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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화 〉[IS]취중연가 (124/139)



〈 124화 〉[IS]취중연가

이야기를 마친 유즈루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기나긴 끝에 간신히 끝난 그녀와 하지메에 대한 이야기였으며
치후유와 리즈무는 알  없었던 이야기.


그래, 누가 이런 속사정이 있을  알았겠는가?
자식을 버리는 것만이 자식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곁에 둘 수 없는 현실에 대한 고통스러움을
 사람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말한 겁니다. 보상으로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제가 해줄  있는 것은 그것뿐이니까요.
이제와서 엄마라고 인정받거나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무슨 이유가 있던 그 아이를 버린 것은 사실이고
그것으로 저는 그아이의 엄마 자격이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이 이곳을 벗어나려고 하는 이유를 말하는 그녀.
유즈루로써는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고, 자격도 없었다,라고 말하는 것.
다른 사람이 있어도 된다고 해도, 그녀 스스로가 인정하지 못하는 것.
자식을 버린 부모는 부모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


"전날 당신이 물어봤죠? 저에게 카나데....하지메가 도대체 뭐냐고요?"
"예...그랬었죠..."

동시에 치후유를 향해서 고개를 돌린 그녀는 전날 그녀가 받은 질문을
언급하였으며 치후유 또한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래, 그때 당시에는 이런 사정이 있는 줄 몰랐던 그녀였기에 질문을 한 것.

당시의 그녀로써는 유즈루의 태도와 말들은 참을 수 없는 것이었기에
질문을 한 것이었으니, 지금도 그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사정이 있다고는 물랐다고 해도, 그녀의 태도는 너무나도 매몰찼기에
후회할 생각은 없었던 그녀는 사과를 하려고 했다.

"부모에게 있어서,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 그 아이는 보물입니다.
세상 그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
허나 그 보물을 버린 저이기에 그것에 대해서 그 어떠한 권리도 주장 할 수 없죠."

다만, 그녀보다 먼저 말을 하는 유즈루는 그녀에게 말했다.
하지메는 그녀에게 있어서 보물이라고, 세상에서 가자 소중한 보물이라고.


"사실 그때 당신이 그렇게 화를 내줘서 안심했답니다.
 같은 사람을 대신해서,  아이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카나데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웃기게도 안심했습니다."
"...."
"그래요, 말이 나왔기에 말하죠. 고맙습니다, 그 아이를 사랑해줘서.
그리고 부탁드리죠. 앞으로도  아이를 사랑해주세요."


그럼,하고 몸을 돌려서 밖으로 나서려는 유즈루.
두 사람은 그것에 눈치챌  있었다. 지금 그녀가 떠난다면 다시는 하지메를 찾지 않을 것이란 걸.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 그 아이와 함께 할  없다고 말한 그녀였고
여태까지 찾지도, 다가왔음에도 반기지 않은 그녀였다.

하지메를 구하기 위해서 회장직을 포기할 정도로 그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그의 곁에는 있으려하지 않는 그녀.
치후유는 그러한 그녀를 어떻게 말려야할지 고민했다.
그녀를 막을 방법, 그녀를 이곳에 잡아둘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였다.
허나 없었다. 그녀로써는, 유즈루를 구할 방법이 없었다.


서로 깊은 상처를 받은 둘이었기에, 서로의 상처를 공유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두 사람을 치후유로써는 구할 방법이 없었다.
허나----.

"어디가는건데?"
"여사와 그 아들이 도망쳤어요. 그 사람이라면 이런 일을 다시 벌일테니까
제가 막아야해요. 아니, 저만이 막을 수 있다고 해야겠네요."
"아, 걱정마. 둘다 죽었으니까."
"....예?"

리즈무는 아니었다.

"둘다 같이 보내줬지. 아니, 한명은 아닌가? 적어도 할망구는 충격때문에
쇼크사했지, 내가 직접 죽인게 아니니까."
"그, 그게 무슨---."
"아마 지금쯤이면 경찰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을걸?
내일이면 아마 두 사람의 사망뉴스가 전해질테고 말이야.
당신이나 하지메나 이제 위험할 일은 없다는 이야기지."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였다면서 유즈루를 바라보는 그는
시니컬하게 웃으면서 유즈루를 바라보았으니 웃고 있는 입과는 다르게
그의 눈은 진지하기만 할 뿐, 거짓의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반면, 유즈루는 그러한 그의 말에 당황하지만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지 몰랐다.
그래, 무어라 반응을 해야할지는 몰랐던 그녀였지만 그럼에도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
여사와 그의 아들이 죽었다는 것은 충격적이었지만, 자신이 여기에 있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으려고 하는 그녀.


