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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9화 〉[IS]취중연가 (79/139)



〈 79화 〉[IS]취중연가

"자, 여기."

자신은 테이블에 보리차를 올려주면서 하지메의 건너편에 앉는 한편
하지메는 그것을 고맙다고 하면서 받아들어서 마시기 시작하였으니
과연 어쩌다가 이 상황에 봉착하게 된 것인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분명 주말 아침....은 아니고 점심에 밥을 먹고 있는데 자신의 집으로
실내복 차림으로 온 하지메에게 보리차를 내주는 자신.

응, 전혀 이해가 안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녀석이 입고온 복장 그대로 두기에는
머릿속의 녀석이 너무 시끄러워서 일단 자신의 옷을 입혀두기로 했는데
역시나라면 역시나일까, 170중반의 자신의 옷이 150중반인 하지메에게는
너무나도 커서 헐렁거리고 있었으니 자신의 반팔티가 녀석에는 박스티가 된 느낌이었다.


「아, 나 이거 알아. 저거 옷 뒤로 묶으면 숨겨진 몸매와 가슴나오는거잖아.」
'제발 부탁이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자신은 이즈무의 말에 태클해주지만 솔직히 녀석의 말을 부정할 순 없었으며
당장 녀석의 뒤로 가서는 옷을 잡아당기면 녀석의 몸매가  드러날 것 같으며
이녀석은 외관으로 보면 거의 여자이니 이즈무의 상상이 불가능 하지는 않으리라.
물론, 진실을 알고 있는 자신이다보니 그런 착각은 안하지만---.

"그래서, 무슨 일이야?"
[치후유씨가  씻으러  사이에 야동봤어.]
"....."
[그런거 안보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나오니까 보고 있더라고.
다른 사람이라면 아무 느낌 아닐 것 같았는데, 치후유씨가 그러시니까
왜인지 모르게 배신감 느껴지고, 창피해지고, 야속해지기도 해서
밖으로 도망치듯이 나왔는데, 오다보니까 리즈무 집이었어.]
"죽어라 커플."
[너무해, 리즈무.]

순간 나이프로  새끼의 목을 베어낼까,라고 생각이 드는 것은
과연 자신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자기 커플이라고 나한테 염장지르는
이녀석의 잘못일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일단 진심으로 하는 생각이 아니었기에
자신은 한숨을 내쉬면서 당황하는 하지메를 바라보았다.


뭐, 오리무라 씨의 그런 행동도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었다.
눈앞에는 귀여운 남자친구가, 아니 낭자친구가 있는데 손을 대면
경찰서 철창행인데 이녀석은 천연이면서 남을 유혹하는 능력이 있으니
참기는 힘들기에 야동으로나 해소하려는 것이었겠지.

그런데  멍청이는 자신의 능력은 모른채 그저 상대가
야동을 본 것에 배신감을 느껴서 도망쳐나왔다는 것인데---.
자신은 핸드폰을 들어올려서 메일을 작성하면서 녀석에게 말했다.

"뭐가 너무해. 내가 볼때는 너가 더 너무하고 오리무라 씨의 심경은
나로써는 이해가 충분히 가는 부분이라고.  덮쳤다가 상처줄 바에는
그런걸로 푸는게 더 건실한데 반대할 이유가 있냐?"
[.....]
"덩달아서 그런걸로 성욕을 해소한다는 건, 그만큼 너에게 상처를 주기 싫다는걸  아냐.
내가 볼때는 그거에 도망친거에 오리무라 씨가 상처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뭐, 너의 마음도 아주 이해는 안되는 아니니까 이 건은 여기까지."

투툭,하고 핸드폰으로 메일을 작성한 자신은 그대로 발동을 누르고선
그대로 이녀석과 다시금 눈을 마주했는데
자신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지만 동시에 스스로의 잘못도 어느정도
인정하는 듯한 녀석의 모습에 그저 미소가 걸렸다.

