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찍기신이 내림
손님이 찾아왔다. 앳되어 보이는 여성이다.
“안녕하세요. 궁금한 게 있어서 왔는데.”
궁금한 거? 흠.
왠지 대사에서 위화감이 느껴지는데.
내가 좀 배운 주역에서 이르길, 감이 그리 들면 그게 맞는 감이랬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말했다.
“가시죠. 시원하게 커피나 한잔하게요.”
“예?”
“에어컨이 없어서요.”
8월 말이라서 이제 선풍기만으로도 버틸 만은 한데.
일단 카페로 가자고 했다.
아무래도 사주 보는 사무실 겸 대기실을 좀 개방형으로 개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명승, 이형탁으로 검색하다가, 명승철학관 최근 리뷰 하나를 봤다.
정확히는 리뷰는 아니고.
‘사주 보고 싶은데 철학관 괜찮은 데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밑에 ‘명승철학관 추천이오!’라고 댓글 추천이 올라왔었다.
그 뒤로 손님들의 연령대가 조금 더 내려갔다.
다만 손님들 연령대가 내려가면서 새로운 문제들에 직면했는데.
눈에 띈 게 구식 인테리어다.
여기엔 흰 수염을 길게 기른 권위 있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어울린단다.
내부는 책장과 고풍스러운 가구들과 골동품들이 몹시 고급지다.
근데 새파란 애송이가 앉아 있으니까.
할아버지가 잠깐 자리 맡긴 손자 같은 느낌에 게임 이야기처럼 사주 봐서 가벼워 보인다고.
보고 가신 40대 맘이 그러더라.
“어, 괜찮은데요.”
“제가 안 괜찮은데요.”
바로 장소를 옮기려 들자 손님이 당혹스러워한다.
“왜요?”
“미인을 앞에 두고 사주 보면 목이 타서요.”
미인한텐 아부 잘 안 한다.
이 세상 어느 놈인가는 했을 테니.
그런데 미인임에도 아부를 하는 경우는 있다.
미인임에도 타고난 미모를 발산하지 않는 특이사례가 꽤 있다.
외모에 패션이 안 따라 주는 경우가 일반적으로 그렇다.
사주로 봐야 확실하지만 그런 분들의 모습 그대로 이분이 차려입고 있다.
“네에?”
이 손님은 이런 아부를 웃어넘기지 않고 뜨악해한다.
정색까지는 안 하지만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여기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사람 대하는 스킬이 서투르신 듯하다.
“제가 긴장할 거 같아서 안 되겠다고요. 가시죠. 그린티 프라푸치노 맛있는 데 압니다.”
“그걸 마시면 긴장이 풀려요?”
턱도 없는 아부를 들으면 머릿속엔 아마 ‘아 이 새끼 뭔 개소리야.’ 싶겠지.
하나 사회를 살다 보면 으레 하는 칭찬 같은 것에 그런 생각은 들어도.
쓴웃음 정도는 지어 줘야 할 때가 있다.
물론 돈 내고 사주 보러 왔으면 손님이 갑이니까 나한테는 그럴 필요 없고.
단지 그 행동에서 읽을 수 있는 정보가 많다.
어려서 사회 경험이 없으니 그럴 수도 있고.
자기를 칭찬으로 띄워 주는 이성을 만난 바가 없어 확신이 없을 수도 있고.
자신에게 엄격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건 아니고, 거기 마들렌 빵 맛있어요. 그린티 프라푸치노면 달지만 그래도 녹차 쌉소롬함이 있어서 잘 어울릴 겁니다. 뭐 커피도 좋고요.”
“마들렌……이 뭐예요?”
나도 몰랐었는데 대전 사는 이형탁 아저씨가 책이랑 같이 보내줬다.
독수리의 보살 팬분들보다 더 유명한 빵집에서 산 걸로.
가 본 적은 있는데 부추 든 것이나 고로케만 먹어서 몰랐다.
그러다 보니 에스프레소만 50잔 팔아 준 단골 카페 디저트 메뉴에도 마들렌이라는 게 있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
사람은 역시 알아야 보이더라.
“가서 드셔 보면 압니다. 복채에서 빼 드릴 테니 가시죠.”
“어…….”
젊은 손님은 얼떨결에 따라 나온다.
사주를 보다 보면 주도권을 안 놓는 화술에 익숙해지는 듯싶다.
이렇게 같이 휘말려 나온 게 이상했는지 손님은 다시 한번 말한다.
“정말 괜찮은데요.”
“그럼 제가 부탁할게요. 혼자 가서 디저트에 커피 먹으며 행복한 표정 지어대는 거. 신경 쓰입니다. 이런 아저씨도 미인과 카페에서 마주 보고 디저트 먹을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네요.”
