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44화 (44/211)

#44. 재벌의 그릇, 거지의 심성

- 커피 맛있어요!

지역 맘카페 명승철학관 소개란에 커피도 잘한다고 떴다.

괜히 흐뭇.

그냥 그 김태원 닮은 카페 사장님 배합이나 스킬이 좋았던 거 같지만.

그 양반한테 가르침 받은 제자니까. 뭐.

아직 그 양반만큼 맛있게 내리진 못하는 거 같은데, 그래도 딴 분들이 맛나게 드셨다니 기분이 좋아.

한 잔 더 내려봤다. 그때였다.

“실례합니다.”

젊은 남자 손님?

엄마 손에 잡혀 온 아들들 말고는 진짜 희귀한 캐릭터인데.

아, 누군지 알겠다. 딱 보니까 닮았네.

대전서 왔다.

“아 되게 젊은 분이 사주 보시네요? 맞으세요? 봐 주시는 도사님 따로 계시고 그런 거죠?”

아마 계룡이란 쪽과 커넥션이 있나 본데.

그쪽은 좀 나이가 있나 보다.

내가 마시려던 커피 한 잔을 내밀며 자리에 앉았다.

“제가 봅니다.”

“진짜요?”

자주 사는 오해라서 그냥 웃었다.

점술업종은 본디 분위기로 먹고 들어간다.

압도하는 분장, 관우상, 청룡도, 한복 두루마기, 한자로 쓴 벽지 등등.

근데 그렇게 위압을 주고 들어가기보다는 편히 대하다가 맞추는 게 내 개인적으론 효과가 좋다고 본다.

“공신력 없어 보이십니까?”

“공신력이 그, 뭐라더라. 뜻은 알겠는데 단어가.”

“앞으로는 한국어 좀 배워요.”

“예? 그거….”

“억양이 어눌하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외국물 좀 먹은 티가 납니다.”

“한국에만 있는지 좀 됐는데. 티가 나나요? 아 관상도 보신다고 했죠? 예리하신데?”

총각은 싱글싱글 웃는 낯이었다.

저 낯 안 믿는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찡그리며 태어나고, 그 찡그린 얼굴이 기본이다.

무표정에 가까우며 냉랭한, 모두를 적으로 보는 얼굴들.

카메라나 둬야, 그 모습을 감추려 웃을 뿐.

만화에서도 항상 웃는 캐릭터가 성격이 정말 좋은 경우는 흔치 않다.

“예 이마만 까시면 대충 음…. 님의 레벨은 알 거 같네요.”

“레벨이오?”

“남자분이시라 레벨로 비유해 봤습니다. 그만한 단어가 없더군요.”

관상 보는 척했다.

누군지 짐작이 간다.

설양훈 스카이피아 건설 명예회장 막내, 설민혁일 것이다.

안 그래도 한번 직접 보내겠다는 이야길 들은 참이다.

그 양반 언론 탄 거 검색해 봤는데 젊었을 때랑 똑 닮았다.

그게 아니면 손주들?

설민혁으로 추측되는 남자는 이마를 깠다.

“어, 급이 높은 한량입니다.”

“끕이 높은 한량?”

“그러니까, 레벨 높은 고렙 백수.”

“고렙 백수면 뭔데요?”

이건 설양훈한테 들은 걸 이야기하는 것이나.

여기서부터는 관찰로 얻은 정보다.

“그리고, 탈모 고민했었죠?”

싱글싱글 웃던 총각의 가늘어진 눈이 뜨여졌다.

“그런 것도 관상에 나옵니까?”

“아니 그냥 이마랑 얼굴 피부톤이 너무 똑같네요. 화장기도 없는데. 앞머리 기른 지 얼마 안 됐다는 소리죠. 이마 드러내는 스타일링을 좋아했던 걸로 여겨지는데, 그런 남자가 갑자기 앞머리를 길렀다.”

“아, 예.”

“그럼 어려 보이고 싶어진 거죠. 보통은 탈모기가 보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허얼.”

“요렇게 M. 요기 이렇게 파임.”

“그나저나 커피 맛있네요. 이 커피 파는 거예요?”

딴청 피우는 걸 보니 듣고 싶지 않은 소재인 것.

뭐 머리는 소중하다. 나도 불안.

“두 잔째부터는요?”

이거 팔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아직 고민 중인데.

설 회장 아들이면 돈 받아도 될 듯.

“한 잔 더 드릴까요?”

“아, 한 잔 더 주십시오.”

“아이스?”

“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제조해서 내밀었다.

이 총각도 목말랐던지 벌컥벌컥 마신다.

“이 한마디는 단언할 수 있습니다.”

“뭡니까?”

“변태예요.”

총각은 뒤를 바라보았다. 아무도 없다.

“누가요?”

그러며 너스레를 떤다.

스푼으로 가리켜 줬다.

