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IS]취중연가
덜컹,거리는 버스의 안에서 자신은 조용히 창문 밖을 바라보지만
눈에 들어오는 풍경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상이 없었으니
자신은 눈동자만을 돌려서 자신의 곁에 놓여진 짐가방을 바라보았다.
IS학원의 임해학원. 그 삼일간의 기간동안 자신은 의도치 않게
치후유씨를 따라서 카게라장이라는 곳으로 가게되었는데
여기까지는 좋았다. 좋았는데---.
「너를 위한 특별 선물이다, 잘 써라.」
"...."
리즈무,하고 자신의 고민거리를 만들어낸 원흉에 대해서
고민하는 자신은 자신의 친구이자 원수를 떠올리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평상시에는 듬직하고 믿을 만하면서 어째서인지 가끔가다가
이상한 일을 저지르는 리즈무였으니, 이번에도 자신에게 선물이랍시고
두개의 물건을 보내주었는데 무언가 이상한 것들이었다.
하나는 무슨 물약이었는데 밤에 먹으면 피부에 좋다고 하였는데
브랜드나 약이름은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본인의 말로는 포장지를
제거해서 그런 것이라고 하였는데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는 자신.
그러나 다른 하나는 아니었다. 그래, 절대로 이건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택배에 물약과 함께 담겨져 있던 그것. 쿠션이자 베개이면서 동시에
자신이라도 그 용도를 잘 알 수 밖에 없는 그것.
"...."
"하지메? 무슨 일이냐, 얼굴을 그렇게 찡그리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YES베개,라는 쿠션을 보내준 리즈무에게 속으로 저주 아닌 저주를 내리지만
그럼에도 친구가 보내준 것이고, 덩달아서 이번 여행에서 자신은 나름대로
치후유씨에게 용기를 내볼까 했다.
그, 첫 단추는 잘못 끼우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에게 있어서
치후유씨는 소중한 사람이 되었으며, 자신 또한 그녀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 되었기에 조금은 용기를 내볼까,한다.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시선을 들어올리자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시는 치후유씨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가만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자 그녀 또한 자신을 바라보는데
이내 고개를 돌려서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진정시킨다.
밤에 그녀와 할 일에 대해서 흥분한 것이냐고?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지만 유감스럽게도 마음을 진정시키는 이유는 두려움과 긴장감 때문.
그녀를 믿고, 그녀를 믿고 싶은 자신의 마음과는 다르게
자신과 그녀의 첫만남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몸이 두려워하고 있었다.
믿고 의지하고 싶어하는 본능과 두렵고 공포스러워하는 본능의 충돌.
떨려오는 마음에 덩달아서 자신의 몸 또한 떨려오기 시작한다.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은 스스로의 팔을 잡으면서
어떻게든 진정시키려고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았다.
전날처럼 미칠듯한 두려움과 공포심이 자신의 몸을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그녀를 믿고 싶어하고 의지하고 싶어하는 자신의 마음을 무너뜨리려고 하고 있었으니
간절하게 바라는 바램은 그런 압도적인 공포에 힘없이 무너져---.
꼬옥--.
"...."
"뭐가 무서운지는 모르겠지만, 괜찮다. 내가 있지 않느냐?"
순간, 정말 순간 자신의 몸에 팔을 두르시면서 끌어안아주시는 치후유씨는
귓가에다가 속삭이셨지만 그것의 효과는 무척이나 굉장했다.
미친 듯이 떨리던 몸은 어느샌가 멈추었으며, 그녀의 몸에서 풍겨오는
라벤더 향기가 자신의 곁을 스쳐지나가는 듯 했다.
그것에 자신은 안심하게 되었으며 동시에 그녀를 향한 자신의 마음에도
불안한 감정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감사해요.]
"훗, 별거 아니다."
자신과 그녀의 간단한 대화가 오갔으며 주변에서는 자신들을 향해서
미묘한 시선을 보내지만 자신들은 그것에 신경쓰지 않은채 서로에게
기댄채로 버스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며 목적지에 도착할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
푸르른 하늘과 그에 비견될 정도로 푸른 바다, 뜨거운 햇빛이 모레사장.
10대 청춘들이 각자의 행복함을 즐기기 위해서 노니는 장소인 해변가.
그곳에 IS학원의 학생들은 임해학원을 위해서 방문 한 것이었으며
삼일중에 이튿날과 삼일날 오후까지만 훈련이 있었다.
