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IS]취중연가
「일본에 재림한 J. T. R.」
"그녀석은 여자만 죽였다만?"
TV에서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것은 최근에 일어난 연쇄 살인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무언가 미스 매치가 아닐까 싶었다.
J. T. R, JACK THE RIPPER의 맨 앞글자를 따서 부르는 그 네이밍에
어찌보면 잘 어울릴지도 모르지만 지금 사람을 죽이는 자는 남녀 가리지 않고
죽이는 중이었다.
덩달아서 전부 인신매매와 관련된 자였기에 몇몇 사람들은 그를
자경단이나 다크 히어로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는 모양이었으나
반대로 그자를 단순히 살인범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뭐, 흔히 있는 사법행정을 무시한채 개개인이 정의를 구현하면
사회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과 사법행정으로는 해결 못하는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이니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는 것.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탄산이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으며
맥주캔을 들이키는 자신은 가만히 그것을 보면서 자신이 전날
저질렀던 일들과 프로그램에 회자되는 자의 차이점을 떠올려보았지만
결국에는 살인을 저질렀느냐 안저질렀느냐의 차이쯤일 것 같았다.
"뭐야, 그 표정은? 새언니 설마 오빠 구하느라 저지른 일에 대해서 후회중이야?"
"설마, 그냥 저 남자와 내 차이점이 뭔지 생각해본 것이다."
"걱정마 걱정마.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조금 위법을 저지른거 뿐이니까.
덩달아서 저쪽도 새언니에 대해서 이야기는 못할걸?"
마리나 녀석은 자신을 향해서 위로의 말을 전해주는데
그것에 자신은 되려 더 고민을 하게 되었으나
이내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며 맥주를 들이켰다.
그래,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자신은 정의의 사자도 아니고
하물며 악을 처단하는 심판자도 아니었다.
오직 자신의 소중한 이를 구해내고 지켜내려는 사람일 뿐.
그렇기에 자신은 악랄해질 수 있으며, 잔인해질 수 있었던 것이며
주저할 이유가 사라졌었던 것.
TV의 전원을 끄고서는 그대로 몸을 돌려서 잠자리에 들어가는 자신은
마리나를 향해서 뒤돌아보지 않고서 질문을 하였는데
솔직히 잠자기에는 이른 시간이지만, 내일은 아침 일찍 돌아다닐 생각이었기에
일찍 자려는 것이었으며 마리나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가,하여 질문한 것.
"난 이제 잘건데, 너는 어떻게 할거냐?"
"뭐, 나도 자야지. 새언니 없으면 나는 할 것 없으니까."
잘자,라고 서로 가볍게 인사를 하고서는 잠자리에 파고드는 자신과
기계 다리를 몸체에 집어넣으면서 작동을 중지하는 마리나.
하지만 자신은 무언가 허전함을 느꼈다.
이제 이틀, 이틀만 지나면되는 하지메를 다시 만날 수 있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는 일.
그래, 그정도의 일이며 별거 아닌 일이었다.
*
"콜록---."
"너 창문 열고 잤지?"
삐뚤빼뚤한 글자들이라도 메모장에 적어서 반장에게 사과를
건내려고 하는 자신이었으나 반장은 그것마저도 빼앗고서는
자신에게 감기약과 물을 먹인 뒤에 곧장 이불까지 덮어주었다.
전날, 오리무라 씨의 방에서 잠을 잤지만
그녀가 환기를 시키려고 열어놓았던 것인지 아니면 깜빡한 것인지
창문이 열려있었으며 그로인해 밤사이 찬바람을 맞은 자신은
감기에 걸려버린 상태.
덩달아서 열까지 꽤 있는 것인지 정신은 몽롱해지는데
반장은 그러한 자신의 머리에 쿨파스를 붙여둔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무언가를 챙겼다.
"학교갔다가 저녁에 다시 올테니까, 얌전히 잠자고 있어.
미안하지만 밥은 못챙겨줄 것 같네."
"콜록---."
"일단 푹 잠이나 자라."
그말을 끝으로 방을 나서는 반장.
다행이라면 눈은 흐릿해도 목소리는 잘 들리는 점?
명확하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시야보다는 잘 보인다고 생각하는 자신은
반장의 말대로 잠이나 좀더 자기로 했다.
무거운 몸은 이불에 짖눌려져서 더욱 무거웠으며
꼼짝도 못할 것 같았는데 과연 감기때문에 이리도 몸이 무거워질 수 있구나 싶었으며
점차적으로 잠에 빠져드는 희미하게 풍겨오는 라벤더 향기에 안심하게 되었다.
