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1화 (1/211)
  • #1. 무협 쓰다 사주에 코 꿰임

    무협 소설을 쓰고 싶었다.

    고교 시절 야자 시간에 공책에 끄적이던 판타지는 우연찮게 인기를 얻어 출판됐고 그럭저럭 팔렸다.

    아무래도 판타지가 좀 더 제약이 없어 쓰기는 편했다.

    그럼에도 무협이 쓰고 싶었다.

    어린 마음인데, 뭔가 무협이 더 쓰기 어렵고.

    남들에게 말하기도 좀 덜 민망하고 그런 느낌에 동경해왔다.

    “오행철학은 있는데, 적용이 된 건 마땅찮네?”

    뭔가 독특한 것, 클리셰를 비트는 것을 좋아했다.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라 소재를 남과 다르게 꾸리는 게 전략이었다.

    그래서 무협의 주인공을 점술의 전문가로 설정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했다.

    사주와 관상을 봐서 죽을 수도 있는 날은 전투를 피하고.

    뭘 해도 사는 날에는 배짱부리는 주인공은 어떨까 하는 생각.

    궁합과 오행에 맞게 인간 상성이 있고.

    그 상성이 있으면 이겨 먹고, 없으면 배로 노력해야 하는 설정.

    “사주를 알아야겠는데 그럼.”

    가르쳐 줄 이가 없어 책 몇 권을 읽었고, 수행(?)을 통해 터득했다.

    체득한 사주와 주역의 지식으로 무협에 본격적으로 도전했다.

    대차게 망했다.

    일단 소재는 신선했다는 평가였지만, 사주 좀 배웠다고 설명충 짓을 오지게 해 놔서 읽다 지친다는 사람들이 나왔다.

    전작 내 준 출판사가 연재 지표는 좋아서 내 줬는데.

    같이 손해만 봤다.

    “1/4분기 11만 원……. 나눠서 3만 원이네.”

    석 달 이북 인세가 입금됐는데 11만 원이었다.

    한 달에 4만 원도 못 번 것이다.

    “사주로 번 돈이 더 많겠다.”

    월 4만 원으로는 먹고살 도리가 없다.

    결국 알바를 뛰어야 했는데.

    결국 알바를 뛰어야 했는데, 무협 소설 쓰면서 사주 관련 자료를 조사했던 덕분에 사주 알바를 할 수 있었다.

    사주 관련 오픈톡이 있었다.

    거기서 사주 볼 사람을 구해 온라인 사주로 1~2만 원씩 받으며 용돈벌이를 했다.

    그 돈이 이번 달은 13명, 20만 원 정도 됐다.

    부업이 본업의 벌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사주를 책으로 공부한 것은 군 시절.

    부대에서 ‘목표 지향적 자기 계발’이라며, 모든 병사를 대상으로 밤 8시부터 9시까지 공부하는 제도를 시행했었다.

    전역 후 무협을 쓸 예정이던 나는 군시절에 사주를 공부하다, 호되게 당했다.

    이병이 사주책을 보고 앉아 있으니, 온갖 선임들과 간부들이 자기 사주와 지인, 가족 사주를 들고 와서 강압적으로 사주를 보게 시켰던 것이다.

    덕분에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사주전의 승리자가 되었다.

    군대에서 쌓은 경험치로 남자 사주는 자신 있게 볼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재능 장터와 사주 오픈톡 모객에서 걸리는 사람들은, 죄다 여자들이다.

    뭔가 재능하고 상황이 안 맞는다.

    * * *

    결국 1/4분기 정산을 보고 산불 관리원에 지원했다.

    건조한 봄철에 지자체에서 임시 임용하는 기간제다.

    등짐 지고 은퇴하신 나이의 어르신들과 같이 산을 탔다.

    등에 등짐 펌프를 들고 등산하는 체력 싸움 알바다.

    “요새는 젊은 애들도 이런 걸 하네.”

    “취업난 심하다잖은가. 저 집 아들은 그래도 일이라도 뛰니 다행이네.”

    아재들이 일을 졸병 부리듯 하지만, 어리다고 귀여워는 해 주고 막걸리도 사 준다.

    “쟈는 뭐 하다 온 애여. 아야 머 하다 왔냐. 학교 안 댕기냐.”

    “거 뭐 사주 보다 왔디야.”

    작가라고는 말 안 했다.

    제일 잘 팔린 대표작이 라이트노벨이거나 야설이다.

    제목이 너무 발랄해서, 말할 수가 없다.

    그나마 지금은 사주가 수익이 더 잘 나오니까, 사주로 돈 버는 역술인이라고 부업을 메인인 양 들이밀곤 한다.

    “니 사주 볼 줄 아냐.”

