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화 〉[IS]취중연가
"후흐흐흥---."
하지메를 무릎에 앉힌 뒤에 그의 머리에 턱을 괴는 자신과
그러한 자신의 품안에 안긴채 얌전히 있는 하지메의 모습은
누가봐도 사이좋아 보일 것이리라.
물론,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으며 이곳은 자신과 하지메.
마지막으로 지금은 없지만 이치카만의 보금자리.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은 허락치 않으며 들어오면
문답무용으로 처벌할 생각인 자신은 맥주캔을 하나 따고선
그대로 입으로 옮겼으며 동시에 하지메가 인상을 쓰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자꾸 술드시면 몸에 안좋아요.]
"네가 있으면 괜찮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에요, 그게.]
"넌 모른다. 너가 있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하지메에게 그리 말하면서 자신은 맥주캔을 탁상에
올려둔 뒤에 곧바로 그를 꼬옥,하고 끌어안는 자신과
그런 자신의 포옹을 거절치 않은채 얌전히 있는 하지메는
서로의 온기를 느끼면서 가만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하지메는 자신이 술을 먹는 것을 싫어하지만
이것이 자신의 몇 안되는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금지하거나 하지 않는 중이었으며, 자신도 몇번의 사고를 통해서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말자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다.
물론, 가끔가다가 조절이 안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최대한 하지메에게 실수를 하지 않게끔 노력하는 자신은
품안에 안겨있는 하지메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뭍고선 그의 체취를
들이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누가보면 변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무렴 어떠하랴.
자신이 좋아하고 하지메가 싫어하지 않으면 되는 일.
「지금 제가 온 이곳은 8월에 개장될 테마파크인데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귀스 사에서 드디어 일본에다 설립을 허가해주었기에
소문이 자자한 테마파크를 여러분들도 즐길 수 있게되는 것입니다!」
그러던 찰나 TV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에서 어느 테마파크에
대해서 알려주기 시작하는데 꽤나 유명한 상귀스 사의 테마파크.
다른 테마파크와 다를 바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십대들에게는
유명하기도 하고 나름 선망의 대상이기도 한 곳인가 보다.
그건 그렇고 8월에 개장을 한다는 것은 방학시즌에 학생들이
쉬는 것을 노리고서는 영업을 하겠다고 받아들여도 문제는 없겠지?
덩달아서 아르바이트생들도 뽑으면서 일자리 창출에 어느정도 기여를 할 것이고...
자신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시선을 내려서
하지메의 상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올코트가 낮에 했던 말, 그리고 하지메와 제대로 된 데이트를 못했다는 점.
마지막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아닌, 그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뒤섞인 시선이 포착한 것은 무언가 기대를 하고 있는 하지메의 눈빛이었다.
동시에 자신은 8월에 그를 데리고 저곳으로 가자고 마음먹었으니
그때라면 IS학원도 방학이고 자신도 특별한 일이 아닌 이상에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 터이니 하지메와 함께 가보는 것도 좋겠지.
물론 하지메에게는 비밀로 하고 준비하도록 하자.
조금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적어도 그를 진짜 놀래키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한 자신은 그가 상귀스 테마파크에 놀러가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치후유씨, 간지러워요.]
"...미안하지만 지금은 이러고 싶다, 하지메."
한편, 자신 목덜미에 얼굴을 파뭍고 있는 것이 간지러운 것인지
메모장에 조금은 흘려쓴 느낌으로 글자를 적은 하지메의 말에
자신은 떨어지는 것을 거부하면서 더더욱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뭍었다
안타깝게도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불러서 처벌키스는 못하지만---.
"?!"
"으으음---."
처벌이 아닌 그냥 키스는 가능하지.
물론, 이번에는 깨물거나 하지 않았으며 그것을 알고 있어서인지
하지메는 놀라기만 할 뿐 자신에게서 벗어나려고는 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그도 즐기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순간 머릿속에 들었지만
섵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자기자신에게 말하면서 고개를 젓는 자신.
그러나 하지메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뭍은 상태였기에
자신의 행동은 그를 간지럽히는 것이 되었으며 하지메는
간지러운 것인지 몸을 떠는 그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는 자신.
"하지메---."
"?"
"...아니다."
쪽,하고 그의 뺨에 키스를 한 자신은 그대로 그를 품에 안고서는
침대 위로 쓰러졌으며 품안의 하지메는 자신의 품안에 안긴채
시선을 올려서는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조금전에 샤워를 해서 그런지 좋은 향기가 나는 그의 몸과
아직 물기가 남아있기에 윤기가 흐르는 그의 머리카락
마지막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거울 같은 그의 눈동자.
"자, 잠이나 자자."
[안녕히 주무세요.]
