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83화 (383/615)

383화 제2차 대륙 전쟁 (6)

선공은 마법사들이었다.

빠르게 달려드는 드미트리의 검사들 뒤에서, 그들은 마력을 일으키며 메모라이즈를 발현했다.

“파이어 캐논(Fire Cannon).”

“익스플로전(Explosion).”

화륵.

화르르르르르르륵.

화염이 폭발했다.

불길이 휘몰아치며 단번에 아레스를 휩쓸어 버렸고, 아레스는 예상했다는 듯이 빠르게 화염의 범위를 벗어났다.

드미트리의 훈련에는 마법사들을 상대하는 방법 또한 포함되어 있다.

아레스는 마력의 흐름을 포착, 불길의 영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공간을 파고들며 오히려 앞으로 달려드는 방법을 택했다.

빨랐다.

아레스가 마법사들을 먼저 처리하려는 순간, 불길을 뚫고 의문의 존재가 나타났다.

화르르르륵.

“……?!”

불길에 휩싸인 존재.

상식을 벗어났다.

맹렬하게 타오르는 화염은 인간의 육신을 불태워야 하건만, 로드웰 드미트리는 불에 휩싸인 채로 아레스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불길이 휘날렸다. 로드웰 드미트리를 중심으로 휘몰아치는 화염이 벼락이 떨어지듯 몰아쳤다.

‘이초식, 화풍(火風).’

콰앙!

콰르르르르르르릉.

간발의 차이였다.

아레스가 공격을 막아 내자, 로드웰 드미트리는 연이어 공격을 퍼부었다.

카앙!

카카카카카캉!

격렬한 격돌이 벌어졌다.

아레스는 6성의 벽을 허물며, 단언컨대 로만 드미트리 다음으로 드미트리 최고의 검사라고 평가받았다.

현재 로드웰 드미트리의 실력으로는 절대 승산이 없는 상대.

그런데 주변에 휘몰아치는 화염으로 인해, 아레스로서는 상대의 공격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틈을 발견할 때면.

불길이 휘몰아쳤다.

로드웰 드미트리는 불길 속으로 몸을 피하더니, 다른 방향에서 튀어나오며 염화검법을 발현했다.

‘삼초식, 열화(烈火).’

콰앙!

화륵, 화르르르르르륵.

예상과는 다른 전개였다.

피닉스의 마법사들, 로드웰 드미트리가 서로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아레스를 몰아붙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것은 기회였다.

로드웰 드미트리가 화염을 동반해 한번 몰아치고 나면, 아레스가 숨을 돌릴 여유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드미트리의 검사들이 나섰다.

공수(攻守)의 전환.

적절한 연계였다.

로드웰 드미트리를 따라붙는 공격은 로건이 막아 내더니, 프레드가 하늘 위에서 아레스의 머리를 향해 내리찍었다.

이번에도 아레스의 반응은 빨랐다.

하지만 프레드의 공격을 막는 순간 로건이 공격으로 전환, 로건을 향해 반격을 시도하면 이번에는 프레드가 상대의 공격을 막았다.

그리고.

“익스플로전.”

콰앙!

화르르르르르르륵.

어김없이 마법이 작렬했다.

아레스로서는 피가 말리는 기분이었다.

제아무리 6성의 검사라고 할지라도 강력한 화염 마법을 몸으로 받아 낼 수는 없었고, 불길의 영역을 벗어나면 이번에는 불길을 뚫고 로드웰 드미트리가 나타났다.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레스는 기도로 파고드는 열기를 차단하며, 단번에 상대의 존재를 베어 버렸다.

번뜩.

콰르르르르르르릉.

“크윽.”

로드웰 드미트리가 쭉 밀려났다.

순간.

아레스가 6성의 오라를 폭발시켰다.

불의 힘, 그리고 로건이 같이 수비를 도와주었기에 망정이지, 조금이라도 방심했다면 목이 날아갈 뻔한 상황이었다.

그사이에 프레드와 드미트리의 검사들이 아레스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확실히 드미트리의 검사들은 강해졌다.

로만 드미트리 없이도 아레스와 같은 강자를 상대하는 기반을 갖추었지만, 로드웰 드미트리는 눈앞의 모습을 마냥 희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강하다.’

아레스.

대륙 제일의 천재.