“푸핫, 그래요. 그럼.”
이제야 웃네.
궁금하다고는 했지만 싸우러 온 표정이었다.
나는 얼추 이분의 정체가 짐작이 간다.
손님이 워낙 서툴러서 질 것 같지는 않지만, 이론으로 무장한 고수일 가능성 있으니까. 미리 몇 점 깔아 둔다.
아 그리고, 거기 사장님하고 알바랑 좀 친해졌는데.
나더러 아줌마들만 후리는 제비냐고 하더라.
그래서 꼭 모시고 싶었다.
“그린티 프라푸치노, 에스프레소, 마들렌 나왔습니다.”
“아, 제가 받아올게요.”
음료가 나올 때 행동도 유심히 봤다.
행동에서 카페 별로 안 와 본 티가 난다.
손님이니, 마땅히 내가 세팅하고 음료 받아오고 계산하고 다 하는데.
이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행동도 아니고.
본인이 받아 오려고 하는 것도 아닌.
내 건 내가 받아와야 하나, 같은 얼타는 모습이다.
자리에서 일어서려다가 내가 말리니까 앉는다.
“맛있게 드십시오.”
“네, 잘 먹겠습니다. 움.”
그래도 음료 한 모금 머금더니.
‘내가 여기 왜 와 있지.’ 싶던 표정이 풀린다.
내가 만든 음식은 아니지만, 맛집을 소개해서 남들이 맛있게 먹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타인의 공감을 얻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본업 하다가 깨달아서 뼈저리게 잘 안다.
“어때요?”
“맛있어요. 달다. 괜찮네요.”
말은 덤덤하게 하는데 먹는 속도가 빠르다.
마들렌 빵은 순식간에 없어진다.
내 몫의 빵까지 내밀었다.
“더 드세요.”
“그래도 돼요?”
“네.”
“감사합니다.”
기본적인 예의는 있으나 이득이 되는 일은 자기중심적으로 받아들인다.
몇 차례 더 거부하면서 상대가 진심인지 아닌지를 보는 게 아니, ‘내 몫은 아니지만 주면 받아야지.’ 싶은?
이러면 양보를 해 놓고 상대가 넙죽 받으면 예의 없다고 뒷담까는 스타일인 사람들이 깐다.
그런 마음에도 없는 양보를 으레 하는 사람은 나도 싫어하지만, 뭐 어쩌겠나. 저런 사람들이 실제로 있고 많기까지 하니.
양보는 세 번은 거절하는 게 낫다고 본다.
“잘 드시네요. 배고프셨나 보다. 끼니 좀 거르시는 거 같은데.”
“네 좀 잘 안 챙겨 먹고 그래요.”
저 대사에서도 힌트를 좀 얻었다.
진단이 쉽다.
틀리냐 마냐를 떠나 슬슬 용건을 꺼냈다.
여기서 맞히면 엄청 용한 거지만, 틀리면 그냥 아 틀렸구나 하면 된다.
이미 음료와 음식을 대접하는 호의를 보였으므로.
여기서 매도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손님은 타로 같은 거 해 본 적 있으시죠?”
“아?”
이 손님은 침묵을 지키더니 먹던 마들렌을 뒤늦게 삼킨다.
“그냥 점을 본 게 아니라, 직접 카드 뽑고 해석하는 거요.”
“어, 그건. 저.”
“사주도 좀 배웠겠고.”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음료 마시던 빨대에서 음료가 더 빨려 들어가지 않다가.
딸국.
이분은 너무 반응이 찰지네. 놀라게 하는 재미가 있는걸.
물 한 잔 긴급히 떠다 드렸다.
근데 천천히 먹지 사레들릴 거 같은데.
“그걸, 그걸 어떻게 아시죠? 왜?”
“어떻게 알까요?”
“쿨럭쿨럭, 쿨럭, 쿨럭. 쿨럭, 아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쿨럭, 쿨럭. 죄송해요.”
들릴 거 같더라…….
아주 놀람 종합 선물 세트를 보여주시는구먼.
한참 뒤에야 진정한 손님이 묻는다.
“와, 관상도 보실 줄 아세요? 관상으로 보시는 거죠? 진짜 신기하다.”
목소리 톤이 달라진다.
이거 딱 판타지 보던 군대 선임이 나 보고 무척 반가워하던 그런 느낌?
관상을 아예 못 보진 않는다.
이 판단에는 내가 주워들은 관상학에 대한 것도 첨가는 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볼 줄 아는 것은 아니고.
지금은 그냥 추리 만화 흉내에 사주 관련 지식을 좀 붙이는 것.
길거리 전도하는 분들 보고 온 이후.
내가 하면 몇 배로 잘하겠다 싶어 시도하고 있다.
