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14화 (14/211)
  • #14. 스토킹녀와 스타킹맨

    장마철, 밤중이었다.

    “비 오지게 오네.”

    장사 접고 집에 가려는데 빗줄기가 너무 거세서 나갈 엄두가 안 난다.

    명승철학관은 가스레인지, 수도, 침대, 냉장고, 세탁기가 다 있어 잠을 자려면 잘 수야 있으니. 하루 머물 생각이다.

    퉁퉁퉁.

    뭐야 이 시간에.

    장사 안 한다는 의미로 문 걸어 잠갔는데, 누가 자꾸 문을 두들긴다.

    “누구세요?”

    “저기, 도사님 저 좀 살려주세요.”

    “예에?”

    철학관 앞에는 여행 가방과 빗줄기에 흠뻑 젖은 옷이 들러붙은 예지수가 있었다.

    비를 잔뜩 맞아 뭔가 질질 짠 듯한 모습이다.

    <망명>

    신변의 위협을 당하고 있는 인물을 자신의 예하로 끌어들여 보호합니다. 통제를 상징하는 관성운과, 인의를 상징하는 인성운의 포인트가 직관적으로 오릅니다.

    12시간을 보호할 시, 인성운에 사주 강화 포인트가 1씩 증가합니다.

    이건 받아 주란 이야기지?

    사주 강화술 메시지도 이를 암시하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살려 달라는데 이걸 무시하기도 뭐하다.

    “들어오십쇼. 누가 안 쫓아왔습니까.”

    “네.”

    우산 정도는 있는데 이건 우산으로 막을 비가 아니라, 온몸이 흠뻑 젖어 있다.

    쳐다보기 민망하구먼.

    “일단 씻어요. 여기, 샤워기는 없고 수도 호스라서. 바가지로.”

    몹시 뜬금없는 방문에 망명 신청은 당황했지만.

    망명은 압록강 너머에서 탈북자들 안전 쉼터 만들어 제공하지 않는 이상 일반인이 수행할 수 없는 퀘스트라, 기쁘게 받았다.

    수건은 냄새나고 다 빨아서 없는데, 2층 집주인한테 하나 빌려왔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해요.”

    “비도 많이 오고 늦었으니 여기서 쉬세요.”

    “마침 부탁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될까요?”

    “갈 데도 없어 보이는디요. 네 이웃과 간음해서 집에서도 화났을 테고.”

    “엄……. 어떻게 그걸 아세요?”

    백퍼, 치정 관련 문제다.

    21살 여자애가 금전 문제는 예상하기 어렵고, 야반도주할 원한 관계라면 치정이지.

    “남자가 같이 있으면 야반도주일 텐데, 남자가 옆에 없고 여기가 본가인데 이리 뛰쳐나왔으면 집에서 쫓겨났단 이야긴데. 그럼 대단한 명예 실추가 있었던 거죠. 딸자식 동네 쪽팔린.”

    “사, 사주로 그게 나와요?”

    “아뇨. 그냥 이건 몇 번 겪어 본 일이라서.”

    명승철학관은 아니고 학교 다닐 때 대전에 있던 자취방에 있을 때.

    사주 상담하다 눈 맞은 여인네들 좀 들여 본 적 있다.

    이렇게 도망 온 사람도 있었고.

    “아, 정말요? 이렇게 찾아와요? 남자 혼자 있는 데를?”

    “오셨잖아요.”

    “친구들 집을 알아내려면 알아낼 것 같아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여긴 아마도 절대 못 찾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고작 두 번 공모전에서 만난 신원 불상의 사주 보는 남자네 영업장.

    기상천외하긴 하다.

    인맥에서 완전히 동떨어져 있어 연상하기가 쉽지 않다.

    “뭐 딴 남자 만나려다가 이렇게 됐어요? 아님. 그 남자가 죽인대? 아니면 부인이 죽인대?”

    “오빠가요……. 절 죽이고 자기도 죽겠대요.”

    “뭐지. 왜 그놈이 죽인다고 들어요?”

