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회장의 다른 아들
“노고가 많으세요.”
“아닙니다. 의원님.”
정기상 건축공학과 교수는 스카이피아의 사외 이사다.
충남 대전 혁신도시 추진단 겸, 충청포럼의 멤버로 지역 현안에 대해 때마다 성명을 내고 명사들의 모임에 참석하는 등.
지역 현안에 열성적인 인물로 정평이 났다.
현재는 기업에서 일하며 잠시 교수직을 휴직하고 있었는데.
그가 추종하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스카이피아 명예회장 설양훈의 동생, 설인훈이다.
“만나 보셨습니까.”
“형이 그런 친구들을 좋아하는 게 이해가 안 됐는데, 그 어린 친구가 재미는 있었네요. 재물을 위해 명예를 앞세우고, 명예를 위해 가족을 희생할 사람이라…. 무슨 운이 어쩌고 그런 것보단 와닿아요.”
“설민혁이 아니었습니까?”
“아니더군요, 민혁이는 본 적이 있어요. 그런 걸 할 친구도 아니고.”
정기상은 근래에 회장이 끼고 도는 젊은이의 소문을 들었다.
소문으로는 설민혁 아니면 회장 손녀인 설은겸의 일반인 남자 친구라는 설이 유력하나 확실한 것은 없었다.
“회장님이 옆에 끼고 매일 불러다 의견을 듣는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스카이피아 유성호텔에서 매일같이 목격된다고.”
“아무리 그래도 형이 사주 보는 사람을 막 믿진 않아요, 국정농단 이후로는 아예 몰래 보시고.”
설양훈은 체면치레가 있는 사람이다.
유흥을 즐기는 것, 역술인을 만나는 것을 조선 시대 팔천八賤을 만나는 양, 조심스럽게 수행한다.
그중 대전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계룡산 동학사의 계룡선사와 의학교수인데 사주를 좀 본다는 희한한 이력의 교수 정도만 불러 의견을 듣는다.
설사 ‘대기업 회장이 미신 믿는다!’ 소문이 난다 해도.
‘계룡선사님 정도면, 믿을 법도 하다.’
‘의학 전문의 선생님이면 사주 말고도 다른 뭔가가 있으시겠지.’
이렇듯 세간의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명분의 사람만 만난다.
“갓 군대나 전역한 청년 같았는데, 그렇게 젊으면 실적이 없어요. 은겸이, 그 은겸이가 할아버지 따라서 사주 한번 봤다가 홀라당 빠진 모양인데….”
“신문에서 의원님의 평을 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계룡선사 쪽 라인이었겠지요. 그 양반이 소개해 준 글 좀 쓸 줄 아는 친구였다 생각합니다. 그 양반이 신문사 글에는 대필을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러면 혹시 또 다른 회장님 아들이라거나….”
“또 다른 아들…? 흐음.”
설인훈도 그 가능성은 부정하지 않았다.
설양훈은 내연녀가 많았다.
민혁이 어머니 석영인이야, 갈 곳 없는 여자라서 아들을 직접 거뒀겠지만.
설양훈은 양가의 규수와도 염문들이 있었고, 딴 데 시집간 여자들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다면 설인훈으로서도 난감한 상대다.
망나니는 몰라도 멀쩡하고 말을 잘했다.
“딸 애들은 문제가 아니예요, 은겸이 신경들 많이 쓰시는데 그것도 아닙니다. 형님은 완고하셔서 그럴 분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밀어주시는 행보였는데요.”
“나는 민혁이 그 녀석 말고는 걱정을 안 해요. 그, 오히려 윤환이가 제 아버지 살아 계실 때 나온다거나…. 진짜로 그 친구가 형님 아들이거나…. 계룡 선사 쪽과 친하게 지냈던 게 그랬다면 놀랍기도 하고. 형님과 계룡선사 인연이 그때부터이기도 하고.”
최대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젊은 역술인은 너무 비합리적인 존재였다.
그리고 그것을 말이 되게 짜맞추다 보니 헛발을 짚는다.
