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IS]취중연가
"흐음---."
냠,하고 신부의 곁에서 푸딩을 먹는 자신은 교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과연 교관도 사랑에 빠지면 별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
독일에서 보았고 IS학원에서 이전까지 보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교관.
자신보다 2살 어린 소년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만약 검은 토끼부대원들에게
보여준다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의문이 드는 자신은 이내
신부의 얼굴을 살짝 치면서 그를 깨우기 시작했다.
아무리 교관이 손날로 내리쳤다지만 그간 맞은 경험으로 인해서
어느정도 익숙해졌을터, 슬슬 일어날 수 있으리라.
"신부, 일어나라"
"응핡?! 라, 라우라?"
"교관이 저런 모습을 보이는데, 우리도 무언가 해야하지 않겠나?"
"아, 그래. 잠깐만---."
자신의 말에 교관과 자신을 번갈아가면서 바라보는 신부는
이내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가 싶더니 긍정을 말을 내뱉었으며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예상치 못한 그의 돌발 행동에 당황하는 자신이었으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눈을 감은채 조심스럽게 입술을 앞으로---.
풀썩.
"자, 이렇게 하고 싶다는 것이지?"
"....신부, 한가지만 말하지."
"뭔데 라우라?"
"네녀석은 어디가서 여심을 잘 안다고 하면 안된다."
본인의 무릎 위에 자신을 앉히고서는 잘했지,라고 말하는 신부에게
자신은 진심을 담아서 그에게 말하면서 곧장 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그의 얼굴을 가격하는 한편, 곧장 먹다 남은 푸딩을 이어서 먹으면서
이런 천치를 데리고 살아온 교관의 인내심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교관은 두 접시의 음식을 자신의 앞에
가져나 내려놓으면서 다시금 하지메를 본인 무릎 위에 앉히면서
식사를 시작하시는데 하나는 오무라이스에 다른 하나는 정식이셨다.
딱봐도 하지메의 몫이 오무라이스군,하고 생각하는 자신은---.
"자. 아,해라."
"....."
시선을 돌려서 코를 잡고 있는 신부와 수저를 들어올려서는
하지메에게 음식을 먹이려고 하는 교관의 모습을 번갈아가면서
바라보는 한편, 자신과 하지메가 동일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만
눈치가 꽝인 신부에게 교관이 하는 것을 바랄 수는 없겠지.
뭐, 나중에 결혼하고 나서 자신이 천천히 공을 들여서
교육을 시키면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눈치가 나아질터이니
지금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보기로 할까나?
"자, 라우라. 아."
"에?"
"밥 안먹고 푸딩만 먹으면 몸에 안좋아. 다이어트할 필요 없잖아?
내가 먹던 것이라서 그렇겠지만... 자, 아."
너무나도 예상치 못한 신부의 기습에 자신은 당황하였으나
이내 그것에 신부가 먹던 수저로 음식을 떠먹여주는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곧장 주저없이 그가 주는 것을 먹어치웠다.
보기에는 평범한 볶음밥이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과연 기분 탓일까? 아니면 정말로 맛있는 것일까?
그리고----.
"하, 하지메!?"
*
"하, 하지메!?"
"---!!!"
갑자기 얼굴을 붉히면서 괴로워하는 하지메의 모습에 당황하는 자신과
입에 불이라도 난 것인지 엄청나게 괴로워하는 하지메.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무언가를 애타게 찾는 그에게 일단은
근처의 물컵이라도 건내는 자신이었으며 그것을 건내받은 하지메는
벌컥거리며 물을 들이키는데도 뜨거운 것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자, 잠시만 기다려라! 물을 가져오마!"
"----!!"
자신은 서둘러서 그를 의자에 앉힌 후에 곧장 식수대로 물을 가져와서는
그대로 그에게 건내주었으며 그것을 두번 정도 더해야 간신히 고통이
사그라든 것인지 조금전처럼 팔을 흔들며 괴로워하지 않은 하지메.
하지만 상기된 얼굴과 함께 눈가에 맺힌 눈물, 뜨거워서 내민 혀는
그가 아직도 고통에 괴로워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다시보니 그의 이마와 목덜미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었지만
일단 큰일은 난 것이 아닌 것에 안도하는 자신은 도대체 그가 먹은게
무엇인지 조심스럽게 먹어보는데---.
"읍---."
맵다. 계란 옷 속의 볶음밥은 성인인 자신이 먹기에도 꽤나 매웠으며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에게는 꽤나 자극적인 맛이었는데
곧장 시선을 돌리는 자신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식권을 바라보았으니
일반 오무라이스라고 찍혀 있었다.
자신이 주문을 잘못한 것은 아닌데,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이렇게 매운 것이 나온 것이지,하고 의문을 품는 자신은
곧장 식당가로 향하여서 조리사분에게 여쭈어보니---.
"아, 미안해요. 아무래도 다른 학생하고 바뀐 것 같네요."
"그런가요..."