    교회 청년부 오빠였고 본인은 좋아하지만 남자 쪽은 결혼 전제로 사귀는 여자 있어 데면데면했단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울 나간 스타킹 때문에 짜증 난다고 사진을 보내 하소연을 했는데.

    거기에 기묘하게 반응을 해 줬다고 한다.

    스타킹 신은 다리 사진을 보내니 반응도 찰지고 연락이 너무 잘 되어서. 점차.

    스타킹 찢어진 거 입은 사진, 스타킹 속에 뭘 안 입은 사진 등등으로 올려 가다가.

    뭐, 그랬다대. 더 이상은 기억 안 남.

    “그걸 그 여자가 봤대요.”

    그리고 그 사진을 부인한테 들켰다.

    스타킹맨은 그걸 이 여자애가 미친 스토커라 그런다고 몰아간 모양인데.

    이에 예지수가 그게 아니라고 항변하여 진실 게임이 벌어졌다.

    그러자 남자 쪽이 울분을 터뜨리며 ‘이 X년 어딨냐면서 죽여버리고 자기도 죽겠다. 억울하다.’라고.

    지랄발광을 떤 모양.

    이런 놈을 왜 만나지? 싶지만.

    자기 픽이 절대 틀리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든 게 옳은 것 같은 사람은.

    설사 맞아서 유산을 해도 이런 놈 만나고.

    동반자살을 하자고 하면 같이 죽더라.

    동반자살 사례는 못 봤지만, 조선조 곡기 끊고 남편 따라 죽은 열녀 사주가 비슷한 걸 고서에서 봤고.

    맞아서 유산하고도 만나는 여자는 실제 봤다.

    “이걸 왜 안 헤어지는데요? 죽여버린다는데. 같이 죽을라고?”

    “그게…….”

    질문이 실수다.

    본인은 모르지. 남들 다 똥이라고 하는데. 자기만 된장 맛 나는 게 왜인지.

    “저 방법 하나만 알려 주시면 안 돼요?”

    “무슨 방법요.”

    “제가 그 오빠랑 헤어지거나, 오빠가 부인이랑 헤어지는 방법이오.”

    콰과과과광.

    벼락 맞을 소리를 했는지 마침 벼락이 친다.

    <가정 수호>

    당신은 한 가정을 파괴하려는 내연녀의 모략을 접하였습니다. 이를 단념시켜 미풍양속을 지키면 도덕과 관련된 인성운에 강화술 300포인트를 부여합니다.

    인성운이면 주거운인데 그걸 300이나?

    공부/학위 운세가 인성운에 포함인데.

    공부로 인성운을 올리려면 공부 2시간 하면 1포인트 오른다.

    공부 600시간. 25일은 해야 벌 수 있는 포인트를 한 번에 준다?

    해야겠다.

    냉정하게 보면 이 친구를 갱생시켜 떼어 놓는다고 해도.

    저 집구석은 남자가 또 새서 비슷한 일이 벌어질 거 같은데.

    나야 상관없지.

    “근데 이대로면 헤어지는 게 아닌가? 이런 막말은 처음이지 않아요? 이러고도 만나고 싶다. 이건가요?”

    “저도 이게 아니라고 생각은 들어요. 무섭구요. 안 그랬으면 도망을 안 쳤죠. 근데 하. 내가 미친년이지. 저 왜 이러는 걸까요?”

    그걸 왜 나한테 묻나 싶지만.

    이성은 살아 있는 것 같다.

    사람은 이성과 감성의 괴리가 매우 클 때, 몹시 위험하다.

    이상과 현실의 인식이 크단 소리로 자살에 취약하다.

    스스로의 감정이 납득이 되는 수준에서 통제가 되어야 하는데.

    본인도 납득 및 제어가 안 되니까, 이러고 있다.

    지성이 살아 있어 다행이라고 할까.

    “그 양반보다 취향껏 맞춰 줄 파트너를 하나 새로 구하세요. 사랑은 받은 적 없고 욕망만 실컷 받았는데 포기가 안 되는 거면, 그것뿐이죠.”

    “그럴 파트너가 있……어요?”

