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17화 (17/211)

#17. 남자에게 공덕을 드립니다

3611.

틈틈이 인터넷으로 사주 볼 사람 모집하고.

아예 가상 사주 표본 따서 연습하며 개같이 열심히 봐서 모은 사주들이다.

나는 이제 연속 강화가 가능하다.

“이게 뭔 구조인데 이렇게 급을 나눠 놓은 건지. 그냥 한 번에 다 하게 해 주면 안 되나.”

라고 불만을 털어놓다가 이내 납득했다.

“1성부터 10성까지 무공은 성취가 다른 법이고, 게임은 쉬우면 재미없다고는 카더라만.”

다음은 4,800명. 8~10레벨을 해제한다.

8~10레벨은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 이상 4,800명의 사주를 봐야만 올릴 수 있다.

한 마디로 인생을 반전 정도 시키느냐, 역전 시키느냐의 차이다.

4,800 – 8레벨에서 10레벨까지 사주 강화술로 올릴 수 있습니다.

6,000 – 사주 강화술 경험 획득 포인트가 1.2배가 됩니다.

7,200 – 레벨 하나를 다운시켜 그 포인트를 되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무조건 레벨 하나를 올려 주는 랜덤박스 두 개를 열 수 있습니다.

“이건 볼수록 웃기네. 랜덤박스 뭔데?”

고로 7,200명의 사주를 볼 때까지 랜덤박스빨 믿고, 사주를 고르게 찍어두는 게 좋긴 한가? 랜박을 어케 믿어.

그동안 갱생과 관청의 하청을 받아 모은 관성운 포인트로는 부하운을 찍었다.

<부하운LV4> 나이 페널티 –2, 지지자운 효과 +1

당신은 무력이 강하다면 억압과 통제를 통해 파편화된 개인들 대다수는 통제가 가능해집니다. 하나 아직 집단이나 지지자운, 자아운이 강한 개인에 미칠 통제력은 미약합니다.

만약 무력이 부족하되 지력 등의 운이 좋다면 당신은 지식을 통한 권위를 어느 정도 인정받기 시작하며 이성이나 연령이 많은 자들에게도 점차 끗발이 먹히기 시작합니다.

“부하운 꽤 괜찮구먼. 무슨 효과가 일어나려나.”

부하운은 타인에게 내 의지를 관철하는 힘이다.

권위/통솔운이라고 부르는 것도 타당할 듯.

내가 사주 강화술 프로그램에서 운세 이름을 수정할 수 있으므로 수정해 놓았다.

부하운 레벨은 11이 만렙인 거 같은데.

히든 레벨 ???가 있다.

만렙을 찍으면 활성화된다고 한다.

“무슨 엔딩 이후 업적 같은 느낌인데.”

부하운 만렙은 누구 저격하는 거 같은 설명이다.

<부하운 LV11>

당신은 당신을 위해 죽을 수도 있는 홀로서 1만 명의 적들을 벨 용맹한 장수가 한 사람에 그치지 않으며 당신이 죽어도 당신 자식을 섬겨 분골쇄신하며 당신의 업적을 이어 나갈 빛이 날 천재가 부하로 있을 것입니다. 이들은 순수하게 자신들의 능력으로 영토와 가업을 확장해도 이를 당신의 것으로 돌리며 욕심 또한 부리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 자식운만 1레벨이거나 마이너스 수준이면 귀 크신 그 양반일 듯.

이 이상인 부하운인 사람이 있으려나?

연속 강화 될 때까지 강화 포인트 모아 둔 게 꽤 많다.

다음으로는 근로소득운 LV3을 찍었다.

<근로소득/정규 재물운> LV3

당신은 월급, 연금, 용돈, 매출 등을 득하거나 인상할 수 있습니다. 직장운과 연계되면 월급이, 주거운과 연계되면 연금/이자가, 어리거나 학생이면 용돈이, 사업자라면 매출이 오릅니다.

다만 그 한도는 10%가량으로 드라마틱한 소득 개선은 아직 없습니다.

이어서 관성운의 명예운을 LV3으로 찍었다.

<명예운> LV3

당신은 읍면동 급의 지역사회에서 명성을 떨치거나, 혹은 명소를 소유합니다. 지역사회를 넘어섰을 경우. 세상 사람들 중 5만 명 중에 한 명은 당신을 알고 기억하며 그 정도 인구들이 향유하는 영예의 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2레벨이 인구 10만 명 중 한 명 정도는 날 들어 본 적이 있다, 였다.

