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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화 〉[IS]취중연가 (24/139)



〈 24화 〉[IS]취중연가

'위험해.'


마음속으로 자신은 중얼거리면서 눈앞의 전경을 구경하는 척
눈을 옆으로 돌려서 같이 온천에 들어와있는 하지메군을 바라보았으나
아무리 봐도 그가 자신과 같은 남자라는 생각이 전혀들지 않았으며
지금 자신이 남탕이 아니라 여탕이나 혼탕에 들어온 것이 아닌가 싶은
착각까지  정도였다.


동시에 떠오르는 것은 과거 중학교때 반아이들이 했던
이야기 중에 어떤 녀석이 말한 것이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낭자아이라는 존재에 대한 것이었는데
뭐 흔히들 말하는 여자보다 예쁜 남자아이에 관한 이야기.

'야, 낭자아이면 솔직히 같은 남자라도 한번 할법하지 않냐?'
'너 미쳤냐? 도대체 얼마나 성욕이 쩌는거야?'
'아니, 생각해봐. 같은 남자니까 임신걱정도 없잖아?'
'아, 난 무리무리. 어떻게 그게 가능해?'


그때당시에 주변의 아이들은 그녀석의 말을 반농담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서로 불가능하다고 확신하였으니, 그 이유는 크게 두가지였는데
하나는 같은 남자끼리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었고
다른 하나는 낭자애,라는 존재가 자신들 곁에 있는 것은 둘째치고
과연 현실에 존재할지에 대한 의구심때문이었는데---.


"존재하는구나, 낭자애?"
"???"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입밖으로 나왔으나 다행이 하지메군은
그것을 못들은듯 하였고, 자신은 서둘러서 그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게 무언가 화제거리를 꺼내들었으니----.

"그, 그러고보니 너도 내일이면 돌아가니?"


끄덕,하고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하지메군.
뭐, 이미 알고 있는 것이었지만.
그건 그렇고 이렇게 말을 못하는 상대와 대화하는 것은 어렵구나.
상대나 자신이나 대화를 하면서 간단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없으며
질문도 가려서 하거나 대답을 간단히 할 수 있는 것들로만 해야하니까.


그렇지만 동시에 한가지 궁금한 것은 누나와 하지메군의 진척상태.
누나와 그가 이렇게 여행을 같이 올 정도면 그리 가벼운 관계는
아닌 것이 확실한데, 과연 어디까지 진척이 되었는지 궁금하였으며
자신은 누나를 믿기는 하지만---하지만----.


"그러고보니까 하지메군은 키스 해봤어?"
"-----?"
"아, 아하하하. 갑자기 이상한 질문이었나?"

자신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하지메군을 바라보았는데
그는 갑작스러운 자신의 질문에 무언가 위험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내면서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아, 아니 잠깐만!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줘!"

그것에 다급하게 그를 말리는 자신은 곧이어서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자신의 첫키스에 대한 경험의 이야기였다.
물론 사실은  적이 없기는 하지만, 일단 하지메군과의 관계가
파탄나는 것은 피해야하기때문에 자신은 거짓말을 해서라도 그를
진정시키기로 했다.


"내, 내 첫키스가 이런 여행지에서 한거라서 그래.
덩달아서 하지메군, 꽤나 귀여우니까 사귀는 사람이 있을  같거든."
"....."
"아하하, 미안...."

그러한 자신의 말에 그는 짜게 식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기는 하지만
아까처럼 자리를 벗어나려고 움직이지는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거리를 좁혀오지도 않았지만....


"그, 그래서. 해봤어?"
"...----."

그러한 자신의 질문에 순간 얼굴이 붉어지면서 고개를 푹하고
숙이는 그의 모습을 보자마자 자신의 머리와 가슴은 각자 개별적으로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이성적인 머리는 그의 모습에
누나와 그가 키스를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꽤나 자극적인 것을 한 것인지, 저렇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보면
누나도 나름 연상이라고 그를 리드하기 위해서 노력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무리 그래도 상대가 미성년자임을 상기해주었으면 하는 이성과----.

'위, 위험해---.'

쿵쾅거리면서 샤르가 대중탕에 몰래 들어와서 함께 목욕을 했을때만큼
자신의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으며 동시에 자신의 얼굴 또한 붉게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뭐, 뭐야 이거. 남자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거냐고!?
사실 이녀석 여자인거 아니야!? 아니, 그래도 위험하잖아!?
남탕에  여자가 들어오는거냐고!? 그래, 남자다! 이녀석은 남자고
나도 남자야! 남자가 남자와 함께 온천에 들어와있는 건 이상하지 않아!

자신은 그렇게 자기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듯이 속으로 크게 외치면서
동시에 온천의 물을 퍼서는 그대로 얼굴에 뿌렸다.
오리무라 이치카, 정신차려! 상대는 남자야! 그것도 누나의 남자!

*


"흐으으응---그렇게 이상한가?"
"....글쎄, 솔직히 잘 기억은 안나는군."


자신은 술잔을 들이키면서 마리나의 말에 대답을 하였는데
사실 그때의 기억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였고
기억이 난다고 해도 단편적인데다가 그것마저도 흐리멍텅한 것들 뿐이라서
무어라 말하기도 애매한 수준이었다.


