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IS]취중연가
자신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오리무라 치후유를 바라보면서
나이프를 칼집에 되돌린 자신은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서류 봉투를 흔들면서 당초의 목적을 달성하기로 했으며
상대 또한 그녀의 말에 미련 없이 나이프를 되돌렸다.
교관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인가 보네, 그녀의 말을 따르는 것을 보니까.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녀석의 군용 나이프, 가짜가 아닌 진짜라고
자신은 확신할 수 있었으며 지금도 관리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으니
나이프가 자신의 몸에 닿았을때 느껴지는 서늘함, 그것은 진짜였다.
만약 거기서 녀석이 자신을 적이라고 판단하는 순간
자신의 폐부에 구멍을 뚫었을 녀석이었다.
비록, 그 댓가로 목덜미에 분수쇼가 펼쳐지더라도.
뭐, 그런 것은 넘어가고 자신은 오리무라 씨에게 서류 봉투를 넘기는 것으로
담임이 자신에게 부탁한 일을 끝마치고 남은 휴식시간을 보낼 겸
여학원에서 탈출하려고 했다. 아니, 하려고 했다.
꾸욱---.
[반장, 오래간만이라고?]
"....나 이제 반장 아닌데?"
"---?"
자신을 붙잡으면서 오래간만이라며 인사를 건내오는 하지메.
고작 몇일이었지만 자신과 떨어진 시간이 길다고 느낀 것인지
무척이나 반갑게 말하는 녀석에게 괜스레 장난끼가 도는 자신은
당연하고도 당연한 사실을 녀석에게 말해주었다.
하지만 하지메녀석은 그것을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인지
자신의 말에 놀라면서 의문문을 표하는데 그것에 미소를 지으면서
녀석과 눈을 마주하는데 오리무라 씨는 당장이라도 자신을 죽이려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이봐요, 당신. 내 친구에게 얼마나 빠진 겁니까?
조금 정상적으로 생각 좀 하십쇼,라고 딴죽을 걸고 싶었지만
그것을 참으면서 자신은 하지메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 자퇴했잖아. 그렇다면 너랑 나는 반장과 반원이 아니라는 거야.
그러니까 반장이라는 호칭말고 이름으로 불러라."
[응, 리즈무.]
"그래, 반갑다 하지메."
그런 자신의 설명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걸어오는 하지메에게
마찬가지로 반갑다고 말하며 녀석의 머리를 언제나처럼 헝크리는데
역시나 이녀석은 인큐버스가 틀림없어. 그것도 천연.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자신에게는 통하지 않는 녀석의 애교였으니---.
『리즈무, 나 하지메 한번 물어봐도 돼?』
'미친것아 그만 둬.'
머릿 속에서 하지메에게 뭔 짓을 하려는지 모를 녀석 하나 때문.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머릿 속에서 변태가 하나 있으면
같이 지내는 사람은 그녀석을 말릴 수 밖에 없었으며 이경우에는 자신의 담당.
반면, 하지메는 그런 자신의 손길에 머리가 엉망이 되는 것에
어떻게든 손을 떼어내려고 하지만 여전히 유감스러운 근력으로는 무리였다.
그렇게 한참을 헝클인 자신을 살짝 원망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던 하지메는 그제서야 자신의 부러진 팔이 보인 것인지
깜짝 놀란 눈으로 자신과 팔을 번갈아보며 곧장 메모장을 내밀었다.
[무슨 일이야?! 팔은 왜그래!]
"별거 아냐. 누구랑 싸우다가 부러졌거든."
[에에---리즈무가? 딱히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나쁜 사람이다.]
『이거 저 사람에게 보여주면 엄청나겠는데?』
자신에게 정말로 순수한 의미로 걱정을 해주면서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하지메의 모습에 이즈무는 하지메의 등뒤에 있는 오리무라 씨에 대햇
중얼거렸으며 자신도 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아직 가시지 않은 장난기를
한껏 발휘하면서 멀쩡한 한쪽 팔로 녀석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아아, 정말 나쁜 사람이지. 덤으로 나한테 엄청난 질투심 느끼고 말이야."
"크----읏."
『우와, 리즈무 사악해. 극딜 때려박는거 봐.』
헹, 샘통이다. 내 팔 부러뜨린 댓가는 크다고?
자신은 통쾌한 미소를 오리무라 씨에게 보이는 한편, 하지메는 갑작스러게
들어올려진 것에 놀라서 발버둥을 치지만 지금의 오리무라 씨의 표정을 보여주는 것은 무리겠지.
아마 보여주게 된다면 겁먹거나 눈치를 챌 테니까.
반면, 오리무라 씨는 자신의 미소에 비통함을 느끼면서
인상을 쓰시는데 거 그러지 맙시다, 주름 생기는데.
뭐 그래도 다행이 하지메도 멀쩡해진 것 같으니 다행이네.
덩달아서 그녀는 정말로 하지메를 지키려는 듯 하고 말이야.
"그것보다 너 핸드폰은 어떻게 할거냐? 새로 개통해야할거 아냐?"
[아, 그것 때문에 주말에 나갈까 하는데....리즈무, 같이 갈래?]
"흐음...너랑 단 둘이?"
자신의 말에 무슨 소리냐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하지메와
등뒤에서 자신을 향해서 이번에는 절대 용납 못한다는 표정을 하는
오리무라 씨의 모습에 자신은 여기까지만 할까,라고 생각하면서
다시금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농담이다 농담. 내가 뭐 좋자고 남자랑 데이트하냐?