    “오픈톡에서 20대 초반녀 만남 원해요. 하면 수백 명은 달려들 거 같은데.”

    “뭘 믿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죠?”

    “그 남자는 뭘 믿고 만나요. 오히려 더 위험하지 않아요? 대놓고 죽인다는데?”

    “그러네요. 그래도 좀.”

    대놓고 죽고 말지, 그런 픽은 이 여자가 절대 안 찍을 픽이다.

    진단이 여기선 두 가지 가능한데.

    그냥 미친 끝사랑일 가능성 하나.

    그리고 선천적 욕구가 많은데 정신머리가 방탕해짐을 막고 있는 경우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방탕해지십시오.’ 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둘 다일 수도 있다.

    사주로는 둘 다일 가능성을 높게 본다.

    선천적 욕구가 많으나 정신머리는 강해서 한 명만을 바라보는데, 그걸 열렬한 찐사랑이라고 믿고. 절대 손절이 안 되는.

    “뭐 첩 하나 둔다고 생각하시고 만나세요. 스타킹남은 본처도 있고 님이 첩일 텐데. 님도 그럴 수 있는 거 아님?”

    “듣고 보니 그렇네요?”

    내 생각이 과하게 자유로워서 그렇지만, 이런 경우는 중혼이 정답이다.

    최애픽을 두셋 정도 갖는 것이다. 대안이 있되, 방탕해지는 정도까진 아니니까.

    하지만 이 여인네의 생각이 그런 식의 자유는 제한할 것이다.

    이미 난 저 남자 좋아해 저 남자랑 죽는다. 식의 가히 무슨 충성심 급의 애정도를 갖고 있으니까.

    고로 애시당초 안 박힐 소리는 하지 말고. 정론으로 조언을 줬다.

    “일단 죽인다니까, 거리 두십시오. 그리고 남자인 친구들 중에 호감 있어 보이는 친구들이 있을 테니까. 그런 친구들 위주로 밥이라도 먹고 하면서.”

    “도사님은요? 밥 같이 먹을래요?”

    이건 일전의 역제안이네.

    “전 괜찮음.”

    “그 좋다는 괜찮음이에요, 아니면 ‘괜찮으니까 됐어요.’ 에요?”

    “좋다구요.”

    “이렇게 쉽게요?”

    여자가 들이대는데 굳이 마다하진 않는다.

    여자운 저렙인데 기회 있음 잡아야지.

    “제 팔자가 그 뭐 해석하자면 끼는 있으나 복이 적어 여자를 취해도 한낮의 꿈인 격이다, 이렇게 보니까. 어차피 한낮 정도 있다 가시겠죠.”

    “어, 안 그러면요?”

    “안 그랬던 적이 없는디요.”

    일전에 사주로 남자와의 관계를 고민하는 미인을 열심히 도와주다 눈이 맞았었는데.

    그 남자가 용서 빌고 돌아오자 날 손절하고 그 남자 만나러 갔다.

    그러다 또 똑같이 데이고 돌아오자.

    미안하다는 그분의 육탄공세만 받고 마음을 열지 않았는데.

    그게 점차 너무 찐해져 슬슬 미안해 다시 잘해 보려는 찰나.

    또 그놈 만나러 갔다.

    하는 짓은 별로였지만.

    음, 좋은 추억 줘서 용서는 한다.

    그 뒤로도 좀 만나긴 했었다. 청첩장 주기 반년 전까지.

    그분이 오래 찐하게 있어 유독 기억에 남긴 하지만.

    비슷한 경우가 몇 차례 더 있다.

    몇 차례 이런 식으로만 만나니까. 여복만큼은 사주를 받아들인다.

    미인은 꼬이지만 2픽 운명.

    심지어 몸정으로 묶어놔도 응 넌 2픽.

    그래서 여자운과 재성운도 강화 중이다.

    평생 2픽일 수는 없잖냐.

    “그러셨구나.”

    “님도 비슷하네요. 2픽.”

    “그러게요. 남자분인데 내 이야기 같더라.”