명성은 헛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뒤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그의 반격은 날카로웠고, 일반적인 검사들은 30초도 버티지 못할 공격을 피하지 않고 맞받아치고 있었다.

만약 그의 배신을 계산하지 못했더라면. 엄청난 피해가 있었을 것이다.

드미트리 한복판에서 날뛰는 아레스의 모습을 바라보며, 로드웰 드미트리는 크로노스 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어쩌면.

패배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전쟁의 결말이 어떻게 되든, 로만 드미트리의 빈자리를 패배로 장식하고 싶지는 않았다.

팟.

화륵, 화르르르르륵.

땅을 박차는 로드웰 드미트리.

전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 * *

일련의 상황.

아레스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로만 드미트리, 크리스, 케빈.

드미트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없는 상황에서, 설마 로드웰 드미트리를 중심으로 자신을 막아 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확실히 로만 드미트리의 가르침은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났다.

분명히 1~2년 전만 하더라도 감히 자신을 쳐다보지도 못했을 존재들인데, 저딴 오합지졸들로 자신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은 로만 드미트리의 가르침 덕분이었다.

콰앙!

로건을 내리찍었다.

그의 존재감을 단번에 짓밟으며, 곧바로 프레드의 목을 베어 버리려고 했다.

그 순간.

화르르르르르륵.

불길이 일었다.

로드웰 드미트리가 절묘하게 치고 들어오는 상황에, 아레스는 이번에도 수비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로드웰 드미트리 개인의 힘은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그런데 불길을 동반한, 피닉스 마법사들의 마법과 염화검법의 연계는 아레스로서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

피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단순히 공방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아레스는 천천히 갉아 먹히고 있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

드미트리.

강했다.

홀로 이곳을 무너트리려는 계획은 오만이었고, 배신자라는 사실이 발각되는 순간 아레스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되었다.

이제는 진심으로 인정했다. 로만 드미트리가 없더라도 드미트리는 약소국으로 치부할 수 없었다.

그들은 그들만의 영역을 형성했고, 그들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했다.

문득.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솔직하게 말해, 아레스는 알렉산드르보다 로만 드미트리의 가르침을 받으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검술의 체계를 갖추어 나가며 단숨에 6성의 벽을 넘어섰다.

그 순간 정말 잠깐이지만, 알렉산드르를 배신하고 로만 드미트리를 따르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검술의 끝.

그곳에 로만 드미트리가 있었다.

대륙 제일의 천재로 살아가며 처음으로 본인의 정체성에 혼란이 일었지만, 그렇다고 알렉산드르를 배신할 수는 없었다.

처음 알렉산드르의 힘을 받아들인 순간부터. 아레스의 운명은 정해졌다.

본인 스스로가 선택할 수 없는, 그는 알렉산드르를 위해 살아야만 하는 존재였다.

운명이 어긋났다.

로만 드미트리는.

아레스를 통해 검마를 보았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강한 이끌림을 느꼈지만, 삶은 항상 이상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카앙!

“컥.”

로건을 튕겨 냈다.

아레스가 뒤로 물러나더니, 빠르게 따라붙는 드미트리의 검사들을 바라보며 이죽거렸다.

“너희들을 인정한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드미트리를 무너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처음의 계획.

그것을 이행할 차례였다.

조나단 기사단장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했더라면, 그는 기습적으로 계획을 이행할 생각이었다.

“내 삶의 목적은 드미트리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아니다. 로만 드미트리가 아닌 내가, 알렉산드르의 명성을 뒤이어 샐러맨더 대륙 제일의 검사로 거듭날 것이다. 고로, 너희들에게 똑똑히 보여 주마. 로만 드미트리, 단 한 명의 힘으로는 절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오라를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서걱!

쿠르르르르릉.

성문을 지탱하고 있는 쇠사슬을 단번에 잘라 버렸다.

* * *

쿠웅.

쿠르르르르르릉.

성문이 열렸다.

해자(垓子) 위로 떨어지는 성문의 모습에, 드미트리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빌어먹을!”

“성문을 보수해!”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드미트리는 성문을 지탱하는 쇠사슬을 마법으로 보호하고, 하나의 쇠사슬이 아닌 여러 개를 연결해 두었다.

드미트리의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쇠사슬을 공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아레스는 드미트리의 내부자였기에, 그리고 마법을 단번에 부숴 버릴 만큼의 강자였기에 쇠사슬을 자르는 것에 성공했다.