설인훈도 큰 형이 계룡선사에게 맡겼던, 혹은 계룡선사가 거느린 여자 무당들 쪽과 염문이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다.
“그 막내딸 혜영이가 욕심이 많아요, 아버지 쪽을 거의 스토커처럼 파던데, 한번 만나 봐요. 알 수도 있으니까.”
설인훈은 긴밀하게 정기상에게 부탁했다.
그 자신은 여의도에 묶여 대놓고 활동하긴 어려운 상황이었으니까.
* * *
<명성>
허명이 퍼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당신의 그릇을 그 이상으로 판단해 현실과 다른 명성이 오릅니다.
재성운에 포인트가 적립됩니다.
“맨날 오던 메시지랑 좀 다른데? 돈이 왜 올라?”
명성으로 사주강화술 포인트가 오르는 건 대전 와서는 오랜만이다.
전주에서만 명성을 떨쳐서 전주 명승철학관 접고 오니까, 딱히 안 왔는데.
설인훈 관련 정보와 제보를 취합하던 중 온 황당한 메시지였다.
오른 걸 나쁘다고 할 수는 없어서 어깨 으쓱하고 웃고 말았다.
“칼을… 쥐고 있네.”
설인훈은 설양훈의 둘째 아들 설윤환을 보내 버리는 데 큰 역할을 수행했다.
그런데 설윤환을 정계에 소개해 주는데도 역할을 수행했다.
그렇게 설윤환은 감옥에 가고 후계 구도에서도 탈락했지만.
설윤환이 아버지와 형을 보내 버릴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일까?
그거….
설정환을 궁지에 몰 근거로도 활용되지 않았을까?
그러면 나이 든 설양훈도 보내 버리는 게 가능하지 않은가?
그 근거는 그래서 묻혔는가?
“흐음.”
설정환을 죽음으로 몰아간 원통함을 풀어낸다면 정말로 저 집 제삿상에 술을 올릴 만하고.
그건 신분 상승을 말한다.
그런 미인과 많은 돈이 있는 집안,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다.
“어우 정치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
문제는 진짜 설인훈하고 이야기를 한번 해 보니 여간 사람이 빡빡한 게 아니었다.
사람을 보면 그래도 만만해서 휘두를 수 있는 상대와 그러지 못한 상대가 분간이 가는 편인데.
이건 상대가 범상치가 않다.
정치인 신분이면 정치로 맞불을 놓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흐음.”
달력을 보니 김병용의 경선 일정이 얼마 안 남긴 했다.
우선 있었던 일을 설양훈에게 보고했다.
“동생분 봤습니다.”
“재미있었다고 하더군요.”
“경영에 관심 보이시진 않으시던가요.”
“제 동생도 당연히 야심이 있죠.”
바로 수긍하시네.
“어 그러면 플레이어, 후계자 중 하나로 생각을 하시나 봐요?”
“동생한테는 회사를 삼킬 만한 힘은 없어요. 힘은 돈이고, 정치를 간다는 건 비워야 가능한 겁니다.”
설인훈이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 내역을 봤는데, 그게 비운 거면 좀 황당한걸.
설양훈은 대체 얼마를 갖고 있는 거지?
“그치만 돈을 빌려 올 만한 사회적 신뢰는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게 된다면 그 녀석이 가져가야지요. 하지만 지금은 은겸이는커녕 혜영이도 못 이깁니다.”
“그러면 무려 여섯 명인 겁니다. 한 명 이상과 연합을 한다면 캐스팅 보드 그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동생한테는 빚이 있어요, 그 녀석이 아니었다면 나는 수의를 입고 있었겠지요.”
“그거야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만.”
설양훈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나라고 약점을 안 잡아 두었을 거 같습니까? 냉정하게 말해 동생도 혈육이지만 자식들만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오….”
기대하던 대로 하고 있었다.
사람 잘 못 믿는 설 회장이 은근슬쩍 동생이 회사 잠식하고 있는데 그걸 놔둘 거라고는 생각 안 했다.