“너요. 너.”

“왜에?”

한국 사회가 워낙 성적 억압이 강한 사회라.

그냥 성욕이 있는 사람을 변태로 몰아 취급하는 풍조가 있고.

그 풍조 덕에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이 변태라 생각해 버린다.

포르노를 본다, 자기 위안을 한다조차.

자연스러운 건데 스스로를 ‘변태구나’ 해 버린다.

다만 과한 사람이 없지는 않다.

나 같은 경우?

그런 과한 사람한텐 더 큰 범주로 말해야 한다.

“상변태임.”

“왜요?”

“고렙의 백수니까. 집에서 제일 저렴한 취미인 스팀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 때울 저렙 백수가 아니니까.”

“그게 어째서 그렇게 됩니까? 고렙 백수가 뭔데.”

“자본주의 사회의 레벨은 돈이죠. 뭐, 관료에겐 급수가 레벨이고 정치인에겐 지지자의 숫자가 레벨이겠지만. 보통은 돈입니다. 백수가 관료일리도 정치인일리도 없죠.”

“아하.”

“고렙, 즉 돈 많은 백수면 낮에는 퍼질러 자다 일어나서 저녁엔 술 먹으며 여자 주무르러 나갑니다.”

“여자 생각이야, 남자들이면 다 나는 것 아닙니까?”

“백수가 그러려면, 가능하겠습니까? 특히 변태인 백수가? 집에서 야동을 찾아 인터넷 산기슭이나 어슬렁거리지.”

“그건 나도 좀 보는데요.”

“그러니까 변태지. 실제 여자, 영상 여자 다 갖고 싶은.”

“아놔 귀신이네.”

총각은 찔렸는지 호쾌하게 웃는다.

사람은 찔리면 쿨한 척 웃거나 조마조마해한다.

물론 쿨한 척 하는 편이 대외적인 인격은 좋다.

“진짜 신기하네, 나는….”

고렙 백수 총각은 웃으며 자기 이야기를 하려 했다.

말 툭 끊었다.

“설양훈 회장 셋째 설민혁이잖아요.”

“아 지금까지 저 알고 얘기하신 거예요?”

“초기 M자는 보고 안 겁니다. 약 드십쇼.”

“그거 먹으면 좀 그 좀 떨어진다던데.”

부작용 1~2퍼의 과표집이라 생각하는데 탈모약 부작용이 진짜 두려우면 난잡하기 그지없겠구먼.

색골, 호색한 관상이나 사주가 대머리라는 속설은 진짜려나.

“사주 받겠습니다. 아시죠?”

사주를 받았다.

얼굴에서 보던 바대로 고렙 백수 맞다.

아빠랑 비슷한 신왕재왕 맞네.

아버지 빼다 닮았다. 돈도 많고 여자도 많고.

근데 다른 점이 없지는 않다.

우선 어머니운이 포함된 인성운이 박살 나 있다.

인성운이 박살 나 있으면 주거운도 아작이 나 있다는 이야긴데.

돈놀이야 적성에 맞지만 부동산, 건설업인 주 업종을 할 수가 있을까.

“재벌의 그릇에 못 가진 거지의 심성. 거참.”

“예?”

“아 혼잣말.”

“그런 혼잣말이 어딨어요? 나 들으라고 한 소리 같은데?”

“찔리나 보네요. 찔리면 본인 이야기지 뭐.”

“에이 그냥도 거지고 심성도 거지지 뭘.”

자길 샌드백으로 만드는 넉살 정도는 있으나.

젊은 남자의 사주는 표본과 임상이 쌓여서 확신을 걸고 말할 수 있다.

설민혁 이놈은 내면에 뭔가 엄청난 게 있고, 그게 해소가 안 되면 돈을 가지면 안 될 놈이다.

한번 빵 터지긴 할 거 같으나 그 이후가 파멸로 느껴진다.

“어머니운이 레벨이 아주 낮네요.”

“아, 것도 들으셨나 봐? 근데 그건 잘 말씀 안 하시던데.”

설양훈 그 양반. 남 앞에서 첩 있고 혼외자 있다는 말은 잘 안 할 위선자이긴 함.

이 친구의 어머니운은.

<어머니운> LV1

엄마가 아빠가 누군지 앎.

이다.

되게 미친 레벨 설명이라고 생각하는데 한마디로 엄마 욕이 정당하지 않은 여성이 어머니라는 뜻이다.

근데 이게 탐재파인, ‘재물을 탐하여 인성을 파탄 냄.’ 효과에 의해.

레벨 다운이 되었다.

“1레벨이에요.”

“1레벨?”

“엄마가 아빠가 누군지 앎. 정도.”

사주강화술은 레벨식으로 표현되므로 게임 아니까.

직접적으로 말해 줬다.

실실 웃던 설민혁의 미소가 사라졌다.

