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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화 〉[IS]취중연가 (43/139)



〈 43화 〉[IS]취중연가

「갸아아아악!!-」
"---!!"

TV화면에서 크게 울부짖는 귀신이 등장하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몸을 떨지만 들키지 않으려하는 하지메의 반응에
공포영화를 보고 있음에도 가슴 한켠이 간질거리고 있었다.
작은 고양이를 품안에 안고서 있는 감각으로 공포영화를 보고 있자니
무섭기는 커녕 너무 귀여웠으며 그런 그를 합법적으로 끌어안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중인 자신은 영화가 상영된지, 어떠한 내용이었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품안에 안겨져있는 하지메가 너무나도 귀엽고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티를 낼  없었다.
여기서 그를 향해서 귀엽다,라고 한다던지 하면 분명 삐질테니
최대한 얼굴표정이 나타나지 않게끔 자제하면서 그를 끌어안는 자신.

하지만 그건 그렇다치고, 늦게나마 영화를 바라보는 자신은
드문드문이기는 하지만 영화의 퀄리티는 확실히 좋았다.
일본의 그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공포영화들보다는 좋았으며
CG라던지 그런 것에 돈을 사용한 티가 확실히 보였기에
단순히 영화자체만 두고봐도 인기작이라는 것은 이해가 갔다.


물론, 하지메의 이런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은 자신이었으며 지금도 그를 끌어안아주면서
안정감을 주는 자신.
다른 커플들은 남자가 지켜준다는  같았고, 그것에 대한 로망이
있다는 것 같지만 자신이랑은 큰 관계가 없어보였다.


오히려 이렇게 하지메를 끌어안고서 보는 영화가 더 마음에 들었기에
자신은 만족하고 있는 상태였다.


"----."
"끝났군 그래."

어느샌가 올라가는 엔딩크레딧과 함께 한숨을 내쉬는 하지메의 모습에
자신은 영화가 끝났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면서 다음에는 어떤걸 볼까,하고
DVD를 뒤져보려했으나 그것보다 하지메는 곧장 DVD 중에서 공포영화라는
타이틀이 적힌 것들을 전부 빼돌렸다.


조금전까지 공포영화를 봐서 그런지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으며
어떻게든 그것들을 자신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결사의 의지가 보이는데
그, 미안하지만 그것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운 점이라면 하지메가 공포영화 DVD를 가져가서
남은 DVD중에서는---.


"그러면 이걸 볼까?"
"---??"
"로맨스물이라면 괜찮겠지?"


다른 방법으로 하지메를 놀려볼까?
자신은 자신이 과연 넣었는지 의문이 드는 로맨스영화 DVD를
들어올려서는 그대로 DVD기기에 넣고서는 자리를 잡았으며
하지메를 앉힐 준비를 했다.


동시에 하지메는 손에 들려진 DVD들과 자신이 넣은 DVD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보고서는 그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둔 뒤에 메모장을 보이는데---.

[공포물 아니죠?]
"아니다. 여기, 로맨스물이라고 적혀져있지 않나?"

그와 마찬가지로 DVD 케이스를 보이는 자신은 그에게
로맨스라는 글자를 보이면서 그를 안심시키고서는
다시 그에게 다가오라고 손짓을 했으니, 그제서야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하지메를 바라보면서 자신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포옥,하고 안기는 그의 몸은 자신에게 있어서 적당한 크기였으며
이대로 계속 끌어안고 싶다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한편, TV화면에는 새로이 넣은 영화가 시작되었으며---.

「으으음---.」
"---!?"
"격렬하군 그래."

시작부터 농밀한 키스씬이라니, 당첨인가?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맥주를 들이키며 하지메 몰래 슬쩍,하고
DVD 케이스의 한켠에 있는 글자를 읽어내렸다.

-19세 미만 시청금지.-
'내가 곁에 있으니 문제 없다.'

오늘따라 맥주가 무척이나 달콤하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은 영화를 감상하면서도
시선을 내려서 하지메를 바라보니까 이번에는 공포영화와 볼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움찔거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수줍어서 그런 것인가, 했기에 귀엽다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그것은 아니었다.
무언가 무섭다는 듯이, 몸을 떨고 있는 그의 모습.
동시에 떠오르는 것은 그가 겪었던 자신과의 첫만남의 사건.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자신은 곧장 리모콘을 눌러서 영화를 정지시켰으며
동시에 그것에 놀라서 고개를 들어올리는 하지메에게
자신은 옆에 두었던 DVD 케이스를 보이면서 말했다.


"실수로 성인물을 넣었다. 명색의 교사가 미성년에게 이런 걸 보일 수 없잖나?"