그랬으면 고구마짓 한다고 내가 깠을 건데.
“다만 그런 것까지 선생한테 맡기고 싶진 않네요. 걱정하시는 건 알겠습니다. 선생은 민혁이, 은겸이를 키우는 특임이 있으니 걱정할 만은 하다고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어립니다.”
“공을 세우고 싶은 마음이 앞섰나 봅니다.”
“그래도 선생이 걱정을 하고 있으니, 이건 나만 쥐고 있지 않고 그러면 노승환이한테는 말을 해 두겠습니다.”
“예,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은 실세인 행정가지요.”
“그러니까, 실세가 되세요. 노승환이 말대로 인사 관리랑 영업은 정말 기똥차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예요.”
“그러면 회장님을 이렇게 측근에서 못 모시죠.”
“하하하.”
측근이 훨씬 좋은 일이다.
회사에서 구르라면 못 구르지 않겠지만, 돈과 권력이 나오는 핵심을 쥐고 있는 것만 못하다.
“어, 그리고 따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선생의 말을 내가 끊은 적이 없는데요, 어려운 말인가요.”
있다.
여자로 놀릴 때랑 게임에 비유할 때.
물론 굳이 그걸 트집 잡아 노인네 심기 상하게 할 이유 없으니 말하진 않을 생각이다.
“저는 사주보다 현상과 그 사람을 더 믿어서, 반년간 어르신을 모시면서 몇 가지 느낀 게 있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하하하, 그런 거 말씀하시라고 옆에 두고 있는 겁니다.”
“게임하고 여자 이야기하면 불편해하시던데요.”
“여자야 제가 꿀리는 게 있으니 불편한 것이고, 게임이야 모르는 화제인데 젊은이들하고 소통하려면 어쩔 수 없이 알아야 해서 그렇지요. 내가 젊은이들에게 맞춰 줄 나이는 아닌데도 말이지요.”
설양훈은 인정해도 괜찮은 진실은 솔직히 말하고 공감을 사는 화술이 있다.
젊은이들한테 맞춰 줄 나이가 아니라 그렇다는 말은 공감이 확 간다.
“민혁이한테서 공부 관련 운을 가져다 붙이면 어르신이시다, 라는 말씀은 드렸을 겁니다.”
“그랬지요. 민혁이가 어떻다고 했더라….”
“욕망으로는 이성을 너무 좋아하지만, 내면에는 이성에 대한 불신이 가득합니다. 굽히기 어려운 고집이 있지만 돈 앞에서는 굽신댈 줄 아는 인물입니다. 고로 이중적인 면모가 드러나지요.”
“그 고집을 아직까진 모르겠습니다만 계룡선사도 선생도 그 말씀을 하시니 이건 믿겠습니다.”
“저는 어르신도 이런 욕망과 신념의 충돌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통적이고 완고한 보수적인 인물이신데, 젊었을 적의 경험이 원동력이 되고 있으신 분으로 중간의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을 좋아하시고 그 감각이 먹히는 곳에 많았을 것입니다.”
설양훈은 미소 지었다.
맘에 드는 말이었던 모양이다.
“만족스런 평가입니다.”
“운이 학업과 멘토, 스승 쪽에 가까워졌을 때 운기가 좋아지므로 학술적인 무언가를 향유하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눈치도 있으시고.”
“그렇다면 선생은 어떤 결론을 내고 있나요?”
“저는, 어르신이 딸들에게도 기회를 주신다는 말씀에는 신뢰가 가질 않습니다. 그런 것치고는 배제하고 계세요. 그러니 겉으로는 배워서 명분을 찾으나, 속으로는 신뢰하지 않으신다는 뜻 같습니다. 마치 알아서 커서 삼키면 어쩔 수 없겠지만, 키우려는 시도는 없다? 이런 느낌입니다.”
“허허….”
설양훈은 장기판 옆에 놓인 차를 한 모금 마신다.
“그럼에도 손녀는 귀여워하는 데다 기대도 꽤 걸고 계시죠.”