즉, 이곳 해변과 숙박을 하는 카게라장에서의 첫날은 그녀들에게 있어서
자유 시간이었으니---.
""바다다!""
각자의 방식대로 해변가를 노닐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학생분들이었으며
이치카씨와 그의 친구분들 또한 수영을 하시거나 비치볼 등을 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계셨으니---.
"저기, 오빠. 모처럼 바다에 왔는데 안놀거야?"
[놀고 있는데?]
"아니, 컴퓨터로 프로그램짜는건 보통 논다고 안한다고...."
파라솔 밑에서 가져온 노트북으로 간단한 프로그램을 짜는 자신을 향해서
조용히 태클을 거는 마리나의 말에 자신은 지금 만들고 있는 SD캐릭터 프로그램에
대해서 몇가지 설명을 해줄까, 하지만 마리나는 그런게 아니라면서 되려 자신에게 성을 냈다.
동시에 기계다리를 들어올리면서 해변가에서 놀고 있는 학생분들이나
선생분들을 가르키는데, 아마 저 사람들처럼 열심히 놀라는 것 같았다.
아니 그렇게 말하려고 하는 것이 분명하겠지.
하지만, 마리나. 너가 하나 모르는게 있어.
[나 물에 젖으면 큰일나는데?]
"아이고 맙소사---. 비키니를 벗으라고도 할 수 없고...."
자신의 말에 머리를 집으면서 진심으로 한탄을 내뱉는 자신의 여동생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은 정말로 물에 젖으면 큰일이었기에 파라솔 밑에서
나름의 방법으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뭐, 바다에 와서 물 놀이를 안하는게 조금 이상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건 이것 나름대로의 자신만의 놀이방법이자 휴식법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여름이고 바닷가에 온 것이다보니까 덥기는 하네...
생각해보면 벌써 7월달이고 이 다음에 8월이니까 더울만할까나?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겉옷의 옷깃을 살짝 펄럭이면서
바람을 일으켜보지만 딱히 그것에 효과가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더워진다고 할까? 노트북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모레사장의 열기가 가장 큰 이유겠지.
"하지메, 너는 안노는거냐?"
"새언니 좀 들어봐 오빠가-----잠깐만, 그 복장은 뭐야?"
그러던 찰나 귓가에 들려오는 치후유씨의 목소리에 마리나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고개를 돌렸으나 이내 눈에 들어오는 복장에
치후유씨에게 질문을 하는 반면, 마리나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돌린 자신은
순간 하고 있던 모든 생각을 멈추게 되었다.
왜냐하면 치후유씨의 모습은 내가 매장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더욱 파격적이었으니까.
준비운동을 하시는 것인지 기지개를 키는 듯한 자세로 다가오시는 그녀는
이전날 백화점에서 자신이 골라드렸던 래쉬가드와 비키니 하의를 입고 나오셨는데
검은색 바탕에 적색으로 포인트를 준 그것은 자신의 상상 이상으로 그녀에게 잘 어울렸으며
다른 학생분들의 시선까지 끌어당기기 시작하셨다.
무척이나 건강미 넘치고 활동감 넘치는 그녀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그녀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눈을 돌리지 못했는데---.
"훗, 왜그러냐? 이게 신경쓰이냐? 만져보고 싶다면 만져도 좋다만?"
[아니에요, 그런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시면서 윙크를 날리시는 치후유씨의 농담에
곁에 두었던 메모장에 빠르게 글을 적어내린 자신은 그녀에게 항의를 하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마저 귀엽다는 듯이 말씀하시는 치후유씨는
이내 머리 뒤로 넘기고 있던 팔을 내리시면서 다가오셨는데 그녀의 손에는
아이스 바가 두개 들려져 있었다.
덩달아서 자신의 곁에 비어있는 의자에 앉는 그녀는 아이스 바의 포장을 하나 뜯고서는
입안에 넣으시는 한편, 다른 하나의 포장지 마저 뜯고서는
자신에게 내밀어주시는데 아마 자신에게 주시는 것이겠지.
그것에 자신은 가볍게 목례를 하면서 그것을 받으려고 했으나
자신이 손을 뻗자마자 그것을 뒤로 빼시는 치후유씨.
