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화 〉[IS]취중연가
"자, 여기에 옷은 둘테니까 갈아입어줘.
젖은 옷은 내놓을 내가 빨아줄테니까 걱정말고.
아참, 보일로 돌릴테니까 샤워도 해야한다? 감기걸리니까."
조금전에 만난 누나의 안내로 인해서 학원의 건물 내부로 들어온 자신이었으나
안타깝게도 메모장이 없었기에 자신은 그녀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장애를 알아차리고선 배려를 해주었다.
뭐, 배려라고 해봤자 대답이 편한 질문들을 하는 것이었지만....
그렇게 그녀의 안내를 받아서 도착한 곳은 그녀의 방이었으며
2인1실이었던 것인지 침대가 두개나 있는 그 방에서
자신을 샤워실로 밀어넣는 그녀는 그대로 물러났으며 무언가 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랄까, 사람을 잘챙겨주시는 분이시구나,하는 생각을 한 자신은
이내 그녀의 권유대로 죄송하지만 샤워기의 따뜻한 물을 맞으며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만들었으며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게끔
구석구석 씻어내리기 시작했다.
수건이라던지 그런 것들은 탈의공간에 있었기에
별다른 걱정을 할 필요도 없었고, 그저 젖은 옷을 내놓기만 하면되는 것일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문틈사이로 내놓은 그것들을
누나가 가져가는 것이 불투명한 유리문에 비추어보이는 걸로
확인하면서 다시금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아, 안돼. 너무 따뜻해서 살짝 졸리네.
*
"후후훗."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은 젖은 빨래감을 가지고
방을 나서는데 무언가 다른 사람을 챙겨주거나해서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닌, 드디어 '그것'을 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라우라에게 입히고 있는 고양이 인형잠옷은 두개가 한세트였는데
자신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아서 입지 못하였던 것.
그렇지만 라우라는 이미 작은 검은색 고양이 잠옷을 입혔기에
오늘까지 벽장의 한 구석에 자리잡힌채 입어줄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그러한 사람이 나타난 것!
무려 병약계의 미소녀인 방문객이 물 맞은 생쥐꼴에 처한 것을
자신은 보마자마 눈을 번뜩이면서 느꼈다.
분명 잘어울린다,라고. 그래 안어울릴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그녀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와서는 샤워실까지 빌려주는 것으로
잠옷을 입을 수 밖에 없게끔 상황을 만들었다.
"아아, 드디어---."
이제 라우라를 깨워서 같이 사진을 찍으면 되는 일.
두명의 미소녀가 고양이 잠옷을 입는 모습은 분명 좋은 일이겠지?
라우라가 요즘에 자신을 자꾸 피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것은 그닥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빨래실에 도착한 자신은 그녀의 옷들과 세제를 넣고서는
세탁을 하면서 시간 타이머를 최대한 길게 설정했다.
이치카가 보았으면 이럼 안된다고 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일.
짧게하면 분명 세탁이 끝나는데로 탈수하고선 도망칠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하는 일이었다.
"그러면 이제---."
Rrrrr----Rrrrr----.
"응?"
몸을 돌려서 라우라를 데리러 가기 위해서 몸을 돌리려던 찰나
주머니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핸드폰을 꺼내드는 자신.
전화의 상대는 세실리아였는데 갑자기 무슨일인거지?
오늘은 그녀가 시내에 있는 백화점에 잠시 나갔다 온다고 했는데?
자신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전화에 의문을 품으면서
통화버튼을 눌렀는데---.
"샤를로트양! 큰일이에요!"
"에? 에에? 무, 무슨 일이야 올코트양?"
갑자기 큰일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말에 놀라서 되질문 하는 자신이었다.
다짜고짜 큰일이라고 하면 자신으로써는 알 수 없었기에
그녀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자신은----.
"링잉양이 지금 이치카씨를 데리고 호텔로 가려고 해요!
거기다가 뒷통수를 후려쳐서 기절시킨 상태라고요!"
"지금 당장 라우라 데리고 갈께!"
*
"....."
뭐지, 이건?
자신은 샤워를 끝내고 나왔으나 아까의 누나는 보이지 않았으며
갈아입으라고 둔 것 같은 잠옷만이 자신을 반기고 있었는데
이게 과연 무슨 뜻일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보는 자신.
그도 그럴 것이 자신에게 입으라고 내어진 옷은 다른 것도 아닌
흰색으로 된 고양이 인형잠옷이었으며 다른 옷은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잘못 꺼냈거나 다른 것이랑 착각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덩달아서 조금전의 누나는 입을 옷을 둔다고 했는데 이것 이외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으니 아마 그녀가 가져다 놓은 것이 맞을텐데....
