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화 〉[IS]취중연가
평화로운 주말의 아침.
모든 사람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편안하고 합법적으로
늦잠을 잘 수 있으며 전날 늦게까지 놀아도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을 시간.
그시간에 IS학원의 복도에서는----.
"-----!!!"
"하지메, 이것도 입어줘!"
저멀리서부터 두명의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으니
앞에서 달려오는 것은 시노노노 타바네가 입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입었을 법한
드레스를 입은채 평상시와는 다르게 머리를 풀고 있는 하지메가
무언가 겁을 먹은 듯한 얼굴을 한채 치마자락을 잡고서는 빠르게 달리고 있었으며
그 뒤를 따라서 달려오는 것은 양손에 아기자기한 드레스와 브루머를 들고 있는
샤를로트가 무서운 눈빛을 하고서 그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빠른 속도로 복도를 질주하는 둘의 모습은
평상시에는 볼 수 없었으나 동시에 하지메로써는 겪고 싶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분명 그가 기억하기로는 바닥에 침구류를 깔고 잠잤을 그였지만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본인을 끌어안고 잠자는 샤를로트였으며
그것에 깜짝 놀람과 동시에 순간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불길한 상상에
온 몸을 떨기 시작하는 그였다.
한편, 그런 그의 떨림에 잠자던 샤를로트는 무슨 일인지 몰라
깜짝놀라면서 잠에서 깨어났으니, 이내 하지메가 그녀의 품안에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어젯밤 분명 이치카와 함께 잠을 잤을 그가 어째서 그녀의 품안에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녀의 눈에는 다른 욕망이 피어올랐다.
소년을 향한 욕정이냐면, 그것은 아니었으니, 눈앞의 소년은 오리무라 치후유의 남자였으며
샤를로트로써는 치후유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덩달아서 그녀가 사랑하는 상대는 오리무라 이치카였으며 전날 다른 모두와 함께
그의 곁에서 함께 지내길 약속 했었다.
즉, 이것은 누군가가 하지메를 샤를로트의 품안으로 옮긴 것이라는 이야기였지만
눈앞의 하지메는 그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채 놀라면서 몸을 떨고 있었으며
샤를로트는 이것을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허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녀는 하지메를 상대로 욕정을 하거나 하지 않았으니---.
"하지메, 이거 입어주라!"
눈을 반짝이면서 하지메를 향해서 어디서 꺼낸 것인지 모를
드레스를 내미는 그녀는 대답을 채듣기도 전에 이미 하지메를 탈의 시키고서는
옷을 갈아입히기 시작했으며 하지메는 놀란 마음과 떨리는 몸과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성이라는
삼연타에 그대로 샤를로트에 의해서 옷을 갈아입혀졌으니 어느샌가
샤를로트의 눈앞에는 드레스를 입고 있는 흑발의 앨리스가 있었다.
그것에 만족스러워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샤를로트와 자신이 지금
무슨 일을 당한 것인지에 대해서 간신히 인지를 하는 하지메.
너무나도 다른 둘의 모습은 잠시간 유지되었으며----.
"저기, 하지메. 다음에는 이걸---."
샤를로트가 새로이 어디선가 옷을 꺼내면서 말을 꺼내자마자
곧장 침대에서 달려나가는 하지메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을 찾기 위해서 방을 나섰으니 그런 그의 모습에
옷을 꺼내들었던 샤를로트 또한 그의 뒤를 따라서 방을 나섰으니
현재의 상황에 이른 것이었다.
전력으로 자신의 정조를 지키려고 하는 하지메와 그런 그의 정조를
빼앗으면서 여장을 시키려고 하는 샤를로트의 쫒고 쫒기는 추격전.
물론 샤를로트가 하지메가 남자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무시할 정도로 옷걸이가 무척이나 훌륭한 하지메였으며
키는 그녀보다 컸지만 근력이 무척이나 유감스러운 그였기에
샤를로트는 그점을 파고들어서는 엄청난 얼굴을 한채 그를 뒤쫒고 있었다.
"하지메! 너무 그러지 말고! 너라면 분명 잘 어울릴 거야!"
[어울리고 싶지 않은데요!?]
어느샌가 메모장에 글자를 적어내린 하지메는 그것을 뜯어내서는
뒤로 날리면서 샤를로트에게 짧지만 강렬한 저항의 의사를 표출하나
그런 그의 저항의 의사는 안타깝게도 샤를로트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저항에 더욱 불이 붙었다는 듯이 속도를 올리는 샤를로트는
마치 한마리의 황소처럼 달려들기 시작했으며 그것에 하지메는 그런 황소에 맞서는
투우사마냥 그녀의 돌진을 몸을 비트는 것으로 피해내면서 곧장 옆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으니---.
"후후후, 하지메. 거기는 막다른 길이야."
"....."
빠른 속도로 계단을 올라가는 그의 등뒤로 들려오는 샤를로트의 목소리.
동시에 그녀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정말로 막혀버린 계단이 하지메의 눈에
들어왔으며 등뒤에는 어느샌가 그를 뒤따라 올라온 샤를로트가 여러모로
굉장한 눈을 한채 양손에 옷을 들고서는 천천히 하지메를 향해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발걸음이 마치 저승사자의 발걸음마냥 두려움에 떨기 시작하는
하지메는 주변을 살피면서 어떻게든 도망칠 곳을 찾아보지만
안타깝게도 계단의 끝은 철창으로 막혀있었으며 좌우측에는
다른 통로가 존재치 않은 상태.
일반적으로는 도망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하지메였으며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샤를로트는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하지메에게 다가가면서 그에게 양손에 들려진 옷들을 앞으로 내밀었다.
