 감?”
이걸 그냥 얘가 정치적인 판단이 되어서 그렇게 말하나?
지역 방송 여론조사 같은 걸 보고?
근거를 감, 한마디로 정리하고 안 대네?
원래 사주를 근거로 말하던 애였다, 내가 아는 모습대로라면.
“너 올해라 그런 거냐, 여름 와서 그런 거냐.”
“기가 새지? 개도 키워야겠어.”
“너, 사주가 뭐냐?”
소녀보살의 사주를 처음으로 물었다.
왠지, 신기가 돌아오는 거 같다.
* * *
경선토론회가 전주 KBS에서 열린다.
“혹시나 종교 관련 문제로 공격할 수도 있고요, 어 일단 이 시나리오대로만 하세요.”
“너는 진짜 보좌관 해야 하는 거 아니냐.”
1분 발언 등을 하는 원고 첨삭과 토론회 대응 방안도 내가 맡았다.
정치인은 메시지 하나를 내는 것에도 꼬투리 잡힐 게 많은데.
사람을 외모부터 말까지 꼬투리 잡는데 특화된 영업 실력이 쓰일 데가 많았다.
“에이, 일단 경선 통과하면 당에서 붙여 줄 전문 보좌진들이 훨씬 잘할 겁니다.”
김병용 같은 정치 신인은 대진이 확정되면 보좌진을 당에서 몇 추천해 붙여 준다고 한다.
현재는 경선이라, 당에서 누군가를 따로 보좌하라고 사람을 내려 주지는 못해서 이렇게 아마추어들을 쓰고 있는 것이다.
당내 경선이다 보니 당연하겠다.
이어 토론회가 시작됐는데, 김병용과 김정석 둘만 있는 끝장 토론이다.
그리고….
‘둘 다 말 드럽게 못하네, 카메라 때문에 그런가?’
김정석은 말 더듬고, 김병용은 사투리 자제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말을 막 시원하게는 못한다.
그게 저 양반 장점이었는데, 표준말 쓰려고 애쓴다.
원래 방언 사용자가 공식 방송에서 그러는 건 기본이 마이너스지만.
김병용은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래도 김병용은 김정석이 내세우는 지역 일꾼론을 잘 공략하고 있다.
대전 스카이피아 그룹의 투자도 좀 이끌어 오겠다며 공수표도 잘 날리고 있고.
김병용은 군 라인과 비리를 폭로한 폭로자로 정치권의 보호가 필요하므로 의회에 넣자는 대의에는 사람들이 공감하나.
타향 사람이라 지역 인재론에 적합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눈살을 찌푸리는 지역 사이비 종교 소탕과 관련해서 업적이 있어, 이를 부각해 지역을 위해 일했던 사람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상대의 공격도 들어왔다.
“그 용화미륵교 관련해서 소탕을 하셨다고 하셨는데, 소탕이 되지 않았습니다.”
“……?”
“지난 4월 말, 용화미륵교가 새 교주를 선임을 했어요. 그 수괴 천용화의 자식을 낳은 분이 현재 새 교주입니다.”
“예?”
‘그걸 알면서 왜 아무것도 안 하셨습니까?’
김병용이 당황하길래, 바로 내 머릿속에는 생각난 생각을 일단 김병용의 시선을 끈 다음 입으로만 말했다.
무슨 시끄러운 음악 나오는 헤드셋 끼고 입 모양 보고 맞추는 예능마냥.
방송 카메라에 김병용의 시선이 이쪽으로 잠시 쏠리는 게 잡혔겠지만 뭐 대수냐.
“그걸 알면서 왜 아무것도 안 하셨습니까?”
김병용은 다행히 알아듣고 곧장 화제를 반전시켜 나갔다.
“휴우.”
그 말에 놀라운 건 둘째 치고, 이 생각이 먼저 들었다.
뭐 그렇게 잘 알아?
나도 그 바로 옆에서 땅 부치는 양반이 집에 계셔서 정보가 꽤 빠른 편인데.
그리고 새 교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