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05화 (405/615)

405화 대륙 정벌 (4)

알렉산드르가 죽은 순간.

멤피스 후작은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

‘현재 크로노스 제국의 힘으로는 로만 드미트리를 막을 방법이 없다. 그것은 받아들여야만 하는 현실이다. 크로노스와 발할라의 연합은 아직 건재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바닥을 드러내고 말겠지.’

간단한 문제였다.

로만 드미트리.

알렉산드르를 죽인 그 괴물을 쓰러트릴 방법이 없다면 전쟁은 시간의 문제일 뿐, 승자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발할라는 내부에서부터 급격하게 흔들리는 상황.

멤피스 후작으로서는, 굳이 이 위험한 싸움에 자신의 목숨과 정치 생명을 걸면서까지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는.

강자에 기생하는 존재였다.

새로운 흐름이 로만 드미트리를 향하고 있다면, 크로노스 황제를 떠받들었던 것처럼 차라리 그 흐름에 편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황궁으로 향했다.

아직 살아 있는 크로노스 황제의 상태를 확인한 뒤에, 비밀리에 황궁을 완전히 점령해 버렸다.

그리고 지금.

멤피스 후작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당당하고 확신에 찬 음성은, 거래를 제안하는 상황에 조금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했다.

[로만 드미트리 님. 아시다시피 전쟁은 서로의 살을 갉아먹는 행위입니다. 현재 크로노스 제국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인정하나, 그렇다 할지라도 이 넓은 땅덩어리를 완벽하게 점령하기 위해서는 드미트리 또한 피해를 감수해야만 합니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시지요. 크로노스 황제를 손아귀에 넣으신다면 로만 드미트리 님은 제국을 무너트린 영웅의 칭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드미트리가 제국으로 도약하는 길을 보필하겠습니다. 다만, 제 존재를 인정해 주십시오.]

역발상이었다.

크로노스 황제.

알렉산드르.

전쟁을 주도했던 존재들이 죽어 버린다면, 멤피스 후작은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권력의 공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을 끝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란 말인가.

그동안은 황제를 위해서 개처럼 살았지만, 로만 드미트리에게 충성하는 대가로는 일국의 왕이 될 수 있었다.

확실했다.

결사의 항전보다 아름다운 결말이었다.

그리고 로만 드미트리를 등에 업는다면, 자신의 자리를 넘볼 크로노스의 귀족들도 찍어 누를 수 있었다.

[만약 원하신다면, 크로노스를 대표해 전범국(戰犯國)으로서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자리를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저로서는 이것이 최선입니다. 끝까지 크로노스와의 전쟁으로 일을 어렵게 처리하는 것보다는, 적당한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은 일이지 않겠습니까. 크로노스 제국은 새롭게 변화하는 흐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선택권을 넘겼다.

거절은 생각하지 않았다.

항복을 유도하는 로만 드미트리의 행보를 보았을 때, 그도 이러한 결말을 바란다는 확신이 있었다.

드미트리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판을 집어삼키면 그만이었다.

드미트리로서는 조금도 손해를 볼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 멤피스 후작은 차분하게 로만 드미트리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런데.

“거절한다.”

단호한 대답.

화면 너머로 들려오는 음성에, 멤피스 후작의 얼굴에 균열이 일었다.

* * *

당혹스러웠다.

통신을 연결하며.

멤피스 후작은 여러 가능성을 생각했다.

만약 상대가 종전(終戰) 이후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 어쩌면 제안을 곧바로 받아들이지 않고 적당히 튕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협상의 여지를 조금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한 단호한 음성에, 멤피스 후작은 다급하게 쏘아붙였다.

[거절하겠다니요. 진심으로 하는 말씀입니까?]

“진심이 아닐 이유가 있나.”

[로만 드미트리 님. 이건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리 드미트리가 승기를 잡았다고 한들, 크로노스 제국은 거대한 나라입니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만약 크로노스가 결사의 항전을 택한다면, 드미트리의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갈 것입니다. 지금 그러한 피해를 감당하시겠다는 의미입니까? 궁지에 몰린 쥐를, 아니 맹수를 상대로 피를 보지 않고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옳은 말이었다.

벼랑 끝.

궁지에 몰린 맹수에게 살길을 제시한다면, 이번 전쟁은 생각보다 쉽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죽었다.

딱 한 번의 타협을 받아들인다면. 드미트리를 따르는 병사들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은 양측 모두가 바라는 결말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로만 드미트리의 생각은 달랐다.

“네 말처럼 타협을 받아들이는 것은 손쉽고 안전한 선택이겠지. 멤피스 후작. 나는 내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전쟁이라는 결단을 내리기까지, 이 과정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충분한 생각을 거듭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결단을 내린 이상, 적당한 결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대체 뭘 얼마나 해야 만족하겠다는 겁니까. 제가, 이 멤피스 후작이! 당신을 보필하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다. 나는 명확한 선례를 원한다. 드미트리를 위험에 빠트렸던, 내 사람들을 핍박했던 존재들을 모조리 처리하는 것. 알렉산드르의 진실을 알지 못했던 병사들에게는 단 한 번의 기회를 부여했지만, 명령권자인 너희와 같은 존재들은 얘기가 다르다. 너희가 진실을 알았고 말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크로노스가 살아온 삶에 충분한 부귀영화를 누렸던 너희를 처리해야만, 오늘의 일을 전해 들을 후대의 사람들이 교훈을 얻겠지.”