간만에 내가 타고 나고 레벨업한 운들을 쭉 훑어보았다.

물(현재 포인트 540)

<비겁운> 위 남명은 임수일간으로 기본적으로 물인 사람이다.

자아 LV8 (10년 대운 추가 레벨 +2)

형제 LV4 (10년 대운 추가 레벨 +1)

친구 LV5 (10년 대운 추가 레벨 +2)

지지자 LV6 (10년 대운 추가 레벨 +1)

경쟁 LV6 (10년 대운 추가 레벨 +2)

10년간 주는 레벨들을 임대받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높다.

나무(현재 포인트 104)

<식상운> 위 남명의 식상은 ‘나무의 운’에 활성화되어 있다.

수명 LV12 (나이가 어려 기대 수명이 여전히 적용 중)

화술/언변 LV6 (10년 대운 추가 레벨 +1 세운 추가 레벨 +1)

자유 LV6 (10년 대운 추가 레벨 +1 1년 세운 추가 레벨 +1)

은행잔고 LV2

재주 LV3

10년간 주는 레벨들에 1년만 임대하는 레벨도 받고 있다.

불(현재 포인트 200)

<재성운> 위 남명의 재성은 ‘불의 운’에 깃들어 있다. 바다 위 조각배의 촛불과 같을 정도로 약하니 레벨 다운에 유의할 것.

아버지 LV2

근로소득(정규재물) LV3

횡재(유동성 재물) LV2

부인/여자 LV4 (계절 강화 추가 레벨 +1)

가문 LV3(이 운은 현재 레벨업이 불가능합니다)

불은 여름이라 여름에 해당하는 강화만 되어 있다.

흙(현재 포인트 1009)

<관성운> 위 남명의 관성은 ‘흙의 운’에 깃들어 있다. 관에는 사주 강화술로도 통제 불가능한 디버프가 있으나 관의 속성을 생각한다면 마땅한 것이다.

자식 LV4(미혼, 낮은 여자운 효과로 인해 –1)

명예 LV3

직장/승진 LV4

부하/통솔 LV4(나이가 어려 개화되지 않았다 –2, 지지자 효과 +1)

고난/책무 LV4(사주 강화술로 강화가 불가능)

쇠(현재 포인트 881)

<인성운> 위 남명의 인성은 ‘쇠의 운’에 깃들어 있다.

어머니 LV7

주거/권리 LV5

공부/학위 LV5

기예 LV5

신념/도덕/종교 LV6(사주 강화술 비급을 취득, 추가 레벨 +3)

천을귀인 LV2, 월덕귀인 LV7, 도화살 LV5, 양인살 LV5, 귀문관살 LV6, 역마살 LV7…….

기타 신체 기능 운세들.

사주에는 물건을 취함으로써 운이 직관적으로 오르는 경우가 있다.

소위 아이템이다.

운이 오르면 보통 그 물건이나 사람이 따라오지만.

그 물건이 있음으로 운이 오르기도 하는 것이다.

단편적으로 재물과 부동산, 자동차 등이 그러하다.

특히 이번에 사주 강화술을 모바일로 이식하니까.

무슨 PC게임 모바일화하는 거 따라왔더니 특전 받는 것처럼.

운이 따라왔다.

<종교/신념/도덕운 LV6> +3

당신의 신념과 사상, 혹은 종교적 가치관은 개인의 정신적 건강과 삶의 지향점을 넘어 타인의 인정을 받을 정도로 성숙해 있습니다.

신념과 사상이 있다면 이를 본받고자 하는 이들이 추종하며 종교가 있다면 신학 수료생 정도의 위치를 구가할 것이고 또한 비겁운의 지지자운에 가산 포인트를 끊임없이 공급하고 관성운의 명예운이 쉬이 깎이지 않게끔 보호할 것입니다.

종교운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정신건강 보호에 작용한다.

아무리 사주가 못나도 종교운 레벨이 높으면 스스로 생을 저버릴 정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완화할 수 있다.

물론 이건 나 같은 애매한 중간 정도 레벨 이야기고.

