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화 〉[IS]취중연가
"----."
과연 이곳에 와도 되는건가,싶은 생각이 드는 자신은
조용히 눈앞의 IS학원을 바라보면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으나
이미 도착한 시점에서 의미없는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는 정말로 단순했으니, 그것은
바로 반 대항전이라는 것을 관람시켜준다고 말하는 오리무라 씨의 말때문이었는데
이런걸 외부인에게 그냥 보여줘도 되나, 싶은 자신이었으나
대답도 하기 전에 이미 오리무라 씨는 자신이 오는 것을 확신시하고 계셨다.
그리고 이윽고 도착한 이곳에서 자신은 안으로 들어가---기전에.
"----."
좋아, 물탱크는 보수가 되어있네.
설마하니 오늘도 전의 그것처럼의 불상사가 있는 것은 사양이었기에
자신은 입구쪽의 물탱크를 확인한 뒤에야 안으로 들어가서는 그대로
오리무라 씨가 있을 장소로 향하는 자신.
교무실에 있을 시간이라고 생각되었으며, 실제로 그녀 또한
전날처럼 교무실로 오면 된다고 하였으니 기억을 더듬으면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 자신은 학원의 내부를 다시한번 둘러보았다.
이전날과는 다르게 학생들이 보이는 학원의 내부였으며
IS를 다루는 것 빼고는 다른 학교와는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뭐, 학습을 위한 장소이고 IS를 전문적으로 가르키는 것이지만 동시에
다른 교육과정을 실시하기도 하는 것이리라.
한편, 남성인 자신은 IS를 다루지 못하기에 국가대표라던지 그런 것이 될 일은
전무하겠지만 프로그래머로써 IS의 코어쪽에는 관심이 어느정도 가는 것은 사실.
다만 그것의 내부는 자신으로써는 도달은 커녕, 이해조차 하기 힘든 것이었기에
얌전히 포기한 상태였었다.
범인인 자신이 천재 중의 천재가 만든 것을 이해하는것은 무리일테니.
그렇게 건물의 안으로 들어간 자신은 가방에 곱게 포장한 흰색 고양이 잠옷을
빌려준 사람을 오늘은 만날 수 있기를 바랬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이것을 되돌려주면서 감사인사와 함께 전날
빨기 위해서 가져갔던 옷과 신발을 되돌려받기 위함.
남에게 자신의 옷을 계속 맡기는 것도 그렇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지만 이곳을 마음대로 오는 것은
조금 그렇고, 감사인사도 전할 겸 직접 건내드리고 싶은 자신은
오리무라 씨의 권유에도 거절하고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챙겨온 것이었다.
그렇게 이제 교무실을 향하는 계단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코너를 도는 자신은---.
"위험해!"
"----."
아, 제발.
*
"....."
[하실 말씀이 뭔지는 알 것 같기는 한데, 그냥 하세요.]
"그거, 올때부터 입은거냐?"
자신은 앞에서 반쯤 해탈한 듯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메모장을 보이고 있는 하지메를 바라보면서 질문을 하였으나
이것이 멍청한 질문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
전날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이런 복장으로 교무실에 온 것.
솔직히 의심까지는 아니더라도 질문은 한번 해볼 법 하다고 생각한 자신이었으며
옆자리의 야마다 선생 또한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하지메를 바라보았다.
다만, 하지메는 메모장에다가 글을 적어내리면서 설명을 하니
전날과 동일하게, 누군가가 고의로 그러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물을 뒤집어 써서 상대의 배려덕에 샤워는 했지만 갈아입을 옷이 이것뿐이라는 듯 한다---.
"일단, 그, 잘어울린다."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
뭔가 기운 빠지는 그의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잘 어울리는 것은 사실이었으며, 그의 모습은 조금 큰 고양이 같은 느낌이었다.
종으로 따지자면 메인쿤 같은 느낌?
"일단, 자리를 이동하도록 하지.
야마다 선생, 오늘은 분명 5반과 8반이었지?"
