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72화 (72/211)
  • #72. 두 번째 은인

    2월에 1월을 정산해 보니, 꽤 벌었다.

    12월, 1월의 초 성수기가 벌어다 준 돈이 여간한 사람의 1년 연봉을 초월한다.

    “차부터 살까.”

    걷는 거 좋아하고 포켓몬도 잡다 보니 뚜벅이에 딱히 불편함은 못 느끼고 있었는데.

    나이 먹고 사람답게 살려면 차량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자가용은 역마살 LV1을 보태 주는 아이템이기도 하고.

    집을 사는 게 주거운을 올려 주는 것이기도 한데 집 살 돈까진 아직 없다.

    집에 오는 길엔 은하휴대폰 매장 겸 서비스 센터가 있었다.

    원래 여기 플래그십 휴대폰이 2~3월에 출시였는데 요새는 1월부터 이미 공개되고 판매도 하는 모양이다.

    ‘그 카메라 당기는 거 비싸냐?’

    그러고 보니 아버지 휴대폰이 2년 약정이 끝난 지 좀 됐다.

    5G 요금제의 창렬함에 당분간 바꾸실 생각은 없으시다는데.

    요새 나오는 휴대폰 카메라의 100배줌이니 뭐니 하는 것들에 나름 흥미는 있으신 모양이다.

    사진 찍는 거 좋아하셔서.

    환갑 때 선물한답시고 비행기 끊어 모시고 유럽을 같이 간 적 있는데.

    아버지가 DSLR로 사진 찍는 데 푹 빠져 두 번이나 미아가 됐었다.

    “뭐 카메라는 못 사 드리겠고.”

    새 카메라 보이는 순간, 집구석 내전 발발이라 안 된다.

    자급제 할인이다 뭐다 출시 직후가 단가가 괜찮아서 매장에 발 한번 들여 봤다.

    “야 뭐 땜시 늦었냐, 밥 먹어라.”

    “예에.”

    “뭘 사 왔냐.”

    “받아요.”

    “뭐냐 이게?”

    자급제로 기계 두 대 업어왔다.

    “휴대폰들 바꾸시라고, 신제품이요. 은하폰 하나씩 써요.”

    “너 뭔 돈이 나서 이런 걸 사다 주냐. 그 철학관?”

    “예.”

    “그 뭐 그놈의 사주 봐서 얼마나 번다고.”

    아버지는 뉴전북신문을 불쏘시개로 쓰다가 내 면상을 봤단다.

    어머니는 철학관에서 마주한 막내 이모가 이미 일러바쳤고.

    아버지야 뭐 그런갑다 한 모양인데, 어머니는 미쳤네 이게 하면서 뭐 하나 보게 구민 강좌 쳐들어왔다가.

    봉변으로 돌려드렸다.

    “요새 좀 벌어요.”

    “얼마나 벌겠냐 그게.”

    “언론 탔잖아요. 성수기 월 천이오.”

    두 양반이 젓가락이 잠시 멈춘다.

    “매출?”

    “순익, 현금 장사라서 뭐 더 떼먹으라면 떼 먹는다는데 그런 건 안 할 거고.”

    쓰리스타 가전 매장에서 카드 말고 현금 봉투 내미는 놈 간만에 봤는지 놀라더라고.

    직원이 돈 세는 거 웃겼다.

    “거 너 장가는 네가 돈 벌어서 가도 되겠다.”

    “1억은 해 준담서요. 걍 줘요. 또 꼬라박지 마시고.”

    “임마 이번엔 15퍼 수익 났어.”

    “아 어째 엄니가 요새 소리를 안 지른다 했지. 엄니도 이거.”

    “핸드폰 쓰도 않는데 돈으로 주지 뭔.”

    “예 돈으로는 절대 안 드릴 거니까, 안 받을 거면 말던가 팔아서 현금 쓰십쇼.”

    못 드릴 건 아닌데 맨날 저 소리라.