"신고하지 그래? 가족을 죽인 살인범이잖아, 나?"
"...남보다 못한 관계였습니다. 장례식은 하겠지만, 그것뿐입니다.
그리고  이야기는....못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사실인지도 의문이고요."

리즈무의 말에 그녀는 부정을 하면서 자리를 벗어나려했다.
신고를 하더라도 이곳에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녀.
이정도라면 거의 강박관념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녀는 어떠한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일단 자리를 벗어나려고만 하고 있었다.


그것에 치후유는 그녀를 말릴 방법이 없었다.
이대로라면 하지메는 진실을 모른채 유즈루의 진심을 모르는채로
살아가게 될터이고, 그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리즈무는 그러한 그녀를 말릴 생각이 없었다.
자신이랑은 너무나도 다른 세계의 사람이며, 본인이 원하는 것을
막을 생각 따위는 그에게는 존재치 않았으니까.

하지만----.

꾸욱----.
"....."
"....."


*


풍겨오는 것은, 프리지아의 향기에 저도 모르게 잡았다.
떠나가려던 그 향기를, 당장이라도 낙화할 것 같은 그것을
자신은 어째서인지 잡아채고서는 막아세웠다.


무척이나 싫어하는 프리지아 꽃이었으며 지금도 질색팔색한다.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하, 하지메---."
"난 해줄 만큼 해줬다."


치후유씨와 리즈무의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그것에 반응하지 않는 자신.
그저, 그저 아무말 없이 자신은 떠나려는 그녀를 잡을 뿐이었다.
손을 휘두른다면 금방 떨쳐낼 수 있겠지. 그만큼 자신의 힘은 약하니까.

덩달아서 또다시 총에 맞은 자신이었으며 지금도 서있는 것이
전부였기에 아마 휘두르지 않고 그냥 걸어가기만해도 자신은 그녀를 놓칠 것이다.

"무슨 짓이죠?"
"...."
"저는 이만 가야합니다. 그러니 이 손을 놓아주시죠."

허나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자신을 뿌리치거나 무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게 먼저 놓아달라고 말하면서 가만히 서있었다.
분명 자신을 버린 사람이다. 자신이 태어난 날, 자신을 고아원에 버린 사람.
그러나, 그것은 자신을 사랑해서 그런 것이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을 위험하게 만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녀가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를 고른 것이었는데 그것으로 인해서
상처받고 괴로워하고 힘들어하고 있었다.

"거기 소년, 미안하지만.  아이를 데려가주시겠습니까?
저를 붙잡아서 갈 수 없군요."
"내가 뭐하러  귀찮은걸 해? 자기 일은 알아서 하쇼. 난 갈테니."


리즈무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그녀에게 중지만을 들어올리고 자리를 벗어났다.
자신이  일은 끝났다라는 듯이, 아무런 미련도 망설임도 없이 떠나는 그.
동시에 그녀는 고개를 돌려서 치후유씨를 바라보았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데려가달라는 것이겠지.
분명 조금만 힘을 주어도 자신을 떼어놓을 수 있음에도
스스로 하지 않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그녀.
하지만 치후유씨는 고개를 저으면서 그것을 거절했다.

"저는 할  없습니다."
"그를 사랑하는것 아닌가요? 그를 지켜주려는게 아니었나요?"
"네, 사실입니다. 저는 하지메를 지킬겁니다."
"그렇다면 어서 그를---."
"그리고 지금, 그를 지키고 있는겁니다."

치후유씨는 그녀를 향해서 거기까지만 말씀하시고서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자신을 바라만 보실뿐, 다른 행동은 하지 않으셨다.
반면, 자신은 둘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자신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준 둘이다.


