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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화 〉[IS]취중연가 (103/139)



〈 103화 〉[IS]취중연가

느릿하게 침대에서 일어나는 자신은 멍한 머리로 허공을 바라보다가
옆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고개를 돌리자 하지메가 자신의 곁에서
숲속의 공주님 마냥 조용하게 얌전하게 잠자는 것을 확인했다.

그것에 자신은 미소를 지으면서 그의 얼굴을 쓰다듬어주면서
천천히 그의 얼굴을 감상하기만 할 뿐이었으니
자신의 곁에서 곤히 자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 괜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아니, 잠자는 모습뿐만이 아니었다. 그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행복해지며 만족감까지 느껴지는 자신이었으며
나아가서는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분명 자신들의 첫 만남은 잘못되었지만, 그 뒤에는 잘 풀렸다.
물론 잘 풀렸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지만....


"----."
"아, 혹시 깨웠나?"

소리를 내면서 잠에서 깨어나는 하지메의 모습에
자신은 혹여 자신 때문에 그가 잠자는 것을 깨운 것인가,하는 의문에
말을 건내지만 그는 아니라면서 고개를 저으면서 이불로 몸을 가린채
일어나면서 한 손으로는 눈을 부비었다.

한편, 자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입는데
역시나 사고로 인해서 아직 깁스를 하고 있는 팔로는 혼자 옷을 입기 불편했다.
교통사고가 났는데 이정도면 다행이기는 하지만 역시 불편한 것은 불편.
뭐, 그래도 심하지는 않은듯 한달 뒤에는 풀면 된다고 하니까
학원에 출근할때쯤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할 것이리라.

그렇게 평상시에 착용하는 브래지어가 아닌 스포츠브라를 착용하면서
다른 옷들을 어찌저찌 입는 자신이었으나 바지는 어찌저찌 괜찮아도
역시 상의가 문제였다.


한쪽팔을 못쓰는데 입으려고 하니까 멀쩡할때는 몰랐던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으나 지금은 딱히 나쁘지 않았다.
왜냐하면---.

꾸욱---.
"고맙다, 하지메."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자신이 옷입는 것을
도와주는 하지메였으며 그의 덕분에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었다.
물론 이치카도 도와주고는 있지만 자신과 함께 가장 오랜시간을 보내는 것은
하지메였으며, 솔직히 이치카는 이치카 나름의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상황.


그렇기에 방해를 하지 않고서 자신들은 자신들의, 이치카는 이치카의 방학을
보내는 자신들이었으니 날이 가면 갈 수록 자신들의 사이는 점차적으로
깊어져만 갔고, 그것에 자신은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띵동---.


그래.


[아, 오셨나보네요. 제가 나가볼게요.]
"....."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에 자연스레 인상이 써지는 자신이었으나
하지메는 쪼르르, 현관으로 향하였으니 자신의 행복한 시간을
방해하는 훼방꾼을 마중나가고 있었다.


사실은 그를 당장에라도 막아세우고 싶었으나 하지메는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면서 이미 몇번이고 찾아오는 훼방꾼을
마중나가지만 자신은 여전히 그 훼방꾼이 마음에 안들었으니---.

"실례, 하지메! 오리무라!"
컹컹!
"개털 날린다 알케니."

자신은 집안에 들어오면서 가름을 풀어버리는 백발의 여성, 알케니에게
인사보다 먼저 지적질을 하지만 이미 듣지 않고 있는 그녀였으며
하지메를 가름과 함께 끌어안는 모습에 인상이 더욱 써졌다.
그러나 그녀는 하지메를 끌어안으면서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을 바라보더니---.

"괜찮아! 업자 불러줄거니까!"
"...."

이래서 부자들은, 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올랐으며
곧장 하지메를 그녀의 품안에서 꺼내와서는 자신의 품안에 안는 자신.
동시에 알케니와 가름은 하지메를 빼앗긴 것에 아쉬워하지만
이내 근처의 소파로 향해서는 각자 자리를 잡으니---.

"하지메군 빌려주라."
"좋아, 죽인다."

알케니의 말도 안되는 요구에 곧장 방으로 향해서 죽도를 꺼내오려는 자신이었으나
그것보다 먼저 자신을 막아세우는 하지메는 메모장을 들어올리면서
설명을 들어보자고 말하면서 알케니에게는 제대로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를 하였으니
메모장을  그녀는 그제서야 탄성을 내지르면서 다시금 설명을 하니---.


"페스티벌에 등장할 공주역을 맡을 아역배우가 못나오게되었는데
급하게 섭외할 사람이 없거든? 그래서 하지메 출연시키게 해주라."
[죄송합니다. 거절할게요.]

이번에는 하지메가 거절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여장을 싫어하기에
공주역을 맡는다는 말에 하지메의 대답은 결정되어져있었으며
정중하게 거절하는 그였지만 알케니는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니, 포기할 생각이 없다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듣고서 가겠다는 생각뿐이었으며 그녀는 곧장 하지메의 손을 잡고선
눈을 반짝이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메, 이건 좋은 기회라고! 스스로의 또다른 재능이 발굴되는거라니까?
공주님 드레스라고 하늘하늘한 것만 있는건 아니야! 바니걸 같이 아슬아슬한 것에부터
일본의 전통복장이나 중세시대 마녀복장이라던지 이집트 복장까지 수없이 많이 있다고!
아니면 하지메의 의견을 어느정도 수렴해서 남장여자 공주로도 바꿀 수 있어!
누가 뭐래도 내 테마파크이니까 이정도는 간단해!"
[당장 돌아가 변태.]


물론 하지메의 쓴 독설이 나왔지만 지금의 알케니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으며 눈을 반짝이면서 하지메의 양손을 잡은채
말을 하기 시작했으니---.