정말이지, 이녀석을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동급생보다는
이웃집 여동생같은 느낌의 녀석이라니까?
물론 이렇게 말하면 화를 내겠지만, 그런건 내 알바 아니었기에 넘어가고
녀석의 첫 연애하는 모습에 자신은 정말이지 행복한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뭐, 이번일로 미안하면 조만간 한번 저질러버리던지?
아마 너만 허가해준다면 저쪽은 좋다고 할걸?
잘은 모르겠지만 성인여성의 성욕은 10대 남자들과 엇비슷한다는것 같던데
너같은 녀석이 남자친구라면 참는 것 만으로도 엄청 고통스러울테니까."
「리즈무 배신이야! 하지메의 처음은 내꺼라고!」
'나는 남자랑 하는 취향 없다.'

거기까지 말하면서 보리차를 들이키는 자신은 가만히 녀석이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 기다리는데 녀석은 자신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서는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차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이고, 해결방법은 간단하니까.


그건 그렇고 어찌보면 이녀석이 자신에게 보이는 반응은 고마운거려나?
자신을 그만큼 믿어주는 것이고 힘들때 자신은 믿을 만하다고 생각해주는 거니
녀석에게 괜히 고마워지고, 미안해졌다.


"뭐, 일단은 마음좀 추스려라.  왕자님 오시기전까지."
[왕자님?]


*


『하지메는 제쪽에서 데리고 있습니다. 집주소는 첨부했습니다.』
"후우...."

핸드폰에 착신된 메일을 바라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자신은
별일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였으니
학원을 전부 뒤졌는데 하지메가 안보여서 걱정하던 찰나였기 때문이었다.


그것에 자신은 비품실을 뒤지던 것을 멈추고서는 그대로 학원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하지메에게 무어라 설명을 할지 고민하는데
주머니의 핸드폰은 아직도 미친듯이 울리고 있었다.
뭐, 상대는 안봐도 마리나인 것이 뻔했지만 일단은 무시 중.

그런 말도 안되는 짓을 벌인 녀석에게 화가났기에 일단은
전화를 받지 않기로 하는 자신은 차량을 출발시켜서 곧장
리즈무가 보내준 주소로 향했으며 하지메에게 무어라 설명을 할지
생각을 하는 자신은, 일단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래, 진정하자. 진정해야만 한다.
하지메는 그저 놀라서 도망친것 뿐이고 별 탈 없이 리즈무와 같이 있는 것이니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이지만 자신이 흥분하면 그가 놀랄터.
그러니까 진정하도록 하자.


동시에 조만간 있을 임해학원에 같이 가자고도 말하도록 하자.
생각해보면 그에게 말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오늘 한번 말해주는게 좋겠지.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느샌가 도착한 주소에 도착하니
가정집 하나가 눈에 들어왔으며, 비어있는 주차장이 눈에 들어왔다.

"후우---."

따로 전화를 할 필요 없겠지? 덩달아서 가정집에 붙은 주차장이니까
주차를 해도 문제는 없을터,라고 생각하는 자신은 차를 주차한 뒤에
곧장 차에서 내려서는 현관의 초인종을 눌렀는데---.


철컹.
"오셨어요?"
"아아, 그런데 체인은 어째서 걸어놓은건가?
그리고 하지메는? 하지메는 무사한거 맞지?"

체인이 걸려진채 약간만 열린 현관문과 함께 보이는 리즈무의 얼굴.
그것에 자신은 의문을 품지만 이내 하지메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어차피 자신이라면 이런 체인은 금방 해결하지만 지금은 무력보다는
대화가 필요한 순간이었으며 하지메를 놀래키는 것은 악수였다.


"무사하기는 한데, 자기 없다고 해달라는데요?"


리즈무의 말에 당황하는 자신이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툭툭, 하는 소리가 그의 등뒤에서 들려오고 있었으니 아마 하지메가
그를 툭툭치는 소리겠지.
무언가 귀엽다,라는 생각이 드는 자신은 입에 미소가 걸리는듯하지만
자신은 일단 하지메에게 말을 해보기로 했다.

