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40화 (40/211)
  • #40. 집에 가라

    “무인가 시설에서 출생신고도 안 한 아이들을 학대하고 있던 종교 집단이 붙잡혔습니다. 이성민 기자입니다.”

    뉴스 탔다.

    일의 진척은 김병용 장군한테 전화로 직접 들었다.

    울 집 땅이 그 근방이긴 하나. 분명 거리가 있고.

    내가 거기 가서 참관하고 그럴 상황은 못 되었다.

    그냥 정보분석조 장교분들을 집 근처에서 만나.

    찌라시랑 용화미륵천부경을 증거로 제출했다.

    [완전히, 그 영화 찍었다. 영화.]

    내키지 않아 하더니 신났네 이 양반.

    군이 나서자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렸다.

    군 정보분석조가 천용화를 신문 조사한다며 쌍미륵사에 도착하자.

    [뭐가 켕기는지 죄다 도망을 쳐불드라. 경찰이 마침 딱 오긴 와가.]

    원래 대대에서 작전장교 한 명, 작전병 한 명, 5대기 1개 분대 정도만 가는 게.

    대공 용의점 탐문 수색인데.

    이건 작정하고 사단장 선에서 거수자가 수십 명일지도 모른다고 특작 부대 방호 훈련 겸 탐색, 차단선, 검문소 운영을 하니까.

    병력을 2개 대대급을 까는 게 가능했고.

    그 2개 대대급 병력이 빈 총이지만 소총으로 무장하고 에워싸고 있으니.

    처음 정보분석조만 들어갈 땐 강하게 저항하던 교무 등.

    용화미륵의 장정들이.

    죄다 순순히 끌려 나왔다고.

    [그 뭐 해방군 된 거 같드라. 여자 하나가 뛰쳐 나오드마는, 아가씨들 몇 하고 애들이 뛰쳐나오는데. 애들이 마. 하이고.]

    군이 진입을 하니까. 벼르고 있었던지.

    신도 몇 명이 뛰쳐나와 이 교무들을 앞다투어 고발했다고 한다.

    애 엄마도 있었다는데 이하영의 이야기 같다.

    잘 빠져나온 모양이네.

    이어 열 명가량의 아이들을 발견했고.

    [부하들이 산골에 뭔 놈의 간첩이 있다고 여기 나와서 난리를 치는가. 하다가는 표정들이 돌변하드라. 애들이 무슨 진짜 못 먹고 사는 그 북한 아들 꽃제비처럼 생기가 나오는데 하, 마 그거는.]

    정신교육 자료, 혹은 기부 관련 방송에서나 볼 법한 아이들이.

    뛰쳐나오자 병사들부터 간부들 표정까지 돌변했다고.

    거기서 끝.

    군대의 분위기가 아이들을 본 뒤 흉흉해지자.

    간헐적 저항, 왜 이러시냐, 무슨 죄가 있냐.

    언성을 높이던 간부들마저 조용해지고.

    천용화가 마찬가지로 딸이 잡혀 있던 한 아버지 신도에 의해 수염 잡혀 끌려 나왔다.

    [니가 연락 잘 줬다. 이런 건 대공 용의점이고 지랄이고, 진작에 아작을 냈었어야 했다]

    그러자 마지막에는 내부에서 천용화 충성파가 특히 십이운성으로 추측되는 여자아이들이 울며불며.

    난리를 피웠다는 맛탱이 간 이야기로 끝맺었다.

    [뉴스에 인터뷰 나올 건데, 니도 언급해 줬으니까는 꼭 봐라.]

    그리고 뉴스에서는 김병용 장군 인터뷰를 땄다.

    “안보관 투철한 청년의 제보에 의해, 군이 직접 출동하였으며 실제로 상당한 대공 용의점이 파악되어 군 당국도 조사 중에 있습니다.”

    기어이 언급은 해 주네.

    “나 참.”

    시상식에서 언급된 고마운 사람의 반열에 든 거 같아 고맙구만.

    사투리 안 쓸라고 용 쓰시네.

