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04화 (404/615)

404화 대륙 정벌 (3)

파비우스 백작은 자연스럽게 걸어갔다.

들어오라고 말하는 사람도, 환대하는 사람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마지 본인의 집을 드나드는 것처럼 그는 비어 있는 자리에서 의자를 빼내 앉았다.

일련의 과정에 사람들의 시선이 따라붙었다.

파비우스 백작은 의자에 몸을 기대더니, 오만하게 고개를 치켜들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왜 다들 그런 눈으로 보십니까?”

“……파비우스 백작님. 이 자리는 발할라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파비우스 백작님을 초대하지 않았을뿐더러, 전시(戰時)에 상대 국가에 함부로 발을 들이시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스노딘 백작이었다.

그가 내뱉는 협박성 발언에도, 파비우스 백작은 발끝을 까딱거릴 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예, 예. 제가 설마 그런 당연한 사실도 모르겠습니까. 저는 엄연히 초대를 받고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아이른 남작님을 필두로 발할라 29개 가문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드미트리와 진지하게 논의를 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아이른 남작님?”

“맞습니다.”

“보십시오. 거참, 자초지종도 모르면서 사람을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면 심기가 조금 불편합니다.”

며칠 전.

발할라 내부에서 변화가 일었다.

알렉산드르 황제의 정체는 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발할라와 크로노스 연합에 의문을 가진 귀족들이 뜻을 모았다.

그 구심점은 아이른 남작이었다.

그가 29개 가문의 연합을 형성한 뒤에, 드미트리에 직접 연락해서 파비우스 백작을 초대하는 깜짝 자리를 마련했다.

발할라의 근본.

아무리 세월의 흐름에 변했다고 한들, 전사의 피가 끓는 귀족들은 현 상황을 용납하지 못했다.

스노딘 백작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의도적으로 속을 박박 긁는 발언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놓고 대화를 거절할 수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래서 본론이 뭡니까?”

“서로 안부도 물으며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성격 참 급하십니다. 좋습니다. 바로 본론을 말씀드리죠. 아시다시피 이번 전쟁으로 ‘알렉산드르 황제’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한참 전에 죽었어야 할 과거의 망령(亡靈)이 살아 있었고, 그는 그동안 크로노스 제국을 통해 많은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 주군이 남부의 무덤에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전 황제였던 슈테른 발할라와 비에토 공작이 크로노스와 깊은 연관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건 진실이 아닙니다. 남부의 무덤에는 그런 사실이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크로노스와 연관되지 않았습니다.”

말을 툭 끊었다.

파비우스 백작이 실실 웃었다.

예상했던 바다.

발할라의 백성들은 제국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기에, 크로노스의 하수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간 엄청난 폭동이 일어날 것이다.

당연히 현재 크로노스와의 연합을 주도하고 있는 스노딘 백작과 같은 부류들은 산 채로 붙잡혀 불태워질 확률이 높았다.

그렇기에 뭐라고 더 말하기도 전에 대화를 끊은 것이고, 파비우스 백작은 아주 재밌다는 듯이 웃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해합니다. 발할라 제국과 같은 대국의 이면에 그런 추악한 진실이 있다는 사실은 저조차도 믿기지 않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해결하는 방법이 매우 간단합니다. 남부의 무덤에 있는 자료를 왜 공개하지 않으셨습니까? 물리적으로 소멸되지 않는, 절대 수정이 불가한 그 자료를 공개했다면 모든 의문을 불식시킬 수 있지 않았습니까? 무엇보다도 제 주군이 발할라 황제를 처단했을 때, 그 상황에 대한 분노는 이해하나 왜 발할라에서는 진실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을 조금도 보이지 않으셨습니까?”

“우리는 그딴 개소리를 해명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이 사달이 나는 겁니다. 역사적으로 발할라와 크로노스의 관계는 의심스러운 점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두 제국을 대륙의 양대 산맥이라 부르며 서로가 서로의 목적을 방해하는 걸림돌처럼 표현하지만,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진실은 다릅니다. 제 주군이 발할라 축제를 치르고 돌아오는 길에 크로노스의 공격을 받았던 것처럼, 발할라가 드미트리와의 전쟁을 선포하자 크로노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병력을 일으켰던 것처럼. 두 제국은 정말 필요할 때 뜻을 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보세요, 스노딘 백작님. 지금 제가 하는 말이 최근에 벌어진 한두 가지 일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님을 잘 알지 않습니까. 이는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알렉산드르 황제의 정체가 밝혀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날카롭게 상대를 훑었다.

파비우스 백작이 몸을 앞으로 기대며, 스노딘 백작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빤히 시선을 마주쳤다.

“크로노스를 도와주는 발할라의 행보를 저희가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겠습니까?”

* * *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순간.

스노딘 백작은 직감했다.

이건 함정이었다.

말을 조금이라도 잘못했다간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가 될 것이고, 그렇다고 파비우스 백작을 처단하기에는 문제가 복잡했다.

아이른 남작을 필두로 연합을 형성한 29개의 가문. 그들의 존재가 발할라의 힘을 동원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강제로 제압한다면 그들을 쓸어 버리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민심을 등에 업은 세력은 함부로 건드렸다간 문제가 생길 것이다.