    “꽤 보드라고.”

    아재들에게도 사주를 봐 주고 밥이나 술을 얻어먹었다.

    군대에서도 그랬지만 흥미로운 스킬을 가진 걸로 취급받았다.

    내 이야기가 나오자, 연관해서 사주 관련 이야기들이 같이 산 오르는 아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런 아재들의 입에서 ‘운장산 도인’에 대한 제보가 있었다.

    “이 산에 도인 하나 살던데. 그 양반도 사주며 관상을 본디야.”

    “아 그려? 야가 잘 보나, 그 양반이 잘 보나.”

    듣자니 흥미가 돋았다.

    “그래요? 궁금한데요. 어디 사는 사람이에요?”

    산불 관리원 동료들이 안내한 곳은 도립공원 안내처에서 멀지 않은 사유지의 한 움막이었다.

    풀어 헤친 머리에 수염을 길게 기른 도인은 과연 도인답다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나는 사주를 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사주를 청했다.

    “실례합니다. 저 사주 한 번 봐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도인은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대답했다.

    “물으실 이유가 있나 싶지만, 그러지요.”

    일부러 모른 척, 시간을 태어난 시간 그대로 말했다.

    나야 내 사주를 아니까.

    도인은 낡은 책을 꺼냈는데 저것이 사람의 태어난 시각을 사주로 변환하는 만세력이다.

    만세력이 등장하지 않으면 사주를 신력으로 보거나.

    사주를 못 보는 사람이다.

    그는 단박에 내 사주를 맞혔다.

    “작가 사주, 혹은 두 개 이상의 직종을 가질 사주입니다. 행색과는 달리 글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조금 감탄했다.

    내 사주의 용신을 곧장 파악했고 직업까지 맞혔다.

    나는 사주를 볼 때 해석하는 시간이 아직 필요하다.

    근거는 있게 사주를 보는 사람임이 확실했다.

    그렇다면 더 숨길 이유가 없었다.

    숨기면 저쪽이 되레 불쾌해한다.

    “임자일주니까요?”

    “허허, 임자일주를 압니까?”

    “임자일주 사주 16명 정도 봤는데 작가가 5명, 취미로라도 글이나 시를 쓰는 사람이 7명이었습니다. 글 쓰는 사람들이 많이 가지고 있더군요.”

    “역시 알고 묻는 것이었군요. 한데 왜 물으십니까.”

    “제 사주는 제가 제 운명을 객관적으로 보는 게 불가능하더군요. 모두 좋은 쪽으로 해석하게 되네요. 그런데 인생이 그 좋은 쪽으로 작용을 했다면 전 재벌이 됐겠죠. 하지만 현실은 담배꽁초 주우러 다니죠.”

    “하긴 좋게 풀리면 이국의 호텔에서 유유자적하며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자기 계발서나 쓸 팔자로 보이는군요. 무슨 글을 씁니까?”

    그게 인생의 목표였는데 그러기 위해선 돈과 성공이 필요하다.

    “음, 사주를 익혀서 그 오행의 이치대로 무공을 자유자재로 쓰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무협 소설을 써서 출판한 적 있습니다.”

    운장산 도인은 그 말에 표정이 변했다.

    원래 뚱한 표정으로 기분 나빠 보였다. 그런데 눈빛이 서글서글해졌다.

    “사주를 소재로 무협을 쓰셨다?”

    “예.”

    “재미있었겠네요. 책은 서점에 있나요?”

    “그……. 아뇨. 뭐 주로 만화방에 들어가는 거라서 시중에서 구하려면 인터넷 서점에서 사야 해요. 제가 몇 권 있긴 한데.”

    “그 책을 주시면 저도 책을 하나 선물로 드리지요.”

    “재미있으려나요.”

    “제겐 분명 재미있을 겁니다.”

    “그게 책이 3권까지는 종이로 된 책인데 그 이후부터는 E북이에요.”

    “이북은 뭔 말씀인지 잘 모르겠고, 세 권 다 주시지요. 그러면 선물을 두 개 더 드리지요.”

    내가 쓴 무협 ‘역술인의 검’은 종이책으로는 3권이 고작이고, 이북으로는 총 8권으로 완결했다. 200화.

    그나마도 재고가 쌓여 있고, 아마 출판사에 연락하면 줄 것이다.

    뭐 어디서 캐낸 칡주, 뱀술, 매실청 같은 걸 주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재고가 많아서 줘도 괜찮을 것이다.

    사주 보는 역술인이 직접 읽어 본 감평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고.

    * * *

    다음날. 다시 산에 오를 때, 내가 종이책으로 낸 역술인의 검 1, 2, 3권을 가지고 갔다.

