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3화 〉[IS]취중연가 (23/139)



〈 23화 〉[IS]취중연가

이후 여관으로 돌아온 자신들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거나 하지는 못하는 상태였으니
다리 위에서의 해프닝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은 자신이었기 때문.


옷을 어떻게든 찾았으며 사진도 잘 찍혔다고
자부하는 자신이었지만 수로 위에서 찍은 사진만 보게되면
그때의 일이 자꾸 떠오르는 자신이었기에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가 자연스럽게 그의 반대쪽으로 돌아갔으며 입은 기괴하기
짝이 없게끔 이상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 안돼 평정심 평정심.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심호흡을 하는 자신과는 별개로 여관으로 돌아온 그는 아직도
남성용 유카타가 없다는 직원의 말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동시에 오늘도, 마지막 날 밤까지 여성용 유카타를 입게 된 그는
이내 직원에게서 무언가를 건내받고서는 그대로 자신에게로 돌아왔다.


"그....다음에 오면 그때는 있을것이니 너무 실망하지 말거라."
[남성용을 못입는게 문제가 아니라 여성용을 입는게 문제인데요....]
"크흠...."


그의 말에 무어라 대답하기 힘든 자신은 그대로 헛기침을 하면서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말을 어떻게든 참아낼 수 밖에 없었으니
아무리 그래도 잘어울린다는 말은 여기서 옳바른 선택지가 아닌게
분명하였기 때문이었다.


반면, 그는 몸을 씻기 위해서 대중탕으로 향한다고 말한 뒤에
방을 나섰으며, 자신은 그것을 보자마자 방안에 있는 노천탕에
몸을 담글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주머니에 있는 그것을 꺼내들었다.


"푸하. 참느라 엄청 힘들었네."
"미안하다. 그렇지만 어쩔  없었다고 말하지."
"그부분은 인정할께. 오빠하고 그렇게 찐---한 키스를 했으니까."
"므읏?!"

갑작스러운 AI, 마리나의 기습에 놀라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자신이었으며 그것을 능글맞은 미소로 바로보는 그녀는
이내 홀로그램으로 무언가를 띄우기 시작하는데---.


"어, 언제 찍은거냐!?"
"아라, 나는 '엄마'가 직접 만든 AI라고? 주변의 보안카메라를 해킹하는 것 정도는
간단하단 말씀? 아, 걱정마. 보안카메라는 그때당시에 전부 전원차단해서
사진은 이거한장 뿐이니까."
"당장 지워!"
"싫거든요. 메로오오오옹."

그와 자신의 키스장면이 고화잘로 찍힌 그것에 자신은
 소리로 그것을 지울 것을 요구했지만 마리나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을 놀렸으며 바닥을 이리저리 뒹구는 시늉을 냈었다.

오냐 니년이 그렇게 나온다 이말이지?
하지만 니년이 AI와 전자기기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 같구나.


자신은 그녀의 모습에 이마에 힘줄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곧장 주저없이 그녀의 본체를 손에 꽉쥐었으며
갑작스러운 자신의 행동에 놀라는 마리나는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감지한 것인지 구르는 것을 멈추고서는 자신을 바라보았다.

"아레레? 뭐하려는거야? 설마  귀한 보물을 없애려는거야?"
"니년채로 없애주마!"


마리나의 질문에 자신은 큰 목소리로 대답하면서 곧장 노천탕에
그녀의 본체를 집어던지면서 곧장 그녀가 작동을 정지하게끔 만듬과 동시에
다음번에 타바네 녀석을 만나면 저딴 AI는 만들지 말라고 말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분명 그에게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그의 사회적인
부분에 대한 것이었으며 그의 사생활부분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안되었고
덩달아서 자신에게도 무척이나 해악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하는 자신.
그렇지만 그것도 이것으로 끝이리라.


일반적인 물이라면 모를까, 온천이라는 뜨거운 물속에 빠진 것이라면
아무리 기계장치라도 고장이 날 수 밖에 없겠지.
동시에 이제는 사라진 그녀의 모습을 자신은 머릿속에서 지우면서
천천히 노천탕 안으로 들어가서 그녀의 시체를 회수하---.

"유감! 이 마리나짱은 그렇게 쉽게 망가지지 않습니다!"
"뭣!?"

돌연 물속에서 다시금 나타나는 그녀의 본체는 네개의 거미의 그것과
비슷한 다리가 달려져있었으며 물을 뚝뚝 흘리지만 어딘가 망가지거나
이상이 있는 곳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덩달아서 홀로그램으로 비추는 그녀는 만세,를 하는 것 같은 자세로
자신을 도발하듯이 외치는데, 글자 그대로 어느곳 하나 망가지지 않은 그녀의 모습.

"'엄마'가 워낙 괴짜라는 것을 잊으신 모양이시지?
내 몸은 잠수함과 같은 소체에다가 빈틈없이 외부와 차단되어져있지!"
"타바네----."

쓸데없는 곳에서 철두철미한거냐,라고 이빨을 가는 자신이었으나
눈앞의 녀석을 어떻게 해서든 없앨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자신은 더더욱 짜증이 일어날  밖에 없었다.


차라리 어디 먼 바다에다가 던져버릴까?
깊은 바다라면 아무리 이녀석이라도 빠져나오는데 오래걸릴테니---.

"미리 말하지만 자꾸 이상한 짓하면 오빠에게 이 사진 보내버린다?"
"진심으로 말하는데 그러면 죽여버리겠다."

