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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화 〉[IS]취중연가 (71/139)



〈 71화 〉[IS]취중연가

"그럼 하지메, 다녀올테니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라."
[다녀오세요.]

방을 나서는 치후유씨는 자신에게 인사를 하면서도
자꾸만 자신을 데리고 가고 싶어하는 욕망을 내보이셨으나
안타깝게도 자신이 가면 학생분들이 수업에 집중을 하지 않으셨기에
학원측에서 자신을 두고 오라고 말한 것 같으셨다.


덕분에 자신은 어제부터 그녀가 출근 한 뒤에는 편안하게
그녀의 방안에서 쉬면서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으며
평상시라면 동일하게 시간을 보냈겠지만, 오늘은 달랐다.
치후유씨가 방을 나서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곧장 옷을 챙겨입는 자신.


분명 그녀가 알았다면 막아섰거나 본인도 동행한다고 했지만
오늘은 리즈무랑 놀러가는 것이며, 남자들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에
그녀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몰래 나가는 것이니 돌아올때
무언가 선물을 사다드리면 좋겠지.

약간은 쌀쌀하니 전날 치후유씨가 사주신 후드티와 조금은 두꺼운 바지를
입고서는 작은 크로스백을 챙긴 자신은 곧장 문밖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으니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자신은 곧장 조용히, 하지만 빠르게
복도를 달려서는 학원의 건물을 빠져나갔다.

향하는 곳은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자
IS학원과 본토를 연결해주고 있는 모노레일이었다.
물론 학원관계자나 통행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그것에
올라탄 자신은 곧장 본토를 향해서 출발하는 모노레일에 약간의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나쁜 짓을 한다거나 그런 것에 대한 흥분이 아닌
오래간만의 자유를 느끼는 것과 리즈무와 놀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흥분.
생각해보면 치후유씨와 만난 뒤로는 리즈무와 자주 못만나기도 했고
자신이나 리즈무나 개인적으로 바빠서 노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이렇게 노는 것은 정말로 오래간만이었다.

지이이잉---.
「출발했냐?」
[응, 지금 가고 있어.]
「모노레일 그쪽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어서 와라.」


핸드폰이 울리더니 리즈무가 보낸 라인을 확인한 자신은
입가에 미소가 걸리는 것을 느끼면서 어서 빨리 모노레일이
본토쪽의 역에 도착하길 기다렸---.

"오빠, 새언니에게 혼날걸?"
"!?"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는 자신은 언제 들어갔는지
가방에서 천천히 나오는 마리나를 바라보았으나 그녀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밖으로 나와서는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시선은 이해와 걱정이 공존하고 있었는데 그런 그녀의 모습에
자신은 이제 치후유씨에게 끌려가는 것인가,하는 걱정을 하였다.
리즈무와 오래간만에 놀  있나, 싶었는데---.

"....하아. 무슨  있으면 바로 연락할거야."
[비밀로 해주는거야?]

마리나의 말에 자신은 놀라면서 메모장을 그녀에게 보여주자
자신을 향해서 미소를 짓는 마리나는 약간의 웃음기가 서린 목소리로
어쩔  없다는 듯이 말해주었다.

"새언니가 과보호인 것은 사실이니까. 오빠도 가끔은 기분전환이 필요하잖아?
대신에 위험하거나 너무 늦게 돌아가지는 말라고."
[고마워 마리나.]
"대신에, 나도 동행할거야. 걱정마 방해는 안할거니까."


물론 조건이 붙기는 했지만 이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자신은
그녀에게 진심으로 고마워 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으며
마리나는 다시금 가방속으로 들어가면서 얌전히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어느샌가 본토쪽의 역에 도착한 모노레일이었으며
문이 열리자 자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모노레일에서 하차하였고---.

"여, 하지메."
[반가워 리즈무.]
"자, 어서 가자. 밥 아직이지?"


오래간만에 자신의 친구와 만났다.

*


『리즈무, 리즈무, 리즈무, 하지메 볼좀 꼬집어줘!』
'시끄러워.'

자신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이상한 요구를 해오는 이즈무의 말에
속으로 태클을 걸면서 햄버거를 한입 베어물었으며 하지메는
야금야금 햄버거를 먹으면서 오락실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메 녀석, 오래간만에 자신과 노는게 좋은지 시간이 아깝다면서
평상시라면 가게에서 먹었을 식사를 걸어가면서 먹고 있었다.
자신에게는 매너니 뭐니 하면서 안좋다더니만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을때는
그냥 무시하는 것이냐.

"오락실에서 뭐할래?"
[일단 아무거나. 하지만 대전게임은 싫으니까 꼬시지 마!]
"칫. 아깝다."

오래간만에 능욕하려고 했는데,라고 혀를 차면서
안타까워 하는 자신에게 하지메는 툭툭,주먹을 내지르면서 항의를 해오는 모습.
그러한 녀석을 바라보면서 자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번에 봤을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별다른 문제 없는 듯한
그의 모습을 바라보니까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
이전까지는 자신이 지켜줘야만 했던 녀석이었는데, 이제는 자신이 말고도
의지할 만한 사람이 있으니 조금 마음이 놓인달까?

지이이잉---.
"음?"