미움을 받을 수 있고, 심한 말을 들을지도 모르는 둘이었지만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주기에 가만히 있는 둘.
반면, 그녀는 두 사람의 거절을 듣고서는 가만히 서있었으니---.


".....놓아주세요. 저는 당신의 곁에 있을 수 없습니다."


놓아달라고, 스스로 떼어놓지 않고 자신에게 부탁했다.
자신의 곁에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그녀는 자신에게 자격이 없다고.
하지만----.


와락---.
"어째서인가요....당신을 버린 사람입니다, 저는."


이번에는 그녀를 등뒤에서 끌어안았으니, 자신에게 그녀는 말했다.
자신을 버렸는데, 왜 끌어안는거냐고. 당장 놓아달라고.
하지만 자신은 그러지 못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놓고 싶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알고 있다. 지금 놓치면 다시는 그녀를 못볼것 같았다.
다시는 자신의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았기에, 다시는 만나주지 않을 것 같기에.
자신이 찾지 못하는  곳으로 떠날거란 생각에 자신은 그녀를 붙잡았다.
곁에 있어주길 바라면서, 이제부터 곁에 있어주길 바라면서.


그래, 그녀가 끌어안아주지 않으면 자신이 안으면 된다.
자신을 안아주지 못한다면 자신이 안아주면 되는 것이었다.

"어째서....어째서 이러는 건가요...저는, 저에게는, 저같은 놈은 당신의 곁에----."

동시에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 그것은 조금전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떨리고 있었으며 울음기까지 섞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에 자신은 더욱 그녀를 끌어안았다.
과거는 아무래도 좋았다. 이제부터 같이 지내면 되는 것이었다.

여태까지 곁에 없던 것 만큼 자신의 곁에 있어주길 바랬다.
못해준 것들이 한탄스러우면 이제부터 해주면 된다.
그러니 자신도 용기를 내자. 여태까지 한번도 하지 않은 것을.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기 싫었으며, 남들에게 놀림받기 싫었기에 하지 않은 것을.
상처받는게 무서워서 하지 않았던 것을. 다름 아닌, 자신 스스로에게 상처받기 싫었던 것을.

"어, 어--아--."


그것은, 말하는 것. 뭉개지고 어눌하며 똑바르게 말하지 못하는 자신이었기에
여태껏 단 한번도 말하지 않은 자신이었다.
치후유씨에게도, 마리나 수녀님에게도, 리즈무에게도 말하지 않은채
혼자서 가슴속에 품었던 비밀.

동시에 매번 말하고 싶었음에도 말하지 못하였기에
글자로 몇번이고 써내리고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말한 단어를.
자신은, 그녀에게 말했다.


".....카나데!"


동시에 자신을 향해서 몸을 돌려서 그녀는 처음듣는 이름을 말하였으며
울면서 자신을 강하게 끌어안아주셨다.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여태까지 찾아가고 싶었어!
항상 보고 싶었고, 당장이라고 너에게 가고 싶었어!
그렇지만 가지 못했어! 엄마가 힘이 없어서, 너무 어리석어서!

여태까지 혼자있게해서 미안해! 엄마가, 엄마가 너무나도 미안해!
생일때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학교에 들어갔을때 축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괴로울때나 슬플때나, 아플때도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전에도, 전에도 심하게 말해서 미안해! 사실은 아니었어!
너를 만나서 행복했어! 잘 자라주어서 기뻤어!
그때도 너를 끌어안아주고, 고맙다고 말하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어!
하지만, 하지만 너무 겁쟁이라서! 너에게 너무나도 미안해서 그러지 못했어!

정말, 정말로 엄마가 미안해! 카나데! 엄마가, 엄마가 너무 미안해!"

자신을 향해서 사과를 하시는 엄마.
지금까지 곁에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면서, 엉망진창으로 말하는 엄마.
그렇지만 그것에 자신도 눈물을 흘리면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하지만 그것은 여태까지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어아---."
"카나데, 카나데--!!"

자신은, 그녀를 끌어안았다. 무척이나 아픈 목이었고, 피가 끌어오르는 자신.
하지만 그럼에도 말하고 싶었다. 엄마를 부르고 싶었다.
계속해서 사과하는 엄마를, 자신은 어눌하게 부르며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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