    길게 이야기하다 슬슬 졸려서 일어났다.

    “오늘은 여기서 쉬세요. 비 좀 잠잠해졌다. 가야겠네.”

    “아, 이 방 안 쓰세요? 왜.”

    “저 집 있는데요. 왜 여기서 자요. 비좁고 덥고 습하고 그런데.”

    “제가 좀 무서워서 그런데, 안 가시면 안 될까요?”

    무리수 부탁 던지는 버릇은 여전하구만.

    그럼 더 쌩 무리수로 받아야겠다. 사주 강화술도 오르는.

    “잠만 자는 게 아니면 있죠. 뭐.”

    “어…….”

    “갑니다. 문 꼭 잠그시고.”

    “아니, 그. 잠시만요. ”

    “왜요?”

    “그……··. 생각 좀 해 볼게요.”

    “그럼 기다림.”

    밤새 생각만 할 것 같은데.

    사주 강화술로 보면 이성과 근접해 있으면 재성운 오르니까.

    뭔 생각을 하는지 있을 참이다.

    얼굴 벌게진 거 보니 뭔 생각했는지는 짐작 가능하다.

    * * *

    “왜 혼자 밤을 새웁니까. 자라니까.”

    “새, 생각을 좀 길게 했어요…….”

    생각만 할 줄 미루어 짐작은 했는데 나만 꿀잠 잤다.

    본디 명승철학관 뒤 골방은 크기가 고시원 수준이라, 두 사람이 못 잘 건 아니나 찰싹 붙어서 자야 한다.

    이 여름에 습기도 많은데 당연히 으 싶어서 간다 했더니만, 붙들고 난리.

    말실수한 건 아는지, 솔로인 친구 소개해 준단다.

    타로랑 사주 갓 배워서 자기한테 귀문살이라고 했던 친구 있대.

    낮에 자게 놔두고 영업하는데 예지수 휴대폰이 자꾸 울린다.

    선풍기 때문에 코드가 없어서 충전은 여기서 하고 있는데.

    뭔 사진들이 계속 전송되고 있다.

    심상치가 않아 깨웠는데.

    예지수는 이걸 보더니 멘탈을 놓고 울음을 터뜨렸다.

    “뭔데 그렇게.”

    사실 미리보기로 이미 좀 보였는데. 예지수가 직접 내민다.

    메시지에는 스타킹남이 ‘부인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고 다신 접근하지 않을 것을 약속해라.’라고 강요하고 있었다.

    사진은 예지수가 고등학생 때부터 보내던 그런 것들이다.

    글귀를 보니 교묘하다.

    그러니까. 공개 게시판에 올리겠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이런 사진을 저런 사진을 보고 부인이 화났다면서 사과를 요청하는 누그러진 말투인데.

    사과가 없으면 부인이 뭔 짓을 저지를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는 투로 말하면서 그런 걸 보낸다.

    읽다 보면 ‘사과 안 하면 이것들을 공시한다.’로 의도가 읽힌다.

    “이건 아무리 불륜이라고 해도 선 넘었네. 신고합시다. 그냥 협박도 아니라 이건 친고죄도 아닐 듯. 내가 해도 되겠다.”

    여기서 예지수가 맞대응하지 않으면? 스타킹맨의 주장이 그대로 성립된다.

    예지수만 스타킹맨에 미쳐 날뛰어서 이런 걸 보내 유혹하려 한 변태고.

    스타킹맨은 저런 사진으로 스토킹 당하던 스토킹 피해자.

    남 일에 경찰서 가는 거 귀찮지만, 내가 사이다 먹어야겠다.

    “아, 안 돼요. 그러면 안 돼요. 진짜로 안 돼요. 그러지 말아 주세요.”

    “아니 왜요. 이거 공개될까 봐?”

    이렇게 묻긴 했는데 아마 아닐 것이다.

    얜 스타킹남을 위해서라면 그냥 ‘몸 이쁠 적에 찍어 두죠 뭐. 자신 있으니까. 보여 주죠.’ 하고 납득할 사람이다.

    진영을 절대 안 갈아타는 충신, 열녀.