8레벨 찍으면 대형 교회 목사, 주교좌 성당 신부, 주지 스님, 시아파 이맘 급. 종교 지도자나 학설을 설파하는 교수급이 된다니깐, 올리면 좋다.

특히 종교운 9레벨은 설명이 간략하면서도 강력한 효과다.

‘성직자나 사상가, 철학자인데 장사가 잘됨.’

이어 10레벨은 신도들이 수도원이나 학교 같은 성전 건축을 자발적으로 해 준다니까, 실로 살벌한 효과다.

“탐나네.”

인성운 탭의 주거운이랑 겹쳐서 굳이 올리고 싶지는 않지만.

올려서 손해까지는 안 나는 운세다.

종교운 10레벨에 성전건축을 받으면 그때까지 주거운이나 지지자 운 등에 따라.

그 성전건축이 이름만 빌려준 성전, 수도원, 학교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종교 장원이 되면서 주거운 11레벨이 바로 열린다는 설명이 있다.

대사원 자체가 하나의 탑이고 그 탑 주변에 이교도들과 도적 떼를 우려해 성벽 하나 세우면 영주, 성주니까.

<종교운> LV11

교황령 백작급의 수도원 십자군 성채, 사찰과 산사, 학교 재단, 탑 등의 주인이 되어 조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종교적이거나 학술 연구적 색채를 가진 영토인바, 과도한 수탈을 펼칠 경우 레벨이 떨어질 위험성이 높습니다.

종교운 11레벨은 주거운과 유사한데, 돈은 좀 못 번단다.

현재 인성운의 주거운과 어머니운은 포인트가 모자라서 안 되나.

종교운은 기본레벨이 3레벨인데 아이템 빨로 강화가 된 거라.

포인트가 적게 드는 고로 바로 올릴 수는 있었다.

“이건 아껴 두자.”

종교운 7레벨은 성직자, 제사장, 선교사 등이 된다는데 말마따나 설명 그대로 저렇게 된다는 건 아니고.

종교계 등 신념이 강한 자들과의 연계가 생긴다거나.

영적 권위를 얻는다는 것일 거다.

객관적으로 남보다 지위나 지식, 능력이 우월해서 얻는 권위가 아니라.

그런 게 없는데도 얻어지는 권위가 통칭적으로 종교운으로 본다.

자선과 봉사, 금욕이 주로 연계되는 것만 봐도 나오는 답이다.

고로 올리면 자선과 봉사, 금욕을 수행해야 하는데.

자선과 봉사까진 몰라도 금욕은…….

하기 싫어.

금욕할 거면 사주 강화술을 왜 써?

“거 인성운 관련해서 운을 줄 거면 주거운을 주지, 종교운 쓸 데가 별로 없는디.”

라고 볼멘소리를 한 지 몇 시간도 안 되어서 묘한 일이 생겼다.

“저기,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예?”

도보로 퇴근하는 퇴근길이었다.

갑자기 2인 1조의 여자들이 붙들길래 뭔가 해서 봤다.

사람이 만만해 보이는지 온갖 종교인들이 달라붙곤 한다.

다만 지금까지는 개신교 계열 쪽 사람들이 붙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도가 쪽인 모양이다.

개신교 쪽 이단이면 절대적 명분인 ‘예수만이 구원자이다.’ 대명제만 가지고 있으면 말싸움에서 지기가 어렵고.

도가 사상 쪽 전도인이면 오행철학을 근간으로 한 사주 강화술의 전승자로서 상대해 볼 만 하다.

그래서 안 지나치고 멈춰 주었다.

아줌마들이 아니라서 그런 건 아니고.

요즘은 전략이 발달해서 젊은 여자들을 2인 1조 시키는 건가.

“그런 이야기 많이 듣습니다.”

“기가 무척 강하신 것 같고.”

자아운 이야기냐?

어이가 없긴 한데, 재밌어서 맞장구쳐 주었다.

“예에.”

기가 강하다.

사주를 보는 입장에서 양자택일형 질문이다.

사주엔 신강/신약이라고 사람의 기를 판단하는 요소가 있는데.

신강하면 세고, 신약하면 약하다.

그러니 사람의 반은 기가 강하다고 말하면 자기 얘기인가 싶다.

물론 중간인 신강도 신약도 아닌 사주가 있긴 한데.

