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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7화 〉[IS]취중연가 (117/139)



〈 117화 〉[IS]취중연가

오늘은 치후유씨와 데이트를 하기로  날이었으니
치후유씨는 어디로 가실지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듯 했으나
자신은 사실 어디로 가도 상관이 없었으니 치후유씨가 곁에만 있다면
하루종일 집안에만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인도어파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복잡한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자신으로써는 집안에서 서로 붙어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데이트지만
치후유씨는 전혀 그러신 것 같지 않았다.


연인으로써, 연상으로써 자신에게 무언가를 해주어야한다는
고집이 있는 듯하시는데 딱히 자신은 그런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덩달아서 최근에는 동영상이나 책을 통해 자신이 요리를 배우고 있는 상태.
치후유씨의 가라아게는 확실히 맛있지만, 그것 이외에는 요리수업을
받는데 꽤나 문제가 많으신 듯 했다.


뭐, 가장 주된 원인은 직장이셨는데 직장일을 하시면서
이치카씨에게 요리수업을 듣는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셨다.
지금이야 방학중이기에 지금 배우면 될지도 모르지만 이번에는 이치카씨가
다른 분들과 놀러가신 상태였기에 불가능.

"하지메, 나가자꾸나."

그렇게 잠시 소파에서 생각을 하던 중에 돌연
치후유씨가 자신에게 나가자고 말씀하시는데 얼굴에 미소를 짓는 것으로 보아
어디 좋은 곳을 발견하신듯 했으며, 자신을 그곳에 데려가서
기쁘게 해주려는 생각이 가득하신 듯 하셨다.

뭐, 실제로 몇몇 곳을 제외한다면 그녀가 데려가주는 곳은
자신도 만족스러워하는 곳이었기에 나름 기대도 되었으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치후유씨가 기뻐하시는 것이었다.

[오늘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요?]
"수족관으로 가려고 한다. 해저터널 느낌으로 인테리어 되었다고 하는데
한번 가보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다."
[그렇군요.]


해저터널이라는 느낌이 어떠한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수많은 물고기들을 보는 것은 나름 신선할 것이리라.
덩달아서 자신을 기쁘게 해주려는 치후유씨의 모습을 보면
가기 싫다는 말을 하는 것은 무리이고 하니---.

[어서 가요.]
"그러자꾸나."

*

"목표 이동 중입니다."
"타이밍 봐서 행동하도록."
"알겠습니다."

*


수족관으로 들어온 자신들은 내부의 통로를 따라서 이동하니
해저터널 느낌으로 인테리어 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수 있게되었다.
복도를 특수제작 유리로 감싸 좌우측과 천장부분을 투명하게 만들다 못해
사람이 걸어가는 바닥마저 투명하게 만들어 놓은 수족관.

사방에서 물고기들이 움직이는 것을 감상할 수 있었으며
어디로 시선을 보내더라도 해양생물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물론 제작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만큼의 정성을 들여서 만든 수족관의 내부는 환상적이라는 말을 붙여도
손색이 없어보였다.

덩달아서 조심스럽게 하지메를 바라보는 자신이었으니
하지메 또한 눈을 반짝거리면서 물고기들을 살펴보는데
그것에 잘 데려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번인가 실패하고, 몇번인가는 자신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서
좋아하는 척을 하던 그였는데 이번에는 그런 기색없이
정말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머릿속으로 그가 좋아하는 곳에 수족관을 추가하는 자신.


그렇게 한참을 수족관 내부로 들어가는 자신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 속의 모습 감상하면서 데이트를 즐기는데
자신은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던 도중, 조심스럽게 하지메의 손을 잡았다.
남자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작고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이었으니
돌연 자신의 손에 대해서 생각이 드는 자신


오랫동안 검을 잡고 단련을 했으며, 교사가  이후에도
계속해서 단련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거칠고 굳은 살이 박힌 손.
한번도 생각치 않았으며 하지메와 함께하는 것만으로 만족했고
딱히 싫은 티를 내거나 괴로워하지 않았기에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돌연, 그에게 있어서 자신과 손을 잡는 것은 아플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은 곧장 하지메의 손을 놓으려 했다.


꼬옥---.
"...."
[사람이 많아서 자칫하면 떨어져버릴지도 모르는데, 잡아주실래요?]

하지만 그러한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하지메는
자신의 생각을 알아차린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
메모장에 글을 적어서는 자신에게 내밀어보이면서 미소를 지어주는 그의 모습에
감동을 하게 되면서 놓으려던 손을 다시금 잡았다.


뭐랄까, 웃기는군 그래.
세계최강의 여성이라고 칭송받던 자신이 11살이나 어린 남자에게
이리도 쉽게 무너지다니 말이다.
뭐, 그만큼 하지메를 사랑하는 것이고, 진심으로 그를 아껴주고 싶다는 것.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진다는 말도 있는듯한데,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자신은 하지메를 무척이나 사랑한다.

Rrrrr---Rrrrr---.
"음?"