    현대엔 충신 열녀 짓이 비합리적이니, 이상한 사람으로 읽힌다.

    그래도 이런 여인에게 1픽으로 선택받으면 모든 걸 이해받고 동조받으니.

    그 픽을 받은 이는 여복 많은 행운아일 것이다.

    “그럼 정말 다시는 못 보잖아요. 감옥 보내는 거잖아요.”

    그래도 이건 정말 떼어 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리수를 두기로 했다.

    이게 안 먹히면 그냥 내쫓고, 인지된 대로 신고하고. 관심 끊겠다.

    “그게 나을 건데.”

    “예…… 뭐가 나은데요? 오, 옥바라지?”

    옥바라지는 심각했는데 빵 터진다. 뭔 상상을 한 거냐 대체.

    “영 찝찝한 게 있어서 말이죠. 그 남자 사주, 아니 아마 모르거나 없을 테니. 생일이라도 줘 봐요.”

    “시간을 모르면 못 본다고…….”

    “돼요.”

    “저한텐 그때 그렇게 말씀 안 하셨잖아요.”

    “응 가격이 12배니까.”

    태어난 시간 모르면 무식하게 12시간 다 넣어서 보고 비슷한 걸로 유추하면 된다.

    보는 역술인이 쌩노가다일 뿐이지.

    “사주를 보면 뭐가 좀 나올까요.”

    “예, 갑자기 몹시 위험해서 그렇습니다.”

    “위험하다고요?”

    서사부터 깔았다.

    딱 한 번 이런 여자 단념시켰던 필살기가 있다.

    보통은 단념이 안 되니까. 필살기라고 하면 안 되겠다 싶고.

    누가 봐도 사기, 기망의 냄새가 짙게 나서 나도 꺼리지만.

    별수 없지.

    삼주육자를 시간당 12개씩 봐서 맞춘다고는 했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어차피 사기 칠 거니까.

    “후…….”

    “왜, 왜 그러세요?”

    “것 참. 이게 반반이니까. 맞다 아니다도 아니지만. 이게, 허.”

    “무슨 일 있어요.”

    한참 고심하는 척 이마를 좀 매만지다가 한숨 쉬며 한마디 했다.

    “에휴, 단명함.”

    “네……?”

    “해석 필요합니까. 고만 만나세요. 죽어요.”

    “누가요? 저요?”

    “님 말고.”

    “그럼 누가…….”

    “고객님이 그 남자 곁에서 맴돌면 그 남자가 일찍 죽습니다. 그러니까. 그 친구를 위해서 포기해요.”

    참고로 뻥이다.

    딱 한 차례, 저 내연남과 비슷한 사주인 사람이 자살한 걸 본 적 있다.

    그러니까. 내 임상 중에서도 딱 한 번 있는 사례인 것이다.

    비슷한 사주 구성은 내가 본 것만도 한 수십 명 있다.

    그걸 비약에 비약을 해서 가져다 맞추자면 그렇다.

    “설마……. 그게 왜 그래요?”

    “잘 믿더만 왜 이런 건 의심하죠?”

    “나랑 만나니까. 오빠가 죽는다고요?”

    “이미 님이 삶의 스트레스를 많이 올려놔서 안 만나도 사망할 거 같은 위험성이 있어요. 내가 이 본부인 만나면 보험 들라고 할 거.”

    “그렇게 젊은데요?”

    젊으면 안 죽냐.

    이게 고서에는 비슷한 사례가 명이 짧다고 되어 있다.

    여자운은 많은데 주거운이 안 따라 주는 사람들.

    다만 고서 내용 다 얘기해서 설득할 생각은 없고.

    나는 그 고서 내용 안 믿는다.

    그냥 그동안 예지수에게 쌓아 놓은 내 신뢰 자산을 활용했다.

    “내가 한 말 틀린 적 있었나.”

    “어…….”

    우선 반말까지 섞은 확언으로 위압하여 엄포를 놓은 뒤.

    약간의 전문 지식만 첨가했다.

    이건 명확히 선동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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