게다가.

‘드미트리의 악귀.’

케빈의 존재가 눈에 밟혔다.

케빈은 파비우스 백작 뒤에서 자리를 지켰는데,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덤덤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자신이 처리해야 할 적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알아보는 것처럼.

발할라 한복판에 들어와 놓고도, 파비우스와 케빈은 겁을 완전히 상실한 인간들처럼 굴었다.

그들의 모습은 허세가 아니었다.

파비우스가 벌였던 일들.

케빈이 최근에 아레스를 처리했다는 소문.

드미트리를 중심으로 켜켜이 쌓인 업적들이, 스노딘 백작의 분노를 꾹꾹 억눌렀다.

참았다.

지금은 한발 물러날 때였다.

“……그 모든 것은 억측입니다. 오해할 만한 상황들이 있었다면, 그것은 우연이었다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남부의 무덤에 기록되어 있는 자료들은 함부로 공개할 수 없습니다. 저희도 해명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고, 해명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사실 저희로서는 전쟁의 저의를 물으신다면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발할라의 황제가 죽었습니다. 진실이 무엇이든, 신하가 된 도리로서 복수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선택이지 않습니까?”

상식 안에서의 변명.

예상대로였다.

파비우스 백작이 씰룩 웃었다.

단 한걸음이라도 물러난 순간부터, 이 설전(舌戰)의 주도권은 그의 것이 되었다.

“이해합니다. 주군도 조금 과격하긴 했습니다. 설득의 과정을 거치고 발할라 황제를 죽였어야 했는데, 진실을 알자마자 바로 처단해 버리시다니. 이는 차차 서로의 오해를 푸는 것으로 하고, 일단 지금은 눈앞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절묘한 화법이었다.

과격하다고 말하는 표현 하나에, 발할라 황제를 죽인 일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발할라를 믿겠습니다. 스노딘 백작님을 믿겠습니다. 발할라의 역사에는 알렉산드르가 관여하지 않았으며, 비에토 공작이 독단적으로 크로노스와 결탁하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발할라로서는 그러한 진실을 몰랐으니 전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가만히 지켜보십시오. 일단 크로노스 제국이 악(惡)의 무리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니, 그들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겠습니까. 전쟁을 도와달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서로의오해를 풀기 전까지, 우리가 발할라를 오해하지 않도록 물러나 주시면 됩니다.”

웃었다.

전형적인 강약약강.

겁에 질린 약자의 모습에, 파비우스 백작은 쾌감을 느꼈다.

“만약 크로노스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때는 발할라가 크로노스와, 알렉산드르 황제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 * *

대화가 마무리되었다.

스노딘 백작은 참담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논리를 완전히 지배당했고, 눈앞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파비우스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밖으로 나왔다.

케빈이 뒤따라 걸으며, 파비우스 백작에게 물었다.

“저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스노딘 백작은 크로노스와 모종의 거래가 있다는 정황이 명확합니다. 실제로 증거도 확보한 상태인데, 왜 그를 처리하지 않는 겁니까.”

순수한 물음이었다.

이번 발할라행.

혹시라도 전투가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케빈은 머릿속으로 적들을 상대하는 상황을 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분위기는 생각보다 순탄했다.

파비우스 백작이 한 번 주도권을 잡아 버리자, 스노딘 백작은 고분고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일 뿐 함부로 적의를 보이지 못했다.

파비우스 백작이 말했다.

“케빈 님.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지금 드미트리에게 중요한 것은 크로노스와의 전면전이고, 목적을 달성한 이후에 홀로 고립된 발할라를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발할라의 발목에 족쇄를 걸어 둔 것입니다. 오늘의 일로 발할라는 함부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제가 아이른 남작을 통해 방문한 것은, 스노딘 백작의 세력을 견제할 또 다른 세력을 형성하기 위함입니다. 지금부터 발할라가 전쟁을 속행하겠다는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의 반발까지도 감당해야겠지요.”

발할라.

그들은 둘로 나뉘었다.

카이로가 그랬듯, 중심을 잃은 권력 체계는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만약 아이른 남작이 드미트리를 배신하거나, 혹은 스노딘 백작이 내란을 감행해서 발할라의 통제권을 완벽하게 장악한다고 할지라도. 저희로서는 나쁠 것이 없습니다. 그들은 권력의 체계를 통일시키기 위해 또다시 내부를 갉아먹게 될 것이며, 그때는 발할라의 민심에 불을 붙일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상대할 적은 드미트리와 왕국 연합이 아닌, 분노한 발할라의 백성들이겠지요.”

아이른 남작이 움직인 이유.

하오문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들은 민심을 자극하는 소문을 퍼트렸고, 민심에 힘을 얻은 아이른 남작이 세력을 형성하게 되었다.

모든 상황.

계획되었다.

알렉산드르의 정체가 무기가 된다는 사실을 파악하자마자, 로만 드미트리는 사람들을 움직여 빠르게 발할라를 내부에서부터 갉아먹었다.

그리고 하오문과 파비우스 백작은 로만 드미트리가 생각한 그림을 완벽하게 현실로 만들어 냈다.

