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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4화 〉[IS]취중연가-후일담 마지막 (134/139)



〈 134화 〉[IS]취중연가-후일담 마지막

"후우----살았다."
[수고하셨어요.]


저녁 식사 이후 집에 돌아가기 전, 하지메와 마지막으로 시간을 가지는
자신은 조금전까지 엄청나게 쏟아진 유즈루 씨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심사숙고해서 질문 하나하나에 대답을 했다.

그리고 그것을 들을때마다 유즈루씨의 반응에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족스러워하는 반응은 하나도 보이지 않으셨고
하나하나 불만족스럽거나 무언가 모자라는 듯한 반응뿐이었다.
덕분에 저녁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긴장감이 넘쳤으며 동시에 하지메가 무어라 말하려고 할때마다 제지하시는 유즈루 씨.

"그래도, 정말 다행이다."

그래, 정말로 다행이었다. 결국에는 자신들의 결혼을 허락해주신 그녀였으며
동시에 식장에 와주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그녀.
결혼식의 규모는 전적으로 자신들에게 맡기시겠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자신들이 무리해서 하는 것은 그닥 반기지 않으시는 듯했다.


거기에 더해서 그녀로써는 한번도 해본적 없는 결혼식.
생각해보면 무언가 죄송스러웠으니, 여자들에게 로망이라고  수 있는
결혼식을 해본 적 없는 그녀를 주역이 아닌 조연으로써 참가하게 만든 것이다.
물론 그녀의 특수성을 생각해보면 이제와서 그날밤의 상대를 찾는 것은 무리지만---.

[그런데 정말 괜찮으세요?]
"뭐, 그리 허영심 많은 것도 아니고. 나는 너랑 결혼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아니면 뭐냐? 너는 화려하고 크게하고 싶은거냐?"
[그건 아니에요. 단지, 한번뿐인 결혼식이잖아요?]

자신에게 질문을 하는 하지메. 그것은 자신이 하기로한 결혼식의 규모때문이었다.
규모는 작게, 초대하는 사람은 주변의 지인들만.
사회는 리즈무에게 부탁했는데 떨떠름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무척이나 고마워했던 그.


하지메가 초대하는 것은 유즈루씨와 리즈무, 그리고 알케니.
자신이 초대하는 것은 이치카와 녀석의 신부들, 그리고 야마다 선생과
고단타 남매였으니 20명도 안되는 사람들만이 참가하는 결혼식.


스몰 웨딩이라고 하던가? 소규모로 주변 지인들만을 초대해서 하는 결혼식.
웨딩드레스나 턱시도정도만 구매할 생각이며 나머지는 오리무라 가에 있는 것을 쓸 예정이었는데
이치카와 녀석의 신부들의 수를 생각하면 오리무라 가는 너무 작았기에
녀석은 새로이 살 집을 찾아보는 중이었다.

"...하지메."
[네?]
"고맙다, 모든 것이."


뜬금없지만, 그를 끌어안으면서 그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자신.
그래, 올해 4월에 있었던 그날 밤의 일로부터 시작했으며
이후에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는데도 결국 자신을 사랑해준 그.


자신을 미워하고 싫어하고 증오해도 이상할게 없는 그였지만
용서해주었고, 이후에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거나 떠올리거나 상기시키지 않은채
사랑을 해주고 곁에 있어주고 믿어준 하지메.

동시에 하지메 또한 자신을 끌어안아주었는데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그의 마음을  수 있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있고, 그의 곁에 있어주어서 고맙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만남은 잘못되었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우리들.

한참을 서로 끌어안으면서 아무말 없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자신은
이내 평소와는 다르게 가볍게 키스를 하였다.
둘만의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공간도 아니고 유즈루씨의 집에서
끈적한 키스를 하기에는 아직 용기가 부족하기에---.


그렇게 서로 조심스럽게 입술을 떨어뜨리는 자신들은
이내 자그맣게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으며 내일 만나자고 말했다.
하지메는 오늘 유즈루씨와 함께  것이고, 자신은 집에 돌아가서 편하게  생각.

아니, 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유즈루씨가 하지메와 함꼐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으니
자신이 물러나는 것이 맞겠지.
그렇게 하지메에게 인사를 하고서는 유즈루씨와 하지메의 집을 나서는 자신.


하늘에는 달이 떠있었으며 그것들을 보고 있자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과연 자신은 하지메에게 좋은 연인일까,하는 생각부터 그와 자신 사이의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것들.
불확실한 미래는 언제나 불안감을 일으키지만---.

"힘내자."


그래, 힘내자.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다른 사람이 무어라 말해도, 자신의 행복은 하지메와 함께하는 것.
앞으로 어떠한 일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들이 두려워서
하지메를 놓치고 싶지 않은 자신이었다.

*

지금, 자신은 진심전력으로 눈이 떨리었으며 이토록 복잡한 기분이
들었던 적은 없을 것이리라고 장담할  있었다.

"-----."
"-----."
"꺄아아악! 하지메 너무 귀엽다!!!"
"크흠...그, 뭐라고 해야할까요...그...자, 잘어울리네요."
"하지메. 사,사진 한장 찍어도 될까?"

맨 위에서부터 치후유씨, 샤를로트씨, 엄마, 알케니씨였으니
지금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한마디씩 날리셨다.
허나 자신으로써는 하나도 반갑지 않은 말들뿐이었으며 동시에
당장이라도 이것을 벗어던져버리고 싶었지만 가격을 생각해보면
그럴  없는 현실에 자신은 그저 슬프기만 할 뿐이었다.