    엄마 것도 바꿀 때가 됐는데 저래서 살까 말까 고민 좀 했다.

    뭔 놈의 선물을 할 때마다 돈으로 가져오래.

    “얼만디.”

    “100만 원?”

    “미쳤네.”

    “응 엄마 건 안 줘. 도로 내놔.”

    “자네는 거 아들이 선물을 하면 고맙다 하고 그냥 받어, 뭔 잡설이 그리 많어.”

    뭐야 이 갑을관계 역전은?

    내 팔자를 보면 알겠지만 어머니운이 레벨LV7, 아버지운이 1레벨이다.

    2레벨 간신히 끌어올려 LV3.

    그래도 LV7과 LV3의 차이는 존재한다.

    즉 우리 가정은 엄마가 패왕이란 소리.

    근데 이게 조정된다면…?

    일반론인 건 아닌데, 끼어 맞추면 재물운과 함께 있는 아버지운이 성해진 것이므로 여자운과 재물운의 상승이 있을 것이라 예견된다.

    반대로 어머니운이 좀 꺾였으니 주거 변동 등이 있을지도 모르고.

    “아이구 화면 쨍하네.”

    에이 저 아줌마 좋아할 거면서 말을 저리해.

    “그럼 뭐 합니까, 맨날 남편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만난 새로운 남자는… 이런 거만 들으면서. 거기 그 밖에 안 들리는 거 있으니까. 소리 키우고 듣지 마요.”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은품으로 받아 와서 그것도 같이 내밀었다.

    쓸 줄 아시려나 모르겠지만.

    반면 아버지는 신났다.

    “야 카메라 괜찮다야.”

    “줌 되는 거니까, 길가다가 고양이 찍기 좋아요. 아부지 뜬금없이 동물 보면 휴대폰 들이밀더만.”

    “뭔 소리냐, 털 날리고 앵앵거리고 시끄러 죽겠구만.”

    전형적인 동물 츤데레다.

    “화소는 갖고 계신 DSLR보다 잘 나올 겁니다.”

    “사진은 화소가 다가 아니야, 조리개에 빛을 담고 렌즈 판형….”

    아 예, 예 알겠습니다 아버지 한 30번째 듣네요.

    그런데 엄마가 끝내 다시 휴대폰을 내민다.

    “왜요?”

    “그냥 핸드폰 가게 공짜폰이나 사오고 이건 환불해 와.”

    “그 공짜폰 한 달 요금이 최소 55000원일걸? 2년 써야 되고?”

    에휴 그게 공짜폰이 정말 공짜폰이겠습니까.

    5만 5천 원 요금제로 2년 쓰면 요금으로만 한 130만 원 되겠네.

    기계에 관심은 많은데 돈이 없어서, 보조금과 알뜰폰 관련으로 배워 둔 게 많다.

    만 원 돈 알뜰 통화 무제한 쓰고 있으면서 무슨 놈의 핸드폰 가게 공짜폰인가.

    “그거 사주 겨울철 장사다. 지금 좀 돈 만졌다고 계속 벌 수 있는 게 아녀. 돈 모아 집도 사고 장가도 가야지.”

    덕담이 섞인 잔소리는 대응하기가 참 애매하다.

    엄마도 많이 발전했다.

    사주로 사람 대응하면서 말빨이 느니까, 잔소리마다 다 카운터 쳤는데 ‘너 잘되라고 그런다.’면 내가 이겨 먹을 방법이 없다.

    “에휴 취업했수.”

    “또 그 구민 강좌 알바나 나가면서 거짓말이냐.”

    그거 지금 알바가 아닌 상황이다.

    “아니 진짜, 담달에 다시 대전 가.”

    “대전은 왜?”

    “취업했다니까.”

    “진짜로…?”

    “100만 원 내기하시죠. 어머니, 정말 아니면 100만 원 원하시는 대로 돈으로 드립니다?”