그것보다는 저기 니 애인이랑 가라. 나중에 연락처랑 메일이나 다시 보내주고.
내 번호랑 메일기억나지? 아니면 라인이라도 하고."
[응, 그런데 정말 괜찮아?]
"안괜찮을건 뭐냐? 팔이야 다시 나을거고, 너도 멀쩡한거 봤으니 됐다.
것보다 여자들만 있는 곳에 있으려니 너가 더 걱정이지만....
뭐, 별 걱정 안해도 되겠지."
그럼,하고 녀석에게 손을 흔들면서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는 자신은
자연스럽게 학원 건물을 나서면서 천천히 걸어나가는 한편
등뒤에서는 따가운 시선이 두개 느껴졌으니 분명 아까의 로리하나랑 오리무라 씨겠지.
살짝 장난을 친건데 그거가지고 삐진 것인가? 속도 좁네.
뭐, 친구가 배신 당했다고 살인으로 복수하려는 자신도 자신이지만.
『리즈무.』
"왜?"
『안 쓸쓸해?』
"겁나 쓸쓸하다."
그나마 편했던 녀석이 사라지는데, 안쓸쓸하겠냐?
하지만 그렇다고 내 평화를 위해서 녀석의 행복을 막고 싶지는 않다.
*
자신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는 반장, 리즈무를 바라보면서도
무언가 아쉽다는 느낌이 드는 자신이었으나 이내 아직 그와 친구라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꼭 핸드폰을 사면 메일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지금이라도 라인은 가능하...지 않구나. 응.
생각해보니까 컴퓨터도 새로 사야하네, 나.
거기다가 은행에가서 볼 일들도 있고, 그외에 잡다한 것들도 많이 있네.
오리무라 씨에게 끌려서 이곳으로 강제 이사하게 된 자신은
미처 깨닫지 못한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면서 당장 내일부터라도
밖에 나가서 볼일을 봐야 할 것 같았다.
"왜그러냐 하지메?"
[내일 잠시 나가봐야할 것 같아서요 오리무라 씨.]
"...."
[왜그러세요?]
갑자기 무언가 이상한 눈빛을 보내는 오리무라 씨의 모습에
자신은 질문을 하는데, 무언가 분위기가 이상해지시더니
이내 자신이 사용하는 메모장을 넘겼다가 되돌리기를 몇번을 반복하시더니
다시한번 자신과 메모장을 번갈아보신다.
나 무언가 이상한 내용같은건 안적었을텐데?
갑자기 오리무라 씨가 자신에게 이상한 시선을 보내는 것에
의문을 품는 자신은 그녀와 마찬가지로 그녀를 바라보는데---.
"이름."
"---?"
"녀석은 이름이고, 나는 성이야."
"????"
어라?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드는 자신은 그녀의 말에
계속해서 그녀를 바라보지만 무언가 불공평하다는 느낌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오리무라 씨는 이내 자신에게 메모장을 내밀면서
리즈무와 본인의 이름을 보이게끔 만들고서는 손가락으로 그것들을 가르키셨다.
"하지메, 너랑 나는 연인이다."
"???"
"그런데 왜 난 성이고 그녀석은 이름이냐?"
"???"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이 이상한 것일까 아니면 오리무라 씨가
이상한 것인가 자신은 고민하고 있었으나 오리무라 씨는 그런 자신에게
메모장을 더욱 가까이 내미시는가 싶더니 이내 자신의 어깨를 붙잡으셨다.
살짝 힘을 주시기는 하지만, 자신이 아프지 않게끔 힘조절을 해주는 것에
그녀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에게
엄청나게 가까워진 그녀의 얼굴에 압박감을 느끼는 상태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말했다.
"이름으로 불러라, 나도."
"???"
"앞으로 성으로 부를때마다 목덜미에 키스 한번씩 할거다."
"--!!"
순간적으로 손으로 목덜미를 가리는 자신은 뒤로 물러났으며
오리무라 씨는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듯한
자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으니, 진심으로 이름으로 안부르면
목덜미에 키스를 하려고 하시는 듯했다.
아니, 이미 몇번이고 한 전적이 있으시니까 하고도 남으실터.
덩달아서 키스를 한다고 하셨지 키스'만' 한다고는 안하셨으니
만약 실수하면 그대로 키스를 당할 것이 분명했다.
"자, 받아라 하지메."
[감사합니다.]
자신에게 메모장을 내미는 오리무라 씨에게서 그것을 받아들고선
곧장 감사 인사를 하고 그녀에게 보여드리는데---.
"....또."
[네?]
"또 성으로 불렀어."
아니, 마음 속으로 부른거잖아요? 그걸 어떻게 아는 거에요?
자신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말에 당황하면서 마음속으로 태클을 걸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으니 어느샌가 자신은 그녀에게 목덜미에 키스를 당하고 있었으니
근처의 사람들의 시선따위는 일절 신경쓰지 않는 그녀는
끈적하다고 하다고 해야할지 집요할 정도라고 해야할지 목덜미에
키스를 하시는데 이제는 속으로도 성씨로 부르면 안돼----.
까므--.
"히익!?"
깨, 깨물면 안돼!? 깨무는건 반칙, 반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