단순 실수인가,하고 상황을 종결하는 자신은 곧장 자리로
되돌아와서는 하지메의 상태를 다시한번 살피는데
아까보다는 그래도 나아진 것인지 조금전처럼 괴로운 신음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입을 손으로 가리면서 거친 숨소리를 내는 그.
그것에 다시한번 물을 가져다 주냐고 질문하지만 고개를 저으며
거부하는 그의 모습에 자신은 하지메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더이상 식사는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은 그의 모습에 자신은 한숨을 내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이거라도 드실래요?"
"---?"
"초콜렛이에요. 달달한거니까 아픈게 덜해질게 분명할거에요."
돌연 하지메에게 다가오는 금발의 영국 귀족이자 대표 후보생, 세실리아는
초콜렛들을 그에게 내밀면서 먹을 것을 권유하였으며 하지메는
세실리아에게 감사인사를 하고서는 그것들을 받아먹었다.
반면, 세실리아는 그런 하지메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리는데 아무래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겠지.
이치카에게든, 자신에게든. 하지만 확실히 도움이 되기는 했다.
달달한 것을 먹으면 조금이라도 혀의 통증이 덜해질테이니까.
아니면 아무맛도 못느끼거나.
하지만 어느쪽이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 자신은---.
"....히끅!"
""....""
아까와는 다른 느낌으로 얼굴이 달아올랐으며 동시에 딸꾹질까지 하는 하지메.
동시에 무언가 얼굴이 풀어지기 시작하는데---.
"...올코트."
"네..."
"뭘 건낸거냐."
"위스키 봉봉이요."
빡!
*
"히끅!"
"하아----."
품안에 하지메를 안아들고서는 의자에 앉은 자신은
한숨을 내쉬면서도 딸꾹질을 하며 기분 좋아보이는 하지메의 모습에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하게 되는데 전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그는 술에 너무 약하다고 다시한번 깨달았다.
맥주 한모금으로 취하질 않나, 위스키 봉봉 3개로 취하질 않나...
아니, 위스키 봉봉이라면 3개도 충분히 취할만 한가?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어떻게보면 다행이자 자신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했으니
그와 오늘 하루 대화를 못할 상태였는데, 이런식으로 하루의 대화를
못하게 된다면 그리 고통스럽지는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하지메는 자신의 품안에서
계속해서 딸꾹질을 하면서도 자신에게 기댄채 흐느적거리고 있었는데
후드를 쓴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그는---.
지이이익---.
"하, 하지메 뭐하는거냐?!"
"???"
돌연 옷앞의 지퍼를 내리면서 옷을 벗으려고 하였으며
그것을 서둘러서 막아내는 자신과 그런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하지메.
생각해보니 하지메의 주사는 탈의였던 것 잊고 있던 자신은
자신 혼자서만 사용하는 사감실임에도 다른 누군가가 있지 않나,살펴보면서도
잠옷의 지퍼를 다시금 올려리려했다.
"저기, 누나. 미안한데 하지메군 좀 괜찮-----."
그와 동시에 자연스럽게 열리는 사감실의 문과 함께
방안으로 들어오며 무언가를 말하려는 이치카와 눈이 마주친 자신.
동시에 자신은 그의 눈동자에 비추어진 자신들의 모습을 확인해보았다.
위스키 봉봉덕분에 술취한 미성년자와 그런 미성년자가 입고 있는
옷의 지퍼를 손으로 잡고 있으며 얼굴이 달아오른 성인.
그리고 그것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 미성년자와 아무도 없는 방안.
".....방해해서 미안."
"잠깐 기다려라 이치카! 여기에는 이유가---."
"아니아니, 나는 잊고 하던거 마저해도 돼 누나!"
직후 방문을 닫고 나서는 이치카에게 손을 뻗으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
기다리라고 소리치는 자신이었으나 이미 그는 방문을 닫은 뒤였으며
복도에서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는 발소리에 자신은
이미 늦었다는 것을 깨달아버렸다.
지금이라도 쫒아갈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따라가서 사실을 말해봤자 이치카가 과연 믿어줄지 조차 의문이었기에
오해는 나중에 풀기로 하고 하지메나 돌보기로 한 자신은
몸을 돌려서 하지메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고---.
"-----."
"하, 하지메!?"
어느샌가 잠옷의 상의지퍼를 전부 내리고서는 고양이귀 후드만을
쓴채 자신을 헤실헤실거리며 바라보고 있는 하지메.
동시에 손은 마치 고양이발처럼 만들고서는 귀엽게 자신에게 내밀면서
뭉실뭉실하게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동시에 내려진 지퍼의 사이로는 그의 가슴과 배가 보였으며
땀이 맺힌 그의 모습은 자신에게 무척이나 자극적이며 위험했고---.
"푸흡!"
견디지 못한 자신은 손으로 코를 막으면서
어떻게든 무너지려는 이성을 유지하였다.
지, 진정해라 오리무라 치후유! 이건 하지메의 계략이다!
'그러면 넘어가면 되는거 아냐? 당해주자고?'
"시끄럽다!"
번뇌퇴산! 번뇌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