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8화 〉[IS]취중연가 (88/139)



〈 88화 〉[IS]취중연가

해변가에서 학생들의 훈련을 시키는 자신은
1학년생들의 체력 상태에 혀를 차면서도 동시에
그런 1학년생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이치카들을 바라보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녀석들도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하나같이 체력이 엄청나게 안좋았기 때문.
오늘 훈련이 있다는 것을 잊고서는 어젯밤 늦게까지 놀았기에
하나같이 컨디션도 그렇고 체력도 그렇고 전부 엉망이었다.
그나마 이치카들은 나아보이기는 했지만, 어치파 자신의 기준에서는
비슷비슷한 상태였기에 기초체력단련부터 시키기로 했다.


물론, IS를 전개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기본 체력단련은 가능한 것이
임해학원의 장점이었기에 자신은 그 부분을 파고들 생각이었다.
그러니----.


"반환점 돌고 선착순 10명!"
지옥훈련의 시작이다, 이 멍청이들아.

마음 속으로 크게 외치면서 자신은 학생들에게 명령을 내리니
전원 전력질주를 하면서 달려오고 있었으며 이치카들은 자연스럽게
옆으로 빠져서는 딴짓하는 놈들이 없는지 감독하기 시작했다.

반면 다른 교사진들은 자신과 이치카들에게 훈련을 맡기고서는
1학년중에서도 전용기 소유자들에 대한 개별적인 훈련을  실시하는데
저쪽은 저쪽 나름대로 바쁜 듯 이래저래  소리가 들려왔다.

현재 해변가에는 자신의 쪽에는 이치카와 링잉, 라우라가 있으며
전용기 소유자들쪽에는 올코트, 뒤누아, 시노노노, 칸자기가 가 있는 상태.
뭐, 분배의 기준은 체력쪽이 좋은 쪽과 안좋은 쪽으로 구분된 것이고
각자 자신들의 비전을 나름대로 알려주거나 체력 단련의 감독을 같이 해주며
지도편달을 해주고 있었다.

"누나."
"공석이니까 오리무라 선생이라고 불러라. 하여튼, 왜그러냐?"
"하지메군이 안보이는데 무슨 일 있어?"


그렇게 다시금 학생들을 반환점으로 달려보내는 사이에
이치카녀석이 자신에게 다가와서는 질문을 하는데
자신의 곁에 안보이는 하지메에 대한 것.

동시에 자신은 잠시간 침묵을 하게 되었으니
방을 나설때 침구류 위에 눕혀두었던 하지메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신음소리를 내면서 살짝씩 떠는 그의 모습을 보자니
어젯밤에 이어서 아침에도 5번을 연속으로 한 것은 역시 너무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은 자중을 해야겠다고 자각했다.

"피곤해서 잔다고 했다."
"그,그래?"


하지만 그것을 이치카에게 말할 순 없었기에 대충 둘러대는 자신이었으나
무언가 생각난 것인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하는 이치카의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는 자신이었으나 녀석은 그보다 먼저 자리를 벗어났다.


왜저러는 것이지 저녀석? 어젯밤 시노노노 자매를 포함해서
모두와 기나긴 밤을 보냈을 것이 분명한 녀석일텐데---.
아니, 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겠군.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자신의 하복부를 쓰다듬었으니
아직도 느껴지는 하지메의 온기와 흔적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지만
금방 정신을 차리고서는 학생들에게 집중하기 시작하는 자신은
다음으로 어떠한 훈련을 시킬지 기억해내면서 지시를 내렸다.


*


자리에서 일어나자 스르륵,거리면서 내려가는 이불.
그것에 자신은 저도 모르게 움찔거리게 되었으니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었다.
평상시에 비해서 너무나도 민감한 피부에 어떻게  것인지 모르는 자신이었으나
이내 주변을 살펴보았음에도 보이징 않는 치후유씨.

허나 그녀와 함께 있었던 것이 꿈이 아니라는 듯이 자신의 몸에 남겨진 증거들.
그녀가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아니 아침을 지나서 자신이 다시 잠들기 전까지
자신에게 열정적으로 남긴 증표들은 이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으며 자신은 그것에 조심스럽게 옷을 입기 시작했다.

어젯밤보다는 덜하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민감한 그것에
자신은 살짝 감각이 예민해진 이유를 생각해보았으나 역시나 리즈무가 준
물약밖에 떠오르는 것이 전혀 없었다.

리즈무, 도대체 선물이랍시고 무엇을 준거야?
분명 이모분께서 약사라는 것 같았는데, 그분에게 무슨 각성제 비슷한것을
얻어서는 자신에게 선물이랍시고 준 것일까?
그것만이라면 착각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베개가 '그런 일'전용이란 걸
떠올려본다면 분명 의도적이었던 것이리라.


-하지메.-


붕붕, 고개를 저으면서 어젯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치후유씨의 모습을
머릿 속에서 지워내기 시작했으니 그대로 계속 생각했다가는
그 뒤의 일들이 연쇄적으로 떠오를 것이 분명했기 때문.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밤이었지만, 동시에 엄청난 열기에
집어삼켜지는 것 같은 어젯밤의 일들은 자신에게는 너무나도, 굉장했다.
첫날의 그것과는 다르게 아프거나 괴롭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굉장한 것이라는 건 변함이 없었다.

"오빠."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방밖으로 나서려던 찰나
어디선가 나타난 마리나는 자신을 부르는데
자연스럽게 그녀를 향해서 손을 내밀자 그것에 올라탄다.