주머니에서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에 걸어가던 것을 멈추고서는
그것을 꺼내드는 자신이었으니 화면에는 난생처음보는 전화번호가
찍혀있었으며, 혹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몇장의 명함과 번호가
일치하는가 싶어서 확인해보았으나 일치하는 것은 없었다.


타바네인가,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일은 없었으니
만약 그녀가 전화를 걸었으면 발신자 표시제한이 걸렸을터.
허나 전화는 끊길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 계속해서 울리고 있었다.

"전화받았습니다."
「이거 죄송합니다! 제가 차를 빼려는데 차주님 차랑 너무 붙어있어서요.
그, 죄송하지만 잠시 와주실수 있으신가요?」
"아, 그러신가요? 금방 가겠습니다."


전화 상대의 말에 자신은 곧장 알겠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주차장에 주차를 했을때 생각보다 차량 사이의 공간이 좁았던 것인지
차를 조금 빼주었으면 한다는 상대의 말.


그것에 자신은 금방 가겠다고 말했으나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생겼다.
이곳을 한번 나서면 다시 들어와서는 이곳까지 되돌아오는데 한참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고 하지메를 데리고 가기에는 무언가 미안한 상황.


[갔다오세요.]
"하지메."
[괜찮아요. 여기서 기다릴테니까, 다녀오세요.]
"....빨리 갔다오마."


하지메는 그런 자신에게 다녀오라고 말해주었다.
이 자리에서 기다리겠다면서 말하는 하지메는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주고 있었는데
그것에 자신은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끼면서 마주잡은 그의 손을 놓고서는
빨리 갔다온다고 말하고서는 그대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래, 빨리 갔다오면 되는 일이며 그 뒤에 이어서 수족관을 둘러보면 되는 일이다.
무슨 문제가 있을리 없겠지. 자신이나 그나 누군가에게 원한 살 일은 하지 않았으며
덩달아서 하지메를 누군가에게 원한 살 일이 있을리 없다고 자부하는 자신.
사람이 많다고는 해도 그도 핸드폰을 가지고 있고, 이 수족관에 사람이 많다고 한들
하지메를 금방 찾을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자신.

그렇게 빨리 갔다오자고 생각하면서 주차장으로 향하는 자신.
동시에 오늘 저녁에는 그와 함께 근사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오늘의 데이트를 깔끔하게 마무리 짓자고 생각하였으니----.

"실례합....?"

자신의 차 주변의 텅빈 주차공간을 바라보면서 당황할 뿐이었다.


*


"후우----."

볼펜을 내려놓으면서 한숨을 내쉬는 자신.
서류작업이 어느정도 끝난 것을 확인하면서 자신은 이제 남은 일이
무엇이며 내일의 일정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한 회사의 회장직이라는 것은 피곤한 일들 투성이었다.
오늘 일뿐 아니라 내일, 다음주, 한달에 달하는 일정을 매 순간마다
확인해야했으며 회사의 내외부 사정을 수시로 확인해야한다는
정신적인 피로감은 이루 말할  없겠지.

그러나 그럼에도 그것들을 해내야만 회사를 이끌고 유지할  있었으니
자신은 그러기 위해서 기계적으로 그것들을 확인해나가고 있었다.
무언가 놓치는 것은 없는지, 경시하는 것은 없는지, 변화는 없는지.
누군가 자신을 향해서 워커홀릭이라고 말하지만, 자신은 워커홀릭이 아니었다.


워커홀릭은 일을 좋아하는 자를 가르키는 단어.
허나 자신에게는 일밖에 남아있는 않았기에 다른 것.
물론 자신은 여사에게 회사를 빼앗기게 될 것이니, 이것은 정해진 운명이다.
그러나 회사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자신은 그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수 밖에 없기에
계속해서 일을 해나가면서 하루의 끝을 술로 마무리 짓는다.


기계적이고 반복적이고 무미건조한 자신의 삶.
아마 자신의 인생은 평생 이대로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저도 모르게 시선을 돌려서 프리지아와 사진을 바라본다.


몇일전에 찾아온 자신의 자식.
웃으면서 떠나간 자신의 자식.
이젠 안만날것인 자신의 자식.
다시는----.


Rrrr----.
"...."


그러던 도중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자신은
깊어지려던 생각을 그만두고서는 핸드폰을 바라보았으니
보이는 것은 여사의 핸드폰 번호였으며 저절로 미간이 좁아지는 것을 느꼈다.

여사가 자신에게 연락을 하거나 만나러 올때마다 좋은 일은 없었다.
명령과 협박, 요구로 점칠된 그녀의 말들만이 자신에게 전해질 뿐이었으며
지금 걸려온 전화 또한 그것들과 동일하겠지.

무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그러면 직접 얼굴을 내밀면서
짜증을 더 낼 것이 분명하기에 한숨을 내쉬면서 자신은 통화버튼을
누르면서 핸드폰을 귀에 가져갔으며----.


「-----.」
"---!!!"

곧장 회장실을 박차고 밖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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