"자아, 하지메. 다음에는 뭘 입어볼까? 아, 물론 둘다 싫다면 방에가서
다른 마음에 드는 옷이 있는지 함께 찾아보도록 하자?"
이것으로 체크,라고 샤를로트는 속으로 생각하면서
하지메를 향해서 이제 포기하라는 듯이 말하였다.
그래, 이곳에서 도망칠 곳이 없다고. 그가 달아날 곳은 없다고 생각하는
샤를로트였으며 아마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그것에 동의를 했겠지만---.
[죄송하지만 여장에 취미 없어요!]
휘익,하고 돌연 계단을 뛰어넘어서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하는 하지메.
무척이나 위험하고 자칫 잘못했다가는 크게 다칠지 모르는 행동이었지만
그만큼 그가 얼마나 궁지에 몰렸는지 알려주는 모습이었다.
덩달아서 샤를로트로써는 하지메가 그럴 것이라곤 상상도 못한 일이었으며
그것에 놀란 나머지 반응이 한박자 늦어졌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선
몸을 돌려서 다시금 계단을 내려가면서 하지메를 뒤쫒으러 향한 그녀.
아직,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하지메라는 훌륭한 인재가
눈앞에서 도망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던 그녀는 서둘러서
하지메를 잡으려했으며 계단 층계를 다시 내려갔으니---.
"....."
"흐음, 이건 아무래도 너랑 내가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군.
그리고 뒤누아, 네녀석은 여기서 뭐하는거지?"
"아, 아하하....오리무라 선생님."
공주님 안기로 하지메를 품안에 안고 있는 오리무라 치후유가
시야에 들어오자마자 빠른 속도로 옷을 등뒤로 숨기는 그녀였으며
어색하게 웃으며 상대의 이름을 부르면서 눈치를 살폈다.
반면, 하지메는 대관절 이게 무슨 일인지 당황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그를 받아낸 치후유의 모습에 놀라지만 그녀의 품안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발버둥은 치지 않았다.
이틀 전, 자신에게 조금 심한 짓을 한 그녀였지만
IS학원 내에서 그녀를 거스를 배짱이 있는 학생은 없었으며
눈앞의 샤를로트 또한 그녀의 앞에서 얌전히 있었기에
당장의 상황을 넘기기 위해서 가만히 있기로 한 것.
"그, 그게----."
"...뭐, 대충은 알겠지만. 하지메는 내가 데려가도록 하지. 불만 있나?"
"아뇨, 없습니다...."
*
품안에 하지메를 안아들고서는 방으로 향하는 자신은
그의 복장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한편 그 또한 자신이 그를
안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아무말 하지 않고 있었다.
뭐, 하지메의 경우에야 자신의 품안에 있는 것으로
뒤누아가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을 파고드는 것이겠고
자신의 경우에는 뒤누아가 그에게 이런 옷을 입힌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었기에 딱히 질문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
그렇기에 천천히 자신은 방으로 향하면서
뒤누아가 더이상 보이지 않게되었으며 하지메의 상태가 괜찮은 것 같다
생각되자마자 조심스럽게 그를 품안에서 내려놓았으니
이렇게 보니 정말로 여자로 밖에 보이지 않는 그의 모습.
"....."
"....."
이후에도 역시나 아무 말 없이 서로 방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자신은 그에게 무어라 말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를 발견하고, 찾아냈다고 할지 받아낸 것은 정말 우연이었으니.
잠에서 일어난 뒤에 식당으로 가던 도중에 들려온 큰 소리에
또 멍청한 녀석들이 아침부터 기운차게 뛰어다니는 것에 지적을 하러 갔다가
위에서부터 떨어진 그를 받아낸 것 뿐이었다.
하지만 과연 그가 믿어줄지 아닐지는 모르기에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반면, 하지메 또한 자신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자신과 마찬가지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메, 약속을 하나했으면 한다."
[뭔데요?]
"나는 앞으로 너의 허락 없이 술을 안먹으려고 한다."
"----?"
자신의 말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는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무슨 소리냐는 듯이 시선을 보내는데,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것은 스스로와 해야하는 약속이지 그와 할 약속이 아니었던 것.
하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이것은 그와 함께 해야하는 약속이었으며
다른 사람과는 할 수 없는 약속이었다.
"그러니, 대신에 하루 15회는 하게끔 해주길 바란다."
"....."
[4회.]
"11회."
[8회. 더이상은 양보 못해요.]
칫,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하기사, 사실 15회는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으나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마음도
없잖아 있었으나 가장 절충적인 8회로 자신들은 타협을 하게 되었으니
하지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이었으며, 마찬가지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하지메.
동시에 자신들은 식당으로 가기 전에 자신들의 방으로 되돌아왔으며
방안으로 들어가서는 하지메는 옷을 갈아입는 한편, 자신은 그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핸드폰을 살짝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과연 무엇을 할지, 그와 함께 어디로 갈지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보는 자신은 이내 그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떠올려보기 시작했으니 그는 전날 귀여운 것과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했던것이
기억난 자신은 근처의 캣 카페를 찾아보기로 했다.
무얼, 동물을 기르는 것은 책임이 막중한 일이었기에
절대 가벼운 마음으로 분양받을 수는 없지만 반대로 캣 카페는
가벼운 마음으로 가도 문제가 없는 곳이기에 자신에게 있어서 최적의 장소이리라.
그렇게 근처의 캣 카페를 조사하는 자신은, 가장 적당한 곳을 발견하고선
하지메에게 같이 갈 것을 권유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싫어요.]
"....."
단번에 거절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