    자신만만해 보였는지 엄마가 고개를 젓는다.

    “됐다, 그걸 너 안 되는 쪽에 걸겠냐. 잘 쓰마. 잘 나오네.”

    아까부터 셀카 모드로 얼굴 보면서 저런 말하고 있어.

    * * *

    “서류는 다 넣었다고 했지요?”

    “예 그랬습니다.”

    “그러면 다음 달부터, 예 그 구민 강좌 끝나면 올라오세요. 월급은 다음 달부터 지급받을 겁니다.”

    채용신체검사서 등 취업 서류와 회사 차원에서 주는 비밀유지서약서 등등을 다 제출한 참이다.

    경력에는 신문에서 실린 기사까지 쓰라고 해서 다 썼다.

    “제가 하는 일은 정확히 뭔가요?”

    “제 말동무하고, 민혁이 은겸이 도와주시고, 죽은 정환이 자서전 써 주시고, 천지인 스카이피아 사원들 사원 복지 겸, 무료로 사주 봐 주시면 됩니다.”

    “기업 전용 역술인이 됐군요.”

    취업해서도 하는 일이 사주 보기일세.

    “그리고 정말 여행을 가 볼 생각이니, 노인네들 여행 보내는 프로그램 스태프들처럼 케어를 좀 해 주셨으면 합니다.”

    “손자들 없나요.”

    “그런 델 따라다닐 적당한 나이의 손자는 없지요. 민혁이 꼴은 보셔서 아시겠고 은겸이가 제일 나이가 많고 외손자들은 죄다 어디 학교 다니고 어쩌느라 바빠요. 할아버지 따라서 가겠어요?”

    “저는 아버지 모시고 다녀온 적이 있어서.”

    “적임자네요.”

    “그런 셈이죠, 한식당 동선에 빤합니다.”

    “저는 빵도 꽤 잘 먹습니다.”

    돈 주고 여행 공짜로 보내 준다는데 못 할 것도 없다.

    주치의 같은 의료진, 거기다 혹시 모르니까 경호팀 인력 정도 필요하지 싶다.

    “그러면 제가 출근을 해야 하는 겁니까? 둔산 본사로?”

    “원래는 그리하려고 했는데 말씀대로 쉬기로 마음먹었으니, 선생은 어디 보자. 어디가 좋습니까?”

    “무슨 말씀이신지?”

    “유성에 자리를 생각하고 있지만 둔산, 대덕, 중구 말씀만 하세요.”

    뭔 말인지 모르겠어서 이번 거는 대답을 안 하고 있었다.

    짐작은 가는데 설마 하거든.

    설양훈이 말해 준다.

    “원래는 저도 복귀하는 김에 출근을 시키려고 했습니다. 비서마냥 옆에 두려고 말이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양복도 맞추고 그러고 있었습니다. 집도 알아보고요.”

    “근데 그 길을 선생이 극구 막았고 그 말씀에 저도 공감하니, 선생 혼자 회사에다가 뚝 떨궈 놓는 것도 참 이상한 일이다 싶네요. 위화감도 있을 것이고.”

    영감 말대로 걱정했던 일은 맞다.

    책 몇 권 내고 회사의 고위급 직책에 오르면 그 견제구가 상상 그 이상이겠는가.

    근데….

    “자처한 일이라 상관없습니다.”

    “오?”

    “사람의 약점을 잡아 돌리는 건 자신 있거든요.”

    사회가 군 그 이상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거기도 무척 두려웠고 사주를 익히기 전까진 ‘라이브 야설’로 웃긴 개념 없는 신병에 불과했다.

    그런데, 실전과 같은 사주 훈련 이후.

    어느덧 몇몇 외골수 교인을 뺀 간부부터 병사들 전부와 인사하고 덕담을 나눌 수 있는 위치가 되었으며.

    나중에 가서는 간부들의 약점을 쥐고 흔들기까지 할 수 있었다.

