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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는 평범하게 살 수 없다-586화 (586/615)

586화 선택받은 자들 (6)

포탈 너머.

팽무열은 아직 따라 넘어가지 못했다.

로만 드미트리의 충격적인 발언에, 그의 머릿속이 격렬하게 요동쳤다.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오래전에 행방불명되었던 천마 백중혁이, 어떻게 로만 드미트리라는 서양인의 모습으로 살아 있을 수가 있지? 왕위룡과 작당해 우리를 동요시키려는 수작질이 분명해.’

심장이 쿵쿵 뛰었다.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임을 알면서도, 천마 백중혁이라는 이름이 주는 임팩트를 무시할 수 없었다.

암영.

그곳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기록이 있었다.

중원 무림이 건재하던 시절에, 천마 백중혁이 얼마나 괴물 같은 존재였는지를 증명하는 기록. 그때 황실의 힘은 절대 약하지 않았다.

백만 대군을 거느려 주변 국가들을 압도했고, 황실의 무인들은 무공을 터득해 상당한 경지를 이루었다.

하늘 아래 황실에 대적할 존재가 없다고 확신하던 그때, 무림을 정벌한 천마 백중혁으로 인해 황실의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백만의 대군도.

황실의 고수들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백중혁을 상대하는 그 누구도, 그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황제는 패배를 인정해야만 했고, 겉으로는 백기를 내걸며 뒤에서는 ‘암영’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그리고 후손들에게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나는 아직도 천마 백중혁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그의 검에 하늘이 갈라지고 땅이 뒤집혔으며, 시야를 가득 메우는 병사들이 일격에 찢겨 나가는 모습은 천외천(천외천)이 무엇인지를 증명했다. 황실의 후손들에게 고하노라. 천마 백중혁이 건재하다면 절대 그를 적대하지 마라. 수십, 수백 년의 세월이 흐를지라도, 고개를 숙이고 백중혁의 시대가 지나가기를 기다려라. 그리고 마침내 그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그때는 또 다른 천마 백중혁이 탄생하지 못하도록 중원 무림을 불태우고 그 흔적을 지워라.”

처절하게 눌러쓴 글귀.

천하를 호령했던 황제라기에는, 그 공포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군림을 바란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천마의 무공을 완벽하게 손아귀에 넣어라.”

그것은 케케묵은 역사였다.

하지만 암영의 일원들은 천마 백중혁의 선례를 잊지 않았고, 패배의 역사를 기억하기에 현재에 이르러서 감히 절대자에게 대적하지 못했다.

이미 소수의 강함이 다수를 압도한다는 사실을 경험하지 않았던가.

이제는 과거의 아픔으로 남은 이름이, 다시 한번 거론되는 상황에 팽무열은 감정을 좀처럼 진정시킬 수 없었다.

비상식적인 일.

분명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나, 천마 백중혁이라는 단 하나의 전제가 많은 의문을 해소했다.

로만 드미트리가 어떻게 그리 강한지.

중원 무림을 재건하겠다고 날뛰던 왕위룡이, 왜 갑자기 순한 개가 되어 로만 드미트리에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지.

신에 버금가는 절대자를 상대하면서도 로만 드미트리가 물러나지 않는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인지.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천마 백중혁이었다는 단 하나의 전제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라면.

가능할 것이다.

중원 무림을 정벌하고, 황실을 압도했던 그 존재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었다.

“후욱, 후욱.”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로만 드미트리는 포탈 너머로 이동했고, 그곳에는 암영의 지존과 암영이 준비한 함정이 존재했다.

죽느냐, 사느냐.

어중간한 결과는 없었다.

진짜 천마 백중혁이라면, 적의를 보인 순간부터 자신들을 살려 둘 이유가 없었다.

스릉.

검을 뽑았다.

팽무열이 사나운 눈빛을 보였다.

“오히려 잘된 일이다. 암영은 오랫동안 천마의 무공을 분석하고 연구했다. 현재에 이르러 지존께서는 그 결실을 맺었고, 로만 드미트리를 쓰러트린다면 더는 과거의 망령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겠지. 모두 들어라. 우리는 로만 드미트리를 쓰러트리고 패배의 역사를 완전히 떨쳐 낼 것이다.”