어느새 그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얼음까지 씹어 삼키고 있었다.

“허 이러면 공부도 더럽게 안 할 텐데 가르침은 있었지만 성취가 없는.”

“그…래요? 공신력이나 한량이란 말을 몰라서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고?”

“아뇨 어머니운이 없어서 그런 겁니다. 엄마가 닦달하고 교육열로 치맛폭에 싸서 가르친 자식이 보통은 어거지로라도 공부는 합니다.”

“어머니운이 없다 하면, 뭡니까?”

“아, 돌아가신 경우도 있는데 우리 손님 같은 경우는 그냥 엄마가 과하게 배경이 약해요. 아버지에 비해 너무 약합니다. 아직 살아 계실걸요.”

“예 살아 계십니다.”

재물운 만렙 수준의 돈 있는 집 자식.

그런데 백수이다?

알다시피 정통성이 약하다.

왕가의 자식인데, 정통성이 낮아 왕은 안 되는 낮은 서열.

그런 이가 어머니운까지 약하다?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서출.

그게 아니어도 전처 자식, 후처 자식, 반대하는 결혼의 여인 등등.

결론적으로 누구도 원치 않는 아이.

그 ‘원치 않는 아이’에는 동정심은 드네.

한번 긁어 봐야겠다. 인성이 어떤지.

“그러니까, 사주부터 첩의 자식….”

설민혁은 순간 태도가 바뀌어 거친 욕설을 하며 손을 뻗었다.

“싯팔, 뭐?”

설민혁은 화를 낼 뿐. 주먹이 날아온다거나 하는 격한 행동은 없었다.

물론 혹시나 맞고 싶진 않아 의자 뒤로 살짝 뺐다.

“그거 굉장히 싫어하는 단어인가 본데요. 하긴 좋아할 사람도 없겠지만.”

“너는 부모 욕하면 참냐?”

“거짓으로 화 낸 거 압니다.”

“뭐?”

“일부러 해 봤습니다. 사과드릴게요. 근데 격하게 화 안 낼 건 알고 있었어요.”

어쨌건 욕으로 들릴 수 있으니 머리 숙여 사과했다.

“허, 이게 화 안 내는 걸로 보이냐?”

“안 그럼 첩의 자식 성질도 더럽다고 더 욕먹었을 텐데, 그걸 다 박살 내고 여기까지 왔을 사주가 아닙니다. 그냥 수용하는 쪽으로 진화했지.”

놀림받는 게 무던해지는 나이가 있다.

날 때부터 놀림과 조롱과 비난을 받았으면 최소 겉으로는 체념한 척이라도 할 나이다.

그걸 어쩌다 들으면 분통에 차지만.

이놈은 그게 아닐걸?

특히 누나 셋에게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증언을 미루어 볼 때.

살려면 어쩔 수가 없게 진화했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

그 분노는 만만한 대상한테 향할 것이고.

“그건, 재밌네. 그래 맞어, 웃어야지, 받아야지. 하하하하하, 야 이 선생님 재밌네.”

“원치 않는 아이였겠지만, 잘 태어나셨습니다.”

“하?”

“가능성이 충만하네요.”

“백수인데 무슨 가능성이 있습니까? 누가 취급한다고.”

“우선 돈.”

“돈이야 뭐 그래, 좀 있죠.”

“그리고 그 캐릭터.”

“무슨 캐릭터?”

“요즘 세상에, 서자.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스토리성을 가진 캐릭터죠.”

솔직히 난 이 친구 개연성이나 캐릭터성은 몰입이 된다.

‘재벌가의 망나니 서자’로 뭔가. 제목 어그로도 빡 끌 거 같고.

소설 소재 될 거 같다.

“그게 캐릭터라고?”

“서자는 예전엔 아니었지만 21세기엔 강력한 태생적 한계에 따른 스토리성을 갖고 있죠. 21세기에 서자라는 말에서 오는 역설.”

“우리 집구석은 그렇지 않은데 말야. 노인네 보수적이라서.”

“그리고 효자 연기도 잘하네요.”

“효자 연기?”

“엄마 욕 하니까. 달려들려고 하는 연기요. 솔직히 M창 하라면 할 사람인데, 안 하는 척.”

“M창을 왜 하냐?”

“어머니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거든요.”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 1레벨 어머니운이 박살이 나서 마이너스 레벨이거든.

엄마가 돌아가셨으면 레벨은 그냥 0이다.

근데 엄마가 버리건, 지가 엄마를 버리건 하면 그건 마이너스다.

이놈은 어머니를 샌드백 삼아 살아왔을 쓰레기일 확률이 높다.

엄마가 나쁜 년일 확률도 없진 않은데, 그럴 힘이 없을 것이다.

안 그럼 젖먹이를 남편, 아니 내연남 집에 빼앗기진 못했을걸.