"하지메, 아까의 '그 일'은 무언가 오해가 있었다.
그건 내가 보고 싶어서 본게 아니라 마리나가 메일을 보낸 것을
모르고 재생한 것이었지만 너를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

*

"하지메, 아까의 '그 일'은 무언가 오해가 있었다.
그건 내가 보고 싶어서 본게 아니라 마리나가 메일을 보낸 것을
모르고 재생한 것이었지만 너를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

문밖에서 자신에게 설명하시는 치후유씨의 말에
자신은 리즈무를 때리던 것을 멈추고서는 천천히 듣기만 하기로 했으며
리즈무는 그런 자신을 조용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자신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고했더니 그런식으로 말하는 리즈무.
뭐냐고 정말, 믿고 찾아왔는데 이런식으로 뒤통수치기야?!
하지만 그건 둘째치고 리즈무는 어쩔거냐는 시선을 자신에게
보내는 한편, 치후유씨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서 자신을 기다리기만 하셨다.

분명 들어오려고 하면 충분히 들어오실 수 있으시지만
그러지 않으시는 것은 자신이 용서해주시길 바라는 것일까?

하지만 사실 자신의 마음은 이미 어떻게 할지 결정되어져있었으며
리즈무도 그것을 아는 것인지 능글맞게 미소를 지으면서도
구태여 자신에게 질문을 날렸다.

"어떻게 할래?"
[바보,멍청이,해삼,말미잘, 개에 물려죽어.]
"크크큭, 너가 무슨 소설 여히로인이냐?"


철컥,하고서는 이내 문을 닫고서는 체인을 푸는 리즈무는
다시금 문을 열었으니 거기에 보이는 것은
평상시처럼 정장을 입은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치후유씨가 보였다.


"놀라게했다면 미안하다 하지메."
[괜찮아요. 저도 잘한 건 없으니까요.]

자신을 보자마자 사과를 하시는 치후유씨에게 자신 또한
메모장을 내밀면서 리즈무를 향해서 다시한번 고개를 돌리자
그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능글맞고 장난기 넘치는 녀석이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친한 친구.
치후유씨를 만나기 전에는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의 모습에
자신은 이해 한숨을 내쉬면서 인사를 건냈다.

[고마워, 리즈무. 옷은 나중에 돌려줄게.]
"리즈무, 하지메를 돌봐줘서 고맙다."
"아뇨, 그것보다 하지메, 조만간 IS학원으로 택배하나 보내주마."
[택배?]
"선물이니까 그냥 받아둬."


자신을 향해서 능글맞는 미소를 짓는 리즈무는 택배를 하나 보낸다고 말하는데
무슨 선물이길래 지금 주거나 직접 주는게 아닌 IS학원으로 택배를 보낸다고 하는 것일까?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의문을 품는 자신이지만 그것보다 먼저
리즈무는 문을 닫으면서 들어가는 한편, 치후유씨는 그런 자신을 데리고 차로 향하셨다.


이렇게 짧은 자신의 탈출은 끝을 고했으며 그대로 자신은 치후유씨의 차를
타고서는 IS학원으로 향하는데, 둘 사이에 아무런 말도 없었다.
딱히 할만한 말이 없다기 보다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느낌?

치후유씨에게 화가 난 것은 풀리긴 했지만, 아니 화인지 조차 애매한 그것이
해결되기는 했지만 대화하기에는 조금 난감하다고 할까?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기에 가만히 있는 자신.

"하지메, 다음달에 나는 1학년들을 데리고 임해학원을 가게된다."
[아, 그런가요?]

돌연, 갑자기 임해학원을 가게된다고 말씀하시는 치후유씨.
그것에 자신은 대꾸를 하지만 무어라 말해야할지 몰랐다.
여태까지 가본적 없는 그것에 대해서 선망이라는 것은 없었으며
무어라 반응을 해야할지 모르지만, 아마 그 사이에 자신은 혼자서
사감실에서 지내게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너도 갈것이다. 그러니 조만간 수영복을 사러가도록 하자."
"....?"
[뭐라고요?]

3초만에 그 생각이 깨진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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