의도했다고 한들, 실제로 만들어 내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케빈이 새삼 감탄했다.

“……그런 의도라니. 대단하네요.”

사실.

케빈은 파비우스 백작을 좋아하지 않았다.

로만 드미트리를 향한 맹목적인 충성심을 지닌 그로서는, 한때 베네딕트 후작에게 충성했던 박쥐 같은 인간을 신뢰할 수 없었다.

사람이란 한 번이 어려운 법이다.

언제든 두 번을 배신할 수 있다는 생각에, 파비우스 백작이 중대한 임무를 맡는 상황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생각이 바뀌었다.

‘드미트리는 앞으로 제국이 될 것이다. 거대한 땅덩어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파비우스 백작과 같은 인물도 필요하겠지.’

인정했다.

파비우스 백작은.

확실히 드미트리에 필요한 사람이었다.

* * *

전세가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발할라 제국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알렉산드르는 명백한 악이다. 우리는 크로노스 제국에 동조할 수 없다고 판단했으며, 확실한 진위가 확인되기 전까지 한발 물러날 것이다. 만약 크로노스의 수뇌부들이 알렉산드르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었고, 또한 동조했다는 정황이 밝혀진다면. 발할라 제국은 크로노스를 인류(人類)의 적으로 규정할 것이다.”

올바른 대응이었다.

분노하던 발할라의 백성들을 가라앉히는 발언이었고, 덕분에 헥토르 왕국은 위기를 넘기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 시각.

프랑크와 레드포드는 본격적으로 폭도들을 정리했다.

알렉산드르가 살아 있었을 시점에는 그들이 사용하는 미지의 힘이 강력했는데, 그들이 힘을 잃고 시들 거리자 상황을 정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크로노스와 발할라, 그리고 무법 지대의 폭동. 그중 왕국 연합을 위기에 빠트렸던 두 가지의 문제가 정리되었다.

왕국 연합으로서는 이제 크로노스 제국에 집중할 수 있는 판이 만들어졌고, 로만 드미트리가 이끄는 군대는 파죽지세(破竹之勢)로 나아갔다.

그 선두에.

헤르만이 있었다.

헤르만은 화살이 닿을 거리로 서슴없이 걸어가더니, 목숨을 걸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저는 크로노스 제국의 병사였던 헤르만입니다. 전쟁은 이미 끝났습니다. 발할라는 크로노스와의 연합을 포기했고, 왕국 연합 전체가 크로노스 제국을 무너트리기 위해 병력을 소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대체 왜 크로노스를 위해 싸우는 겁니까? 누군가는 드미트리를 대표해 이 자리에 선 저를 매국노라고 부르겠지만, 저는 제 행동을 매국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크로노스 제국의 권력자들은 알렉산드르의 존재를 숨기고 무고한 백성들을 기만했고, 우리는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으나 인류의 적으로 분류되어 죽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단순히 나라의 위험을 함께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크로노스는. 이 나라는 분명히 잘못되었고, 진정으로 나라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바로잡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은 로만 드미트리 님만이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흑백 논리(黑白論理)로 모든 문제를 판단하는 것이 아닌, 정확한 법도를 기반으로 해 왔던 드미트리의 역사가 저를 이 자리에 서게 만들었습니다.”

헤르만의 발언은 절묘했다.

절망적인 현실을 받아들이게 만든 이후, 크로노스를 배반하는 행위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 주었다.

우리는 올바른 일을 행하는 것이다.

매국노가 아니다.

헤르만이 소리치는 말들이, 그리고 실제로 적이었던 존재들을 받아들여 능력에 따라 부귀영화를 부여해 왔던 드미트리의 방식이 헤르만의 논리에 힘을 실었다.

헤르만의 연설은 완벽하게 먹혀들었다.

알렉산드르 황제의 존재에 충격받았던 사람들이 기꺼이 성문을 열었고, 간혹 끝까지 크로노스를 위해 항전하겠다는 존재들은 한 놈도 남김없이 모조리 죽이는 선례를 남겼다.

선택의 결과는 명백했다.

싸우느냐, 투항하느냐.

죽느냐, 사느냐.

제국으로서의 긍지를 잃어버린 크로노스는, 도미노처럼 연속해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약 보름째.

한 요새를 함락시켰을 때, 그곳의 지휘관이 백기를 내걸고 대화를 요청했다.

“로만 드미트리 님. 멤피스 후작님이 대화를 바라십니다.”

멤피스 후작.

마침내 그가 움직였다.

* * *

화면 너머.

멤피스 후작의 얼굴이 보였다.

제국의 자부심으로 그득그득했던, 상대를 오만하게 내려보던 시선이 지금은 부드럽게 변해 있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보름.

그는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다.

로만 드미트리와의 연락을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했고, 마침내 오늘을 위한 완벽한 판을 만들었다.

[비밀리에 황실을 장악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크로노스 황제를 내주겠습니다. 그를 처단하고 드미트리가 승리했다는 결과를 얻고 돌아가는 것으로, 이번 문제를 마무리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항복 선언.

집무실에서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본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택했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