가벼운 느낌으로, 정말로 실수인것 마냥 말하는 자신은
그대로 DVD를 꺼내서는 케이스에 되돌린 뒤에
다른 것을 하나 적당하게 넣었으니, 그것은 힐링물이라고 적힌 애니메이션이었다.
물론, 자신은 그닥 관심이 없었으며 하지메도 아마  관심이 없겠지만
지금은 아무거나 넣어서 기분을 전환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로미--잇!]
"----."
"....저 녀석, 개키워도 되는건가?"


그리고 이어지는 진지하게 개가 전부 해결하는듯한 애니메이션의 내용에
자신은 당황하지만 이내 애니메이션이니까,라고 넘기면서도
시선을 내려 하지메의 상태를 확인하지만 아까보다는 나아진 듯한 상태.


떨림도 없었으며 무언가 무서워하는 기색도 없어보이기에
자신은 안도의 한숨을 돌리면서 맥주캔을 들이켰---.

"음?"

순간 목에 넘어가는 느낌이나 입안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이상해서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것은 캔음료가 들려져있었으니
그것에 순간 불길한 느낌에 시선을 내리자 보이는 것은---.

"히끅--."
"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채 한손으로 캔맥주를 들고있는 하지메가 눈에 들어왔는데
무언가 몽롱한 표정으로 있는 녀석은 TV 화면을 보는 것처럼 보였으나
그의 시선에는 초점이 없었으며 마치 고양이마냥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에 자신은 그의 손에 들려진 맥주캔을 뺏어들고서는 옆으로 치우고서는
자신과 마주보게끔 몸을 돌리는데--.


"---."
"하,하지메!?"

멍청하다라는 느낌이 들정도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순수하게 웃는 하지메는
이내 자신을 끌어안으면서 얼굴을 부비기 시작했으며 갑작스러운 녀석의 행동에
놀라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기에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뭐, 거절할 생각은 없었지만 일단은 녀석을 해결해야했다.

이미 마신 술을 어떻게 할 수는 없었기에 일단은 녀석을
잠재우기로한 자신은 하지메를 그대로 안아들어서는
곧장 침실로 향했으며 녀석을 침대에 앉혔으며 자신에게 두른 손을
약간은 아쉬운 마음으로 풀어낸 자신은 녀석을 재우기 전에
마실 물을 건내주러 방밖으로---.

훌렁---.
"----."
"....."


순간 코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흘러내리는 것을 느낀 자신은
곧장 손으로 막아세우면서 근처의 티슈로 코를 막아세우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하지메의 행동을 막아세웠으니---.

"하, 하지메."
"----?"
"아, 아무리 더워도 그렇게 옷을 훌렁 벗으면 감기걸린다."
"----?"
"....글렀군."


이녀석, 얼마나 술에 약한거냐?
자신은 다짜고짜 상의를 벗고서는 이내 하의까지 벗으려는
녀석을 막아세우면서 말을 하지만 이미 술에 취한 녀석은 자신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채 그저 고개를 갸웃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평상시에는 절대로 볼 수 없었던 그의 모습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는 자신이었으나 일단 최대한 교사라는 입장을
떠올리면서 어떻게든 평정심을 유지하는 자신은 일단 하지메를
침대에 눕히고서는 이불을 덮어주었다.


상의를 입히려고 하는 노력을 하기는 했지만
하지메는 그것을 싫다고 하면서 어떻게든 입혀도 그냥 다시 벗어버렸기에
다시 옷을 입히는 것은 포기한 상태.

다행이라면 하의는 안벗으려고 한다는 점이려나?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잠깐  좀 가져오---."
꾸우욱---.
"...."


자신이 주방으로 가서 물을 가져오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찰나, 자신의 옷을 잡은 하지메는 마치 버림받는 강아지마냥
불쌍한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보았으니, 어째서인지 있을 리 없는 꼬리와 귀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반면 그는 손으로 옆자리를 툭툭,하고 내리치는데
이거 분명, 그거겠지? 같이 잠자리에 들자는 의사표현?
하지만 이 상태의 그와 함께 잠자는 것은 조금 위험한 일이었기에
자신은 거절을 하려고 했으나---.


"-----."
"아, 알았다. 그러니 울지 말아라."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그의 모습에 결국 백기를 드는 것은 자신.
거실의 정리라던지 그런 것이 남아있지만 도저히 그를 두고서
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은 별 수 없이 그의 곁에 자리잡고 누웠으며
침대에 눕기 무섭게 자신의 품안으로 파고드는 그의 모습은 정말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품안으로 파고드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덩달아서 무척이나 기뻐하는 듯한 표정의 그는
이내 자신의 품안에서 얼굴을 부비는가 싶더니 이내 잠에 빠져들었으며---.


"....."


낮잠을 잘때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는 자신이었으며
동시에 자신은 다짐을 하였는데, 그것은 절대로 하지메에게
술을 먹이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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