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화 〉[IS]취중연가
"저, 마리나."
"왜그래, 처남군?"
자신을 거대한 골렘, 나카이의 내부에 태우고 달려나아가는 마리나를
부르자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면서 콧노래를 부르는 그녀.
마치 즐거운 놀이를 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을 보자니 자신도 무언가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밖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자신은 결국에는 질문을 하고 말았다.
"저, 정말 2천달러나 상금으로 걸은거야?"
"당연하지. 안그러면 재미가 없잖아?"
"...."
아니, 그거 엔화로 하면 20만정도 할거라고?
재미로 하고 자시고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야,라고 턱밑까지
차오르는 말을 간신히 참으면서 가만히 기다리는데
마리나는 그러한 자신의 반응에도 아무런 반응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아니, 물론 주변의 사람들을 피해서 도망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또다른 무언가를 하는 듯 하였으며
자신은 동시에 돌연, 저도 모르게 마리나에게 말해버렸다.
"혹시, 누나랑 하지메군때문에 이러는거야?"
그래, 어째서 이런 말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왠지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마리나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가만히 있었으니---.
"당연한거잖아? 지금도 사람들이 안오는 틈을 타서는
서로 하나가 되어진 둘만의 찐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말이야."
"....에?"
"그건 그래도 새언니도 꽤나 적극적이라면 적극적이네.
아니, 이경우에는 대담하다고 해야할까? 설마 야외에서 할 줄---."
"자,잠깐잠깐잠깐만!"
수난 자신의 머리로는 따라가기에는 너무나도 엄청난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에 자신은 서둘러서 마리나를 말렸으니
왜그러냐는 듯이 홀로그램으로 나타나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에
자신은 당황해하면서 그녀를 말렸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작스러운 유일한 가족의 은밀한 상황에 대해서
본인도 아닌 다른 사람에게, 그것도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하는 것을
듣게되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왜그래?"
"아, 아니 그런걸 함부로 말하는건 조금---."
"그러면 재생해줘?"
딱,하고 마리나가 손가락을 튕기자 보이는 것은 암반지대에서 서로를 끌어안은채
끈적하고도 농밀한 시간을 가지는 둘의 모습이 자신의 앞에
영상으로 나타나서 재생되기 시작했으니
자신은 순식간에 얼굴이 붉혀지면서 눈을 감으면서 크게 소리치지만
마리나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행동할 뿐이었다.
아니아니, 이런걸 남에게 보여주면 안된다고 마리나!
거기다가 어떻게 찍고 있는거야?! 누가 촬영해주는 거야?! 그런거야!?
너무당황한채 얼굴을 붉힌채로 당황하는 자신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는데
마리나는 그것에 뭐가 이상하냐는 듯이 자신을 바라보면서 말하니---.
"아니, 내 본체로 촬영중이야.
잊은거 같은데 나 AI라서 동시복합작업 가능하다고?
거기다가 카메라가 있으면 어디든 촬영가능하고."
"아, 아니 그래도---잠깐, 카메라만 있으면?"
돌연, 마리나의 말에 무언가 불연듯 떠오르는 자신은
그녀의 말에서 거슬리는 부분을 되뇌이면서 말을 했다.
카메라만 있으면,이라고 말하는 그녀.
그것에 무언가, 아주 최근에 무언가 이상한 감각을 느꼈던 것을
떠올리는 자신은 그게 언제인지 떠올리기 노력을 했었다.
분명, 분명 최근의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자신은
머리를 감싸면서 기억을 되집어가면서 언제인지 떠올리려고 했으니---.
「이, 이치카! 무, 섭다! 너, 너무나도 무섭다!
이, 이대로는 내가 망가질 것---.」
"정말이지, 처남군은 굉장하단 말이지? 술마셨다고 이렇게 사람이 바뀌고 말이야."
"끄아아아아악!!!"
지, 지워줘! 어째서 그런걸 찍은거야 마리나!?
눈앞에서 재생되는 자신과 라우라의 사고현장이 담긴 영상에
괴로움의 비명소리를 내는 자신이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마리나는 무척이나 즐겁다는 듯이 굴면서 자신을 바라보면서
영상을 두개나 동시에 재생하고 있었다.
이, 이거 그건가!? 앞은 지옥 뒤는 연옥!?
아니 다른건가!? 하여튼 진퇴양난이라는 것은 동일하잖아!?
이렇게 잔인한 양자택일은 하지 말아달라고!!
자신은 눈앞에 재생되고 있는 동영상들에 괴로워하면서
수치심과 창피함에 몸부림을 치면서 어떻게든 들려오는 소리와
보이는 장면에서 얼굴을 돌리지만 그런다고 영상의 장면과 소리가
자신에게 들리고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현재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고통에 몸부림 치며
언제가 되서야 이 상황이 끝날지 진심으로 두려워하는 자신.
"이치카씨! 구하러 왔어요!"
"세, 세실리아 고마워!"
돌연 해치가 열림과 동시에 정지되는 영상과 함께 보이는 세실리아의 모습에
자신은 진심으로 그녀의 등장에 고마워하면서 그녀를 끌어안았으니
세실리아는 그것에 놀라지만 이내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면서 자신을
끌어안아주는데 마리나는 동시에 세실리아를 승자로 선언하면서 술래잡기를 끝맺음 지었다.
