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9화 〉[IS]취중연가-후일담2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러브 하지메'의 안내를 담당하게된 마리나라고 합니다.
그러면 서론이 길면 재미없을터이니 곧장 게임 소개를 시작하죠.
'러브 하지메'는 무척이나 단순한 게임입니다.
여기, 한 아리따운 소년이 있죠. 네, 소년.
그리고 여러분들은 그 소년과 함께 지내기만 하면됩니다.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풍경을 감상하거나, 숙제를 풀면서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거나, 같이 식사를 하는 등의 일상을요.
그 외에는 선물을 주거나 미니게임을 해서 사이가 좋아지거나 하시면
되는 일입니다. 물론 몇가지 이벤트들이 여러분을 방해하겠지만
여러분들이라면 분명 잘 해쳐나가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여러분들. '러브 하지메'를 무척이나 재밌게 플레이해주세---."
이 #발 갓챠 @망겜!!!
*
상귀스 사의 회장실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에 그녀의 비서는
오늘도 역시나,라고 고개를 저으면서 업무를 보는데
방안에서 들려오는 강렬한 타격음은 언제 들어도 신박하다,라고 생각하는 한편
상귀스 사의 회장, 알케니 상귀스 페리는 책상을 두들기면서
입에 차마 담기 힘든 육두문자를 내뱉으면서도 자신의 컴퓨터 화면에
떠오르는 단어와 이모티콘에 더욱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 왜 안나와?! 40연차잖아!? 이거 분명 조작이 있는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나한테 제비꽃 유카타가 안나올리 없어!"
"스킨이 안나와서 열받는건 아는데, 그거 조작 없는건 당신이 나 다음으로 잘 아는거 아냐?"
동시에 조작의혹을 제기하는 알케니였지만 인터넷 생방송 중인
그녀의 컴퓨터 한켠에 나타난 마리나는 짜게 식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면서
조작설을 부정하였는데, 이 게임의 제작자 중 한명인 마리나였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으며
'러브 하지메'의 전반적인 수치와 일정등을 계획하는 것이 알케니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알케니는 그것을 이성적으로 들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며 곧장 지갑을 꺼내들어서는 추가적인 과금을 하려고 했다.
간단하게 말해서 안나오면 나올때까지 지르겠다는 심산.
지갑전사,라고도 불리는 부르주아들이 할 수 있는 발상이자 상귀스 사의 회장인
알케니 또한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상이었으며 곧장 결제창으로 향하는 그녀였으니----.
「한달 제한 금액을 다 과금하셨습니다, 다음달에 해주세요.」
핸드폰 화면에 떠오르는 안내문과 함께 나타나는 SD 모습의 마리나와 알케니가
테이블에 앉아 우아하게 와인잔을 들이키고 있었으며 그 사이에 나카이가
바텐더랍시고 보틀을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알케니는 그럴리 없다면서 자신의 결제 이력을
살펴보니, 이미 1시간 전에 5만엔이라는 거금을 한큐에 결제한 그녀였다.
즉, 5만엔을 꼬라박았음에도 원하는 스킨을, '러브 하지메'의 하지메에게
입힐 제비꽃 유카타를 얻지 못했다는 말.
"하...하하....그, 그래. 있을 수 없어. 내가, 이 게임의 주인인 내가
가질 수 없는 스킨이 있을리 없어! 계장, 존시나 강려크한 관리자 계정이 필요해!!"
그것에 알케니는 순간 멍해지는가 싶더니 실성한 사람처럼
허탈하게 웃는가 싶더니 이내 관리자 계정이 자신에게 있어야한다고 말하였다.
뭐, 이른바 현실도피였으며 이런 불합리함에 열받은 그녀가
제작자로써 취할 수 있는 가장 비겁하지만 전지전능한 수단을
꺼내들려고 했었으나, 안타깝게도 그런 그녀를 막는 존재가 있었으니---.
"아, 스탑. 공약 잊은거야?"
「여러분! 제가 한가지 약속을 드리자면, 저도 여러분과 똑같이 할 것입니다.