“충.”

“충.”

그림자들이 들끓었다.

강렬한 열망이 집중되자, 팽무열이 포탈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가자.”

화악.

그대로 사람들을 집어삼키는 포탈.

그들이 전부 사라지자, 피와 죽음이 난무하던 공간에는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들만이 싸늘하게 식어 갔다.

* * *

탁.

걸음을 내디뎠다.

포탈 너머로 넘어온 로만 드미트리는, 자신을 기다리는 수많은 그림자와 ‘한 명의 사내’를 발견했다.

“스스로 함정에 발을 들이다니. 대담하구나.”

눈앞의 사내.

검은 머리칼을 치렁치렁하게 기른 존재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로만 드미트리의 모습을 훑었다.

그의 이름은 백무진.

바로 암영의 수장이었다.

그는 마법으로 포탈 너머의 상황을 확인했고, 로만 드미트리가 포탈을 넘어오며 내뱉은 발언을 들었다. 그때부터 백무진의 심장이 들끓었다.

팽무열은 ‘천마 백중혁’의 이름에 겁을 먹었다면, 백무진으로서는 오히려 로만 드미트리를 상대로 과거의 족쇄를 끊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네가 정말 천마 백중혁인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그게 만약 진실이라면 참으로 어리석은 실수를 저질렀구나. 암영의 시초였던 황제께서는 중원 무림을 멸망시키고 ‘천마신공’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암영은 단순히 이 세상의 배후로서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라 천마신공을 연구하는 것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천마 백중혁. 그 존재를 만날지라도 대적할 만큼의 힘을 갖추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천마신공을 만들어 오히려 발전시켰다.”

쿠르르르르릉.

마나를 일으켰다.

백무진의 존재감이 무섭게 부풀며, 당장에라도 로만 드미트리를 도륙할 것 같은 기세를 보였다.

“암영은 천마의 그림자다. 천마를 집어삼키기 위해 존재해 왔으며, 과거의 역사를 낱낱이 파헤쳐 천마의 모든 것을 분석했다. 그런 네가 암영의 함정에 발을 들이다니. 네가 과거에 천하를 호령하는 존재였다고 한들, 지금도 네가 절대적이라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감히 절대자님들을 상대하기 이전에, 너는 천마 백중혁의 이름을 거론한 대가로 처참하게 죽을 것이다.”

화악.

포탈이 빛을 뿜어냈다.

팽무열과 그림자들이었다.

결단을 내린 그들이 속속들이 도착했고, 로만 드미트리를 중심으로 시커먼 어둠이 밀려들었다.

과거의 악연이었다.

백중혁으로 인해 탄생했던 알렉산드르를 로만 드미트리로서 재회했던 것처럼, 백중혁으로 인해 탄생했던 ‘암영’이 로만 드미트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운명의 소용돌이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려고 했다. 로만 드미트리의 존재도, 그리고 그와 관련되어 있는 모든 인연도.

스릉.

로만 드미트리가 검을 들었다.

눈앞의 존재들이 뭐라고 떠들든, 그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였다.

“가지.”

약육강식(약육강식).

강한 자만이, 이번 싸움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 * *

팽무열의 경고는 허언이 아니었다.

로만 드미트리가 마력을 일으키며 다가오자, 사방에서 세찬 빛이 일어나며 마법진이 발동되었다.

[익스플로전]

[썬더 캐논]

[워터 블래스트]

화륵, 화르르륵.

콰콰콰콱!

엄청난 마력이었다.

수백 개의 마법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동되었고, 한 인간을 집어삼키기 위해 거대한 마력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로만 드미트리는 앞으로 걸어가는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백무진을 향해 똑바로 걸어가며, 방어 초식이 아닌 거대한 마력을 향해 공격 초식을 펼쳤다.

번뜩.

콰콰콰콱!

격렬한 충돌이 일었다.

로만 드미트리는 마법을 찢어발기며 나아갔고, 그림자들은 그 틈을 노리고 사방에서 공격해 왔다.

“죽어라!”

“모두 공격해!”

파파파팟.

단순한 인해전술(인해전술)이 아니었다.