.....그런데 누나, 정말로 사람이 없다고는 하지만 하지메랑 야외에서 한거야?
*
결국 훈련은 흐지부지하게 끝났으며 자신은 하지메를 데리고
식당에서 같이 식사를 하는데 품안에 안긴 하지메는
아직 자신에게 삐진 것인지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 한편
자신은 그런 그를 품안에 안으면서 최대한 빨리 그가 화를 풀기를 기다렸다.
물론 자신이 밖에서 그와 함께 긴밀해진 것은 조금 위험한 일이란 건
자각하고 있지만 하지메의 잘못이 큰 부분이었으며 자신은 그를 돕기 위해서
의료 행위를 한 것 뿐이다,라고 말해봤자 어차피 그에게는 안통할터.
그렇기에 얌전히 그를 품안에 두는 것에만 만족하도록 하자.
뭐, 이전날처럼 자신의 품안에서 도망치지 않는 것만해도 다행이라면 다행이지.
동시에 이치카쪽을 향해서 시선을 돌리자 보이는 것은 다른 녀석들과
끈덕지게 붙어있으면서 올코트만이 조금은 떨어져서 미소를 지은채
이치카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깃발을 뽑은 것은 올코트인 모양이군.
덕분에 다른 녀석들은 지금이라도 좀더 붙어있으려는 것인 반면
올코토는 어차피 승리자이니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는 모양.
"정말이지 사이가 좋다면 좋군 그래."
"치짱만큼은 아니지만 말이야."
자신의 중얼거림에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는 타바네.
뭐, 새삼스럽게 놀랄 일도 아니었기에 자신은 녀석의 등장에
당연하다는 듯이 반응하면서 시선을 돌리자 얼굴에 함박웃음을 짓는 녀석.
이치카와 다른 녀석들과도 합의를 잘 이루어낸 듯 하였기에
자신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반대하는 녀석이 있다면 타바네는 그 상대로 하여금
동의를 할 수 밖에 없게끔 만들어낼테고, 이치카의 변론과 설득으로
상대는 무너질 수 밖에 없었겠지.
반면, 동시에 자신은 품안에서 사시나무 떨듯이 떨기 시작하는
하지메를 양손으로 끌어안으면서 그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헤에----나름 사이가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이려나?"
"모든 사람이 이치카나 나처럼 너를 쉽게 받아들인다고 생각치 마라."
그런 하지메의 모습에 타바네는 아직인가,라고 중얼거리지만
자신은 그런 녀석에게 지적을 하면서도 그가 자신의 품안에
안기는 것을 마음 한구석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으음...치짱의 품안은 원래 내 특등석이었는데---."
"너한테 내어준 적 없다. 그리고 여기는 하지메의 것이니까 넘보지도 말아라."
꼬옥,하고 자신의 품을 넘보는 타바네에게 지적하면서도 자신은
하지메를 더욱 끌어안으니 점차 줄어들기 시작하는 그의 떨림.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은 한손을 들어올려서는 그의 등을
쓸어주면서 그가 조금이라도 빨리 진정하길 바랬다.
두려움에 떠는 아이에게는 이렇게 등을 쓸어주는게 효과적이라고
어디서 본 적이 있는 듯 했는데, 과연 정말로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나으리라.
"뭐, 치짱도 잇군도 행복해진 것만해도 타바네씨는 만족하니까!
그러면 나는 잇군에게 가볼께!!"
반면, 타바네는 그러한 자신과 하지메의 모습에 이내 만족한다면서
혼자만의 납득을 한 뒤에 이치카에게로 향했으며 그녀가 떠나자
하지메의 떨림도 점차 줄어만 가기 시작했다.
역시, 아직 타바네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지는 않은 듯 하군.....
"하지메, 괜찮다. 내가 있으니까 괜찮다."
그렇기에 그를 품안에 끌어안은채 그의 귓가에 속삭여주는 자신.
동시에 하지메는 아무말 없이 자신의 유카타를 꼬옥 쥐면서
자신에게 매달리고 있었으니, 마치 아기 고양이가 어미에게 안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며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어차피 식사도 다해가고, 이후에는 다른 선생들에게 맡기면 되는 일.
자신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겠다고 말하면서 하지메를 품안에 안은 뒤
그대로 자신들의 방으로 향하는 한편, 다른 선생들은 이제는 익숙해진 것인지
손을 들어올리면서 자신들에게 인사를 건내주었다.
뭐, 익숙해지지 않더라도 신경쓸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곧장 방으로 되돌아온 자신은 하지메를 품안에서
침구류 위에 내려놓고서는 그대로 방의 노천탕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명색의 해안가에 있는 온천여관인데 온천에 들어갈 수 있을때마다
들어가는 것이 이득이지 않겠는가?
그러면서 동시에 쟁반에 조심스럽게 술과 잔을 챙기는 자신.
이치카가 보면 잔소리하겠지만 그는 지금 방에 없었으며
하지메는 등뒤에서 얌전히 쉬고 있는 상태.
뭐, 그닥 크게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하지메의 체력이나 성격을 생각해보면
암반지대에서의 일은 그에게 나름 큰 모험이었으리라.
아니, 물론 자신에게도 큰 모험이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정복욕과 가학심이 자신의 마음 한 구석에 존재한 것은
하지메에게 말해서는 안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은 천천히 노천탕에 몸을 담그면서
밤하늘과 밤바다를 바라보며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