관리자 계정은 분명 필요하겠고, 그것이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제가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며, 여러분과 같은 유저로써
'러브 하지메'를 할 것입니다! 만약 제가 관리자 계정을 가진다면, 상귀스 테마파크를
10년간 무료로 개장하겠습니다.」
"으아아아악!! 죽어라 과거의 나!"
마리나는 전날 그녀가 직접 유저들의 앞에서 했던 인터뷰 공약을
재생시키면서 스스로의 말을 지키라고 말하였으니 알케니는 과거의 자신에게
분노의 함성을 내지르면서 따지고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과거의 그녀가
이러한 미래를 알고 있을리 없었다.
한편, 그러던 도중에 그녀의 방송으로 날라온 100엔의 후원과 함께
어떤 영상이 재생이 익숙한 이름의 시청자로부터 날아왔으니----.
「가챠는 피지컬!」
'러브 하지메'의 BGM 및 CG효과를 담당해주고 있는 신세인의 가챠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는데 거대한 박스의 앞에서 나카이가 거대한 둔기를 들어올리고선
그것을 내리치자 박스가 깨지면서 황금빛의 상자가 화면에 나타났으니---.
「10연차 단 한번만에 뽑기 성공! 어라 HOXY--?
못뽑아서 꼬우시면, 아시죠?」
"아.이.고. 음.악.담.당.자.님. 정.말. 축.하.드.려.요."
초 광역 도발을 실시하는 세인의 영상에 이를 악물고 축하를 해주는
알케니는 이내 뒤로 쓰러지면서 방송시청자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매번 하는 멘트를 날리기 시작했다.
"뭐, 언제나처럼 여러분들과 같이 고통받는 '러브 하지메'의 제작자
알케니 상귀스 페리였습니다. 하하하...저번에 한번에 뽑아서 운이 좋았다, 싶더니
이번에는 추가탄환까지 썼는데도 실패했네요.
뭐, 아까 제가 이성을 잃기는 했지만 공약대로 관리자 계정은 제가 안쓰고 있습니다.
스스로 한 말이니 지켜야겠죠. 뭐, 매번 폭사할때마다 흔들리기는 하지만---.
아무튼 같이 봐주신 분들 정말 감사하고요. 다음달에는 '러브 하지메'관련해서
일본에서 이벤트를 할테니 많이들 와주세요. 참가자 분들의 수에 비례해서
보상을 드릴 예정이니까요, 그러면 이만---."
자연스럽게 끝난 영상의 멘트와 함께 방송을 종료하는 알케니는
그대로 허탈함을 느끼면서도 핸드폰을 들어올려서 화면을 바라보니
화면 건너편에서 그녀를 바라보면서 미소짓는 '하지메'가 보였다.
처음에는 분명 개인적으로 사용하려고 만든 게임인데
회사자금으로 만들수는 없었기에 개인 자산으로 만들었던 그녀.
그것을 누군가의 추천으로 인해서 게임으로 출시했는데
설마하니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은 몰랐다.
동시에 수입으로 들어오는 자금은 이미 게임을 만들때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고도 남은 상태였으며 지금도 착실히 그녀의 지갑을 불려주고 있었다.
아직은 서비스를 일본에서만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다른 국가에도 출시해야하나
고민하는 그녀는 가챠에서 나온 아이템들을 정리하면서 새로이 옷을 만들거나
미니게임을 통해서 화면 속 '하지메'와의 호감도를 올렸다.
끼이이잉---.
"아구, 가름. 내가 널 잊었을리 없잖나?"
한편, 그러한 주인에게 자신을 잊은거냐며 다가오는 가름이었으니
알케니는 그렇게 말하면서 곧장 가름을 끌어안아주면서
쓰다듬어주는 한편, 오후의 일정에 여유시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곧장 가름과 근처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게임은 적당히해야하는 법,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였으니
못 뽑은 것은 못 뽑은 것이고, 나중에 다시 뽑으면 되는 일이었다.