“그걸로 반박이 되지 않을까요?”
“그건 그래서 장남에 대한 죄책감, 미안함의 발로라고 봅니다. 큰아들분에 대한 깊은 후회와 애착은 확실히 느껴지십니다. 어르신의 감정이 묻어날 때는 그때 외엔 잘 없더군요.”
“그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 잘난 놈이 가 버리니 내가 이 나이에 이 고생을 하고 있잖아요.”
자식운이 안 좋다는 감평을 기억하지 않는 모양이군.
아직 큰딸, 작은딸은 못 만나 봤지만 자식 넷을 본 결과에서 확신으로 기울었다.
아비보다 일찍 죽고, 아버지 엎으려다 연 끊고, 개망나니에, 주제에 넘는 욕심꾸러기에 이런 노인들이 안 좋아할 것 같은 이혼 및 불륜.
“다른 자식들에겐 정말로 다 잘해 주셨을까요?”
“그건, 부정하기 어렵겠군요.”
“저는 단순히 두고 유학을 가신 것 그 이상의 뭔가가 있지 않나 짐작만 해 봅니다.”
설양훈의 표정이 굳어졌다, 만지작거리며 자꾸 뒤집던 장기 알을 놓아둔다.
“뭔가 알고 계신 게 있나요?”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안다 해도 말씀 안 드릴 겁니다.”
“그래요?”
“휴전선 바깥에서 정은이 성대모사를 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북방한계선까지는 괜찮겠지만, 거길 넘어가서 그러면 총탄 세례를 받겠죠?”
“하하하하하.”
원래는 다 떠볼 생각이었으나, 설양훈도 권력자다.
먼저 원하지 않는데, 그 속마음이 이렇죠? 라고 치고 들어가는 것은 나랑 동일 선상에 있는 사람에게나 가능하다.
특히 군주의 심산을 헤아리는 것이야 가능해도, 그걸 드러내고 확언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할 일이다.
그게 X되는 일이라는 건 군대에서 뼈저리게 익혔고.
“뭘 정말 왕처럼 생각을 하세요. 나는 그냥 돈 많은 할아버지였으면 하는데.”
“돈 많은 게 왕인 세상인걸요.”
“그러면 정말로 가문을 합치면 좀 안심을 할까요? 은겸이가 너무 좋아하던데.”
“그걸로 만사가 해결이 됐으면 세상에 고부 갈등, 장서 갈등 이런 갈등 자체가 없었을 겁니다.”
“한마디도 안 질 거면서 이상한 데에서 선을 긋는단 말이지요. 이걸 현명하다고 해야 할지…. 약았다고 봐야 할지.”
“사실 어떻게 생각하시건 회장님의 손아귀에 놓여 있지 않겠습니까. 아야.”
또 맞았다.
세게는 안 때리는 거 보면 진짜 쥐어박는 정도인 거 같은데.
예의상 이런 행동을 할 사람은 아니라, 친근함은 전달된다.
민혁이한테도 이렇게는 안 한다니까.
“아부 그만하세요. 장기 수도 못 읽겠는데, 적당히 띄워 줘야지 선생한텐 그런 거 안 해도 줄 건 해 주고 그럴 거니까, 그만해요.”
물론 이번 판도 설양훈에게 불리하긴 하다.
“젊을 적에 뵈었다면 진짜 빌빌 기었을 겁니다.”
“아이고, 참 나.”
아부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고, 긴밀할수록 그건 더 잘 먹힌다.
* * *
“네, 고생하셨습니다. 수녀님.”
“매번 와 주셔서 감사해요.”
“에이. 저 잘되라고 그러는 겁니다.”
이거야 원, 설민혁 개조하려고 다니던 곳인데 내가 다니고 있네.
설민혁을 전주를 보내 놓고 내가 대전에 있으므로 고아원인 성심원을 내가 다니면서 기부하고 청소 돕고 있다.
아이들 중에 결핵인 아이가 있는데, 치료약과 치료야 나라에서 돈을 다 대 준다지만.
