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6화 〉[IS]취중연가 (26/139)



〈 26화 〉[IS]취중연가

#조금 전#

드르르륵---.

갑자기 열리는 장지문 소리에 자신과 마리나는 곧장 시선을 돌렸으니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하지메였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무언가 이상했다.


혹여 무언가 잘못된 것인가,하는 걱정이 되는 자신이었으나
그는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오면서도 아무런 글도 보여주지 않았으며
손으로 무언가를 요구하지도 않은채 천천히 자신에게로 다가오기만 하였다.

그리고 그것에 맞춰서 자신도 자리에서 일어났으니
아마 그는 자신이 곁에 없어지자 불안해서 잠에서 깨어난 것 같았고
잘 보면 그의 몸이 약간이나마 떠는 것이 보이는 자신은
어젯밤에 그러했던 것처럼 그를 품안에 안고서 잠을  생각을 하였다.

한편, 탁상 위에 있던 마리나는 어느샌가 장비를 정지하고서는
그대로 사라진 상태였기에 따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보였던
자신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


비틀---.
"아---."


순간, 오랫동안 앉아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리를 헛딛은 자신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으면서
동시에 자신의 앞까지 와있는 하지메를 덮치게 되었다.

하나 그렇게고 그를 깔아뭉게지는 않게끔 바닥을 손으로 짚으면서
간신히 그의 위에서 멈추어서게 된 자신과 그러한 자신의 밑에
누워있는 하지메의 모습.
동시에 방문쪽에서 큰 소리가 들려온 것같았지만 무시한채
자신은 그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조금전과 달리 눈을 또렷하게 뜬 그는 지금 본인의 상태와 자신의 자세에 놀라고 있었으며
동시에 주변을 살피는지만----.

"하지메."
"---?"
"나는, 너가 슬퍼하는 게 싫다."


그래, 자신은 그가 슬퍼하는 게 싫었다.
괴로워하는게 싫고 슬퍼하는게 싫고 힘들어하는게 싫었다.
싫고 싫고 싫었다. 그래, 그에게 안좋은 것이 싫었다.
지켜야하고 보호해줘야하는 그가 그러는게 너무나도 싫은 자신.

반면 하지메는 이내 자신을 올려다보았으며
자신 또한 그러한 그의 모습을 다시금 눈으로 천천히 훑어보았다.
마치 마지막이라는 듯이 머릿속에 새겨놓으려는 것처럼.


흩으러진 여성용 유카타에 마치 여성처럼 오므린 다리.
그리고 그곳을 타고 올라가자 보이는 것은 헐겁게 묶인 허리끈과
풀어헤쳐진 가슴팍에는 쓸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붙인 듯한 반창고가 그의 양측 가슴에 있었다.
마지막으로 무언가 요염하면서도 가녀린듯한 그의 얼굴.


허나 동시에 그의 모습은 자신이 탐하고 갈취해야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지키고 보호해줘야하는 모습이라는 것을 생각해내는 자신이었으며
다시금 그가 자신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려고하는 것이 눈에 보였으며
그것을 보고 있자니 알코올이 가득찬 자신의 머리는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않은채 그저 생각나는대로 필터링되지 않은채 하지메에게 말하였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풀썩.

*

"----."

순간 자신의 위로 엎어지는 오리무라씨의 모습에
자신은 당황하면서도 동시에 조금전 그녀가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솔직히, 그녀가 자신의 위에 올라탔을때는 무서웠다.
다시금 덮쳐지는 것인가? 그녀를 믿었음에도 다시금 배신당하는 것인가?
마음속으로 엄청나게 무서웠으나 그녀는 자신을 덮치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신이 괴로운게, 힘든게, 슬픈게 싫다고 말해주었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그녀로 인해서 괴롭고 힘들지만....

"----."


힘을 주어서 간신히 그녀를 밀어낸 자신은 천천히 그녀를
데리고서는 잠자리가 깔려진 방으로 향하면서도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들인
그날과 동일한 모습이라는 것에 무언가 헛웃음이 지어졌다.

아무래도 오리무라씨도 여러모로 괴로우셨던 것 같으셨는데
돌연 자신이 두려움에 떨면서 그녀에게 안겼기에
그것을 풀지 못하고 과음을 해버리신 듯했다.


풀썩,하고 잠자리에 그녀를 눕히는 자신은 숨을 조금 몰아쉬면서도
이내 조심스럽게 그녀의 곁에 누워서는 같이 잠을 자기로 했다.
솔직히, 아직도 불안감은 남아있었으며 잠을 자던 도중에
그녀가 곁에 없다는 사실에 저도 모르게 일어났던 것.


조심스럽게 그녀의 곁에 누우면서 이불을 끌어올리는 자신은
그녀의 팔에 머리를 놓으면서 그녀의 몸을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분명 자신과 같은 여관에서 사용하는 목욕용품을 사용하는 것일텐데
무언가 다른, 좀더 좋은 향기가 풍기는 것 같은 기분.