몇몇 그림자들은 로만 드미트리에게 도달하기도 전에, 마법 트랩이 분출하는 마력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그림자들의 존재가 소멸되었다. 뭘 제대로 해 보기도 전에 무의미하게 죽어 갔지만, 그림자들은 그딴 것에는 신경 쓰지 않고 목숨을 던졌다.

마법이 넘실거리는 상황에서 본인들이 공격하는 것이, 단 한 명의 적을 무너트리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열의 죽음을 대가로.

한 번의 공격이면 충분했다.

로만 드미트리는 마력을 받아 내며, 그 틈을 노리고 들어오는 그림자들의 머리를 단번에 베었다.

번뜩.

한둘이 아니었다.

열이 죽고, 한 명이 치고 들어왔다.

마법을 막아 내고 나면, 백이 죽고 열이 급소를 노려 왔다.

콰콰콰쾅!

강렬한 충돌이 일었다.

천마신교의 무공을 연마한 그림자들이 전력을 드러냈고, 로만 드미트리는 천마검법을 사용하지 않은 채로 암영의 전력을 받아 냈다.

한 명, 한 명. 일일이 맞닥트리며 목숨을 취했다. 사방에서 마력이 미친 듯이 넘실거리는데도, 가장 강력한 무기인 천마검법은 꺼내지 않았다.

‘절대자.’

하늘 위.

그들이 이곳을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로만 드미트리는 그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감히 암영 따위로 자신을 시험하려고 한 것은, 아직도 인간을 적수로 취급하지 않는 안일한 판단이라고.

압도했다.

겨우 공격을 받아치고 적을 베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사방을 가득 메우는 어둠을 모조리 도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전력이라고 할 수 없는 일말의 힘. 로만 드미트리는 암영이 준비한 함정 위를 날뛰었다.

한 명 한 명 죽일 때마다, 그의 머리칼이 검붉게 물들어 갔다.

“……감히 우리를 얕보다니.”

백무진.

그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화가 났다.

암영은 천마를 상대하기 위해 오랜 세월을 준비했건만, 암영을 상대로 전력을 다하지 않는 모습에 분노가 들끓었다.

암영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로만 드미트리에게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백무진이 천마신공을 끌어 올렸다.

“천마검법을 연구하며 나는 항상 의문이었다. 왜 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내공의 운용만으로 자유롭게 펼쳐지는 검법보다, 명확한 형이 존재하는 것이 더한 파괴력을 발휘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 나는 그래서 형이 존재하지 않는 천마검법에 가장 적합한 새로운 형을 형성했다.”

콰릉.

콰르르르르르릉.

검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단 일격.

이것으로 승부는 끝날 것이다.

백무진이 앞으로 걸어가더니, 어느 순간 감히 눈으로 좇을 수도 없을 만큼 빠르게 달려 나갔다.

파파파팟.

마력이 주변에 휘몰아쳤다.

마법 트랩에서 작렬하는 마법이, 백무진의 마력에 휩쓸려 소멸되었다.

일촉즉발의 상황.

백무진이 검을 뻗었다.

“보아라, 새로운 천마검법을.”

번뜩.

검을 휘둘렀다.

폭발하는 마력이 일순간 일점에 집중되며, 뒤늦게 폭발의 소음이 들이닥치듯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콰앙!

콰콰콰쾅!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모든 것을 파괴했다.

마법 트랩의 마법, 로만 드미트리를 향해 달려들던 그림자들.

주변 일대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찢어발기며, 백무진의 검이 로만 드미트리의 존재를 쓸어버렸다.

몸에서 전율이 일었다.

바로 이것이었다.

이것을 위해, 자신은 그동안 노력해 왔다.

그런데.

파스스스스.

자욱하게 일어나는 먼지구름 너머로.

한 생명체가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주변 일대에 모든 것이 파괴되었건만, 로만 드미트리는 처음 그대로의 차가운 표정을 보였다.

“새로운 천마검법이라니.”

의도적으로 공격의 기회를 주었다.

암영이 이룬 것을 보기 위해.

암영의 전력을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참으로 무의미한 시간이구나.”

암영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 * *

오랜 기억 속.

로만 드미트리는 황제의 모습을 기억했다.