무엇을 숨기랴. 지금 자신은 결혼식 복장으로 턱시도가 아닌 웨딩 드레스를 입었다.
그래, 남자인 내가 드레스를 입어버린 상황이었다.
어째서 다들 결혼식 당일아침까지 복장을 안입혀보는가 싶었더니
자신에게 드레스를 입히려고 다같이 꾸몄던 것이구나----.


동시에 자신은 치후유씨는 그렇다치고 엄마까지 자신에게
드레스를 입히려고 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서 시선을 돌렸는데
자신과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계시는 엄마는 얼굴을 붉히시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셨다. 아니, 그러면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계속 찍고 있으시네.

덩달아서 샤를로트씨는 무척이나 귀엽다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계셨는데
알케니씨는 어디서 꺼낸 것인지 모를 카메라를 자신에게 향하면서
허락하기도 전에 셔터를 격렬한 기세로 누르고 계셨다.


"자자! 이제 슬슬 신부 준비해야하니까 들러리들은 나가주세요.
아, 새언니도 일단 나가주고. 리즈무 들어와줘."


마리나는 그러한 상황을 바라보고만 있다가 이내 대기실에 있던
사람들을 내보내는가 싶더니 리즈무에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했다.

아니, 잠깐. 리즈무가 여길 왜들어와야하는건데?!

자신은 마리나의 말에 태클을 걸려고했지만 이미 대기실 안에
들어온 리즈무는 자신의 모습을 봐버렸으니---.

"이야, 걸작인데?"
"-----."


결혼식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튈까?

*


"도둑! 비겁자! 어떻게 저렇게 귀여운 신부를 얻을 수 있는거야!?"
"뭐...내가 봐도 행운이었다."

알케니의 말에 자신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긍정했다.
그래, 하지메의 웨딩드레스 차림을 보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의 모습에 당황하면서 놀랄 수 밖에 없었던 자신.

오픈 숄더 형태의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채 자리에 앉아있는 그는
마치 인형장인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인형같았으니
그것을 보자마자 자신은 아무런 말도 생각도 하지 못한채 그저
의자에 앉아있는 그의 모습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장모님. 감사합니다."
"허락해주질 말걸그랬나...."

*

연애신문에 실린 어느 한 기사.
그것은 인류 최강의 여성인 오리무라 치후유가 결혼을 한다는 것이었다.
허나 그녀가 과연 누구와 결혼하는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으니
결혼식은 엄중한 경비 아래에 이루어졌으며 몰래 카메라를 찍으려던 파파라치나
도촬범들의 카메라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부 박살나거나 메모리가 쓸모없게 되었다.

덩달아서 초대된 것은 극소수의 주변지인들 뿐이었으니
그들에게 결혼식에 관해서 인터뷰를 하려고 해도 그 누구도 대답을 해주지 않기에
사람들은 오리무라 치후유의 결혼 상대에 대해서 궁금증을 피울뿐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정체모를 상대에 대해서 한가지 별명을 지었다.
오리무라 치후유의 이명, 브륀힐데를 따서 결혼한 상대에게 붙인 것이니
그 이름은----.

"하지메. 네 별명이 시구르드라고 하는구나."
[에에....저 검같은거 못쓰는데요?]

신문을 식탁위에 올려두면서 하지메에게 말하는 자신은
그에게 장난스럽게 말하니, 마찬가지로 자신을 향해서 미소를 지으며
농담을 건내오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설 속에 나오는 브륀힐데처럼 그를 죽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하지메만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아껴주고 그를 바라볼 것이라는 것은
그만큼, 아니 전설 속에 나오는 브륀힐데 이상으로 할 것이다.


[그건 그렇고, 무리하시면 안돼요.]
"아아, 뭐 걱정하지 말거라."


한편, 하지메는 자신에게 아침 식사를 내어주면서
자신에게 무리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배를 쓰다듬어주었다.
어느덧 부풀어오르기 시작하는 배는 그 안에 자신과 그의 아이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으며 병원에서도 별다른 문제 없다고 말했다.


뭐, 대신이지만 입덧이 조금 심하고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게
불만이라면 불만이지만 사랑스러운 아기를 위한 것이다.
참아야만 하는 것이겠지.


아이를 임신하고 있지만 휴가를 낼 정도는 아니기에 교편을 잡고있는 자신은
매일 아침과 저녁을 마리나가 운전해주는 차에서 하지메와 함께 출퇴근 하고 있었다.
미리 말하지만, 자신은 필요없다고 말했음에도 마리나와 하지메가 밀어붙여서
편안한 출퇴근 중인 자신.

"새언니, 출산 예정일이 언제지?"
"반년정도 남았다. 뭐, 그때가 되면 출산휴가부터해서 이래저래
준비를 해야하겠지. 덩달아서 장모님도 벌써부터 이래저래 신경써주시고 계시고."


자신이 임신한뒤 5개월이 지나자마자 이래저래 신경써주시는 장모님.
요즘에는 몸에 좋은 것들을 보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
뭐, 보답으로는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해달라고 하셨으니---.

"건강하게 태어나다오."

자신은 조심스럽게 배를 쓸어내면서 배 속의 아이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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