    정치 쪽으로 갈라고 하는 양반이라, 방언 교정은 하는 모양이다.

    “교주 천용화를 긴급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단신으로 끝나지 않고 뉴스가 두 컷이나 나온다.

    천용화가 잡혀갔다.

    이하영은 폭력, 성매매 알선, 감금 이런 건 알았지마는.

    미성년자 약취 유인, 아동 학대 등등의 법리는 몰랐는지 그런 증거는 수집을 안 했고.

    막상 군과 경찰이 밀고 들어가니까.

    강력 범죄 말고도 자잘한 게 너무 많아서.

    천용화도 일단은 경찰에 참고인으로 붙들려 갔다가. 체포됐다.

    “경찰은 용화미륵교 관련하여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여죄를 추궁할 예정입니다.”

    “이게 되네.”

    솔직히 말해 꼬투리 잡기에 어거지였는데. 됐다.

    아마 내가 트집 잡은 국가보안법 위반, 여적죄 같은 건 콩밥 먹이기 어렵겠지만.

    나머지는 천용화가 벌을 받을 것 같다.

    <해방>

    당신은 기지로써 사특한 종교 집단에 잡혀 있던 사람과 아이들을 구출하였습니다!

    인성운 12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비겁운 4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어머니운을 제외한 인성운의 전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진짜 달달하게 들어온다.

    다만 본디 2400포인트인데.

    한 명만 갱생한 걸로 취급하는 모양.

    황혜민은 그게 안 됐나.

    설마 끝까지 경찰 조서에서 ‘사랑이었어요.’ 하려나?

    좌우지간, 드디어 1차 목표인 주거운 7레벨을 찍는 게 가능하다.

    “크으.”

    <주거운 LV7>

    당신은 방구석에 앉아서도 투자, 이자, 저작, 지대, 세금, 후원, 연금 등을 타인의 보편적인 수익만큼을 벌기 때문에 햇빛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주거운 7레벨 바로 찍었다.

    주거운 7레벨은 근로소득운 3~4레벨 정도와 대응하는 적은 수익이지만.

    근로소득운 3~4레벨이면 신입 사원 초봉 정도는 번다.

    “투자 수익은 투자한 게 없고, 이자는 은행 예금이 없고, 저작권은 몇 만 원씩 들어오는데 갑자기 옛 글들이 잘 팔리는 것도 이상하고, 지대는 그거 아버지 땅이고, 세금은 내가 세금 거둘 처지가 아니며, 연금은 안 나오고. 후원…? 도 모르겠네.”

    이게 내가 작가라서 저작 수익이 올 거라 예상하지만.

    주거운의 7레벨은 연금이나, 임대 소득이 일반적이다.

    임대료가 월 200정도 나오는 건물을 갖게 된다. 인 걸까?

    설마, 정으니 게임이 대박 터진다거나 하는 그런 건 아니겠지?

    * * *

    주말엔 명승철학관엔 조금 일찍 출근한다.

    그리고 이른 아침 가을바람이 차다.

    명승철학관 앞에 좀 때 이른 낡은 코트를 입은 여자가 큰 가방을 손에 들고 한 손에는 걸음마는 할 수 있는 아이 손을 잡고 있었다.

    코트는 더플코트로 아직 25세인 이하영한테도 어울리지만.

    애어머니 이미지가 박힌 그녀에겐 뭔가 철없어 보인다.

    옷이 없는 거겠지.

    “아.”

    “어, 어때요. 나올 수 있었어요? 며칠 간 어디서 지냈나요?”

    “그, 비옥 휴? 군인 아저씨들 기숙사요.”

    BOQ를 비옥 휴.

    로 아는 모양이다. 굳이 딱딱 끊어서 발음 안 해도 될 건데.

    근데 동네에 쉴 휴休자 쓰는 아파트 브랜드가 있긴 해.

    착각할 만도.

    그나저나 군인들 몇 살 차 안 날 텐데 아저씨라네.

    듣는 아저씨 서운하겠다.

    이하영은 내 앞에서 머리를 숙인다.

    “고맙습니다.”

    “아니 뭘요.”

