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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화 〉[IS]취중연가 (63/139)



〈 63화 〉[IS]취중연가

미리 말하지만, 자신은 불교도 기독교인도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도교를 배우거나 하지 않으며 그 외의 종교에 아무것도
속해있지 않은 무교[無敎]의 사람이었으며 앞으로도 자신이 어느 한
종교에 심취하거나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 지금 이 순간이 오기전까지 말이다.
자신은 현재 마음속으로 어느 신이라도 좋으니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길 바라면서 어떻게든 자신이 처한 난관을 해결되길
바랬으나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을 구해줄 신은 없는 듯했다.

"므냐아아아---."
"----."

반면, 자신을 타락시키려는 악마는 존재하는 것인지
자신의 품안에 안겨서는 한껏 풀린 얼굴을 부비는 이 작은 악마는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서 자신을 매혹해오고 있었으니
그것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내고 있는 자신이 정말로 대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시간으로 입술을 깨물며 정신을 유지하는 자신.


그래, 무엇을 숨기랴. 의자에 앉아있는 자신에게
흐느적 거리면서 다가온 하지메는 아무런 주저도 없이
품안으로 들어오더니 장장 1시간째 이렇게 풀어진 표정을 보이면서
멍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퍼는 아무리 올려더 어느샌가 내리면서 덥다는 듯이 칭얼거리지만
그럼에도 후드는 마음에 든 것인지 절대로 벗지 않는 그의 모습은
마치 사람의 손길은 거부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려는
고양이와 동일하였으며 그것이 더욱 괴로운 자신이었다.

정말 고양이라면 그냥 내버려두면 되지만
그는 고양이와 닮은 것이지 고양이가 아니었으니 자신이 그를 떼어놓으려고하면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서는 자신을 올려다보았기에
자신으로써는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


반면, 하지메는 그러한 자신의 품안에 안겨서는
마음껏 애교를 부리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한가지 좋은 것이라면
그가 자신에게 삐진 것을 잊고서 자신과 눈을 마주쳐준다는 점이었다.

"저기 하지메, 슬슬 떨어져주길---."
"우으으으..."
"....아니다."

그래도 슬슬 씻으려고하는 자신은 그에게 떨어져주길 바랬기에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보았지만 떨어져주길,이라고 말한 시점에서
당장이라도  것 같은 얼굴을 하는 그의 모습에 말을 그만하는 자신은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데 딱히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아니, 유일한 답이 있기는 한데 조금 걸린다고나 할까?
현재의 상태에서 하는 것은 약간 위험한 그것이었기에 자신은 고민을 하는데---.

"저, 하지메?"
"므뉴?"
"같이, 씻을까?"

일단, 물어보기나 할까?

*

참방,하는 소리와 함께 욕조에 떨어지는 물방울과 함께
욕실에는 맑은 소리가 울려퍼졌으며 그것에 자신은
따뜻한 온기를 즐기면서----.

'어떻게 하지?'

 상황에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 자신은 하지메에게 같이 화장실에 들어올 것을 권유했는데
하지메가 그것을 흔쾌히 받아들여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였는데
설마하니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품안에 안겨있는 상태라니---.

정말로 예상치 못한 이 상황에 자신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지만 그런 자신과는 반대로 하지메는 자신의 품안에
안겨서 따뜻한 물의 온도를 즐기면서 눈을 감고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잠들어 버릴지 모르는 상황.


여차하면 감기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그를 흔들어깨워보았으니, 다행이 깊이 잠들기 전에 깨웠다.
하지만 이내 따뜻한 물의 온기와 위스키 봉봉에 들어있던 술때문에
정상이 아닌 하지메는 계속해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어, 어쩔  없는 일이다. 응응.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그것에 자신은 스스로에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조심스럽게 그의 몸을 구석구석 씻겨나가기 시작했으며
도중에 보이는 자신이 만들어낸 키스마크라던지
탐스럽기 그지 없는 피부라던지가 눈에 들어왔지만 어떻게든 참아낸다.

만약, 만약 여기서 실수로라도 그에게 키스라도 했다가는
하루는 커녕 사흘간 그와 대화를 못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자신의 마음 속에서 피어올랐으며,  덕분에 큰 사고 없이
샤워를 마친 자신과 하지메.


이후 밖으로 나온 자신은 이제는 샤워까지 해서 노곤한 상태에 돌입한
그가 잠들어버리기 전에 서둘러서 그의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했다.
평상시에 계속해서 머리를 묶고 다니는 그였기에 몰랐지만
의외로 긴 머리의 그였으니, 이렇게 머리를 풀고보니 정말로 여자라고 말해도
믿어 의심치 않을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헤어드라이기로 그의 머리를 말린 자신은
다시금 고양이 잠옷을 입히고서는 그를 침대에 눕히는 한편
자신 또한 샤워 후의 마무리를 하면서 잠잘 준비를 하기 시작하는데
역시 침대는 하지메에게 양보하는게 좋겠지?

사감실에 있는 침대는 하나뿐이었으며 둘이서 나란히 자기에는
좁았기에 자신이 어쩔 수 없이 바닥에서 잠자기로 마음먹고서는
예비용의 침구류를 꺼내려 하는데---.


팡팡.
"....하, 하지메. 침대가 작아서 같이 자기 어렵다만?"
"---?"


침대를  손으로 팡팡 내리치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그.
멍한 눈빛과 홍조가 달아오른 얼굴은 그가 아직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으나 그것을 알아차림에도 그의 눈빛은 너무나도 거절키 어려운 것이었으니
자신에게 같이 자자고 하는 그의 요구.