물론 술냄새는 안좋았지만 그것 또한 오리무라씨의 냄새같다고
자신은 속으로 생각했으며 동시에 그것으로 인해서 안심이 되기도 햇다.
그래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은 안심이 되었다.

'내가 지켜주마.'
"....."


부디, 부디 그녀가 그날 자신에게 했던 말이 사실이길 바라는 자신은
그렇게 그녀의 품안에 파고들면서  잠자리에 누운채 천천히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기로 했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주변에 라벤더향기가 풍겨져오는 것은 같은 기분이었다.


*


"으으으윽---."

머리가 깨질 것 같은 통증에 눈을 뜨는 자신은 도대체 자신이
얼마나 술을 마신 것인지에 대해서 떠올리려고 했지만
도저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기억이 끊긴 것은, 분명 하지메를 잠재우고 탁상에서
캔맥주를 두개까지 마신 것까지만 기억이 났으며
그 뒤로는 기억이 나지않는 자신은 그대로 천천히 눈을 떳으며---.

"...."
"...."


자신을 마주바라보면서 잠자고 있는 하지메의 얼굴에
놀라서 소리를 지를뻔한 것을 어떻게든 참아내는 자신은
도대체 자신이 어젯밤에 무슨 짓을 했는지 서둘러서 떠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나는 것은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불안감만이 커져가는 상황.
서, 설마 자신은 또다시 그에게 지울  없는 상처를 입힌 것인가?

"아, 일어났다 바보 새언니."
"마, 마리나---."
"걱정마. 별다른 일은 없었으니까. 단지---."
"다, 단지?"

돌연 머리맡에 나타난 마리나의 모습에 자신은 그녀를 부르지만
그녀는 기계다리로 하지메를 가르키면서 능글 맞은 미소를 지을뿐
중요한 다음 말은 전혀하지 않은채였으며 그것에 자신의 불안감은
더더욱 커지기만 할 뿐이었다.


아, 아니 잠깐만. 별다른 일이 없다는 것은 자신이 중대한 사고를
치지 않았다고 받아들여도 되는 것이 아닐까?
만약에 자신이 또다시 그런 짓을 했다면 그는 둘째치고 그녀가 나를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니까.


겨우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녀가 하지메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는 정말 잘   있었다.


"장난치지 말고 빨리 말해줘라."
"아아, 정말이지. 그냥 술취한 김에 오빠에게 멋진 대사 몇개 내뱉은거 뿐이야.
그거 이외에는 딱히 한  없으니까 걱정말라고.
아, 하지만 어떤 소년소녀가 방문을 열었다가 닫고서 되돌아가긴 했는데---."
"....소년소녀?"


마리나의 말에 의구심을 품는 자신은 과연 그녀가 말하는 소년소녀가
누가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지금 이곳에 오는 것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이었는데
 방문을 함부로  사람이라면 종업원정도일거라 생각하는 자신.

하지만 만약 종업원이라면 마리나가 소년소녀라고 표현할 것 같지는 않았으며
그렇다면 과연 누구를 가르켜서 말하는 것인가,하고 고민하는 자신.

똑똑.
"....."
"아라, 어제의 방문객인가 본데? 내가 대신 문 열어줄까?"
"아니, 내가 하지."

농담이랍시고 불가능한 일을 말하는 마리나의 말에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자신은 하지메가 깨지 않게끔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곧장 방문을 향해서 걸어갔다.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기에는 시간이 늦었으나 체크아웃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시간때.
그렇다면 다른 방문객이라는 것인데....
과연 이곳에서 자신들의 방에 방문할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 고민하며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에에....미안 누나."
"실례합니다 교관."
"...."

자신의 눈앞에서 조심스럽게 자신에게 사과를 하는 이치카와
그의 곁에 서서는 자신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라우라.
동시에 마리나가 말한 소년소녀가 이녀석들이라는 것을 곧장 알아차린
자신은 한숨을 깊게 내쉬면서 몸을 옆으로 비키면서 방안으로 녀석들을 들였다.


일단 자세한 이야기는 안에서 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자신이었으며
둘은 방안으로 들어와서는 곧장 탁상쪽으로 향하는 한편
자신은 장지문을 조심스럽게 닫으면서 하지메가 계속해서 잠잘 수 있게끔 한뒤에야
탁상으로 향했다.

"좋아, 그래서 너희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는?"
"....누나와 하지메군의 사이가 얼마나 진지한지 궁금해서?"
"교관의 남자가 누군지, 얼마나 진척이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좋아, 일단 너희들은 반성문 10장씩 돌아가면 쓰도록하고...."


교사의 사생활을 파고 들려는  용기는 가상하나
용서는 해줄 생각이 없는 자신은 곧장 녀석들에게
처벌을 내리고서는 탁상에 앉으면서 둘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내가 대답할  있는 선에서는 대답을 해주마."

물론, 그와 약속한 대로 '그날'의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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