    도인에게 건네자 그가 읽은 뒤 소감을 말했다.

    “잘 읽었습니다.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작가의 면전에선 여간하면 다 재밌다고 한다.

    그래도 그 한마디가 뿌듯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사주를 본 입장에서 보면, 고증이야 틀린 점이 없잖아 있지만. 응용력이 좋았습니다.”

    “아이고 별말씀을요.”

    소설을 쓰려고 배운 것이니 응용력이야 좋아야지.

    “어설프게 책만 많이 읽은 게 아니라, 사람들을 직접 보고 체득했다는 게 실감이 납니다. 석박사만큼 배우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산전수전을 꽤 겪은 듯하네요.”

    “뭐 그렇게 됐네요.”

    실전과 같은 사주 훈련. 지금은 좀 고맙기도.

    “그런데 다음 책이 없다고요? 4권은 어디 있습니까.”

    “어…… 4권부터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만 볼 수 있어요.”

    “왜 그렇죠?”

    “잘 안 팔렸거든요. 종이책으로 찍기엔 망해서 출판사 손해가 꽤 커서요. 이북은 데이터니까 유통 마진이 덜 들어가다 보니, 손해가 덜한 것 같아요.”

    “아쉽게 됐군요. 내가 이 스마트폰이라는 물건하고 그리 친하지가 않아서. 그래도 어떻게든 찾아보겠습니다. 아 참. 제가 이 책들을 받아 둬도 될까요.”

    “선물 주신댔으니까. 뭐. 가져가세요. 재밌게 보셨으면.”

    “그렇지요. 자, 이 책 받아요.”

    운장산 도인은 무슨 진품명품에서나 나올 법한, 오래되어 보이는 책을 꺼내 줬다.

    “문화재예요?”

    “제가 쓴 비결입니다. 읽어 보세요.”

    “어, 그래도 적천수, 연해자평은 읽어 봤는데. 그건 아니죠?”

    “그거야 시중에도 구할 수 있는 건데 굳이 드리겠습니까. 이건 제가 깨달은 사주의 진리를 서술한 책인데, 출판을 못 했습니다.”

    훑어봤는데 좀 당혹스럽다. 과연 한자가 가득하다.

    거기에 그나마 깨알같이 한글 붓글씨로 주석이 적혀 있긴 했지만.

    “저도 제가 쓴 비결을 널리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게 하고 싶었지만, 운때가 닿지 않더군요. 한데 사주로 소설을 쓰다니 대단하고, 참으로 부럽습니다.”

    “쑥스럽네요. 책 감사합니다.”

    이게 뭐 토정비결급으로 역사에 남을 비결은 아닐 거 같지만 웃으며 받았다.

    “작가 양반이 아니었으면 드리지 않았을 겁니다. 자, 2권 선물은 이걸 드리지요.”

    “뭔 열쇠죠?”

    도인이 열쇠 꾸러미를 건넸다. 뭔 의미인지 알 수가 없다.

    “전주시 한옥마을 근처에 서서학동이라고 있습니다. 아시나요?”

    “예. 알지요.”

    “거기에 한옥마을에서 전주천을 건너 있는 문 닫은 2층 상가 건물이 있는데 거기 1층 문패에 명승철학관이라고 적혀 있을 겁니다. 그 집 열쇱니다.”

    “그 열쇠를 왜 절 주세요?”

    “작업실로 쓰세요.”

    “작업실이요? 예?”

    홀로 글을 쓸 수 있는 작업실은 동경하지만.

    지금의 자산으로는 턱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꿈만 같이 그냥 저 도인이 그걸 날 준단다.

    “독립 안 했지요? 그놈의 컴퓨터로 방구석에서 투닥거리고 있고 아직까지 재물운이 통하지도 않았으니 집에서 잔소리깨나 들을 거고.”

    “그렇죠. 아무래도 부모님은 돈 못 벌고 안정되지 않은 일이라고 싫어하시니까.”

    “그러니 쓰시지요. TV랑 컴퓨터, 책들 다 쓰셔도 되고. 가끔 찾아오는 손님들 있을 텐데, 명승 선생 제자라고 하면 돼요.”

    “저 그런 사람 제자 아닌데.”

    “제가 명승입니다.”

    “아아, 예.”

    “고로 그 책을 깨닫는다면야. 그리 말해도 돼요. 일하시다 손님 오면 사주도 봐 드리고, 제 이름값에 맞게끔 적당히 복채 받아서 용돈도 하고 그러세요.”

    “그래도 제가 막 갑자기 영업하고 그래도 되나요? 부담스러운데. 괜찮습니다. 책 한 권일 뿐인데 무슨 작업실인가요. 안 받을게요.”

