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화 〉[IS]취중연가
"왠일이냐, 네가 간편식이 아닌 도시락을 가져오고?"
[아는 사람이 챙겨줬어.]
"헤에----. 내가 말한 '그 사람'?"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꺼내는 자신과 자신의 옆에서 매점에서
사온 빵과 음료를 준비하는 반장.
언제나처럼 자신과 밥을 먹어주는 그는 다른 사람들의 권유도
거절한채 자신과 함께 학교의 뒷편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옥상이라던지 교실, 그 외에 다른 곳에서 먹으면 좋을텐데
그는 어째서 매번 자신을 따라와서는 같이 밥을 먹어줄까?
자신은 마음속으로 그러한 생각을 하였으며,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점심 먹는게 어떠냐고 그에게 질문을 하였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은
너무 시끄럽다고 하면서 자신이 편하다고 했다.
반면, 반장의 말에 자신은 어떻게 대답할지도 고민하게 되었는데
이 도시락을 만들어준 것은 오리무라 씨가 맞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는 만들어주셨으며, 본래라면 간편식을 챙겨오려던 것을
막아세우면서까지 자신에게 건내준 것.
"흐으음---. 뭐, 좋은 일이네, 너한테 다른 사람이 생긴건."
[고마워. 가라아게 하나 먹을래?]
"됐어. 너나 많이 먹어라. 나는 이걸로 충분하니."
텁,하고 자신의 머리에 손을 올리는 반장은 자신의 말에
대답하면서 본인이 사온 빵을 한입 먹기 시작하였으며
자신 또한 속으로 오리무라 씨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면서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조금은 식었지만 그럼에도 맛있다는 생각이 드는 도시락이었지만
역시나 자신에게는 조금 많은 양이었는지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정말이지....여자들이 보면 네 식사량은 부러워할 것 같네."
[나처럼 작아야할텐데?]
"흐으으음...여자들한테 그건 손해가 아닐지도?"
[나한테는 손해야.]
응, 절대로 자신에게는 손해였다.
*
"크윽!?"
"아라라---. 드디어 피한건가?"
하늘을 빠르게 고속 이동하면서 조금전의 초음파를 간신히 피한 자신과
그런 자신을 농담처럼 칭찬하는 상대의 싸움은 도저히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며
자신의 원거리 공격은 전부 막히고 있는 상태.
무언가 특별한 무언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몸으로 받아내고 있음에도
전혀 통하지 않고 있었으며, 저쪽은 계속해서 미사일이나 초음파를 이용해
이쪽을 요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반면 이쪽의 원거리 공격은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어떻게 하면 공격이 통할까, 생각을 하지만---.
철컥.
"----."
이내 검을, 유키히라 니가타를 다잡으면서 곧바로 돌진의 자세를 취하였다.
잔재주나 원거리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면, 몸통을 베어내어 한번에 끝낸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자신은 곧바로 이그니션 부스트까지 사용해서
녀석에게 빠르게 돌진하였다.
반면, 큰 덩치에 걸맞게 느린 속도를 보여주는 상대는
자신의 가속에 반응하지 못한채 그자리에서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며
입을 벌려서 초음파를 쏘아낼 준비를 하였으니 자신이 도달하기 전에
먼저 기절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는 안돼!"
곧장 손을 들어올림과 동시에 설라[雪羅]를 녀석을 향해서 겨냥
주저없이 녀석을 향해서 그것을 발사하였으며
동시에 발사된 하전입자포는 녀석의 입에 명중하였지만 방심하지 않는다.
상대라면 이것을 버틸 수 있을테니까, 충분히 버틸테니까.
그렇기에 자신은 계속해서 가속함과 동시에 녀석에게 도달하자마자
여태까지의 가속도를 이용해서 몸통을 수평으로 베어냈으며
손에 전달되는 감각을 통해서 자신의 공격이 녀석에게 들어간 것을 확인했으나----.
"얕---."
"안타깝네. 조금은 얕았어."
순간 자신의 옆구리에 느껴지는 거대한 충격과 함께
아레나의 벽면으로 한번에 날아간 자신은 그곳에 부딪히고나서야
간신히 멈출 수 있었으며 고개를 들어올리자 보이는 것은
이쪽을 향해서 그 거대한 입을 벌린채 초음파를 발사할 준비와 함께
미사일 포트를 개방한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에 자신은 양손을 들어올리면서 항복의사를 전할 수 밖에 없었다.
바쿠시키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문제.
절대방어까지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통에 그대로 때려박혀진
충격으로 인해서 당장 몸을 움직일 수 없었기에 항복할 수 밖에 없었다.
"항복, 항복이야."
"후훗, 이번에도 내 승리네."
"아아---반칙이라고 네몸은."
그래, 정말로 반칙이 아닐 수 없었다. 베리어가 없었기에 영락백야는 소용없고
상대가 사용하는 것은 대 IS미사일과 초음파였기에
에너지 무효화 방어인 하의[霞衣] 또한 이녀석을 상대로는 의미를 상실.
마지막으로 IS에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는 석지등야[夕凪灯夜]는
상대가 IS가 아니라는 점에서 무용지물.
뭐야 이거? 완벽하게 내 카운터잖아?
오히려 라우라나 샤르쪽이 상대하기 편하겠는데?