    사회를 쥐고, 사람을 쥐고 흔들며.

    모두의 인상에 남고 모두의 인생에 참견할 수 있는 기술이 내게 있었다.

    “그래도 내가 방패가 되어 주는 것과 아닌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2층엔 사무실이 있고 1층엔 상업용 상가가 붙어 있는 건물에 천지인 특별 상임 고문실을 둘 겁니다. 겸업도 허락해 줄 테니, 상가는 철학관으로 쓰세요.”

    “아.”

    “뭐 맨날 불러서 말 시키겠습니까. 선생은 거기서 잘하는 일을 하시고, 애들만 좀 섬세히 케어해 주세요. 그거면 바랄 게 없습니다.”

    이건 명승 선생님을 처음 뵈었을 때와 흡사한 제안이었다.

    그리고 명승 선생이 작업실로 쓰라고 했다면.

    지금 설 회장은 철학관으로 쓰라고 한다.

    “어 이거 너무 감사해서 절이라도 해야 될 거 같은데요? 받으실래요?”

    “이건 원래, 노승환이를 데려오면 그 공로다 하고 드릴까 했는데.”

    노승환은 설양훈이 데려와 달라 부탁한 옛 스카이피아 기업 중진이다.

    설양훈은 내 반대로 직접 경영에 뛰어들 각오는 접었지만.

    그럼에도 아들을 추증하는 일과 노승환을 데려오는 일만큼은 추진하길 바라고 있었다.

    “저도 확실히 공을 세우고 뭘 받는 게 좋습니다. 데려와 볼게요.”

    설양훈은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일정이 미뤄졌으니 천천히 해도 됩니다.”

    “받은 만큼은 일해야 해야 하는 강박이 있다 봐 주십시오. 그 또한 의무와 책임을 아는 거 아니겠습니까?”

    “괜찮아요. 오래 못 볼 친구라면 성의를 미리 다해 두는 게 낫다 싶으니까.”

    오래 못 볼 친구라….

    내가 했던 말이 그대로 돌아왔는데 내게도 울림이 있다.

    “장소는 찾아오기 편하신 곳으로 주시는 곳에 가겠습니다.”

    “유성이군요. 그렇다면 은겸이 집 근처가 좋겠어요. 이 녀석이 작년에 대전에서 내려와서.”

    설은겸네 집은 서울이었다고.

    대전 충청 세종 친화 기업이라고는 하나 2세대 가문 사람들은 교육 문제 겸 죄다 자택이 서울에 있고 거기서 지낸다고 한다.

    설민혁만 여기에 있다.

    “…그거 또 그러십니까?”

    당연하지만 월하노인 드립은 바로 눈치 깠다.

    ‘아 그러고 보니 선생은 사주가 어떻게 됩니까?’

    ‘왜 하필 스스로를 월하노인에 비유하시고 이걸 물어보시죠? 오로라에 야간열차 빼면 그거네요.’

    ‘핫하하, 역시 알 줄 알았습니다. 왜일까요?’

    ‘맞선, 아 고맙죠. 예, 예. 울 어머니 제발 한국말 하는 며느리이길 손꼽아 고대하십니다. 본인이 며느리 모신대요.’

    ‘좋네요.’

    이랬었다.

    “일전에 선생이 남기고 간 사주를 계룡선사가 풀어 줬어요.”

    “저한테 맡기셔도 됐는데.”

    “어떻게 조작을 할지도 모르는데 제3자를 불러야지 않겠어요?”

    “예 뭐 잘될 거 같은 여성이면 어떻게든 개떡 같은 궁합도 좋은 궁합이라고 말하긴 합니다.”

    계룡선사면 얼마 전 좀 얼굴 붉히고 나왔는데, 그 불쾌함이 묻어 나온다면 욕을 잔뜩 지껄였을 수도 있다.