과연 이건 실수일까,하는 생각을 하는 자신은 어떻게 해야할지
진지하게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밖으로 나가려면 이것을 입어야하고, 안입고 버티자니 오리무라 씨와의
약속시간은 점차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
혹시나,하는 마음에 고개를 내밀어보았으나 안타깝게도 아까의 누나는
보이지 않았으며 방안에는 다른 사람은 없었다.
거기서 순간 옷장을 찾아서 다른 옷이 있지 확인해 볼까했지만
방의 주인이 없는 곳을 뒤져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자신은
한숨을 내쉬면서 잠옷을 입었다.
무척이나 좋은 착용감과 푸근한 느낌에
자신에게 맞춘 것인지 딱 맞는 사이즈였으며 탈의실에 있는
거울에 비추어보이는 자신의 모습은 잠옷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으며---.
"...."
왠지모르게 기분이 나빴다.
귀여운 것은 기분이 좋았지만 자신이 그 귀여운 것이라면
이야기가 조금은, 아니 많이 다른 것이었다.
가뜩이나 키가 작아서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놀림을 받는데
이제는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이런 걸 당하게 되다니....
물론 선의로 도와주신 것이니 자신이 참아야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하지 않나 싶은 자신.
하지만 그러한 불만의 대상은 이곳에 없기에 자신은 한숨을 내쉬고서는
그대로 치후유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교무실을 찾아보기로 했는데---.
"...."
신발도 가져가셨네, 이 누나.
*
"으으음----."
점심시간이 다되가는 상황에서 자신은 핸드폰을 바라보면서
고민에 빠지게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하지메가 아직도 안 온 것에 대한 것.
분명 약속시간에 못맞추게 된다면 연락을 준다고 했던 그였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었으며 교무실까지 오지도 못한 상태.
학원의 약도는 이미 그의 핸드폰으로 보냈기에 찾아오는 것은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자신이었으나 만약 못찾는다고 해도
그가 자신에게 전화를 하면 금방 해결될 일이라 생각하지만
어째서인지 연락도 없고 교무실로 오지도 않은 그.
"무슨 일이세요, 오리무라 선생님?"
"...잠깐 나갔다 오도록 하지 야마다 선생. 무슨 일 있으면 연락주게나."
"네? 아, 네 다녀오세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그를 찾으러 나가는 자신.
약속시간이 다되가는데도 안오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는데
학원에 남아있는 몇몇의 여학생들에게 잡혀서 난처해하거나
돌연 그가 갑자기 자존심 때문에 스스로 찾느라 못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스로 찾으러 나선 것이었다.
일단은 학원의 입구쪽부터 찾아보도록 할까,하면서
자신은 교무실의 문을 열었으며---.
"....."
"....."
뭐냐, 이 고양이는?
자신은 교무실의 앞에서 고양이 귀가 달린 인형옷을 입은 누군가를
바라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으나 상대는
갑자기 열린 문에 코를 박은 것인지 주저앉은채 얼굴을 양손으로 가린채
몸을 떨고 있었다.
본래라면 여기서 사과를 했어야했겠지만
너무나도 의외의 복장에 당황한 자신은 상대에게 말을 걸어야한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한채 가만히 서있었으며----.
"----."
"하,지메?"
이내 얼굴을 손으로 가린채 몸을 일으켜서는 고개를 들어올린 상대가
하지메라는 것을 알아차리자 멍청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도대체 그의 복장이 무엇이지? 거기다가 왜 발은 맨발이고?
저런 것은 그가 집에서 입는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일들에 머리의 이해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으나
하지메는 그것에 신경쓰지 않고서 교무실의 안으로 들어와서는
근처의 펜과 이면지를 챙기고서는 무언가를 적어서 자신에게 내보였다.
[복장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주세요.]
"아, 그, 그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것은 문에 부딪혀서만은 아닌 것인지
자신에게 그리 말하는 것에 알았다 말한 자신은 이내
그를 부른 당초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를 자신의 자리에 앉혔다.
"에? 누, 누구니? 여기는 함부로 들어오면 안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야마다 선생. 내가 부른 사람이니까."
"오, 오리무라 선생님이요?"
"아아. 하지메, 이쪽은 내 동료교사인 야마다 마야선생이다.
그리고 이쪽은 사이토 하지메. 내 지인이다."
가볍게 둘을 소개한 자신이었으며 그것에 둘은 서로에게
다시한번 인사를 하고서는 각자의 일에 돌입하는데
야마다 선생은 곁눈질로 자신과 하지메를 번갈아보고 있었다.
하기사, 갑자기 학원에 자신이 이런 어린 남자를 데리고 온 것에
놀랄만도 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이었으나 그것은 그것.
일단 지금은----.
"컴퓨터에 자꾸 프로그램이 이상작동되는데, 확인해줄 수 있나?"
끄덕.
컴퓨터 점검이 우선이니 질문에 대한 답변은 나중에 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