대륙 정벌.

이 땅을 통치하기 위해 로만 드미트리는 이야기를 쌓아 갔다.

드미트리를 위해 헌신하는 존재들에게는 충분한 대가를, 선을 넘는 적들에게는 절대 타협을 허락하지 않는 형벌을.

켜켜이 쌓여 가는 이야기는 권력을 공고하게 만들 것이다.

후대의 사람들이 어떠한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의 대가를 지난 역사에서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고로.

“너는 죽어야만 의미가 있는 존재다. 알렉산드르, 크로노스 황제, 멤피스 후작. 어둠으로 점철되었던 크로노스의 역사에서 권력 깊숙이 관여해 왔던 존재들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든 반드시 처단해야만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너희와 같은 잘못을 반복하려 하지 않겠지.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결말이다. 역사적으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번 피를 보았을 때, 내 살점을 모두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끝을 봐야만 한다.”

[……미친 새끼.]

섬뜩했다.

로만 드미트리는 광인(狂人)이었다.

적어도 멤피스 후작이 생각하기에, 그동안 경험했던 권력자 중에 이토록 극단적인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원래 정치라는 것은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다.

앞으로 로만 드미트리를 상대할 인물들은 끝을 보려고 할 텐데, 상대의 눈빛에는 그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보이지 않았다.

누구를 상대하든.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신이 보였다.

아득히 높은 존재감에, 멤피스 후작은 설득할 자신을 잃었다.

로만 드미트리가 말했다.

“멤피스 후작. 너와 뜻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을 불러들여, 마지막 그 순간까지 아득바득 발악하거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에게 하나 약속하지.”

웃었다.

그동안 상대했던 적들.

그들에게 반복해서 말해 왔던, 상대를 절망에 빠트리는 말을 내뱉었다.

“우리는 곧 만나게 될 것이다.”

* * *

툭.

통신이 끊겼다.

“……빌어먹을.”

멤피스 후작이 고통스러운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

협상이 이렇게 끝날 줄은 몰랐다.

적당한 줄다리기를 통해 이상적인 결과를 끌어낼 생각이었건만, 상대는 타협의 여지가 없었다.

“내가 말하지 않았나. 로만 드미트리는 타협할 인물이 아니라고.”

바로 옆에서.

탁한 음성이 들렸다.

시선을 돌리자 야윈 얼굴의 크로노스 황제가 보였다.

알렉산드르가 죽으면서 그는 빙의가 해제되었으나, 그동안 다른 영혼을 받아들인 대가로 서서히 죽어 가는 모습을 보였다.

눈 밑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한때 역대 최고의 황제라고 불리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앙상하게 메마른 존재가 멤피스 후작을 바라보며 웃었다.

“참 같잖은 삶이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무조건 옳다면서 고개를 끄덕이던 개새끼가, 어떻게든 살아 보겠다고 발악하는 꼴이라니. 너는 분에 넘치는 권력을 얻었다. 내가 정상이었다면, 너와 같은 녀석들이 크로노스의 권력을…….”

짜악!

“닥쳐, 이 새끼야!”

뺨을 날렸다.

크로노스 황제의 고개가 홱 돌아가며, 그렇지 않아도 죽어 가던 얼굴이 피로 범벅이 되었다.

이곳은 황궁이었다.

황제의 거처.

크로노스 황제를 보호해야 할 존재들은 이미 죽어 버린 상태였고, 멤피스 후작의 기사들은 참담한 광경을 바라보고도 동요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크로노스 제국은 멤피스 후작의 것이었다.

알렉산드르가 빙의한 크로노스 황제에게 조금이라도 올바른 조언을 내뱉는 존재들이 모조리 죽어 나가면서, 현재 멤피스 후작의 행보에 제동을 걸 존재는 이 황궁에 없었다.

멤피스 후작이 살벌한 눈빛을 보였다.

벼랑 끝.

궁지에 몰렸다.

심장이 서늘하게 옥죄이는 기분에, 멤피스 후작으로서는 이대로 순순히 당해 줄 생각은 없었다.

“그래, 끝까지 해 보자고. 감히 내 타협을 받아들이지 않은 대가가 어떤 것인지를, 내가 똑똑히 보여 주지. 기사단장.”

“예.”

“지금 당장 소집령(召集令)을 선포하라. 일반 귀족들의 사병들까지 모조리 수도로 불러들이고, 우리는 이곳에서 결사의 항전을 할 것이다. 그리고 로만 드미트리를 상대하는 동부의 귀족들에게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을 명하라. 만약에 백기를 내걸거나, 적에게 타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나라를 버린 매국노들과 관련되어 있는 모든 존재를 죽여 버릴 것이다. 삼족을 멸할 것이며, 평소 친하게 지냈던 인물들조차 단 한 놈도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명령을 내렸다.