“당신은 아버지뿐 아니라 여자에 대해서도 굉장한 증오가 있어요. 당신의 돈을 보고 붙는 여자와 첩이 되어 버린 자신의 어머니가 아주 다르다 생각합니까?”

“썅……. 그건 좀 진심 불쾌하네?”

설민혁은 다시 웃었다.

웃는 모습이 위장된 얼굴이라는 증거였다.

“이 사주의 관건은 어머니운입니다. 어머니한테 효도부터 하고 용서부터 받으세요. 엄마가 진짜 잘못했으면 용서를 받던가.”

“용서하고, 받을 게 뭐 있는데?”

“원래 서자는 엄마 원망하게 되어 있으니까. 아빠는 강력한 존재라서 범접도 못 하고.”

누나들한테 열 살 때까지 오줌 못 가리게 괴롭힘 당하고.

엄마가 누가 봐도 돈 보고 붙은 것 같은 첩.

그와 비슷한 돈만 쓰면 붙는 여자들.

이러면 내면에 혐오 의식이 잠재되어 있을 것이고, 그 혐오 의식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엄마까지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

아니 이미 원망을 토해 낼 상대가 어머니뿐이 없었을걸.

“원망하고 있다…. 라. 아닌데?”

“그럼 엄마랑 언제 연락했는데.”

“…엄마 전화는 오지.”

“만나 뵈었고?”

“근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 아줌니를 만나면 내 인생이 펴?”

“핍니다.”

“룸년 출신 태생이니 룸년들하고 놀아난다고 욕밖에 더 먹었겠어?”

거 이 썩을 놈이 말 거슬리게 하네.

원망을 넘어 지가 천시하는 직업여성 수준으로 취급한다.

혐오가 사람들 의식에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마는.

그 혐오를 정당화하기 위해 아비나 어미를 부정하는 순간.

사람 새끼들이 아니다.

인종차별을 당해 분통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유색인종으로 낳아 준 부모를 원망하고 조지면 그건 원숭이 그 이하.

“그럼 납득되게 말해 줄게. 그래 뇐네인 느그 아부지. 80살. 뇐네. 지금은 부인도 없는 뇐네.”

“갑자기 반말이야? 그게 뭐?”

사람 대응을 해 줄 필요가 느껴지지 않아 그냥 말 놨다.

“그런 사내라도 여자의 품이 필요할 때가 있어, 받아 주고 푸념할 여편네.”

“그 영감탱이 아직도 여자 있을걸?”

“같이 자식을 만든 여자만큼 공감대 형성을 할 수 있는 여자는 흔치 않아. 만들 수 있는 애들을 만나겠지만 영감탱이가 이제 안 되지.”

설민혁은 ‘영감탱이’라고 하자마자 아주 좋아 죽는다.

풍자를 해 주니 저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면 아버지도 미웁고 두려운 존재인 거겠지만. 좋게 보이진 않는다.

“……푸하하하 야 그거 웃기네. 아 이 선생님 재밌어?”

“근데 니가 엄마를 존나 미워하면서 멀리하고 불손한 태도를 보이면 너네 엄마가 너 같은 새끼 제발 좀 잘 봐달라고 알랑을 떨 수나 있겠냐. 그 양반이 간혹 찾아와 용돈도 주고 이야기도 듣고 민혁이 그 자식 뭐 하고 지내? 하고 물을 때 실드 칠 엄마한테?”

“아, 하….”

“가서 엄마한테 그래도 우리 민혁이가 저한텐 잘해요. 회장님. 이 말씀 나올 때까지 가서 효도해라.”

“그 뭐 어떻게 잘해? 사고나 치지 말라던데? 그리고 효도 왜 해야 돼?”

아직도 이해를 못 하네.

아버지 돈과 기업 상속이 목적인 놈일 텐데.

아버지한테만 잘하면 아버지도 이놈이 직업여성, 돈 보고 붙는 여자들 보듯이.

‘아 이놈이 돈, 상속 노리고 잘하는구나. 뻔한 놈.’

하면서 천시하겠지만.

쥐뿔도 없는 엄마한테 먼저 잘하면 효도의 진정성이 있잖아.

“빡대갈이냐? 돈도 없고 줄 것도 없는 엄마한테 효도하면 아빠도 어 이 자식이 돈 보고 효도하는 놈이 아니겠거니 하겠지.”

“아, 아아.”

“너도 돈 보고 달라붙는 사람이 싫을 텐데, 너네 아빠라고 다르겠어?”

“…와 그건 존나 맞말. 그러네.”

설명을 상세하게 해 주니 그제야 고개 끄덕이며 좋아한다.

근데 이놈 이거 빡대가리 사주는 아닌데.

못 배우고, 어리숙한 척으로 생존 방향을 잡다가 그게 캐릭터로 굳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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