"네, 다른 반은 어제 했으니까 오늘 그 두반이 하면 끝이에요."
"좋아."
자신은 다시한번 야마다 선생에게 오늘의 반 대항전의 내용을 확인하고서는
곧장 야마다 선생을 대동한채 하지메와 함께 관제실로 이동하기 시작했는데
야마다 선생은 이번에도 IS학원에 들어온 하지메의 모습에 궁금증이
생기는 것 같았으며 질문을 하고 싶지만 민감한 문제일까봐 질문을 못하는 것이 보였다.
이래저래 배려심이 있는 그녀인데다가 어려보이기는 해도
성인이고 하니 어떻게 해야할지 내적으로 갈등되는 것이겠지.
"지인,이라고 넘어가기에는 무리가 있을까?"
"네? 아, 아뇨 그런건 아닌데----. 역시 오리무라 선생님의 남자,이신거죠?"
"뭐,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렇지."
그것에 그냥 자신이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사랑하기도 하고, 고백도 받아준 상대이니 공연히 밝히는 것은 조금
그렇지만 그래도 야마다 선생은 알고 있는 편이 좋겠지.
자신이 없을때라던지, 갑작스러운 상황에 도움을 받아야할 수 있으니까.
반면 야마다 선생은 자신의 말에 하지메를 집중해서 바라보면서
무언가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자신이나 하지메나
그런 그녀의 시선에 무언가 주의나 그런 것을 받는게 아닐까, 싶었다.
일단 한쪽은 미성년자인데다가 나이차이도 적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니.
"혹시 중----."
[고등학생 1학년이에요.]
"그럼 세이프네요. 아참, 관제실은 두분이서 가세요.
저는 잠깐 볼일이 있어서요!"
하지메를 향해서 야마다 선생이 무어라 말하려던 것을 빠르게 자르며
메모장을 내미는 그의 모습은 그에게 남아있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고
야마다 선생은 자신으로써는 이해가 안가는 말을 하더니 이내 자신들의 곁에서
떠나 어디론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딱봐도 자신들을 배려해주는 것이겠지.
그건 그렇고 이번에야말로 소개시켜줄까나?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주머니에 들어있는 마리나 녀석의 본체에 대해서
떠올리며 관제실로 향했고---.
"아, 누나 왔...어?"
[오래간만이에요. 그리고 복장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말아주세요.]
"너가 왜 여기에 있는거냐?"
"아, 아니. 야마다 선생님이 가보라고 하셔서 온거라서...."
그곳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대기중인 이치카녀석과 만났다.
물론 녀석은 자신들을 보자마자 반겼으나 하지메의 복장에 당황하지만
야마다 선생때처럼 질문은 거절당했다.
그것보다 야마다 선생이 돌아간 것은 이치카녀석과 만나게 하기 위함이었던 걸까?
쓸데없는 배려라고 생각하는 자신은 이내 관제실에 있는 자리에 앉아서는
반대항전을 시작할 준비를 하는 한편, 하지메와 이치카에게는 편하게 쉬라고 이야기하였다.
뭐, 둘다 남자이고 하니까 서로 이야기하는데 문제는 없겠---.
"누나는 그쪽에서도 엉망이야?"
"시끄럽다!"
퍽!
*
"누나! 다짜고짜 메뉴얼북으로 머리를 내리치지 마!"
"그럼 쓸데없는 질문을 하지 말란 말이다!
덩달아서 네녀석은 오래간만에 만나는거면서 물어볼게 그런거냐!?"
"생활력이 0점을 떠나서 마이너스인 누나이니까 그런거지!
게다가 요리도 나한테 배워서 그나마 하게 된거지 그 전까지는 할 생각도 없었잖아!"
다짜고짜 자신의 앞에서 싸우는 오리무라 남매의 모습에
자신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는데, 반의 다른 아이들이
말하던 것 처럼 남매는 같이 있으면 매번 싸운다는 말은 사실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들처럼 막 죽일듯이 싸우는 것이 아닌
언쟁이 오가면서도 무언가 진심으로 서로를 걱정하는 느낌이
보였으며 자신이 끼어들기에는 조금 난감한 문제였기에
가만히 있기로 한 자신은 조용히 관제실의 앞쪽에 보이는 아레나를 바라보았다.