하지만 둘이 나란히 자기에는 너무나도 좁은 침대였기에
그에게 침대가 작다고 말하면서 자신은 바닥에서 자려고 했으나
안타깝게도 하지메는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채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침대를 다시 내리치고서는 자신에게 손을 뻗었다.

덩달아서 표정은 마치 버림받은 고양이처럼 애처로웠기에
자신으로써는 더이상 피할 방법이 없었다.
여기서 피했다가는 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자신은 조심스럽게 침대로 들어가면서 그를 끌어안았다.


이렇게하면 조금 좁고 답답할지는 몰라도 둘이서 침대에서
잠은  수 있었기에 조금은 무리하더라도 하지메의 요구대로
그와 밀착을 해서 잠자기로  자신과 그런 자신의 포옹에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면서 얼굴을 부비며 안겨오는 하지메.

"잘 자라."
"----."


그렇게 자신은 하지메에게 인사를 건냈으며
하지메는 그러한 자신에게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면서
다시금 얼굴을 부벼오는 것을 끝으로 방안에는 침묵만이 채워졌다.


*


"에에...오리무라 선생님 괜찮으세요?"
"....."
"오리무라 선생님?"
"아?! 무, 무슨 일이지 야마다 선생?"


자리에 앉아서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는 오리무라 치후유를 향해서
말을 걸어보는 야마다 마야였으나 그녀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되돌아오지 않았으나
그녀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있는 그녀.


평상시 빈틈이 없어보이는 오리무라였으나 지금은 눈에 다크서클이
깊게 파여져있었으며 잠을 못이기고 졸기까지 하는 상황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그녀는 그녀의 품안에 안겨 있는 소년, 하지메를 향해서
조심스럽게 질문을 해보았다.

"저, 저기...무슨 일 있었나요?"
[저, 저도 식당 이후로는 기억이---.]

하지만 안타깝게도 위스키 봉봉이라는 기억제거제를 먹은 그였기에
식당 이후로의 일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 나지 않는 그였으며
정신을 차리니 치후유의 품안이었다는  이외에는 전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는 메모장에 사실대로 말하면서 마야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상황에 잠시간 고민을 하는 마야는 이내
무언가를 결심한 것인지 결의에  얼굴을 하고서는 곧장
치후유의 어깨를 흔들어서 다시 졸기 시작하는 그녀를 깨운  말했다.


"선생님, 휴게실에서 조금 주무세요."
"에? 그게 무슨---."
"지금 선생님의 모습은 절대 정상이 아니에요.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는 몰라도, 일단은 주무시는게 좋겠어요."
[저도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치후유를 걱정하는 마야의 말에 아무런 말도 못하는 치후유.
확실히, 어젯밤 하지메에게 잘자라고 인사를 건낸 그녀였지만
품안에서 하지메가 무방비하게 속살을 내보이면서 자고 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편안한 취침을 줄 수 없었으며 뜬 눈으로 밤을 지세운 그녀는
맹렬한 수면욕에 휩싸인 상태.

반면, 악의는 없지만 그러한 상황에 빠뜨린 하지메 또한
그녀에게 메모장을 보이면서 마야의 권유대로 하라고 조언을 해주니
둘의 걱정어린 권유를 거절 할 수 없었던 치후유는 그녀에게
알겠다고 말하고서는 그대로 하지메와 함께 휴게실로 향했다.


[어젯밤에 무슨 일 있으셨나요?]
"아, 아니...그저 잠을 좀 잘 못잔거 뿐이다."


휴게실로 향하는 도중에 하지메가 치후유에게 질문을 해오는데
술에 취한 그 때문에 잠을 못잤다고 하기는 어려웠던 치후유는
그에게 대충 얼버무리면서 대충 넘기는 한편, 휴게실의 안으로 들어가자
보이는 간이 침대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개인실이나 사감실에 준비되어져있는 푹신한 침대는 아니었지만
나름의 편안함은 있기에 잠은 잘 수 있다고 생각하는 치후유는
그대로 담요를 대충 덮으면서 잠잘 준비를 하였다.


"10시쯤에는 깨워라, 하지메."
[일단 주무세요.]
"...실례하마."

*


[일단 주무세요.]
"...실례하마."

자신의 글에 조용히 눈을 감은 오리무라씨는
이내 얼마 안가서 고른 숨소리를 내시면서 주무시기 시작하셨으며
그것에 자신은 조용히 그녀의 얼굴을 살펴보며 생각을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녀가 뜬 눈으로 잠을 지세운 것인가,하는
의문이 머릿속에 채워나갔으며 어렵지 않게 자신과 관련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으니, 그 증거로 자신에게는 식당 이후의 기억이 없었으며
정신을 차렸을때는 그녀의 품안이었다.

"으으음---."


그렇게 과연 자신이 무슨 일을 한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던 중에 무언가 불편한 신음소리를 내는 오리무라 씨.
왜그러신가 하고 바라보니까 베개가 불편하신 것인지
잠들어계시는데도 인상을 쓰면서 뒤척이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언가 푹신한게 있나,하고 주변을 둘러보지만
딱히 베개 대용으로 사용할 만한 것은 보이지 않은 휴게실.
반면, 계속해서 뒤척이시는 그녀의 모습에 계속 저러시면
편히  주무실 것이라고 생각한 자신은....

"으으음.....흐으으---."


이번만,이라고 생각하면서 베개 대신에 침대에 올라타 자신의 다리에
조심스럽게 그녀의 머리를 올렸으니 그제서야 편안한 소리를
내면서 인상을 피면서 주무시는 오리무라 씨.
뭐, 이걸로 어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잊어주시길 바라며
자신은 조금 예의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조심스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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