변수였다.

드미트리의 높디높은 성벽도, 성문이 활짝 열린 이상 의미가 없었다.

“공격하라!”

“드미트리를 무너트려라!”

제국군이 밀려들었다.

만약.

이대로 적들이 안으로 들어선다면, 그때부터는 파도처럼 밀려드는 제국군을 막아 낼 방법이 없었다.

사실상 백병전(白兵戰)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미였다.

수적으로 열세인 드미트리로서는, 성벽의 이점을 상실하는 상황을 이렇게 빨리 맞이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었다.

그때였다.

제국군이 눈에 불을 켜며 돌진하는 그때, 성벽 위에서 불길이 작렬했다.

콰앙!

화르르르르르르륵.

“아레스를 처단하고, 빠르게 성문을 보수하라!”

로드웰 드미트리였다.

그로부터 비롯되는 화염이 단번에 제국군을 휩쓸어 버렸고, 로드웰 드미트리는 성문의 통로를 막아서며 뒤이어 달려드는 적들을 베어 버렸다.

고개를 들면 압도적인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어디를 보아도 적으로 득실거리는 상황은 입을 마르게 했지만, 그는 한 걸음도 물러날 수 없었다.

‘드미트리는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

한때.

로드웰 드미트리는 형을 원망했다.

장자로서의 짐을 자신에게 모두 떠안긴 그로 인해, 로드웰 드미트리는 어린 나이부터 어른들의 기대감을 충족하는 존재로 성장해야만 했다.

그리고 전장에서 형을 다시 만났다.

강렬한 존재감을 분출하는 그를 바라보며, 이상하게도 질투가 아닌 묘한 안도감이 몸을 장악했다.

이제는.

짐을 내려놓아도 되겠구나.

제국을 상대로도 물러섬이 없는 하나뿐인 형의 그림자에 숨어, 조금은 안일하게 살아도 되겠구나.

방황은 한때였다.

나아갈 길을 잃었던 로드웰 드미트리는 제자리를 찾았고, 검사로서의 삶을 택한 그에게 로만 드미트리는 자신의 빈자리를 부탁했다.

자신이 없더라도 드미트리를 지켜 달라고.

드미트리 가문의 차남으로서, 로만 드미트리의 동생으로서. 그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내 달라고 말이다.

혈육을 믿는다는 말.

나쁘지 않았다.

드미트리의 짐을 온전히 떠안는 것이 아닌, 형과 나눠서 짊어진다는 사실은 그를 오히려 기쁘게 했다.

그렇기에.

이대로 함락당할 수 없었다.

자신을 믿고 맡겼는데, 패전 소식으로 로만 드미트리의 어깨에 과도한 짐을 떠안기고 싶지 않았다.

푸확!

피가 튀었다.

밀려드는 적들을 베었다.

사방에서 오라가 일어나며 한순간도 숨을 돌릴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지만, 로드웰 드미트리는 불길에 휩싸인 채로 적들을 정면에서 맞닥트렸다.

본능에 몸을 맡겼다. 고개를 젖히면 검이 지나갔고, 몸을 틀면 창이 바람을 꿰뚫었다. 안도의 한숨은 사치였다.

곧바로 치고 나가며 상대의 머리를 베었고, 그 자리를 메우는 또 다른 적의 머리를 베며 피로 흠뻑 물들었다.

한쪽 눈이 욱신거렸다.

이번 전쟁.

설령 자신이 죽을지라도, 로드웰 드미트리는 절대 패배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싸워라! 끝까지 버티다 보면, 우리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악에 받쳐 소리쳤다.

소리치고, 또 소리쳤다.

로만 드미트리가 말한 보름.

아직 드미트리가 감당해야 할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다.

* * *

어둠으로 물든 공간.

알렉산드르가 있었다.

그는 상당히 즐겁다는 듯이, 눈앞에 떠오른 서로 각기 다른 화면을 바라보았다.

“큭큭큭, 같잖은 녀석들. 살려고 아주 발악하는구나.”

첫 번째 화면.

움베르토였다.

칼데론 드레이크의 분전(奮戰)에도 결국 최전방 방어 진지는 무너지고 말았고, 계속해서 진군하는 크로노스 제국으로 인해 국가적인 위기를 맞이했다.

