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화 〉[IS]취중연가
"그건 그렇고, 이렇게 단둘이 있으니 기분 좋군 그래."
품안에 하지메를 끌어안으면서 가만히 있는 자신은
그의 체취를 느끼면서도 푸르른 바다를 바라보았다.
작년에는 다른 일들로 인해서 오지 못했는데, 올해는 다시금 온 이곳이
2년전까지 왔었을때와는 무척이나 다르게 보였다.
그저 넓기만한 훈련 장소처럼 보이던 곳이 지금은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졌으며 품안의 하지메와 함께 보니 전부 자신의 것 같았다.
물론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정말로 그런 것 같은 기분.
하지만 뜨거운 햇빛 아래에 계속 있자니 조금은 열이 오르기 시작하는 자신은
마리나가 학생들을 상대로 술래잡기를 하는 것을 확인하고선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메는 갑작스러운 자신의 행동에 놀라지만 그것보다 먼저
자신은 그를 품안에 안고서는 근처에 있던 가방을 챙기고선
빠르게 근처의 암반지대로 이동을 했다.
사람이 잘 오지 않는 곳이었지만 그늘이 져있으며 바다로 수영을 할 수 있는 장소.
그곳으로 향하는 자신이었으며 하지메는 자신의 품안에서 자신에게
내려달라는듯이 투닥거리지만 왜인지 그것에 장난기가 발동한 자신은
그를 더욱 품안으로 끌어당겼으며 그의 숨결이 가슴께에서 느껴지는 것에
움찔거리기는 했지만 참을 만 했다.
그리고 이내 도착한 암반지대는 자신의 생각대로 사람들은 없었으며
그늘이 져있어서 햇빛을 피할 수 있었고 다른 이들의 이목 또한
피할 수 있는 곳이었다.
"여기라면 좋겠군."
[뭐, 뭐가요?]
"자, 물장난을 해보자 하지메."
자신은 그렇게 가방을 근처에 내려놓고서는 그대로 그를 품안에 안고서는
바다로 들어가는 한편, 하지메는 자신의 말에 놀라면서 발버둥을 치지만
그것보다 먼저 자신은 그와 함께 바닷물 속으로 들어갔으니, 시원한 바닷물이
자신들을 감싸고 적셔주었다.
물론 준비 운동을 안하고 들어오면 안좋기는 하지만, 그리 깊게 들어갈 생각도 없고
잠깐의 유흥이었기에 자신은 하지메를 끌어안은채 물속에 잠수를 했고
하지메는 잠수를 하려던 것을 눈치챈 것인지 귀여운 소리를 내면서 숨을 들이켰다.
물속은 깨끗한 바닷물로 인해서 안이 훤히 보였으니
그 안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져있었고, 하지메도 그것을 느낀 것인지
자신의 품안에서 같이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마치 보석과도 같은 그 풍경. 별거 없는 그것이 어째서인지 너무나도 아름답게
보이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것은 중요치 않았다.
그저 아름답다,라는 단어로 충분했으니까.
이내 잠수를 멈추고서는 물밖으로 나오는 자신과 하지메.
둘다 물에 빠진 생쥐꼴이지만, 자신이야 원해서 그런 것이고
하지메 또한 처음과는 달리 그리 싫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가지 예상치 못한 것이 있다면----.
"---!!"
"어...음...."
물에 젖은 하지메의 겉옷이 들러붙어서 보이는 그의 속살.
하늘색의 비키니 상의와 동시에 그의 몸 이곳저곳에 세겨진 키스마크에
자신은 전날 있었던 그와의 뜨거운 정사가 떠올랐으며
하지메는 양손으로 몸을 가리면서 자신에게 등을 돌리면서 얼굴을 붉혔다.
아니, 이게 어딜봐서 남자야.라는 생각이 자신의 머릿속에 들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은 가방에서 담요를 하나 꺼내고서는
하지메의 등뒤로 조심스럽게 다가가서는 그를 끌어안으면서 담요를 둘렀다.
원래라면 물장난을 치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지만----.
"물속에 들어갔으니 잠깐 이렇게 서로 끌어안도록 하자."
"...."