“못 봅니다.”
“그런데……. 말이 돼요? 어떻게 이렇게 아세요?”
“생년월일시 모르는데 말이죠?”
“네 무당도 아니신 거 같은데.”
“미인이잖아요. 피부도 곱고요.”
햇살을 거의 안 받은 듯한 피부가 맑다.
손님은 뜨악한 듯 대답한다.
“그거랑 무슨 상관이 있어요?”
“미인인데 연애를 못 해 본 티가 납니다.”
“그게 어떻게 보이는데요?”
“제가 볼 땐 집순이 사주라서 말이죠. 것도 심한 집순이. 편인도식 있을 테고?”
힌트는 주는데 정체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전문 용어로 시험을 해 봤다.
어디까지 반응하나 보자.
나는 편인도식을 ‘자기 영역에 갇혀 활동하지 않아 누군가 밥 줄 사람이 없다’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사람이 어떤 매력이나 개성, 특징이 있으나 방구석에만 있어 빛이 나지 않는 격이다.
탈피하려면 주거운이 레벨 7은 되든가, 재물운이 높아야 한다.
요즘은 비대면이나 온라인으로도 끼를 뽐낼 수 있는 세상이기는 하나.
온라인으로 끼를 발산해서 성공하는 사람은 또 드물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보면 맞는 이야기다.
“사, 사주 안 보셨잖아요?”
그냥 복장과 치장만 봐도 알겠는데.
“그냥 사주 관상 몰라도 행동과 말투만 봐도 어느 정도 나옵니다. 일단 화장을 안 하셨습니다.”
“그게 왜요?”
“귀찮다는 거죠. 뭐 미인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냥 집 밖에 나간 적이 별로 없어서 그렇다고 판단했습니다.”
“어…….”
말문이 턱 막힌 듯, 대꾸가 없다.
용모야 말로 극단적으로 팔자소관으로 운명이 갈리는 지점이지만 경쟁력이 아닌 것도 아니라서.
있건 없건 가꿔서 손해는 안 나며 사람들 대다수는 이걸 알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이 손님 같은 경우는 꾸밈이 수수함, 무던함을 넘어 초췌하다.
이 외양 자체도 시사하는 정보가 있다.
“철학관 운영하면서 화장 안 하고 방문하시는 여자분 못 봤거든요. 할매들조차도 어르신 목욕 서비스 받으시고 때 빼고 광낸 다음 오십니다.”
“진짜요?”
“뭐 아예 없다고는 안 하겠습니다. 모자 푹 눌러쓰시고 마스크 하고 오시는 분들도 있죠. 근데 모자나 샌들이 남자가 봐도 탐나게 이쁩니다. 아니면 액세서리가 귀엽든가.”
여인네들은 패션이나 용모에 관심은 없어도.
어딘가에는 꾸민 포인트가 있다.
머리핀, 네일 아트, 소매에 가린 팔찌 등등.
그런 포인트를 하나도 잡을 수가 없는 분은 드물다.
아니, 아마 그건 내가 그냥 못 알아본 것일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
하나 이분은 그 포인트를 잡을 곳이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근데 이렇게 관찰을 열심히 하고 남편도 모르는 변화를 맞히는데 여자운 저렙인 게 레전드.
“그러므로 손님께서는 통상적으로 타인에게 잘 보이거나 외출할 일이 없는 사주일 가능성이 높죠. 그럼 활동이 공부나 연구, 취미에 먹힌 운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와, 외견만 보고 사주를 맞힌다고요?”
“사주를 보고 사람의 인생을 맞히는데, 반대도 가능하죠. 덧셈이 되면 뺄셈도 원래 되잖아요.”
카페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던 손님은 고개를 거북목처럼 내밀면서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어, 심리학책에서 본 무의식적 거리 좁히기다.
“그러면 제가 철학관을 찾아온 건 어떻게 설명하실 수 있으세요?”
“활동운을 안주하고 싶어 하는 인성운이 잡아먹은 사주면 정말 다 방구석 폐인입니까?”
“그렇게들 보지 않아요?”
이런 귀차니즘의 사람들이어도 밖에 아예 안 나가지는 않는다.
단지 보통 사람을 만나거나, 돈을 벌고자 나가는 일반적인 사람들에 비해.
이 부류는 취미에 몰두하는데, 그 취미를 충족하기 위해 외출해야 한다면 기꺼이 나간다.
그러다 보니 덕후들에게서 그 패턴을 찾기 쉽다.
그런 사람이 철학관을 왔다?
사주나 점술 쪽에 관심 있는 덕후지.
“두 가지가 있는데요. 여자분이니까, 덕후 아니면 세상 물정 모르는 곱디고운 아가씨. 손님께서는 아가씨 사주인 듯합니다.”