덩달아서 그녀는 어디까지나 이 게임을 즐기기 용도로 만들었기에
기간한정이라던지 하는 것은 일절 넣지 않았으니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뽑을 수 밖에 없으리라.
뭐, 간단하게 마리나의 표현을 빌리자면---.
100개의 공이 든 상자에서 하나의 공을 뺏으면 이제 나머지 99개의 공에서
원하는 것을 뽑으면 되는 일이라는 것.
"자, 가름. 프리스비 가져와봐!"
컹!
*
".....좋아."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면서 가챠의 결과에 만족하는 자신은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면서 교실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다행이 원하는 것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한편, 주변에서
들려오는 한탄의 비명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요즘 인기있는 모바일 게임이자 미소년 연애 일상 시뮬레이션, '러브 하지메'.
그것의 가챠결과는 매번 사람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게 만드는데
표현은 안하려고 하고 있지만 몇명만이 웃고있으며 대다수가 좌절하는 것을 보면
승리자와 패배자의 구분은 명확했다.
물론, 자신도 승리자였지만---.
"우으으으으----."
"어라? 샤르 왜그래?"
"제비꽃 유카타 못뽑았어...."
"하하하, 다음에는 뽑을거야---."
반면 교실로 돌아온 자신은 옆자리에 앉아있는 샤르가
무척이나 기운이 없어보이는 것에 조심스럽게 질문하니 되돌아오는 것은
자신이 뽑은 스킨을 못뽑았다고 대답이었으니, 그것에 자신은 그녀를 위로해주었다.
아무리 자신이 뽑았다고 한들 그것으로 기만을 하지는 않는다.
만약 뽑았다고 상대를 기만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기에.
덩달아서 자신이 이것을 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며
타바네누나에게조차 비밀인 상태.
개인 프라이버시를 들먹이면서 어떻게든 막아낸 자신이었으며
타바네 누나는 딱히 이 게임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크게 조사하지는 않는듯했다.
"어서 자리에 앉아라, 이 멍청이들아.
그리고 자꾸 핸드폰 만지작거리면 변기통에 던져버릴 것이니 그리 알도록."
반면, 누....오리무라 선생님께서는 수업시간이 되자마자 교실의 앞문으로
들어오면서 적당한 크기로 말하니 모두들 그녀의 말에 곧장 핸드폰을 숨겼다.
아아, 생각해보면 누나 이 게임 엄청 싫어하지.
하지메가 불특정 다수에게 미소짓는다고...
덕분에 이게임이 출시되자마자 제작자분을 찢어버리겠다는 둥 죽여버리겠다는 둥.
타바네 누나랑 하지메군, 자신이 어떻게든 뜯어말려서 다행이지
안그랬으면 누나는 벌써 철창신세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생님, 그러고보니 하지메군은 어디갔나요?!"
"니들이 자꾸 수업시간에 도촬하려고 해서 안전한 곳에 두었다.
그러니 너, 57페이지 위에서 세번째 줄을 당장 암송보도록!"
"히, 히익!"
"....."
지뢰를 왜 밟아....
*
"하아, 요즘 바보들이 멍청이들로 진화한것 같더군."
[수고하셨어요.]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는 치후유씨에게 마실 것을 내어드리자
그것을 옆에 있는 테이블에 올려두고서는 그대로 자신을 끌어안는 그녀.
이제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그것에 자신은 저항하지 않고서는
팔을 그녀에게 둘러서 끌어안아드리자 자신의 고개에 얼굴을 파뭍으셨다.
"정말이지. 뭐가 '러브 하지메'냐. 너는 내것인데."
무언가 살짝 삐진 것처럼 새초롬하게 말씀하시는데 그것에
그녀를 쓰다듬어드리는 자신은 그녀의 기분이 풀리길 빌면서
마리나와 알케니씨, 그리고 샤를로트 씨가 자신에게 한 일들로 무엇을 한지
알 수 밖에 없었으며 밖에 나가기 엄청나게 힘들어졌지....
"....하지메."
[네, 왜그러세요?]
"내 겉에서 떠나지 말아라."
[안떠나요.]
뭐, 이런 치후유씨를 볼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