그저, 엄청난 열기에 집어삼켜졌다는 것 정도밖에
기억나지 않았으며 사실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이 없었다면
자신이 그를 범했다는 사실조차 모른채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흐으응."
"뭐냐  기분나쁜 반응은?"
"아니, 그냥. 첫 경험이자 동정에 이어서  키스마저 훔쳐가셨으니
과연 어떻게 오빠를 책임질까, 궁금해서."
"크읏----. 그, 그건 사고다! 사고!"

돌연 다시금 떠오르는 자신과 그의 키스 장면.
그래, 그것은 사고였으며 사고일뿐이고 사고라고 생각하면된다.
그러니 그것은 카운트하면 안되는 것!


그래, 그의 첫 키스는 아직 온전한 상태이고 자신은 그의 키스까지 빼앗지는
않은 상태이니 문제가 전혀 없다!!


"그런 것 치고는 엄청 기분 좋아보이는데? 자, 봐봐?"
"우와아아아아악---!!!"


하지만 그러한 자신을 부정이라도 하는 듯이 그녀의 옆에
새로이 떠오르는 사진 하나는 하지메를 끌어안은채 무척이나 엉망진창인
얼굴이지만 웃음기가 엿보이는 입을 하고 있는 자신이었고
자신은  얼굴을 그에게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째서 저런 것을 찍고서는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없었다.


아니, 알고싶지 않다! 그것보다 지워! 지우라고!
자신은 홀로그램을 손으로 마구잡이로 해치면서
당장에라도 그 사진이 사라지기를 바랬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의 바램과는 다르게
홀로그램은 순간 흩으러지기만  뿐 사진이나 마리나는 사라지지 않았다.


"왜그래? 사실대로 말해보라고. 기분 좋았지?"
"우, 우, 웃기는 소리 하지 말아라!"
"쿠쿠쿡, 얼굴 빨게진거 꽤나 귀엽네. 27살이면서 아직 순수하시네?
아니, 오빠를 덮쳤으니까 순수하지는 않은건가?"

자신을 놀리는 마리아의 모습에 자신은 당황하면서
손을 들어올리고선 얼굴을 만져보니 확실히 자신의 얼굴은 뜨거웠으며
동시에 시선을 숙여서 유리창을 바라보자 그곳에 비추어보이는 자신의 모습은
빨간 사과마냥 달아올라진 상태였다.

아, 아니다! 이건 그와의 키스를 떠올려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그래! 술때문이다! 술때문이라고! 아님 온천의 열기때문이거나!
아무튼 그건 아니야! 절대 아니야!

"쿠쿠쿡, 새언니는 놀리는 맛이 너무 좋단 말이지?"
"이, 이 망할 AI가!?"
"어허, 날 다시한번 던지면 이 사진 IS학원에 전부 뿌려버릴거야?"
"크, 크으윽---."
"걱정마. 새언니가 나를 위협하지만 않으면 나도 이런 소중한 보물
남들에게 공유할 생각따위는 없으니까. 이런건 혼자서 두고두고 보는게
좋은 것이란 말이지?"

쿠쿠쿡,하면서 웃는 마리나 녀석의 모습을 보자니
너무나도 얄미웠으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자신이 절대적 을이었으며
마리나가 갑이었기 때문에 자신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말대로 해야했다.
뭐, 그래봤자 녀석을 던지지 않는 것 뿐이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분이 풀리는 것은 아니었기에
자신은 쟁반 위에 있는 술병을 그대로 들어올리고서는
그대로 벌컥거리며 들이켰으며 자신의 목은 갑작스러운
알코올에 타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것보다는 이 기분을 풀어야했기에
자신은 그것을 무시한채 마지막 한방울까지 술을 들이켰다.

"어이어이. 그러다 취한다고?"
"푸하아아아---. 이게 누구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데헷?"


자신의 말에 마리나는 스스로의 머리를 콩,하고 때리면서
귀여운 소리를 내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의 눈에는 전혀 귀여워보이지 않았으며
되려 짜증만 돋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녀석도 어느정도 잘못을 한 것은 인정을 하는 것인지
더이상 사진을 사용해서 도발은 하지 않았으며
같이 전경이나 구경하면서 아무말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저기, 새언니."
"누가 네 새언니냐만....뭐냐."
"오빠, 지켜줄거지?"
"당연하지. 그렇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니까."
"흐응....진짜?"

뭐지, 이녀석? 갑작스러운 녀석의 분위기 전환에
술취한 머리로도 이상함을 느끼지만 이 상황에서
자신이 할  있는 말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그래, 그날. 그가 타바네의 협박을 받고 겁에 질려했을때
품안에 그를 끌어안으면서 그에게 말했으며 스스로에게 다짐한 것.


"내가 상처를 입혔으나,  상처를 끝으로 그가 상처받는 일이
더이상은 없게  것이다. 그것이 내가 한 약속이니까."
"설령 본인이 죽는다고 해도?"
"하지메를 지키다가 죽는다면, 기꺼이."

자신은 그렇게 말하면서 온천에서 몸을 일으켜서는 방으로 들어갔다.
너무 오랫동안 온천에 몸을 담구면 나중에 감기에 걸릴  있고
그러다가 그에게 감기라도 옮으면 큰일이니까.

"후훗. 진심인가보네, 저러는걸 보면.
뭐 이런 질문을 한 내가 말하는것도 웃기지만
둘다 죽게 두지는 않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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