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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화 〉[IS]취중연가 (85/139)



〈 85화 〉[IS]취중연가

치후유씨가 떠나간 이후, 그녀가 건내준 아이스 바를 먹는 자신은
노트북으로 계속해서 작업을 해나가지만 정작 중요하다면 중요하지만
사소하다면 사소한 부분에 막혀버렸다.
그것은 바로 사용목적과 어디에 적용시킬지에 대한 의문.

SD캐릭터들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좋았지만
생각해보니 일단 만들어보자고 하면서 프로그래밍은 어느정도 해놓았는데
이것들을 어디에 사용해야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은 자신인
과연 어디어 어떻게 적용시킬지 고민하기 시작했으나 이내 지워버렸다.


간단하게 삭제해버린 것.
뭐, 너무 간단하다면 간단하고 싱겁다면 싱거운 끝맺음이지만
딱히 목적없이 만들어낸 것인데다가 만들어놓고 아무렇게나 방치하는 것보다는
지워버리는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거기까지하고서는 노트북의 전원을 꺼버리는 자신은 가방에 집어넣은 뒤
파라솔 밑에서 아이스 바를 먹으면서 앞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자신과 엇비슷하지만 여자들뿐인 해변가, 그곳에서 유이하지만
여러 사람들에게 휘둘리고 있는 이치카씨와 학생들이 위험한 짓을
못하게 통제하고 계시는 치후유씨.

"오빠, 정말로 안놀거야?"
[괜찮아. 나는 이쪽이 편하니까.]

다시금 자신에게 질문을 해오는 마리나의 말에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면서 이제는 거의 다 먹어가는 아이스 바를 마무리하면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딱히 물놀이를 하거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같이 놀기 위함이 아닌
가벼운 마음으로 주변의 산책이나 할까,하는 마음에서였다.
학교에서도 리즈무를 제외하면 다른 사람들과 크게 엮이는 일 없었으며
직장의 일도 있었기에 딱히 놀거나 하는 일은 그닥 많지 않았기에
이렇게 혼자 있는 편이 자신에게는 편하다면 편했다.

그렇게 모레사장을 조심스럽게 걸어가는 자신은
자신의 생각보다 뜨거운 모레사장의 열기에 조금은 놀라지만
못 걸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해안가를 따라서
산책을 하면서 주변의 경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IS학원과 전속으로 계약을 맺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따로 관리를 하는 것인지
깔끔하게 관리된 해변가는 마치 유명 명소를 소개할때 찍는 사진같았으며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누가 찍어도 좋은 사진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계속 걸어가는 도중에 거대한 바위무더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만화나 영화같은 곳에 보면 무언가 조난당한 사람이 있거나
보물 같은 것이 있을것만 같은 그곳이 눈에 들어오자 왠지 모르게
호기심이 드는 자신은 조심스럽게 그곳으로 향해보았다.


딱히 모험을 하거나 하는 것은 그래도 가보고 싶다,라는 욕구가
들었기에 조심스럽게 그곳으로 향하면서 무엇이 있나 확인해보는데---.

"어라?"
"....."

보라색의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드레스를 입은 여성, 시노노노 타바네와 마주했으니
그녀가 시야에 들어오자마자 순간 숨이 막히기 시작하는 자신은
전신이 떨리기 시작했기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으나
시노노노 타바네는 그러한 자신을 바라보면서 아무런 말도, 표정도, 행동도 하지 않은채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기만 했다.

너무나도 다른 상태인 그녀와 자신이었지만 그럼에도 자신은
딱딱하게 굳어져가는 몸에 어떻게 하지 못한채, 그러나 몸이 제멋대로
그녀에게서 멀어지기 위해서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으니
마음속으로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무언가를 만드는 것 같은 그녀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천천히 자신에게로 다가오는데 자신의 뒷걸음질치는 것보따
빠르게 성큼걸음으로 다가오는 그녀는 얼마지나지 않아서 자신의 앞에 도착했다.

"아아, 너구나 벙어리소년. 아니지 아니지. 치짱이 이렇게 말하면
싫어할테니까 이름으로 불러줘야하나? 저기저기, 너 이름이 뭐였지?"


그것은 본능에 의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두려움에 의한 것이었을까?
그도 아니면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에 의한 것이었을까?
자신은 저도 모르게 소리가 나오지 않음에도 입을 뻐끔거리면서
이름을 말하였다. 평상시라면 메모장을 내밀었겠지만
도저히 그녀에게는 그러지 못할 것 같았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행동이 마음에 안든다고, 본인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고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에 자신은 입을
움직이면서 자신의 이름을 그녀에게 고했다.

"헤에---. 사이토 하지메,라... 뭐 아무렴 어때.
것보다 입을 움직일 수 있고 귀도 들리는데 말은 못한다라---.
조금은 흥미롭네. 하지만 딱히 신경쓰고 싶지 않으니까."


덥석,하고 돌연 자신의 목덜미를 잡아채는 그녀는 아무런 어려움없이
마치 작은 소동물을 들어올리듯이 가벼운 동작으로
자신을 높이 들어올렸으며 그대로 그녀의 등뒤로 넘기는가 싶더니---.


"자, 바다에 왔으면 물놀이를 하라구---★."

휘익,하고 가벼운 느낌으로 자신을 바다에 던져버렸다.

*

"뭐, 별일은 없어보이는군 그래."