    가만, 근데 충청 대망론 기사 쓴 전주 거사하고 설양훈의 비선 상임 고문하고 같다는 건 알려나?

    “대해의 사내로 아비 잃은 소녀에겐 존경하고 쫓을 만한 존재다.”

    “펼치지 못할 뜨겁게 표출하고 싶은 꿈을 꾹 눌러 참고 식혀 바르게 나아갈 수 있게 할 사람이겠죠. 잘 봐 주시네.”

    알고 있다면 공과 사는 구분이 되시는 분이군.

    사실 그 정도는 될 양반일 거라고 내 스스로는 생각하고 있었다.

    “누굴까요?”

    “예 잘 압니다. 샤샤샤 씨.”

    “근데 선생도 알 겁니다.”

    “어떤?”

    “세상에 실질적으로 격이 높아질 방법은, 꿈 같지만 그 격에 올려 줄 만한 짝을 찾는 겁니다. 그게 뭐 그 집안 식구들의 반대다 뭐다 사회적 결합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겠지만. 내가 힘이 있을 때, 열심히 해 봐요.”

    오늘은 좀 고마워서 네, 네 하면서 얌전히 들을 참이었는데.

    “제가 사주도 보고 소설도 쓰면서 느낀 겁니다.”

    “뭔가요?”

    “여성은 남편으로 명예를 거머쥘 수 있지만, 남자는 부인으로 거머쥘 수 있는 명예가 없습니다.”

    남자는 자기보다 급이 다소 낮거나 어린 쪽을 찾고.

    여자는 자기보다 급이 높은 쪽을 찾기에.

    여자는 남편을 얻음이 명예가 되지만, 남자는 부인을 얻음에 명예가 되지 않는다.

    남자는 여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 내 자식일 것이라는 명확한 확신이 없으므로.

    통제 범위에 있는 여성을 선호하기에 그렇다.

    그래서 정신 연령이든, 재산이든 그게 앞선다 확신이 들어야 이성 앞에서 자신감 있는 남자가 된다.

    “결국 제 명예가 있어야 범접할 수 있는 짝입니다.”

    “에잉.”

    “왜 그러십니까.”

    “그때 세대론에 20대가 해야 할 일이 사랑이라고 했었지요?”

    “예.”

    “20대의 세대에 할 일을 망각하고 영예만 쫓고 있으니, 그 세대에 어울리지 않은 행동이니 낭떠러지에 선 느낌이 듭니다.”

    “…….”

    아, 부메랑 맞았다.

    ‘그래도 20대에겐 만회할 길이라는 게 있습니다.’가 바로 떠오르긴 했는데.

    그냥 들어줬다.

    “하하하 에잉 늙었어 늙어, 마음이 나보다 더 늙으면 어떡하나. 내가 괜히 억지로 이러는 건 아닙니다? 손녀 놈 하는 짓에서 감이 뭔가 있으니까. 그리고 뭐 왕실도 평민 출신 구한다 만다 하는 세태에 장사치가 가릴 것도 아니고.”

    간만에 내가 반박 안 하니까, 신나셨구만.

    친구 취급한다지만 진짜 친구겠는가.

    설사 친구라도 가지지 못한 것을 계속 자랑하면 기분 상하는 법이다.

    늙고 먼저 떠날 친구가 더 배려받아야 맞다.

    * * *

    설양훈이 밑에 사람 시켜 알아서 해 놓겠다더니 벌써 간판이 붙어 있다.

    사무실 밑 영업장 이름은 당연하지만 명승철학관으로 부탁했다.

    “와.”

    고개를 들어 쳐다봐도 잘 안 보이는 루프탑 전망대 카페가 있다는 건물.

    지하철역에서 내린 출구에서 보이는대로 직진해서 조금만 걸으면 T자형 거리의 꺾는 길의 바로 옆에 위치한 고층 빌딩.

    그 맨 아래에 ‘명승철학관’ 간판이 박힌 빈 가게가 내부 공사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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