끄덕,하고 자신의 말에 동의해주는 하지메를 데리고서는
암반사이로 유일하게 햇빛이 드는 자신에 앉는 자신들은
서로의 체온을 느끼면서 가만히 앉아있으면서 푸르른 바다를 바라보았다.
물속에 그리 오래 있지 않았기에 이렇게 할 필요가 있을리 없지만
그런건 사실 핑계이고, 그저 하지메를 끌어안고 싶었으며
하지메 또한 그러한 것인지 자신의 품안에 얌전히 안겨있었다.
천이 넉넉한 담요였기에 자신들이 함께 덮기에는 충분했으며
덩달아서 덩치가 작은 하지메였기에 자신의 품안에 쏘옥,하고 들어온지라
누가보면 자신 혼자 담요를 덮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원래라면, 원래라면 임해학원에 오는 것은 귀찮은 일이라고 자주생각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술도 마음대로 못마시고 학생들을 관리,통제해야하니까
일의 연장선같은 느낌이 강하니 그랬다."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올려서 하지메의 꽁지머리를 묶고 있는 머리끈을
풀어내는 자신이었으니, 머리끈이 풀려지자 자연스럽게 풀려지는 그의 머리는
짧지만 약간은 긴 느낌의 보브컷 같이 자연스럽게 풀어헤쳐졌으니
그것에 자신은 얼굴을 파뭍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너와 함께 온 이 바다는, 꽤 좋구나.
연인과 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는게 제법 신기하지만
동시에 좋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메."
[저도, 마찬가지에요.]
*
[저도, 마찬가지에요.]
치후유씨의 말에 대답하는 자신은 메모장에 글을 적어내리면서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생각을 전했다.
이전 같았으면 돈이 아깝고, 가봤자 일을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일들.
하지만 어째서인지 치후유씨와 함께 온 바다는 그런 자신의 생각을 부정하는 듯 했으며
무척이나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그것은 과연 이곳이 특별하기 때문일까?
아니, 그렇지 않을 것이리라. 치후유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자신 또한 그녀와 함께 이곳에 왔기때문에 이곳이 아름답고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것이리라.
[저도, 치후유씨와 함께 이곳에 온게 행복해요.]
"....고맙구나."
자신의 머리에 얼굴을 파뭍으신 치후유씨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살짝 얼굴을 부비시는데 머리에 냄새가 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치후유씨는 그런 것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으시는 듯했다.
반면, 자신은 등뒤에서 계속 닿고 있는 폭신한 멜론 두개에 살짝 몸이
긴장을 하게 되었으며 전날의 일들이 떠오르는 것을 어떻게든 진정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민감한 몸은 자기 멋대로 반응을 하기 시작했으며
자신의 하복부로 피가 쏠리기 시작했으니 손으로 그곳을 가리면서
치후유씨가 눈치채지 않길 간절하게 바랬다.
Rrrr----Rrrr----.
"음?"
그러던 도중에 울리는 치후유씨의 핸드폰 벨소리에 그녀는
요령좋게 욥,하는 소리를 내면서 가방에서 핸드폰을 가져오시는데
통화상대의 이름을 바라보시더니 이내 의문 가득한 표정을 지으시는데
과연 누가 전화를 한 것이길래 저러는 것일까?
품안에 안겨진 자신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올려다보지만
그녀는 자신을 한번 바라보고서는 미소를 짓더니 이내 통화를 시작하셨다.
*
"네가 전화라니, 조금은 뜬금없군."
「아니, 뭐....일단 늦었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말씀드릴게 있어서요.」
"늦었다고? 뭐가 말이냐?"
의외라면 의외의 전화의 상대, 이가와 리즈무.
하지메의 친구이자 그의 전(前) 반장이었던 그의 갑작스러운 통화에 이어서
생각치 못한 말들이 들려오는 것에 자신은 의문을 품으면서 되질문 하였다.
그리고 리즈무는 그것에 한참을 고민하는 소리를 내더니
이내 자신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으니----.
「하지메에게 미약비스무리한걸 선물했는데, 그거 몸에 해로운 건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요.」
"....뭔 헛소리냐 그게?"
「뭐 그럴거라 생각은 했는데, 제 이모가 약사인데 약간 신경독 같은걸 잘 다루시거든요.