오리무라 씨가 곁에 없는 것을 알지만, 그녀의 체취가 있는 것으로
자신은 조금은 안심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있는 것은 향기이자 그 흔적일뿐.
본인이 없다는 것은 조금은 아쉬웠다.
사실은, 출장 가지 말아주셨으면 했는데.... 같이 있고 싶었는데...
전하지 못하는 마음은, 그저 자신의 마음과 입속에서 맴돌기만 할 뿐
그녀에게 전해지는 일은 앞으로 없으리라.
*
"끄으으응---. 드디어 끝났다."
자신은 집안 청소가 끝난 것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오래간만의 대청소에 만족하면서 다음으로 각 방의 겨울 침구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누나가 오기전에 빠르게 끝내고 싶었다.
누나가 돌아오면 출장간에 입은 빨래다 뭐다 하느라 정신 없을테고
덩달아서 곧장 피곤하다고 잠잘 수 있기에
그녀가 곧바로 잠을 자도 문제가 없게끔 하려는 것이었다.
물론 누나가 하지메군의 집으로 바로 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은 집안 청소는 해둬야겠지.
"잇군!"
"타바네 누나!?"
그렇게 청소를 이어가려던 찰나 갑자기 자신에게
들이닥치는 타바네 누나의 등장에 놀라는 자신이었지만
이미 그녀는 자신에게 달려들고 있었으며 그대로 함께 사이좋게 뒤로 넘어져버렸다.
매번 어디선가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타바네 누나였으니
그녀의 이러한 등장은 어느정도 익숙해졌지만
아무리 그래도 벽장안에서 갑자기 나타나서는 돌진하지는 말아줬으면 하는 자신은
뒷통수를 매만지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품안에 안겨있는 타바네 누나를
바라보았으며 그녀 또한 무척이나 즐거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잇군잇군잇군! 들어봐 들어봐!"
"무슨 일이야? 설마 또 무언가를 개발하거나 그런----."
"치짱이 드디어 허락해줬어!"
매번 느끼지만 타바네누나는 말이 너무 생략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자신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그녀의 말에서 나온 단어들로 하여금
그녀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추측을 해나가는데
평상시라면 어느정도 추측이 가능하겠지만 이번에는 전혀 추측이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자신은 자리에서 일어난 뒤에 맹렬하게 흥분상태인
타바네 누나를 진정시키면서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질문을 하였다.
뭐가 되었든 치후유 누나나 호우키, 자신의 말은 들어주는 타바네 누나이니.
"무슨 말인지 자세히 말해줄래, 타바네 누나?
누나가 뭘 허락해준건데?"
"나랑 잇군의 교미!"
자신은 그 말에 곧장 핸드폰을 들어올려서는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니, 걸 수 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 맞겠지.
동시에 자신은 어떻게든 자신에게 달려드는 타바네 누나를 손으로 막으면서
한시라도 빨리 누나가 전화를 받기를 기다리는데---.
「으으음... 무슨 일이냐, 이치카?」
"누나!! 내가 뭐 잘못했어!?"
누나가 전화를 받자마자 자신은 빠르게 소리치면서
타바네 누나와 양손을 마주잡은채 힘겨루기를 실시하였으나
자신은 뱌쿠시키를 부분 전개했음에도 점차적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
아, 안돼----이렇게 가면----!!
「하? 도대체 무슨 헛소리냐?」
"타바네 누나한테 나 덮쳐도 된다고 한거야?!"
"치짱! 잇군은 내가 홋키랑 함께 행복하게 만들테니까 걱정마!"
「타바네 나는 마음을 밝히라고 한거지 니 마음대로 한게 아니란 말이다!」
자신의 비명소리와 함께 타바네 누나의 말에 깜짝 놀라서 소리치는
치후유 누나였으며 누나의 목소리에 그녀는 그제서야 자신을
덮치는 것을 멈추고서는 조심스럽게 물러나기 시작했다.
동시에 자신 또한 몸을 일으켜세우면서 핸드폰을 스피커 모드로
전환한 뒤에 자신들의 사이에 올려두고서는 이야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치짱이 나보고 마음대로---."
「마음에 솔직해지라는 뜻이었지 강압적으로 하라는 뜻은 아니었다!」
"부우우---. 차피 잇군은 홋키 좋아하고 홋키도 잇군 좋아하니까
아무래도 좋은 일이잖아? 타바네씨는 넓은 아량으로
다른 아이들을 첩정도에는 인정해줄 수 있다고."
「하아----. 일단 이치카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그와 이야기해라.