    머리를 긁적이며 인사를 받았다.

    감사 인사를 받는 건 좀 쑥스럽다.

    내가 뭐 이분 잘되라고 한 건 아니다, 나 잘되라고 한 거지.

    사주강화술 없었으면 괜히 그런 거 얽히기 싫으니까.

    무시하고 모르쇠로 일관했을 거다.

    물론 대공 신고는 작심으로 했을 수도 있다.

    땅 관계자라서.

    “안녕?”

    민망해서 인사를 아기한테 돌렸는데.

    애가 그냥 똘망한 큰 눈으로 멀뚱히 날 바라만 본다.

    그러다 무서워서 숨는다.

    “말을 아직 잘 못 해요.”

    다섯 살이 넘었…. 아, 아니지.

    입에 내뱉을 뻔했다.

    멈춰서 다행이다.

    아닥하자, 왜인지 나도 짐작 가고 이하영이도 뼈저리게 알겠지.

    괜히 그 말 해 봐야 애 엄마 맘밖에 더 아프냐.

    “미혼모 쉼터는 나오셨고?”

    “네.”

    “그럼 어디로 가시려고요.”

    “경찰에서 그 안가? 같은데 잠시 지내라고는 하는데. 잘은 모르겠네요.”

    이게 뒤집어 엎은 건 좋은데.

    저런 악덕 종교인 생활 말고 할 게 없는 사람들이 나오면 인생이 더 나락 가는 경우가 생긴다.

    숙식 제공은 하냐, 그것도 안 하냐의 차이가 있고.

    어쨌건 30만 원 짜리 책 팔면 만 원이지만 떨어지는 게 있었잖은가.

    뭐 이하영이야 본인이 나올 의지가 충만했고.

    영업직으로만 취업해도 밥벌이는 할 기지는 있어 보였으니까.

    잘 살겠다 싶지만 모를 일이다.

    괜히 그런 거 뭐라 해야 되나.

    생활고 모녀 자살, 이런 게 자꾸 떠올라서.

    “가실 데는 딱히 없다?”

    “네, 일단은 그 하. 고향에 친구 한번 찾아가 볼까 싶어서요.”

    “앞으론 뭐 하시게요.”

    “그것도 아직은 모르겠네요.”

    막막하면 그 경찰 쪽 안가나 잠시 대절한 군인 숙소나 좀 더 있지 싶지만.

    그러다 결국 가는 곳은 용화미륵 쪽은 아니지만

    다른 종교 쪽 미혼모 쉼터 같은 데일 테고.

    거기도 썩 기분 좋은 곳은 아닐 것이다.

    돈 그렇게 원했으니 돈 벌 방법이라도 좀 귀띔해 줘야 하나.

    “아 참. 그러고 보니 사주를 제대로 안 봐 드렸네. 수족냉증 있다고 하고, 애 있다고만 했지. 사주 기억하죠?”

    “물론이죠.”

    “어떤 길이 잘될지 사주라도 봐 드릴게요.”

    “아, 그땐 무시해서 죄송해요. 그렇게 행동해야 되어서.”

    “아이고 아닙니다.”

    “봐 주신다면야. 고맙죠. 궁금했어요. 근데 복채….”

    “아 돈 안 받아요.”

    “그래도….”

    “안 받아 안 받아 안 받아. 강의 나오면 봐 주는 거니까. 공짜임.”

    열성적으로 고개를 저으니.

    이하영은 그제야 자기 사주를 읊어 준다.

    나는 길거리에서 들은 거라 이걸 기록하지 않아서 기억이 안 났다.

    그때도 느꼈지만 사주가 참.

    황혜민이야 불화했지만 돌아갈 부모라도 있는데. 이분은.

    그래도 조부모는 계신 것 같아 말했다.

    “그, 할머니한테 가세요.”

    “할…머니요?”

    “어머니는 뭐, 돌아가셨거나. 버렸겠죠. 할머니만 돌봐 줬을 건데요.”

    “맞아요. 하아, 선생님한테 사주 더 배웠어야 했는데.”