    책 선물을 한 것치고 과도한 호의에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회의적으로 계속 물었다.

    부담스럽다는 어필이다.

    열쇠 꾸러미는 불안해서 내밀었는데, 도인은 자꾸 받지 않았다.

    “제가 보기엔 작가를 관둘까 하는 생각이 있어 보이는데요.”

    “상업 작가인데 책을 팔지를 못하니까요. 그리고 나이도 이제 꿈과 현실에서 현실을 볼 때고.”

    밥걱정을 하며 쓰는 글은 점차 조급하고 환상이 없었다.

    “저는 역술인의 검 4권 이후를 책으로 만나 보고 싶으니 후원하는 셈 치고 빌려드리겠습니다.”

    “그 말씀은 참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월세도 없다시피하고. 물려줄 터이니, 쓰세요. 수익 나면 다 가져가시고. 그 돈으로 부담 없이 글 쓰세요. 더 많이 벌 수 있을 겁니다.”

    정말 말마따나 고마운 말씀이었다.

    그럼에도 과해서 예의와 겸양도 보일 겸 한 번 더 거절했다.

    “제가 청년기엔 돈 벌 운이 없는데…….”

    “제 비결로 보면 돈 벌 운이 있습니다.”

    “무슨 근거죠? 재운이 힘을 못 받는 시기인데.”

    “그건, 음. 하수가 고수의 무공을 알지도 못하고 당하는 것과 비슷하지요. 일류의 무공을 깨달아야 적어도 무엇에 당하는지는 알 수 있을 겁니다. 이 비결은 일류, 아니 초절정 고수가 될 비급입니다.”

    이 아저씨인지 할아버지인지, 모를 도인. 무협 팬이었구나.

    “그러면 뭐 작업실은 분타 하나 맡기신 거네요.”

    “정확합니다.”

    뭔가 동료 만난 거 같아서 신은 나는데 좀 부끄럽다.

    “믿고 싶으니 믿어 보겠습니다.”

    “세 권을 주셨으니 나머지 하나도 드려야겠지요.”

    “아이고 괜찮습니다. 진짜 괜찮아요. 안 주셔도 돼요.”

    책이야 책과 책을 바꾼 거니 그렇다 쳐도.

    책과 작업실 임대를 교환 받은 것은 과해서 굽신대고 있었는데, 기어이 뭘 또 준다고 한다.

    “비급과 분타를 드렸는데 협의를 행할 보검이 없어서야 되겠습니까.”

    ‘으악 오글거려요. 그만하셔도 돼요.’ 라고 말하려다가, 뭔가 1절만 하고 끊기가 안 되는 분 같아 그냥 들었다.

    “하하하. 진짜 칼은 아니겠죠? 그걸 들고 버스 타고.”

    “걱정 마십시오. 그건 이미 받으셨습니다.”

    “무형검입니까?”

    “허허, 1절만 하시지요.”

    작업실 받은 거 조금 덜 고마워졌다.

    “아, 꿈과 희망이어도 괜찮습니다. 정말 과분하고 충분합니다.”

    더 뭘 받는 것도 부담스러워 웃으며 내려왔다.

    작업실만으로도 다시 보기 힘들 귀인이었다.

    * * *

    운장산 도인의 비결은 산에서 내려오자마자 한달음에 읽었다.

    “이 양반 딱 나네, 완전.”

    비결이 사주를 좀 익힌 사람한테는 썩 어려운 건 아닌데.

    비문에 오탈자에 전개와 관련 없는 소리 질질 나오고, 설명은 또 오지게 길고 문단 하나도 안 나눴다.

    딱 내가 망했다고 출판사에서 분석해서 질책하던 패턴이다.

    음, 그래서 내 책을 재밌게 보셨나 보다. 뭔가 씁쓸한데.

    “근데 내가 청년기에 돈 번다는 근거 하나도 없고만. 그냥 장년까지 다양한 경험 쌓으며 참아라. 길이 보인다. 내가 아는 사주 그대로구먼.”

    뭔가 사주 관련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알게 해 주긴 했지만, 결국 내가 젊어서 대박 난다는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

    ‘사주 강화’라고 적힌 부분만 좀 흥미로웠다.

    “어?”

    다 본 줄 알았는데 책 표지 끝에 종이 한 장이 더 붙어 있었다.

    먹으로 쓰다가 먹물 때문에 들러붙은 모양이다.

    여기에 내 사주가 적혀 있을 리야 없겠지만, 그래도 완결과 맺음말은 봐 주는 게 예의라서 펼쳐 봤다.

    말 그대로 맺음말이었다.

    “이 비결을 체득한 자는 타고나 불변하는 사주팔자를 강화하는 비술을 얻을……. 응?”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