"하지메군! 나도 부탁할게! 하지메의 공주님 모습 보고싶어!"
".....뒤누아 너는 언제온거냐?"

어디선가 나타난 것인지 모를 뒤누아가 알케니의 곁에서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하지메의 공주님 복장을 요구하는 것에
자신은 당황한채 그녀에게 질문을 해버리고 말았다.

*

"----."

좋아, 죽자.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일단 근처에 밧줄이 있나없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안에는 밧줄은 커녕, 끈같은 것 하나 보이지 않았으며
다른 위험한 물건들 또한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반면, 자신이 있는 방에 있는 리즈무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엄청나게 붉어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것은 창피함이나 그런 것이 아니었으니---.

[웃을 거면 웃어.]
"크하하하하하하!!! 최고다 최고! 그걸로 사람들 앞에 선다니!
끄윽,끄으으윽---아, 숨넘어가겠다 크흐흐흐흑---."


재밌어 죽겠다는 것이었으며 자신의 말에 그대로 박장대소하였으니
그런 리즈무의 모습에 자신은 짜게 그를 바라보지만 그는 전혀 멈출 생각이
없었으며 되려 어느샌가 핸드폰을 꺼내들어서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했다.

허나 그것을 막아세우지 못하는 자신이었으니
자신의 복장은 지금 움직이기 힘든 기모노 복장이었고
덩달아서 딱봐도 나 비싼 물건이요,하는 것이 물씬 느껴지는 것이었기에
실수로 찢어먹거나 하면 큰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기에 지금은 참았다.


"이야이야, 상귀스 사의 회장님 취향 한번 대단하네.
너를 여장시키는데 복장을 일본 기모노로 하는 것은 둘째치고---."

반면, 리즈무는 한참을 웃으면서 눈물까지 흘리는 판국에
손을 들어올리면서 자신의 머리를 향해서 손가락을 가르키니---.


"설마 너한테 토끼귀까지 씌울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나 운다?]
"오우, AV감인데? 한번 울어봐. 오리무라씨한테 보내드리면 좋아죽겠다."
[.....]

눈앞에 있는게 정녕 자신의 친구인지 웬수인지 내적 갈등이 일어나는 자신이었으나
한숨을 내쉬면서 일어나려던 몸을 다시 의자에 앉히는 자신은
이제는 피할  없는 현실에 체념을 하게 되었다.


알케니씨의 뜬금없는 부탁과 어느샌가 나타난 샤를로트씨의 부탁에
당황하면서 거절하였던 자신이었으나 끈질긴 둘의 공세에
자신은 결국 거절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서는
마지 못해서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되었다.


물론 그에 따른 보상으로 치후유씨와 함께 미니어쳐 파크에 대한 무제한
입장권과 함께 몇개의 미니어쳐를 받아내기는 했지만----.


"이득보다 손해가 크지?"
[미안한데 입좀 다물어줘. 진짜 울어버릴 것 같으니까.]
"크크크큭, 이렇게 웃는게 얼마만인지. 너 진짜 대박이다.
그런데  어울리는게 또 웃기네, 크크크크."
[그만 말해.]

나 얼굴 뜨거워 죽을것 같아.


*

응접실에 들어가는 자신과 가름은 먼저 와있는 상대의 뒷모습이 보이자
곧장 사과를 하면서 안으로 들어가는 한편 가름에게 곁에 앉으라고 말하면서
자리에 곧장 착석했으며 곧장 업무모드로 들어섰다.


반면 상대, 아메미야 사의 회장 유즈루씨는 무언가를 덮고서는
자리에 앉으면서 정중하게 말을 건내오셨으니
그녀가 얼마나 직업정신이 투철한지 알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갑작스럽게 일이 있어서요."
"아뇨, 괜찮습니다. 어차피 오늘 뵙자고 한 것은 어디까지나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온 것이니까요.
더욱이 혹여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듣기 위해서고요."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간단한 문답이 오갔을 뿐이었으며
자신은 현재 아메미야 사의 프로그램에 만족중이었다.
컴퓨터 시스템 전반과 함께 보안프로그램까지, 아메미야 사의 것을 사용한 것은
정답이었던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들에선
나중에 비서를 통해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뭐, 그 뒤에는 보통 사담이 오갔겠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그녀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돌아갈 준비를 했다.

"어라? 벌써 가시는건가요? 좀있으면 페스티벌이 시작되는데
그것을 보고 가심은 어떠신지---."
"유감스럽게도, 이후에 일정이 있어...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응접실을 떠나는 그녀였으며 자신 그녀를 배웅하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그녀를 무척이나 기계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말이 딱 맞겠지. 무감정하고 업무만을 하는 여성.
대화를 하면서 웃거나 분해하거나 하지 않았으며 아쉬운 점을
메모장에 적어내렸으며 아무런 감정을 내비치 않는, 마치 인형이나 기계같았다.

물론 한 기업의 회장직이라면 감정적으로 움직이면 안되었지만
그녀는 너무나도 딱딱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지만....
뭐, 쓸데없이 감정적인 것보다는 좋다고 생각하던 찰나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발견하는 자신.
동시에 그것을 주워들은 자신은 확인하는데---.


"어라? 사지---."

팟,하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손에 들려져있는 사진집이 사라졌으며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것은 조금전까지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보여서는 안될 것을 보인, 약점을 들킨 것 처럼 당황하는 표정을 자신에게 보이는
그녀였으나 이내 그녀는 아무말 없이 사진집을 주머니에 넣은채 곧장 응접실을 나섰다.

"뭐야...."


동생들 사진인것 같은데 그게 저렇게까지 숨길만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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