“오, 제가요?”
일반적으로 덕후라고 하면 세간에서는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니, 아주 좋게 포장해 봤다.
“그런 아가씨들이 사주 배우죠.”
“왜요? 그런 얘기는 첨 들어요.”
“남편 얼굴 모르고 사주단자만 받아들다 보니까, 친숙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보기엔 덕후 쪽보다는 집안에서 곱게 자란 아가씨 같아요.”
“아아. 그런 거 같아요. 그건.”
몇 차례의 칭찬이 잘 안 먹혔는데.
아가씨 드립은 먹히네. 좋아하는 게 보인다.
이건 딱히 사주에 기반한 근거는 없다.
그저 집에서 잘 안 나오는 사람이니까, 집에선 끼고 도는 딸일 가능성이 있겠다 싶어 포장한 것이다.
근데 생각해 보면 집에서 외출을 자주 하고 외식도 하는 그런 집안이면 애초에 아이도 외향적으로 크지 않을까 싶기도.
“이런 이유로 손님은 점술학, MBTI, 사주 등에 몰입하여 취미로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 봤습니다. 그래서 명승철학관을 찾아왔겠거니 판단했고요. 맞죠?”
“죄송합니다.”
“뭐가요?”
대단히 난감해하던 손님은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했다.
“그, 와……. 저 그 사주책을 좀 읽었거든요. 미리 말씀드려야 했는데, 시험하는 것처럼 느껴지셨을 거 같아서.”
“읽어 보니까, 사주 봐 주시는 분들 허점이 보이죠? 보러 가면 그거 집어내서 아닌데요 하면 그분들이 당황하는 거 재밌고?”
“진짜 죄송합니다.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니고.”
어, 그렇다고 내가 혼내려던 건 아닌데?
“괜찮습니다. 손님을 혼내진 않으니까요. 그런 손님도 손님이죠.”
그거 나도 예전에 몇 번 해 봤다.
허점을 노려서 까는 건 약간의 잡지식만 있어도 가능하며 쉽고 재밌는데.
지식으로 타인을 납득시키는 건 어려워서, 공부 많이 한 사람들도 말려든다.
난 진짜로 몰라서 배웁니다, 하면서 청하고 들어가긴 했었는데.
배울 필요가 없는 술사들이 몇 있더라.
그나저나 세상은 돌고 도는 게 맞구나.
내게도 같은 경우가 생기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눈치채셨는지 너무 궁금해요. 제가 생각하기로는 관상 외엔 답이 없거든요. 제가 여기 관상은 안 본다는 리뷰 보고 왔어요.”
“처음에 손님이 하신 말 덕분에 찍었어요.”
“그걸로 어떻게 찍어요?”
“주어 생략 때문에요.”
“네?”
그냥 처음에 ‘궁금해서 들어왔다.’라는 대사와 10대 후반, 2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게 이상해서 찍은 거다.
일단 연령대가 보편적 손님 집단에서 너무 튀고.
손님들이 철학관 들어오시면서 사주라는 주어를 뺀 경우를 흔하게 본 적이 없다.
일반인들이 ‘사주’를 매일 생각하고 사는 단어가 아닌바, 철학관에 들어오면 목적을 확실하게 밝힌다.
사주 보러 왔어요~ 관상도 보세요? 올해 운수가 어떨까요? 이런 식이거든.
그게 없으니까. 의심했다.
사주란 단어를 아마 자주 접하고 생각하다 보니 친숙해 자기도 모르게 언급을 안 한 것 아닐까.
그렇게 설명해 주니 처음엔 못 믿는다.
“그걸로 맞히셨다고요?”
“사람은 행동이나 모습으로 힌트를 주니까요. 그걸로 좁혀 놓고 사주로 디테일 맞추면 잘 안 틀려요.”
“우와…….”
이 손님은 그 말을 듣고는 감탄사 한마디 내뱉고 한참 침묵한다.
내 커피는 남아서 홀짝이고 있는데, 침묵하던 손님이 조심스레 뭔가 이야길 꺼낸다.
“선생님, 저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말씀하세요.”
“선생님이 사주 보시는 거 옆에서 몇 번 지켜볼 수 있을까요? 그래도 될까요?”
“지켜본다고요?”
“네 배워 보고 싶어서요. 어떻게 그렇게 하시는지.”
아, 이거 그 잘나가는 철학관에 있던 그 견습 말하는 건가.
왠지 사주 강화술 앱 알림에 <제자>, 혹은 <여제자> 이런 거 뜨면서 설명 및 포인트 강화 나올 거 같은데.
지잉. 하고 휴대폰 알림이 바로 울린다.
짐작대로인가 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