멤피스 후작이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걸어가더니, 피로 물든 황좌에 앉았다.

털썩.

“나는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 절대, 절대로…….”

위험하게 빛나는 눈동자.

이곳 크로노스의 수도에서, 멤피스 후작은 마지막 불길을 불태울 것이다.

* * *

그날 오후.

로만 드미트리를 찾은 손님이 있었다.

“크리스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와라.”

끼익.

크리스였다.

드미트리는 적진의 요새에서 하루를 보냈고, 조금 전까지 드미트리의 수뇌부들은 피로 물든 회의실에서 열띤 회의를 진행했다.

로만 드미트리는 그 자리에서 멤피스 후작의 제안을 밝혔다.

분명히 적당한 타협을 바라는 존재들이 있었을 텐데, 수뇌부들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크리스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를 비롯한 수뇌부들은 주군의 뜻에 동의합니다. 멤피스 후작과 같은 사람들을 살려 주었다간, 분명히 훗날 문제를 일으키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 상황이 조금 걱정스럽습니다. 주군은 어떤 일이든 단 한 번의 타협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드미트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최근 몇몇 사람들은 그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협상 결렬.

모두가 받아들인 결과였다.

로만 드미트리와 같이 전장을 전전하며, 그들 또한 크로노스와 끝을 봐야만 하는 이유를 알았다.

하지만.

선례는 내부에도 메시지를 남겼다.

로만 드미트리를 상대로 실수했다간 그간의 공로와는 상관없이 처벌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경외심(敬畏心)은 두려움을 남겼다.

사람들은 로만 드미트리 앞에서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긴장했고, 그것은 시간이 갈수록 로만 드미트리를 따르는 사람들과의 거리를 떨어트렸다.

몇몇 인물들.

크리스와 케빈처럼 로만 드미트리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람들은 두려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나, 드미트리의 모든 사람이 똑같은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크리스가 우려하는 바였다.

로만 드미트리가 쌓아 가는 이미지로 인해, 그는 시간이 갈수록 고독해질 수밖에 없었다.

로만 드미트리가 말했다.

“네 말처럼 사람들은 타협이 없는 삶에 두려움을 느끼겠지. 내가 재밌는 얘기를 하나 해 주지. 아주 오랜 옛날, 한 지역을 두고 다투는 두 가문이 있었다. 치열한 접전 끝에 한 가문이 승리했고, 승리한 가문은 승자의 자비랍시고 패자의 식솔을 살려 주었다. 그 결과 어떤 일이 있었을 것 같나.”

“……패배한 가문이 훗날 복수를 한 것입니까?”

“아니. 그들은 그길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겁에 질려, 평생을 권력은 쳐다보지도 않았지.”

전생.

무림의 이야기였다.

크리스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눈빛을 보이자, 로만 드미트리는 덤덤한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단 한 번의 자비. 단 한 번의 선례.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에서 두려움을 없앴다. 살아서 돌아가는 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사람들은 두려움이 아닌, 패배해도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목격했다. 이후로 그 가문은 수많은 도전을 받았다. 안일한 손속은 매번 문제를 낳았고, 켜켜이 쌓여 가던 문제는 결국에 가문을 무너트리고 말았지. 그렇기에 타협을 허락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멤피스 후작을 살려 준다면. 사람들은 그 자비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닌, 멤피스 후작과 같은 인물도 적당한 타협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훗날 드미트리에 반감을 지닌 세력이, 가벼운 마음으로 문제를 일으키려 하겠지.”

겨우 한 번의 문제가 아니다.

다음 문제의 시발점이었다.

한 번은 언제든 두 번을, 세 번을, 네 번을, 똑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일으킬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명확한 선례다. 멤피스 후작의 죽음을 통해, 사람들은 드미트리의 법도를 어기기 위해서는 안일한 마음가짐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겠지. 크리스. 사람들이 나를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람들의 생사여탈권(生死與奪權)을 쥔 사람들은 권력이 강해질수록, 명확한 체계를 내세울수록 그간의 관계가 무뎌지고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점점 멀어지는 마음의 거리는, 어느 순간 크리스가 걱정한 것처럼 로만 드미트리를 고독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하나의 집단이 올바른 길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누군가는 인간적인 관계를 배제하고 명확한 선례와 법도를 따라야만 한다. 그것이 내 역할인 것이다. 너희의 충성과 희생을 받아들인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전생도 같았다.

삶의 밑바닥에서.

혼자였던 백중혁은 정점으로 올라가는 과정에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정점의 자리에 오르고서는 다시 혼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

그들에게도 명확한 잣대를 제시해야 했기에, 일반적인 사람들이 느끼는 인간적인 관계가 그에게는 절대 허락되지 않았다.

그것이.

군림하는 자의 삶이었다.

그리고 전생의 무림은.

절대자의 고독을 대가로, 무림 역사상 유례없는 태평성대(太平聖代)를 이루었다.

“내가 받아들인 삶이다. 너와 나는,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 될 뿐이다.”

왜일까.

그 말에.

크리스의 마음에 파문이 일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