그들이 기대하던 지원군으로는 크로노스 제국을 막을 수 없었다.

애초에 남부 삼국의 힘이 그렇게 강했다면, 로만 드미트리가 나타나기 이전에 기존의 왕국 연합만으로 어떻게든 크로노스 제국을 제지했을 것이다.

두 번째 화면.

무법 지대였다.

카르만은 토벌대를 격파, 무법 지대를 넘어 프랑크 왕국의 영토를 넘보았다.

그로 인해 남부 삼국은 비상이 걸렸다.

위로는 크로노스 제국이, 양옆으로는 무법 지대의 폭도들과 발할라 제국이 위협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남부 삼국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조건 타국의 도움이 필요한데, 문제는 그들 또한 남을 도와줄 만큼 그렇게 여유롭지가 않았다.

세 번째, 네 번째 화면.

카이로와 헥토르였다.

카이로는 크로노스의 공격에, 헥토르는 발할라의 진군에 난리가 났다.

들떴다.

재밌었다.

세상이 혼란으로 물드는 상황에, 알렉산드르는 마지막 화면을 바라보며 실실 웃었다.

마지막은 드미트리였다.

아레스의 배반으로 성문이 뚫렸고, 로만 드미트리가 없는 그곳은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를 맞이했다.

물론 생각보다는 잘 막아 내고 있었다.

애초에 아레스의 배신을 알아내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이 빠르게 반응하면서 하루 만에 드미트리가 무너질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의미 없는 발악이었다.

사람들은 보통 이런 착각에 빠졌다.

크로노스 제국은 대륙 정벌의 야망을 꿈꾸지만, 발할라 제국이라는 양대산맥의 존재로 인해 야망을 실현시킬 힘이 부족하다고.

그것은 진실을 모르는 자들의 헛된 희망에 불과했다.

슈테른 발할라의 정체는 크로노스의 개였다.

처음부터 발할라는 크로노스의 손아귀에 있었고, 만약 크로노스가 대륙을 정벌하길 원했다면 발할라는 절대 걸림돌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때를 기다렸을 뿐이다.

알렉산드르가 바라는 목적은 단순한 대륙 정벌이 아닌, 그것을 포함한 더 원대한 꿈에 있었다.

지금이 완벽한 시기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로만 드미트리로 인해 부득이하게 시기를 앞당기게 되었고, 알렉산드르는 이번 전쟁이 원대한 꿈을 이룰 초석이 되리라고 확신했다.

때마침 ‘조건들’이 갖추어지는 상황이었기에, 크로노스 제국은 충분한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그간 꾹꾹 억눌러 두었던 야망을 단번에 폭발시켰다.

“로만 드미트리. 그동안 네 녀석 덕분에 재밌었지만, 네가 날뛰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번 계획.

로만 드미트리의 손발을 모조리 잘라 버릴 것이다.

드미트리를 포함한 그의 세력을 없애 버린 뒤, 알렉산드르는 로만 드미트리를 사냥할 생각이었다.

물론.

조금은 아쉬웠다.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아레스를 통해 로만 드미트리가 전생에 어떤 존재였는지, 진짜 무공은 어떤 방법으로 발현되는지를 최대한 터득했을 것이다.

알렉산드르는 무공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었다면, 무공을 완전히 터득할 때까지는 로만 드미트리를 살려 두는 방법을 고민했을지도 몰랐다.

“쯧쯧, 적당히 날뛰었다면 권력을 더 누릴 수 있었을 텐데.”

혀를 찼다.

끝이 보였다.

이번 전쟁을 시작으로, 자신이 영생(永生)을 살아가며 준비했던 원대한 계획을 실행에 옮길 것이다.

그때였다.

파스스스스-

공간이 일그러졌다.

어둠 너머로.

그림자가 나타나며 고개를 숙였다.

“알렉산드르 님. 로만 드미트리가 조금 전, 엘타르를 지나쳤습니다.”

순간.

알렉산드르의 표정이 굳었다.

엘타르는 발할라의 도시다.

특별할 것 없는 보고였지만, 문제는 이제 겨우 하루 지났다는 사실과 엘타르의 위치였다.

“이런 미친 새끼. 끝까지 발악하겠다는 건가.”

엘타르.

그곳은 남부 밀림 지대로부터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알렉산드르의 예상으로는 최소 3일은 걸려야 도달할 수 있는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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