돌연 울리는 핸드폰을 꺼내들자 도착한 메일 하나.
그것을 확인하는 자신은 헛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오빠, 새언니 몰래 나온거니까 새언니 이야기 금지.」
『우와, 하지메 일탈한거야? 나쁜 아이에게 벌을 줘야하 리즈무!』
'시끄럽다고 했지.'
"자, 그러면 들어가볼까? 질리도록 놀자고?"
[응!]

*

하네다 공항의 입국심사를 마친 백색의 장발의 여성은 여권을 주머니에
넣으면서 한손으로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면서 주변을 살폈다.
난생처음 온 일본의 모습은 약간 생소하지만 사람 사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라면서
장시간 비행기에서 있느라 잠을 잤던 도중에 살짝 끈이 느슨해진 안대의 끈을 조정했다.
남들에게는 보이기 흉한 눈의 상처를 가지고 있던 그녀였기에 매번 신경을 쓰는 부분.

"사장님, 오늘의 일정이십니다."
"흐음, 귀찮은 사람들 뿐이네."

안대의 조정이 끝나자 자신의 비서에게 오늘의 일정을 받는 상귀스 사의 회장인
알케니 상귀스 페리는 오늘 하루 자신이 수행해야할 일정을 확인하고서는 곧바로 귀찮다,라고
일축했으나 동시에 한숨을 내쉬면서 일정에 맞추어서 움직일 준비를 하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8월에 개장할 상귀스 사의 테마파크와 관련하여서
건설현장의 진행상태를 직접 보기 위함이었으니,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 자회사의 시설을 직접 시찰하면서  상태를 확인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녀는 미국에서 이곳, 일본으로 넘어오자마자
일단은 건설현장으로 향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귀찮은 것은 귀찮은 것.
건설현장의 시찰이 끝나면 곧장 투자자들 및 건설관계자들과의 미팅이 있었으며
 뒤에는 또 다른 회의와 함께 시장조사를 실시해야만 했다.
물론 한 회사의 회장이니만큼 이런 일은 당연한 것이며 해야만 하는 일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람으로써 귀찮은 일은 싫은 것이 사실.

"가름은?"
"차량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만...역시 회장님이 아니면 싫어하더군요."


알케니는 비서에게 그녀가 키우는 셰퍼드, 가름에 대해서 질문을 하자
비서는 약간의 이빨자국이 남아있는 손을 쓰다듬으며 말하였다.

"에휴....그냥 개인기 살까?"
"사치는 안좋습니다."
"하지만 가름이 스트레스 받는건 싫다고."

허나 언제나처럼 비서의 만류에 개인기의 구매라는 꿈이
무너지는 그녀는 공항밖에서 기다리던 차량의 내부에서
그녀가 오길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가족이 창문에 고개를 내밀고서는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서는 그대로 끌어안으며 말했다.


"많이 힘들었지, 가름?"


살랑살랑거리며 흔들리는 꼬리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만
절대로 짖지 않는 가름을 쓰다듬으면서 차에 올라타고서는
그대로 품안으로 끌어안으면서 차량을 출발시키며 일본의 경치를 바라보았다.

난생처음오는 곳이지만,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사람 사는 곳이
무엇이 그리 다르겠는가. 덩달아서 이곳에서 지내면서 일본사람들이
선호하는 놀이기구나 그런 것을 확인하자고 생각하는 그녀.


"그런데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뭐가?"
"반년이나 체류하시는게 조금.... 물론 서류결제를 직접하시겠다고 하셨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리 오랫동안 회사를 비우시는건 매번 말씀드리지만--."
"걱정 말라고.  결제 없으면 1달러라도 못쓰게 만들었으니까.
것보다 인상 계속쓰면 미간에 주름생긴다? 저번에 남친이 말했다며?"
"사, 사적인 이야기는 안하기로 하셨잖습니까!?"


우히히,하면서 자신의 비서를 놀리는 알케니는 가름을 쓰다듬을 뿐이었다.


*

"끄으으윽, 역시 즐겁긴 한데 오래하니 귀가 아프네."
[리즈무는 귀가 좋으니까.]

오락실을 나서는 자신들은 공원의 벤치에 앉아서는 음료수를 홀짝였으니
아침에 만나서 오후 2시까지 질리지도 않고서 계속해서 게임만 주구장창 했기에
지겹기도 하고 힘들어서 잠깐의 휴식을 가지기로  것이며 이후에 할일에 대해서
생각해보기 위해서 나온 것이었다.

"어떻게 할래? 다시 오락실?"
[아니, 오늘은 질리도록 했으니까. 거기다가 이번에 들어가면
무조건 대전게임 할거잖아?]
"눈치빠르기는....뭐, 그러면 서점이나 갈까? 참고서도 살겸 신간나왔나보려는데."
[좋아.]


간단하게 결정된 목적지에 자신들은 주저없이 발걸음을 옮기면서
근처의 서점으로 향하는데---.

까아아앙!!
"아오---귀아파."
[그러게. 공사하나보네?]
"상귀스 사에서 만드는 테마파크라는것 같더라. 아주 대규모로 땅을 매입했고만.
8월에 개장한다는데 얼마나 크게 지으려나---."
[네달밖에 안남았는데, 괜찮은거야, 그거?]
"낸들 아냐. 차피 대다수는 놀이기구이니까 즉석에서 조립하겠지 뭐.
너나 나나 둘다 건설업 관련은 모르잖아?"

그렇긴 하네,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은 고개를 돌려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공사현장을 한번 바라보면서
다시금 서점을 가기 위해서 앞으로----.

"가름, 안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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