두 학생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대기중이었으며 관객석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그 둘을 바라본채 언제 시합이 시작될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
대다수는 학생이었지만 학생 이외의 사람들도 있었으며 아마 각국의 높으신 분들이겠지.
"하아---. 이상한 이야기는 하지 말고 있어라.
나는 슬슬 일해야하니까."
"응, 누나. 그러면 하지메군 잠깐 이쪽으로 와볼래?"
오리무라 씨가 슬슬 업무를 보기 위해서 관제실의 제어판으로 향하셨으며
남동생분은 그녀의 방해가 되지 않게끔 자신과 함께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뭐, 그래봤자 조금 뒤로 물러난 것 뿐이었으며 그곳에서 오리무라 씨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우리 누나가 힘들게 하지는 않아?"
[아뇨, 오히려 잘해주세요.]
"아니, 거짓말 안해도 돼. 우리누나 집에서는 엄청 글러먹었으니까."
자신의 말에 매마른 목소리를 내면서도 무언가 난감하다는 듯한 얼굴을 하시는
남동생분의 모습에 그 또한 오리무라 씨에게 많이 시달렸다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자신보다 더 오래 시달렸겠지.
하지만 집안에서, 그리고 쉴때의 모습과는 다르게
일하시거나 사회에서의 모습은 훌륭한 사회인의 상태였으니
남동생분에게는 자랑스러운 누나일 것이리라고 생각되었다.
물론, 자신으로써는 약간 괴리감이 있기는 하지만---.
"누나, 1학년들은 어때?"
"뭘 바라는거냐. 다 거기서 거기지. 다만, 네녀석이 보여주었던
그때의 모습보다는 나은 것 같군 그래."
"아하하하...그때의 일은 잊어줘."
"뭐, 그건 조금 어려울듯 하군 그래. 그것보다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볼때는 금방 끝날 것 같으니까."
오리무라 씨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제어판을 조정하시는데
그녀의 말대로 진짜 얼마지나지 않아서 끝나는 시합이었으며
유리창 밖에는 승자가 표시되는 것으로 보아서 오리무라 씨가 할 일은
끝난 것이라 생각해도 무방하겠지.
[오리무라 씨, 수고하셨어요.]
"수고라고 할 것도 없었다. 그냥 신호만 주고 아레나의 실드를
전개하기만 하면 될 일이었지.
예전에는 조금 일이 있어서 그 뒤로 실드의 출력을 높였거든."
"아하하하....타바네 누나...."
뭐랄까, 두분다 예전에 이래저래 여러가지 일이 있으신듯한데
파고들면 두분다 엄청나게 피곤하실테니까 질문을 하지는 말자.
자신은 그것과는 별개로 금방 끝난 대항전에 구경은 거의 못했다고 생각하였으나---.
"자, 그러면 집으로 가볼까?"
"응, 누나."
[집이요?]
갑작스럽게 집으로 간다는 말에 당황하는 자신은 둘에게 메모를 보이자
둘은 이번에는 남매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동시에 자신에게 말했으니---.
""당연히 오리무라 가다(가야).""
".....?"
뭐가 당연하다는거죠, 두분?
*
"....과연, 둘의 약점인가?"
컴퓨터의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권총을 장전하는 자신은
계획을 짜면서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힘을 증명할 방법을 구상했다.
오리무라 이치카를 쓰러뜨리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다.
그리고 오리무라 치후유를 쓰러뜨리고 자신이 최강이 된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탕,하고 구멍이 나는 컴퓨터의 스크린.
그것에 자신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곧장 일본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
오래간만에 돌아가는거지만, 딱히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기에
자신으로써는 아무래도 좋은 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존재와 힘을 증명하는 것 뿐이니까.
"오래간만에 일이다, 쿠로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