자신은 모레사장을 걸어다니면서 학생들이 위험한 일을 하는지
살펴보지만 다행이 그런 멍청이들은 보이지 않았으며
2년 전처럼 위험한 일이 일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니, 애시당초 그때는 타바네녀석이 호우키에게  신형 IS의 시현식을
가진답시고 사건을 터뜨린 것이니까 예외로 쳐야겠지.
하여튼 그런 부분을 넘어가더라도 물에 빠지거나 해파리등에 쏘이는 일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

그것에 자신은 안도를 하면서 슬슬 하지메에게 돌아갈까 하는데
저 멀리서 날아오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갈매기인가,했지만 점점 커져가기에 그것은 아닌듯 했으며
애시당초 무서워하는 얼굴을 한채 손을 휘저으며 날아오는 하지메는
갈매기가 아니었으니 그대로 눈앞의 바다를 향해서 날아오고 있었다.


.....잠깐, 뭐가 날아와?


"하지메!!!"
"----!!!"


당황하는 자신이었으나 그것보다 먼저 바다에 입수당하는 하지메였으니
큰 소리와 함께 물기둥이 솟구치는 것에 자신은 주저없이 그대로
바다에 뛰어들면서 그에게 빠른 속도로 헤엄쳐 다가갔다.

다행이 하지메가 수영을 못하는 것은 아닌지 헤엄을 치기는 했지만
놀란 상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듯이 손발을 휘휘 저으면서도
물을 먹는 모습은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으나, 빠르게 그에게 다가간 자신이 그를 끌어안고서는
바다에서 꺼내오자 콜록,거리면서 삼킨 물을 뱉어내기 시작했으며
자신은 그의 등을 토닥여주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랬으니
한참을 기침을 하는 그는 자신에게 손을 들어올리면서 괜찮다는 표시를 보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 너가 자력으로 그렇게 날아왔을리는
없을터."

조심스럽게 하지메에게 질문을 하는 자신은
일단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확인을 해보기 위해서 질문을 하는데
하지메는 그것에 모레 위에 무언가를 적으려는  했으나 이내
그것을 그만두고서는 애써 자신에게 괜찮은척 미소를 지었다.


자신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었던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때문일까,하는 생각이 드는 자신이었지만
그것도 오래 가지 못했으니---.

"위,위험하다!"
"----?"

바다에 빠져서 속이 훤히 비쳐보이는 얉은 겉옷은 그의 몸에 들러붙었으며
동시에 보이는 하늘색의 비키니가 눈에 들어왔으며 촉촉하게 젖은 그의 머리카락이나
피부와 조합이 된 그것은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전날 백화점의 시착실에서 보여준 것과는 차원이 다른 파괴력.
그것에 자신은 당황하면서도 그를 끌어안으면서 다른 학생들이나
선생들에게 그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게끔 끌어안았다.
이, 이런 좋은....아니 위험한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일 수 있을까 보냐?!


그렇게 생각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을 살피는 자신은
누군가가 지금의 하지메의 모습을 보지 않았을까,하였으니---.

"...."
"교관, 그녀석 정녕 남자입니까?"


당황하면서 자신에게 질문을 해오는 보데비히가 눈에 들어왔는데
뭐, 당연한 의문이자 질문이라면 당연한 것이었기에 자신은
그녀의 질문에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줄 뿐이었다.

*

카게라장으로 돌아온 자신은 일단 바닷물에 빠진 수영복을
손으로 조물조물거리면서 간단하게 빨래를 하는 한편
따뜻한 온천탕에 들어가 있는 이치카씨와 마리나는
밤바다의 풍경을 바라보고만 계셨다.

뭐, 마리나의 입욕에 처음에는 당황하는 이치카씨였지만
이내 그녀가 AI이자 홀로그램인데다가 딱히 그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하자 쭈뼛거리면서 허리에 수건을 두르는 것으로
같이 입욕을 하고 계셨다.

반면, 어느정도 수영복의 소금물기를 뺀 자신은 근처의 돌덩이 위에
그것을 올려두고서는 천천히 온천탕 안으로 들어가며넛
따뜻한 물의 온도를 즐기기 시작했다.

"기분 좋아---. 딱좋은 온도야."
"아, 좋다---. 2년전에 왔을때는 그닥 못즐겼는데, 이번에는 즐겨야지"
"----."


삼인이 동일한 반응을 보이는게 어찌보면 웃기지만 아무래도 좋았으니
사실은 사실이었으며 온천탕의 온도는 그만큼 기분이 좋았기 때문.


덩달아서 이치카씨는 2년전에도 오셨던 것이었는지 추억을 회상하시는 듯했지만
이내 얼굴이 어두워지시는 것으로 보아서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신듯했다.
반면, 마리나는 이내 온천탕 내부를 기계다리를 이용해서 두둥실,떠다니는데
마치 작은 나룻배와 같은 모습이었다.


반면, 자신은 고개를 돌려서 온천탕의 한켠에 있는 대나무벽을 바라보는데
그 건너편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혹시 치후유씨도 저곳에 있지 않을까,하다가 이내 떠오른 일에
고개를 저으면서 자신은 침착함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래, 어차피 하기로 한 일이었으니 진정하고 흥분하지 말자.
침착해야만 하는 일이니까, 지금 동요하는 것은 그닥 안좋으니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리즈무가 선물이랍시고  물건들을
가지고 치후유씨가 돌아오기 전에 방에서 먼저 기다리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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