마치 자그마한 고양이같은 그녀의 모습에 자신은 작게 미소를 짓지만
동시에 신경을 타고 전해져오는 예민한 감각은 그녀의 기계다리를 통해서
전해지는 접촉 또한 민감하게 반응을 해왔다.
허나 그것을 어떻게든 참아내면서 발걸음을 옮기는 자신.


"괜찮아, 오빠?"
[괜찮아.]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이상함과 어색함을 숨길 수는 없던 것일까?
자신의 상태를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한 마리나는 자신에게 질문을 해오는데
그것에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고 말하는 자신
물론, 이것이 통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지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기에
자신은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마리나도 그것을 아는지,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면서
자신의 거짓말에 마지못해서 속아넘어가주는데 역시 착한 아이다,라고
생각하면서 방을 나서서 해변가로 나가자 보이는 것은
모레사장을 열심히 달리는 학생들과 그런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분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멍청이들! 그정도로 힘들다 하지 말아라!"
"새언니, 꽤나 힘차네."

큰 목소리로 외치는 치후유씨였으니 어제와 동일한 복장을 한채
학생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모습은 자신이 보던 자신감 넘치는
그것과는 사뭇다르지만, 치후유씨답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자신은 근처의 돌계단에 주저앉아서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여장부라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든다고 할까?
누가봐도 아름답지만 동시에 강인하다는 인상이 있는 그녀였으나
자신에게는 무척이나 사랑스럽다,라고 말하면 조금 그럴까?
적어도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며 동시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무언가 가슴께가 간질거리는 느낌이었다.

"...오빠, 미안한데 지금 얼굴 무언가 사랑에 빠진 소녀같아."
"---?"
"아, 미안 정정할게. 사랑에 빠진 소녀  자체다."
[마리나, 너무해! 나는 남자라고!]
"유감스럽게도, 오빠의 하반신을 직접 만져보지 않는 이상 아무도 안믿을거야."

콰광,하고 망치로 얻어맞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자신이었지만
마리나는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되려 자신에게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기계다리로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래, 자신도 자신의 외모가 여성스러운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거기를 만져야지만 알아차릴 정도는 아니라고!
나도 자세히 보면 분명 외모에서 남자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왜 눈물이 나오려는 거지.


"뭐, 오빠를 위해서 조금은 여동생이 힘내볼까?"
"---?"

그러던 찰나 돌연 힘내보겠다는 말을 하면서 전원이 꺼지는 마리나의 몸체에
자신은 혹시 무언가 문제가 있나,하고선 그녀의 본체를 조심스럽게 만져보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으며 이전과는 다르게 어떠한 불빛도 나지 않았다.
혹시 고장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지만 그녀의 마지막 말에 그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만약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일인 것이며
마리나는  갑자기 작동을 멈춘 것인가,하는 의문이 드는 자신이었으나---.


"자, IS학생 여러분들! 간단한 게임을 해보자고!"


저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것은
거대한 기계로 된 괴물이었으며 그것은  뒤에 깃발을 달고있었으나
분명 마리나의 목소리. 그래, 마리나의 목소리가 저 거대한 괴물에게서 나오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것이지 의문이 드는 자신이었으나
그것보다 먼저 마리나는 이치카씨를 잡아들어올리더니
등쪽의 장갑을 열고서는 그 안에 넣어버리고서는 크게 외치니---..

"지금부터 선착순 1명! 내 등뒤에 있는 깃발을 뽑으시는 분에게
수수료 안떼고 합법적인 자금인 2천달러를 당장에 입금해드리도록 하지!
그리고 처남군을 사랑하는 여성진분들? 주말에 단 둘이  여행선물을 지급하도록 하지!


수단과 방법을 따지지 않지만, IS는 사용금지! 오직 순수하게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라!
깃발을 뽑아서 쟁취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니! 자, 도전하여라!!"
"....."


마리나, 저런 성격이었던가?
자신은 갑작스러운 마리나의 행동에 당황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수많은 학생들은 그런 마리나에게 달려들었으며 마리나는 그대로 등을 돌려서는
모레사장을 질주하기 시작하는데  거대한 거구에서는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
속도를 내고 있었으나 학생들이 못쫒아갈 정도의 속도는 아니었다.

반면, 그것에 한숨을 내쉬는 치후유씨는 이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자신과 눈이 마주치셨는데 자신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찌할까 하다
이내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손을 들어올렸다.


생각해보니 그녀가 나갈때 인사도 제대로 못했던 것이
떠올랐기에 지금이라도 인사를 하자는 것이었는데
그녀는 그것에 마찬가지로 손을 들어올리면서 성큼걸음으로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뭐, 마리나의 행동으로 모든 학생들은 그녀의 등뒤를 따라가고 있었으며
돌발적으로 선생님들도 가능하다는 말에 다른 선생님들 또한 그녀의 등뒤를 따라가고 있어
치후유씨가  일은 전혀 없는 듯했다.

[재난이네요.]
"아니, 나야 고맙지, 너와 이렇게 있을 수 있으니까."


털썩,하고 자신의 곁에 앉으시는 치후유씨는 이내 자연스레
자신을 들어올리고서는 품안에 앉히시면서 그대로 끌어안으셨다.


"어젯밤은 고마웠다. 용기를 내줘서."
[저도 원하는 일이었는걸요?]
"...훗, 무언가 역할이 바뀐듯 하군. 하지만---."

꼬옥,하고 자신을 끌어안아주시는 치후유씨.
동시에 그녀는 자신의 귓가에 속삭여주셨다.

"그러한 것을 무시할 정도로, 사랑한다."
[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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