다시한번 자신의 품안에 있는 그를 끌어안으면서
자신은 그에게 잘자라 인사를 건내면서 눈을 감았으니
품안의 온기는 어디론가 사라지지 않은채 오직 자신의 품안에
남아서 자신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
자신을 품안에 안고서 주무시는 치후유씨를 바라보면서
이번 주에 있을 리즈무와의 약속에 대해서 말할 타이밍을 잃어버린 자신.
리즈무는 잠깐 나갔다 오는 것이니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걸리는 자신이었으며 과연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조금은 갈등이 되기 시작했다.
말해야하는 것일까? 하지 말아야하는 것일까?
리즈무와의 약속은 잡았기에 이제와서 무를 생각은 없었지만
치후유 씨에게 말하느냐 마느냐는 전혀 별개의 이야기.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으려면 말해야하겠지만----.
"...."
말해도 걱정을 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분명 걱정하실 것이리라.
자신에 대해서는 과보호라는 말조차 부족할 정도로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시는 분이시니까.
그렇기에 자신은 그녀에게 말하지 않기로 했다.
덩달아서 왜인지 모르게 조금은 비밀이 있고 싶달까?
장난기가 조금은 발동한 자신은 그저 그녀의 품안으로 파고들면서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걱정할 필요는 없으리라. 리즈무와 함께 움직일 것이고
위험한 곳은 전혀 가지 않을 것이니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낮동안만 움직이면 되는 일.
그렇게 생각하면서 오래간만에 리즈무와 함께 놀 생각에
조금은 흥분을 하여 쉽게 잠에 빠져들지 못하였다.
*
"신부."
"무슨 일이야, 라우라?"
기숙사로 돌아가던 자신을 갑자기 불러세우는 라우라의 목소리에
자신은 그녀에게로 몸을 돌렸으니, 언제나처럼 군인 같이 각이 잡힌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라우라가 서 있었다.
"이번 주말에, 같이 외출을 해줬으면 한다."
"....혹시나 하겠지만 단 둘이겠지?"
"그렇다, 단 둘이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외출제안에 자신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질문을 했지만 역시나 되돌아오는 대답은 자신이 예상하는 그것이었으며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다.
분명 외출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라우라가 갑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외출을 권유하는 이유가 무엇일까,하는 의문과 함께
지금까지 한명만 외출했다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리거나 보복을
당하는 일들이 자신의 머리에 떠오르면서 가는 것을 거부하라 하지만---.
"좋아."
이 망할 입은 거절이라는 선택지는 없는 듯하였다.
뭐, 어찌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라우라도 그렇고 다른 아이들도 그렇고 자신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것에 대한 답을 못내리고 있었으며
그렇기에 그녀들의 권유를 거절치 못하는 것.
하지만 자신은 각오를 다지기로 했다.
조만간, 조만간 모두가 자신에게로 향한 마음에 대한 답변을
그녀들에게 들려주자고, 그리고 모두와 이야기하자고.
마리나의 말대로 자신은 각오를 다져야했다.
물론 모두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자신은 마음 속 한켠에
그녀들에게 내놓을 자신만의 답변을 마련한 상태이기도 했다.
과연 그녀들이 받아들여줄지는 의문이지만---.
"그러면 토요일 아침에 보도록 하지!"
"아아, 그럼 그때 학원 정문에서 만나는걸로 하자."
자신의 마음 속의 고민을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뻐하는 라우라는 이내 그녀의 원래
방으로 돌아가는 한편, 자신은 자신의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으며---.
"이치카!"
"샤르, 갑자기 왜그래?"
무언가 엄청나게 흥분한채 무언가를 엄청나게 끌어안고 있는
샤르가 자신의 눈앞에 있었기에 놀라서 질문을 하였다.
평상시에 얌전한 샤르가 이렇게까지 흥분하다니, 무언가 큰일이
있나 걱정하는 자신은 그녀의 답변을 기다렸다.
"지, 지금 하지메군이 IS학원에 있다는게 사실이야?!"
"....응?"
"아아--. 어떤거 입힐까? 전에 입힌 흰 고양이잠옷 입히고
라우라와 투샷을 찍을까? 아니면 귀여우니까 프릴이 잔뜩 달린 잠옷?
그도 아니면 세라복을 입혀볼까?"
"저기, 샤르. 뭔가 매니악한 것들이 내 눈에 엄청 보이는데?"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자신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으며
자세히 보니 그녀의 품안이나 방안에 있는 수없이 많은
옷가지들은 하나같이 여성복이었으며 그것들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하는 샤르의 눈에는 엄청난 광기가 들어있었다.
생각해보면 샤르가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알고 있었기는 했지만 설마 이정도였을 줄은 몰랐던
자신이었으나 샤르는 이미 자신의 말은 듣지도 않은채 황홀한
표정을 지으면서 혼자만의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었다.
어어.... 방해하면 안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