충격적으로 얼룩진 백무진의 모습을 바라보며, 로만 드미트리는 그날의 기억을 언급했다.

“한때, 황제가 중원 무림에 대한 야욕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정치적으로 압박하며 군사들을 움직이는 황실의 모습에, 나는 해가 중천에 떠오른 환한 대낮에 황실을 찾아갔었다. 그리고 모조리 죽였지.”

그건.

암영에도 기록되지 않은 진실이었다.

암영은 황제가 ‘패배’를 경험했다고는 알고 있으나, 정확히 어떤 패배를 경험했는지는 알지 못했다.

“황실이 자랑하는 무인들이 모두 죽고 났을 때, 황제는 개처럼 기어 나와 내게 목숨을 구걸했다. 제발 살려 달라고. 다시는 무림을 넘보지 않겠다고. 나는 적으로 둔 인물을 절대 살려 두지 않으나, 그날 나는 황제를 죽이지 않았다. 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나.”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패배의 역사를 남기기 위해서다. 황제의 존재로 인해, 최고의 권력자가 개처럼 기어 눈물을 흘렸던 시간을 뼈에 새기기 위해. 나는 그의 존재를 패배의 상징으로 전시했다.”

황제.

그는 조금도 숭고하지 않았다.

백중혁에 대항하는 의지를 보여 주지 못한 채, 패배를 직시하자마자 자존심을 전부 던져 버렸다. 그는 겁쟁이였다.

그래서 백중혁이 건재하던 시절에는 감히 무림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백중혁이 사라졌다는 소식에도 수년을 숨을 죽이며 지켜보았다.

정말 백중혁의 행방불명이 사실인지를 확인한 뒤에, 혹시 제2의 백중혁이 탄생할까 봐 중원 무림에 불을 질렀다.

암영은.

황제의 의지가 복수라고 생각했다.

천마검법을 재현해, 백중혁이 다시 나타나도 황제의 이름으로 복수하기를 바란다고.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만약 정말 복수를 바란다면, 황제는 절대 ‘천마검법’을 손아귀에 넣으라는 말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고?

따라 하는 것은 따라 하는 것일 뿐이다.

황제의 의지는 동경일 뿐, 진정으로 복수를 바랐다면 자신의 검을 흉내 내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패배의 역사에서 얻은 것이 내 흔적을 흉내 내는 것이었다니. 예나 지금이나, 황제와 그 후손들은 겁쟁이에 불과하구나.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복수라 말하지 않겠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무림은 황제를 상대로 패배했고, 나약했다면 그에 걸맞은 최후를 맞이하는 것이 맞겠지. 다만, 나는 대한제국의 로만 드미트리 황제로서 지금부터 인류의 해악을 쓸어버릴 뿐이다.”

이 자리.

승리를 전시할 것이다.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을 절대자들에게, 어쭙잖은 수작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그 의지를 증명했다.

“보여 주지, 진정한 천마검법이 무엇인지를.”

로만 드미트리는 신의 경지에 오르고.

단 한 번도 천마검법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쿠르르르르릉.

마력을 끌어 올렸다.

그러고는.

‘천마검법 후반부 이초식.’

번뜩.

그대로 뻗은 검.

그렇게 세상이 소멸(소멸)되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 * *

무(무)의 공간.

한 존재가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인간의 형태를 했으나 회색빛의 피부를 지닌 존재는, 자신과 비슷한 존재들을 발견하고는 걸음을 멈추었다.

우뚝.

“모두 방금 그 광경을 보았나.”

회색의 존재들이 고개를 돌렸다.

어떤 존재는 충격적인 얼굴을.

어떤 존재는 흥미롭다는 얼굴을.

어떤 존재는 심각하게 굳은 얼굴을 보였다.

무의 공간을 구성하는 12명의 존재, 사람들이 ‘절대자’라고 부르는 존재들이 지금 한자리에 모였다.

절대자 중 한 명.

볼피르가 딱딱한 음성으로 말했다.

“방금의 광경으로 증명되었다. 로만 드미트리는, 겨우 한낱 인간으로 치부할 존재가 아니다.”

천마검법 후반부 초식.

그것은.

억겁의 세월을 살아온, 매번 승리를 당연하게 여기던 절대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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