이 사람들은 자기 기가 센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으니까.

남이 ‘님은 기가 강하세요.’ 하면 ‘아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해 버려서.

인구의 약 70%는 솔깃할 대사라 생각한다.

“그, 뭔가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실 것 같아요.”

세상의 거의 모든 직업은 타인의 돈을 버는 거니까. 남들한테 도움이 되겠죠. 당연히.

남한테 폐 끼치고 돈 벌면 그거 범죄라고 하지 않냐.

“아, 그래요? 그런 일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반박해서 쪽을 주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지만 어디까지 하나 얌전히 듣기로 했다.

직업을 큰 범주로라도 맞히면 관상은 볼 줄 아는 걸로 생각하고 대화를 더 해 봐야지.

하지만 이 2인 1조는 곧 날 실망시켰다.

“무슨 일 하셔요?”

직업을 대놓고 물으면 신비함이 덜하지 않나?

도가나 무속을 기반으로 한 사이비들은 주로 동양 철학의 운명학을 근간으로 접근해서 종교의 신빙성을 더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려면 사주야 생년월일시를 알아야 볼 수 있는 거니 그렇다 쳐도 최소 관상은 볼 줄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그걸 알아내시면 ‘우와 신기하다.’ 하면서 이야기 좀 더 들을 생각이었는데요.”

“아, 그…… 저희가 관상을 보는 사람은 아니라서.”

“그런데 기가 센 건 어떻게 아시는데요?”

2인조는 당황한 듯하다.

특히 눈 트임 덕에 눈 하나는 크신, 나한테 주로 말을 걸던 분이 머뭇거리다가 하는 말이.

“마음의 눈으로 보인답니다.”

염병하고 자빠졌네.

마음의 눈으로 보면 직업도 볼 수 있지 않나요? 하려다가.

마음의 눈 드립이 너무 웃겨서 응대해 주었다.

“오, 어떻게 하면 그 마음의 눈을 쓸 수 있나요?”

“공덕을 쌓으시면 가능하세요.”

공덕이면 불교 용어다.

불교 쪽 사이비는 처음 듣는다.

한국에선 도교 쪽이 이런 식의 포교가 잦다고 들었는데.

군에서 사주 본다니까 커밍아웃하고 따르던 도교 관련 모태 신앙 후임이 상세히 자기들 말곤 다 그렇다고 알려줬다.

불교 용어를 차용한 건가, 아니면 불교 사이비인가.

보통 사이비는 어떤 분류가 있어도 각 종교에서 좋은 단어, 좋아 보이는 교리, 효과적인 전파법을 다 짬뽕해 버리니까.

아닐 수도 있다.

“공덕이면 절에서 나오셨어요? 뭐 하시는 분들입니까.”

“저희는 남자들에게 좋은 것을 베풀어서 공덕을 쌓는 사람들인데요.”

남자한테 좋은 것을 베푼다고요?

야설 소재가 먼저 떠오르는데, 내가 불순한 거겠지.

“와, 그래요?”

“저희는 미륵불…….”

미륵불?

태조 왕건의 영향력 때문인가. 미륵 드립을 치니까. 수상쩍다. 기침 소리도 못 낼 거 같음.

“석가 이후에 57억 년 뒤에 오신다는 분이 벌써요? 안 됐는데.”

“불경에 오류가 있었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어, 그래서 삼장법사가 천축에 가서 불법을 가져왔죠.”

이쯤 되면 내가 심심해서 갖고 논다는 걸 깨달을 때가 되지 않았나.

근데 보통 이렇게 외려 교리로 파고들며 쌈이라도 붙이는 사람들에게 희망적이고 집착적인 반응을 보일 것 같다.

무관심이 전도 확률이 0이라면 면전에서 교묘한 악플 다는 안티가 확률이 더 높긴 할 것이다.

“직업이 어떻게 되시죠?”

직업을 묻는 건 뜯을 만한 돈이 얼마나 있는가를 보는 거려나.

“저 사주팔자 봅니다.”

“어…….”

이분들 또 말문 막힌다.

전도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말을 못 하면 어떡하나.

뒤에서 지켜보던 다른 언니가 끼어들어 수습한다.

“그러면 역시 도움 되는 일을 하시는 거군요.”

“아뇨. 세상을 현혹한다고 생각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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