관성정지시스템,이라는 것을 이용하고서는 그대로 화력으로 밀어붙이면 되는
라우라의 슈바르체어 레겐이나 각종 실탄병기와 파일 벙커를 가지고 있는 샤르의 리인 카네이션.
"몸이 좋은 걸 반칙이라고 한다면, 그쪽은 다른 IS한테 무조건 반칙쓰는거라고?"
"아아, 젠장. 이번에는 이길 줄 알았는데."
"하지만 마지막은 조금 위험했다고? 자, 봐봐."
자신에게 복부쪽을 보여주는 상대는 그것에 나있는 파인 자국을 보여주었는데
시작할때까지만 해도 없던 그것은 분명 자신이 마지막에 돌진하면서
보인 수평베기에 의한 상처인게 분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반대로 생각하자면 이그니션 부스트까지 사용해서
돌진한 공격이 겨우 파인 자국이었으며, 그것도 깊은게 아닌 얕은 수준.
아마 망치질 몇번이면 다시 펴질 그것에 자신은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상대는 자랑스럽게 여겨도 된다고 말하지만----.
"너가 그렇게 말해도 놀리는 것 같다고."
"정답,이라고 하면 조금 그러려나?"
자신의 말에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는 상대.
동시에 상대의 눈에서 빛이 나오는가 싶더니 자신의 앞에 나타나는 홀로그램은
눈앞에 있는 그것과는 너무나도 상이한 모습을 비추었다.
회색빛의 장발 머리카락에 숏팬츠, 얇은 겉옷을 입은 소녀의 모습을 한
그것은 자신을 바라보면서 너무나도 소악마적인 미소를 지어주고 잇었다.
"하지만 칭찬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마하니 이렇게 공격이 통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단 말이야.
뭐, 노력한 상으로 질문 하나 정도는 허락해줄테니 뭐든 물어봐.
참고로 오빠의 쓰리 사이즈는 안알려줄거야?"
"남자의 쓰리 사이즈를 왜물어봐?
그냥 이름이나 알려줘. 언제까지 야, 너 등으로 말할 순 없잖아."
자신을 향해서 아직도 장난을 치려는 상대의 말에 순간 어이없음을 느끼면서
그냥 이름이나 알려달라고 말하는 자신은
뱌쿠시키를 해제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그러한 자신을 바라보는
상대는 여전히 소악마적인 미소를 지우지 않은채 자신에게 말했다.
"사이토 마리나. 내 이름이야."
*
"그럼 내일보자."
[응, 잘가 반장.]
자신은 반장에게 인사를 건내고서는 그대로 자신이 사는 멘션으로
향하면서 프로그램의 하나 만들어달라는 회사의 말에 작업에 착수하기로 생각하였다.
자세한 사항은 메일을 봐야겠지만 어떠한 프로그램의 기본틀을 만들어달라는 것인데
뭐, 나중에는 아마 자신이 다하게 될 것이리라.
물론 기본틀만이었기에 이전처럼 처음부터 끝가지 만드는 것보다는
수월할 듯 하지만 기본틀이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기 편하게 해야하는 것이라던지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되는 그런 작업이었으며, 그덕분에 돈을 좀더 받지.
그렇게 멘션으로 걸어가면서도 이제는 두꺼운 옷을 벗어도 될 정도의 날씨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자신은 내일부터는 코트는 벗고 등교할 생각을 하였으며
춘추복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을 하였는데---.
"하지메."
[오리무라 씨.]
"이제 돌아가는 거냐?"
멘션으로 향하고 있던 오리무라 씨가 차에서 자신을 부르셨다.
그녀도 이제서야 멘션으로 돌아가는 중이신 것 같으신데
아무래도 오늘은 당직이 아니신 모양이다.
반면, 그녀는 차에 타라고 말씀하시면서 차를 멈추시는데
그것에 자신은 어떻게 할까,고민하다가 이내 차에 올라탔으며
자연스럽게 다시 출발하는 차.
[도시락 잘먹었습니다.]
"맛있게 먹었다니 다행이군 그래. 요리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조금은 불안했는데, 실패한게 아니라서 마음이 놓이는군."
아, 그러고보니까 남동생분도 그녀가 요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던가?
전날 IS학원에서 남동생분과 이야기했던 것을 떠올리는 자신은
그녀가 최근까지 요리를 안했다거나 집안에서 엉망진창이라는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고개를 돌려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 사람이 모든 것에 대해서 완벽할 수는 없는 것처럼
그녀도 밖에서는 유능하지만 집안에서는 그만큼 풀어지는 것이겠지.
"그러고보니 하지메. 미안하지만 다음주에 출장을 갔다오게 되었다."
[출장이요?]
"아아, 임해학원 기간에 갈 곳에 대해서 사전답사를 가는 것인데
매년 가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직접 가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지.
아마 월요일쯤부터해서 이틀정도 집에 못갈것 같구나."
[일때문이니까, 어쩔 수 없죠. 저는 괜찮으니까 조심히 다녀오세요.]
그녀의 말에 자신은 메모장을 보여드리면서도 그녀가 괜히 미안해하지
않게끔 말하면서도 그녀가 말한 것에 대해서 떠올린다.
임해학원이라, 생각해보면 조만간 자신의 학교도 갈 준비를 하겠구나.
물론, 자신은 매번 그러했듯이 안 갈것이지만----.
"올때 선물 사올테니, 조심히 있어라."
[네, 오리무라 씨도 조심히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