또다시 무턱대고 덮치려고 하면, 호우키에게 말하겠다.」
툭,하고 끊기는 전화통화와 함께 타바네 누나는
이내 자신을 바라보았으나 평상시와는 별 다른 것이 없어보이는
무척이나 밝고 기운찬 미소가 그 자리에 잡혀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알 수 있었다. 그녀 또한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예나 지금이나 그녀는 자신을 좋아하고 호우키를 좋아하고 치후유 누나를 좋아했다.
그리고 모두가 행복하게끔 온갖 일들을 꾸며왔던 것이며
치후유 누나가 허락하자 다같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고른 것.
물론 갑자기 이렇게 덮쳐지는 것은 사양이었지만 적어도 그녀의 진심은
알 수 있었으며 자신도 이것에 대해서 피하지 말고 마주해야겠지.
"타바네 누나, 정말로 나를 사랑하는거야?"
"응. 나는 잇군을 사랑해."
"....호우키가 싫어할지도 몰라."
"으음....그러면 홋키도 좋아하게끔 만들면 되지 않을까?"
혹시나,하는 마음에 질문을 해보지만
역시나 그녀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면서도 당연하다는듯이 어려운 것을 해내겠다 말했다.
예전과는 상대적으로 나아진 호우키와 타바네 누나의 관계였으나
그 골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며 그것이 다 메꾸어지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리 말하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예나 지금이나 타바네 누나는 자신의 생각은 가볍게 뛰어넘네."
"그럼 잇군--!!"
"하.지.만. 모두와 함께 이야기할 거야. 이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니까.
당장에 호우키와도 연결되어 있고 다른 모두하고도 이야기해봐야하는 문제야.
그러니까 너무 혼자서 앞서가지 말자고."
".....알았어."
자신의 말에 마지 못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타바네 누나.
그것에 자신은 만족하면서도 이제부터 그녀에 대해서 모두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 고민을 하기로 했다.
이 모든 일이 자신을 좋아하는 타바네 누나가
쑥스러워서 저지른 일이니까 용서해주자,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일들을 저질러버렸으며 쉽게 용서받기도 힘든 일.
하지만 그럼에도 모두에게 말해주면 이해해주지 않을까?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뭐, 다같이 해쳐나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Rrrr---Rrrr---.
"응?"
"아레?"
돌연 다시금 울리는 자신의 전화.
하지만 발신인은 표시가 되지 않았기에 누가 전화를 건 것인지
그냥 봐서는 알 수 없었지만, 이런 식으로 전화할 사람이 자신의 주변에는
딱 두명 있었으며, 그중 한명이 자신의 눈앞에 있었다.
그러니 이 전화를 건 상대는---.
"마도카?"
「친숙하게 부르지 마라.」
"에에---. 그러면 오리무라 가의 막내이자 내 여동생인
오리무라 마도카,라고 불러야하는거야? 너무 긴데?"
「....다음에 만나면 그 건방진 입부터 찢어주지.」
오리무라 마도카.
자신의 누나의 클론이자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서 엄청나게 싸웠으나
현재는 오리무라 가의 가족으로 되어져있는 소녀였다.
물론 본인은 인정을 하지 않고 있었으며, 어떻게든 스스로 납득할 만한
이유를 얻으려고 하고 있었다.
자신을 죽이고 누나를 쓰러뜨린다,라는 조금은 무리이지 않을까 싶은 목표.
하지만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들은 그녀를 내버려두고 있었다.
그 이유는, 현재로써는 그녀가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그것이니까.
"하하하, 부탁이니까 그건 봐줘."
「짜증나는군.... 뭐, 그래봤자 그것도 얼마 안갈테지.
기다려라. 네녀석들의 '약점', 파고들어주마.」
"에? 약점? 무슨 소리야 마도카?"
무언가 이상한 말에 자신은 마도카에게 되질문했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이미 종료된 통화음이었으며 그것에
자신은 핸드폰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약점이라니, 도대체 무슨 '약점'을 파고 든다는----.
"설마!"
"에? 잇군? 어디가?"
순간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불길한 하나의 가능성.
그것에 자신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곧장 바쿠시키를 전개하여서
어디론가로 향했다.
안돼, 안돼, 안돼 마도카! 그 사람만큼은! 그 소년만큼은 안돼!
자신은 마음속으로 제발 자신의 착각이길 빌었다.
그래,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것이며 착각이길 간절히 빌었으나
마음 속의 불길함은 도저히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하지메군!!"
자신은,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상대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하늘을 가르며
그가 살고 있는 멘션으로 빠르게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