    “이 근방에 거처 하실 수 있으면 수업 좀 더 나오시던가요. 가르쳐 드릴 테니.”

    “무서워서요.”

    여길 뜰 생각인 모양이다.

    충분히 이해 가는 행보다.

    본산은 털렸지만, 용화미륵교의 사업장과 오피스텔 등의 점조직 소규모 공동체와 교내의 자산은 아직 남아 있다.

    아마 천용화가 없는 틈을 타, 범죄로는 처벌을 안 받는 용화미륵 신도들 중에 누군가가 어떻게 이 교내의 자산을 차지하냐가.

    앞으로 남은 용화미륵인들의 숙제일 것이다.

    거기서 서로 싸우다 완전히 와해되면 좋고.

    2대 교주가 나와 수습하면 용화미륵인들에겐 좋겠지.

    “그러면 좌우지간 할머니한테 가세요.”

    “네 할머니는… 계시죠.”

    “키워 주셨고.”

    깜짝깜짝 놀라는데 그러지마라.

    이런 거에 속으니까 용화미륵 같은 데 들어가지.

    아까 어머니 돌아가셨다고 말했는데 그러면 뭐 보통.

    할매가 있으면 할매가 키우고 할배가 있으면 할배가 키우지.

    “네. 그런데 이런 건 어떻게 판별하세요. 궁금하다. 엄마가 없는 게 보이나 봐요?”

    “부모가, 아니 엄마만 멀쩡해도 그런 종교엔 잘 안 빠지니까요. 어머니운 낮은 사람이 보통 그래요.”

    “제가 정말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랬을까요?”

    “어머니운이 없으면 내 편인 사람이 없는 격이라서.”

    어머니운이 없는 자는.

    맹목적인 내 편을 가져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면 평생을 누군가 엄마만큼의 내 편이 되어 주지 않을까? 하고.

    내 편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되는데.

    그러다 사랑을 믿어 보고.

    그러다 종교를 믿어 보고.

    좀 큰 대중적인 종교면 신은 있되.

    사람들이 이미 파편화되어서 내 편만을 드는 사람은 딱히 없으니.

    그나마 종교 수장이라 중립적으로 편드는 교인이.

    괜히 신뢰 가서 믿어 보고.

    그 수장이 신뢰를 애정으로 착각한다 싶으면.

    소규모 공동체 종교를 믿어 보고.

    그러다 잘못 발을 헛디디면 떨어지는 게, 저런 구렁텅이다.

    “남자를 믿었을 때, 실패하고 종교를 믿었을 때도 실망했다면 거기서 더 가면 별로 가는 길이 좋지 않죠. 그 이하는 믿고픈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들만 남으니까요.”

    “내 편이 없다…. 그러네요. 내 편이 정말, 세상엔 없네요.”

    이런 사람들 원래대로라면 ‘믿으면 우리 편’인 종교라도 믿으라 하겠는데.

    크게 데여서 그리 말하기도 어렵다.

    “뭐 편들어 주겠다는 남자를 기다려 보시던가.”

    “지긋지긋하네요.”

    것도 이해는 가긴 하고.

    홀몸에 이 나이면 남자가 줄을 서고 그중에 잘 고르면 되지만.

    홀몸이 아니라 난이도가 높다.

    “아니면 스스로 남의 편이 되셔야죠.”

    “제가요?”

    “아껴 줄 사람, 내 편이 되어 줄 사람 찾으면 원래 가치가 낮아요. 먼저 편들어 주고 보듬어 주고, 그러면서 늘려 가야지. 날 보듬어 줄 사람만 찾으면 결국 비슷한 결과를 낳아요.”

    “아….”

    “근데 아직 그럴 때는 아니고 본인도 아이는 있지만 아직 어리니까. 그래도 편들어 줄 사람 찾아가세요.”

    “그게 할머니고요…?”

    “그렇죠. 시골 출신이죠? 군 쪽.”

    “네.”

    할머니는 살아 있다니까 시골 쪽일 걸로 추측했다.

    도시 살았어도 그쪽으로 내려왔을 것이다.