애가 다른 곳도 아파 독한 결핵약을 못 먹어 전염 우려가 있고.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청소와 위생을 강화하는 정도인데.
그럴 만한 인력이 없었다.
애들도 청소시키지만, 애들이 하겠나?
빗자루로 듀얼 뜨고 있더라.
나야 사주강화술로 폐 기능과 수명운 강화하면 큰 걱정은 없어 다니지만 봉사 주로 오시는 분들도 꺼리는 모양.
“자주 오시네요, 감사합니다.”
성심원의 원장인 김규신 신부가 인사해 준다.
몇 번 오니까, 신부도 이제 내 얼굴을 안다.
“그냥 일반인은 아니신 거 같은데, 평일에도 이렇게 오시고.”
“아 저, 사주 봅니다.”
스카이피아 다니는 사원이라고 하기엔 평일에 봉사 온 게 이상하니까.
그냥 본업을 그대로 말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종교인들 앞에서는 스님 말고는 역술인 정체성을 밝히기가 어렵다.
“아하, 제 사주도 물어봐도 될까요?”
“당연하지만 여복이 없는 팔자일 것입니다.”
진심으로 사주 보고 싶은 건 아닌 듯하여 농담으로 넘겼다.
“하하하 그러게요, 결혼을 할 수 있었으면 이렇게 안 됐겠죠. 정말 자주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이득을 위해서 오는 겁니다. 괜찮아요.”
여기 사람들 칭찬이 민망해서 계속 이득을 위해서 온다고 말하고 있다.
그게 실제로 틀린 말도 아니고, 사주강화술 오르니까 하는 것이다.
김규신은 살포시 웃으며 대답했다.
“어쩌면 천국으로 가겠다는 저희의 순명도 자신의 죽은 뒷날을 위해서 오는 길일 겁니다.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으세요.”
내가 위로와 격려를 받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닌데, 그 말이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종교를 공격할 때 제가 하는 말인데, 믿으시는 분이 직접 말씀하시고 그렇게 이해를 받으니 맘에 닿는 게 있네요. 감사합니다.”
웃으며 인사하고 성심원을 나오는데 사주강화술이 올라 있다.
<용서>
당신은 권위를 갖고 있는 성직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받았습니다.
그 가책과 반성이 당신을 더욱 큰 인성과 선행의 길로 이끌 것입니다.
인성운 포인트가 100포인트 오릅니다.
종교/신념/사상에 30포인트가 누적됩니다.
학위운, 기예운 레벨업이 가능합니다!
이걸 노리고 온 것이긴 한데, 겸연쩍네.
인성운은 주거, 종교, 어머니운을 포함하는데 이제 저것들이 레벨이 다 높아서 한 번에 올리기가 어렵다.
이번에는 노리고 있던 공부, 학위운을 올렸다.
<공부, 학위운 LV6>
위 레벨을 달성한 당신은 목적 하는 전공 학력의 학사급 학위와 지식을 거머쥘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사주 적성 및 학술의 현황상 현 레벨에서는 인문, 어학, 철학, 사회학 등에서 활용 가능합니다.
만약 배움과 공부로 사주강화술 포인트를 쌓아 올리지 않았다면 학사급의 학술을 단기간에 거머쥘 수 있는 천재적인 감각을 부여합니다.
공부, 학위운은 지식은 있는데 시험을 못 붙었으면 시험을 붙여 주고.
지식이 쌓이지 않은 상태면 지식을 속성으로 올려 주는 효과가 있다.
학사 학위급 지식을 내 인생을 파악해서 인문 쪽 지식을 준다고.
인문이 요즘처럼 천시받는 시절에 뭐 쓸데가 있나 싶지만 어학이 포함되어서 괜찮은 편이다.
최대한 배우기 힘든 전문성이 있고, 스카이피아에서 필요할 만한 것으로 꼽아 봤다.
“중동 건설 사업 수주….”
안 그래도 한국 이슬람 전주성원 이집트인 이맘 할배가 흔쾌히 준 꾸란 번역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