그래서 그런걸 잘 조합하면 소설에서 나올법한 미약같은게 나오거든요.
쾌락이 2배라던지 정력이 왕성해진다던지.」
"....."
「뭐, 오지랖이라면 오지랖이지만 하지메가 첫날밤에 너무 긴장해서
실수하지 말라는 의미로 이모에게 부탁해서 하나를 보냈는데
이모께서 2배짜리를 준다는게 5배짜리를 줘버려서요.」
자신은 핸드폰의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황당무계한 소리에 어이가 없어하지만
동시에 어젯밤과 오늘 아침에 보여준 하지메의 민감한 반응에 대한 의문이
풀리기 시작했으니, 평상시와 다르게 너무나도 반응한 것이 리즈무가 준 미약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쾌락이 5배라니... 보통은 미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며
고개를 숙여서 하지메를 바라보자 무언가 몸을 웅크리고 있는 하지메가
자신의 품안에 있었으며, 그의 귓가가 빨갛게 달아오른 것이 눈에 들어왔다.
"....지속시간은?"
「아마....하는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리 빨라도 이틀정도일겁니다.
하지메에게 말하고 싶기는 했는데, 말했다가는 절교당할 것 같아서요.
하하하----.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나에게 말하고 보내라."
「네, 알겠....네? 지금 그게 무슨---.」
툭,하고 핸드폰의 통화를 종료한채 가방으로 던지는 자신은
품안의 하지메를 내려다보면서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올려서는
래쉬가드의 지퍼를 천천히 풀렀으니, 뒤통수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깜짝 놀라는 하지메는 고개를 들어올리지만---.
푸욱--.
"!?!?!"
"괴로운 것 같은데, 도와주마."
하지메의 머리를 래쉬가드 안의 자신의 가슴팍에 밀착시킨 자신은
그대로 그의 하복부로 손을 조심스럽게 내렸으니 그곳에서 만져지는 것은
전날밤과 오늘 아침에 자신을 꿰뚫었던 단단한 검이 한자루 있었다.
동시에 하지메는 놀라면서 몸을 움직이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그의 바지를 벗기고서는 이내 자신의 안에 그의 물건을 품었다.
남들이 안오는 곳, 안보는 장소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야외에서 하게 될 줄이야---.
뭐랄까, 그와 함께 있다보니 성격이 꽤나 바뀌는 듯 하군 그래.
아니면 원래 이런 성격이었는데 이제서야 나타나는 것이거나.
[치, 치후유씨!? 드, 들킨다고요!?!]
"얌전히 있으면 아무도 모를 것이다. 덩달아서 괴로운건 사실이잖나?
리즈무가 말해주었는데, 아무래도 그건 몸으로 배출해야지만 사라지는듯 하더구나."
거짓말,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정보를 솎아내서 하지메에게
말하는 자신이었으며 하지메는 얼굴을 들어올리지 못한 상태에서
요령좋게 메모장에다가 글을 적어서 자신에게 의사를 표현하고 있었지만
그러한 것은 어찌되어도 좋았다.
찰싹!
"---?!!"
".....이거 새로운 세계로 눈을 뜰 것 같군 그래."
손바닥으로 하지메의 둔부를 때려보는 자신은 이내 그가 신음소리를 내는 것에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눈뜨려는 것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품안의 하지메를 내려다보았다.
품안에서 격하게 움직이는 그를 진정시키려던 것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살짝 친 것인데
꽤나 신선한 그의 반응에 자신은 살짝 흥분을 하는 듯했지만
이내 진정하면서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뭐, 걱정하지 말거라. 누군가에게 들킨다면 내가 평생 책임지마.
안그랬어도 책임질 생각이었지만, 좀더 앞당겨지는 것 뿐이다."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요?!]
평상시와는 다르게 엉망진창인 그의 필기체에서 그가 어떠한 상태인지
잘 알 수 있었으나 자신은 그것에 전혀 봐주지 않고서
그대로 둘만의 밀회를 즐기기로 했다.
너무나도 귀여운 자신의 연인을,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자신의 피앙새를
마음껏 희롱하고 싶다는 자신의 욕망에 맞추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