뭐지, 자신을 놀리시는 것인가?하고 그녀를 바라보지만 그녀는 무척이나
진지한 눈빛을 보이면서 자신에게 말했다.
"먹여주마, 너는 그냥 빨아먹어라."
"왜 평범한 말이 내 귀에는 엄청 음탕하게 들리는걸까 새언니?"
치후유씨의 말에 멍하게 되는 자신과 그녀의 말에 솔직한 감상을
내놓는 마리나였으나 치후유씨는 물러설 생각이 없으신듯
다시금 자신을 향해서 아이스 바를 내미시지만 손을 내밀면 뒤로 빼시면서
자신에게 유일한 선택지를 강요하셨다.
"빨리 안먹으면 녹는다만?"
"우으으으---."
[너무해요.]
"가끔은 사람이 짓궂어지고 싶은 때가 있는 법이다.
자, 어서 먹어라. 슬슬 녹아내리고 있으니."
손에 들린 아이스 바를 자신에게 흔들어 보이시는 치후유씨였는데
확실히 그녀의 말대로 손에 들려진 아이스 바는 점차적으로 녹아내리고 있었으며
녹아내린 아이스 바는 점차 끝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안먹고 녹아내리게끔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치후유씨의 짓궂은 장난이 너무하다고 생각되면 그렇게 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합.
"훗, 귀엽군."
"----."
[아까우니까 그러는거에요.]
자신은 창피함을 무릅쓰고 아이스 바를 입에 무는 자신이었으니
치후유씨는 그러한 자신을 귀엽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런 그녀에게 약간의 항의를 담아서 메모장에 글을 적어내리는 자신.
하지만 그러한 자신의 반항마저도 귀엽다는 듯이 미소를 짓는 그녀는
이내 손에 들려진 아이스 바를 살짝 들어올리셨으며 그에 맞춰서
자신의 고개 또한 위로 올라갔으며, 이후에 그녀의 손놀림에 맞춰서
계속해서 움직이게 되는 자신.
덩달아서 제대로 된 자세에서 아이스 바를 먹는 것이 아니다보니
흘러내린 아이스 바의 액체는 자신의 입주변에 점칠 되었으며
더위로 인해서 땀이 흘러내린 얼굴은 어느샌가 축축하게 젖어있덨다.
"하지메, 한번만 말하지."
[뭔데요?]
"너가 만약에 인외였으면 인큐버스였을 것이다."
[실없는 소리하실거면 아이스 바 저에게 넘기세요!]
"후후훗, 이런 좋은 놀이를 쉽게 포기할 소냐."
자신에게 짓궂은 장난에 이어서 짓궂은 농담을 하시는 치후유씨에게
항의를 하는 자신이었지만 치후유씨는 이내 자신에게 물려주시던
아이스 바를 뺏어드시는가 싶더니 이내 본인이 드시던 아이스 바를 자신에게
물려주시고서는 자신이 먹던 것을 입안에 넣으셨다.
[뭐에요, 이번에는 갑자기.]
"아니, 그냥 갑자기 이게 먹고싶어져서 말이다."
[그거 두개 같은 맛 아닌가요?]
"유감스럽게도, 난 이쪽이 더 달게 느껴지는군 그래?"
손에 들려진 아이스 바를 흔들면서 다시금 윙크를 하시는 치후유씨는
이내 학생들을 확인하기 위해서 자신의 곁에서 떠나셨다.
*
'위험해.'
자신은 진심으로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하지메의 앞에서 간신히 태연함을
연기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성욕이 끓어오르는 것을 억누르는것이 한계였다.
아이스 바를 받아먹게끔 하여 먹이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 뒤가 문제였다.
자신의 손에 들려진 그것을 빨아먹는 그의 모습은
형용할 수 없는 야릇함과 성적인 매력을 뿜어냈으며 꽁지머리로 묶었기에
드러난 목덜미에서부터 살짝 달아오르거나 땀으로 윤기가 흐르는 피부는
마치 자신을 유혹하고 있었으며 아이스 바를 빨아먹는 소리는 눈을 가리면
음탕한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서둘러서 자신과 그의 아이스 바를 맞바꾸는 것으로
상황을 빠르게 종식시키는 자신은 그대로 의자에서 일어나 자리를 벗어나면서
붉게 달아올랐을 얼굴을 어떻게든 진정시키면서 내성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메, 너는 너무나도 위험한 녀석이지만 동시에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녀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