*


"-----."

양손으로 물을 떠서 세수를 하는 자신은 다리 위에서 오리무라 씨와 있었던
일이 떠오르는 것을 어떻게 해서든 잊으려고 노력했다.
그것은 사고라고, 어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자기자신을 세뇌하면서
동시에 어째서 그런 말을 한 것이냐고 스스로를 질타하였다.


그래, 사고이니 그것은 노 카운트, 횟수에 들어가지 않는다.
덩달아서 오리무라씨도 사고라면서 사과를 하지 않으셨던가?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그것이지만, 잊으면 그만이다.
사고는 사고, 그걸로 끝!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시금 세수를 하면서
어떻게든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따뜻한 물로 몸을
씻어내리고서는 탕안으로 들어갔다.

"아, 안녕?"
"----."


하지만 오늘은 선객이 있었는데, 그것은 어제 보았던 청년이었는데
자신은 그를 보자마자 주변을 살피면서 혹시 어제의 소녀가 있는지
살펴보았는데 온천 안에 있을때는 몸이 가려져 있었기에
괜찮았지만 탕 밖에 나와있는 지금은 전혀 달랐다.

"아, 라우라라면 지금 여기에 없어....라고 하면 라우라가 누군지 모를려나?"
"....."


하지만 청년은 그러한 자신에게 어제의 소녀의 이름으로
생각되는 이름을 말하면서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하였으며
그것에 자신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둘러서 온천의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이라는 말은 나중에는 다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말이 아닐까,하는
어이없지만 어제의 일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었으며
동시에 청년의 말에는 왠지 모르게 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뭐랄까, 본인도 딱히 확신을 못한다는 느낌이랄까?
본인도 반신반의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자신은 넘어지지 않게끔 조심하면서 온천의 내부로
들어가자 따뜻한 온천이 자신을 감싸면서 동시에 자신의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줌과 동시에 근육이 말랑말랑해지는 것을 느꼈다.


"-----."
"하하하, 귀엽네."
"...."
"아, 미안. 조금 실례였으려나?"

곁에서 청년이 말하는 말에 시선을 돌리자 그것에
미안하다고 곧장 사과를 하는 그는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에게 다시금 웃어보였으며 그것에 자신은 한숨을 내쉬면서
다시금 온천의 물의 온도를----.


잠깐만? 무언가 이상한데?
자신은 돌연 떠오르는 의문에 고개를 돌려서 그를 바라보지만
그는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자신을 마주바라보고 있었다.
어째서지? 어째서 이사람, 내가 말을 안하는 것에 아무런 불만을 표하지 않는 것이지?

보통의 다른 사람들이라면  말을 하지 않냐고하면서
자신에게 따지고 드는 경우가 많았으며
심할때는 장애인이냐는 표현으로 자신을 비하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었다.
하지만 청년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이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아, 혹시 너가 말하지 않는 것에 내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서 그런거야?"
"...."
"그게 그러니까, 어제 라우라가 들어왔을때 비명을 지르거나
놀라서 소리치거나 하지를 않았잖아? 그거에 혹시나
말을 못하는게 아닐까,하고서 생각한거거든.
보통이라면 말은 아니더라도 소리정도는 지르는데 그것도 안했으니 말이야."
"...."

확실히,라고 속으로 납득을 하는 자신은 청년의 말에 설득력이 있다고
느끼기는 했다. 그래, 설득력은 있기는 하지만 조금은 미심쩍은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었으니, 너무 놀라서 얼어붙었다거나 할 말을 잊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되기 마련.


하지만 청년은 사람좋은 미소를 자신에게 보내면서
이해되었냐는 듯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으며
적어도 욕은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만족하면서 그것에 납득하기로 한 자신.

"아아, 기분 좋다---온천은 정말 좋은 문명이야."

끄덕,하면서 청년의 말에 공감하는 자신은 온천의 따뜻한 온기에
점차적으로 물속으로 빠져드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않았으며
눈을 감은채 그것을 더욱 느끼기로 했다.


*


"그래서, 어떤 느낌이었어 오늘의 데이트는?"
"내가 그걸  보고해야하는거지?"
"술마신거 비밀로 해줄거니까?"

칫,하고 혀를 차는 자신은 방안의 노천탕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중이었으며 마리나는 노천탕의 밖에서
자리를 잡은 뒤에 자신에게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한판을 따냈는지부터해서
인력거는 어떤 느낌이었냐와 떡꼬치는 맛있는지, 하지메는
그것들 중에서 어떠한 맛을 좋아했는지.
또는 오늘 가본 곳 중에서 어디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등등.

하나같이 일상적이지만 그와 자신이 관련된 이야기만을
질문해오고 있었으며 그것에 하나둘씩 대답을 하는 자신은
답변하나에 술을 한잔씩 들이켰다.

"너무 그렇게 마시면 취할텐데?"
"유감스럽게도 이정도로는 안취해."


자신은 마리나의 말에 부정을 하면서도 다시금 한잔을 들이켰으나
그럼에도 자신의 한계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하면서
속도를 조절해나아갔고, 마리나도 그것을 아는 것인지
다 한번만 말하고서는  뒤로는 말하지 않은채 다른 질문을 이어나갔는데---.

"오빠와의 첫날밤은 어땠어?"
"푸흡!?"

뭘 물어보는거냐 이 망할 AI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