    전주도 시골인데 이하영의 표현대로 시골이면 거의 뭐 무진장 수준이겠고.

    “그리로 가세요.”

    “제가 돌아가도 될까요?”

    “기다리고 계실 거 같은데요.”

    “되게 크게 싸우고 나온 지가 벌써.”

    5~6년은 됐겠지 그래 보인다.

    “그 앙금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면 갈 필요 없죠. 근데.”

    “근데?”

    “노인은 잊는 속도가 빨라서요. 그보다 더 기억이 말짱하실 때의 모습만 기억하지 싶어요. 그러니까 본인만 잊으면 돼요.”

    “정말…. 그럴까요?”

    “어차피 갈 데도 없잖아요? 외출 고만하고. 많이 싸돌아다녔어요. 걱정하고 계실 테니 돌아가세요. 혼내면 혼나고, 욕하시면 욕먹고.”

    “보고 싶긴 하네요. 할머니.”

    “외할머니?”

    “네 외할머니.”

    “외할머니는 님 편이었던 엄마의 편이었으니까. 같은 편입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엄마만큼의 맹목적인 편일까요?”

    뭐 그렇게 안 느껴서 이른 독립을 시도한 거겠지마는.

    “그건 아니죠. 편들어 주는 딸년이 딴 년 편을 드니까 살짝 밉죠. 하지만 그뿐이고, 사람은 보통 편들어 주던 이가 죽으면 그 사람의 자식도 아껴요.”

    “아….”

    “거기서 좀 지내 보고. 추스르고 아이도 건강해질 때 사람은 그때 다시 찾으면 됩니다. 지금은 아기한테도 편이 될 사람이 필요할 거 같으니, 그럴 만한 보금자리로 가세요. 곧 겨울이고요. 거기 보일러는 있을 거고.”

    “네…. 건강하실까요?”

    “당연히 안 건강하죠.”

    “네에!?”

    으레 건강하시겠죠. 할 줄 알았나.

    최소 65세는 넘으셨을 할매가 건강할 리가 있겠냐.

    어딘가는 쑤시고 아프고 약 먹고 그러지.

    건강하시겠죠? 하며 어르신 사주로만 안부 묻는 것들한텐 무조건 안 건강하다고 겁준다.

    그래야 코빼기라도 비추지.

    “그러니까 더 가야죠. 빨리 가요. 스스로한테 죄 짓지 말고.”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기.”

    이하영은 낡고 어울리지 않은 코트에서 구겨진 봉투를 하나 꺼낸다.

    “아 복채 안 받는다니까요. 괜찮습니다.”

    “복채 아니에요. 그 책값 돌려 드려야죠.”

    “아아.”

    그 화장실에서 용화미륵천부경을 사긴 샀다.

    철학관 들린 최고 부자 손님이 205만 원 주고 가서

    현찰로 얼마 들고 다니다 보니 지를 수 있었는데.

    안 받을란다.

    “그 다시 가져가세요. 안 받아요.”

    “네, 아니. 그 책값이 그게. 너무 과하잖아요. 말도 안 되는 가격.”

    “그런 책도 저한텐 도움이 됐으니까. 가져가서 애기랑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돈 보태서 핸드폰도 바꾸고 그래요.”

    진짜로 도움 됐다. 구매한 보람 느껴.

    “그래도… 너무 고마워서 그래요. 정말로.”

    “에헤이. 책값 안 받아. 가 훠이. 잘 가. 애기야.”

    아이한테 인사해 주고 철학관 문 열고 들어가려 했다.

    “선생니임. 궁금한 게 있어요.”

    “예 그냥 질문은 받습니다.”

    “선생님은 그러면 그런 편이 있어요?”

    “저는 뭐 그냥 저한테 돈 내고 사주 보시는 분이면 편듭니다.”

    이하영은 주머니를 갑자기 뒤지더니, 자기 아이 손에 만 원짜리 올리고 그 손을 자기가 꾹 움켜쥐더니. 내민다.

    “애가 받아 달라네요.”

    참내.

    정말 코 묻은 돈 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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