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IS]취중연가
하지메와 함께 걸어서 전통 마을의 내부를 돌아다니는 자신은
목적지인 유명명소를 향해서 걸어가지지만 그렇다고 마냥
걸어가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고 주변의 구경거리를 살피거나
이것저것 새로운 것을 발견하곤 했다.
현재로써는 생각하기 힘든 전통 시장의 모습이나
물건의 운송방법, 그외에도 여러가지들이 있었으며
그것에 대해서 자신이나 그나 놀라거나 신기해하거나 하였다.
팡!
"음?"
그러던 찰나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것은
기합소리가 울려퍼지는 어느 한 건물이었으며 동시에 자신의 감이
말하길 이곳은 검도장이라고 확신하였다.
호구를 쓰고 서로를 향해서 죽도를 휘두르는 사람들의 모습.
옛날에야 저런게 아닌 진검같은 것으로 승부를 보거나
문하생들끼리 하여서 목검이나 죽도를 사용하여서 서로의 실력을
향상시키겠지만 현재는 그런 것 까지 구현하기는 힘들겠지.
동시에 떠오르는 것은 학생때 담임의 권유로 잠깐 했던 검도에 대한 추억.
다른 학우들과 함께 검도를 하면서 서로 실력을 겨루거나 했으며
점차적 승부욕을 태우며 승자의 자리를 두고 경쟁을 했던 기억.
[구경하고 싶은신건가요?]
"아, 아니. 그저 소리가 들려온 것에 그리움이 느껴져서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서는 하지메는 구경하고 싶냐고 말하였는데
부정을 하면서 서둘러서 그의 사진을 찍고 옷을 되찾는 것에 열중하기로 했다.
제아무리 유카타복장이 잘 어울린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남자였으며
유카타 복장을 계속 입히는 것은 그에게 좋은 일은 아니겠지.
적어도 유쾌한 일은 아니리라.
하지만 그러한 자신의 말에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는 그는
이내 자신에게 메모장을 보이면서 무언가를 가르켰으며
그가 가르키는 것과 메모장을 한번씩 번갈아가면서 바라보는 자신.
-한판 이길시 인력거 제공-
[저거면 빨리 갈 수 있지 않을까요?]
"...."
안다, 이것이 그의 배려라는 것을. 뻔히 보이는 배려.
자신이 본인을 위해서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신경쓰고 있기에
본인 나름대로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을 할 수 있게해주려는 것.
하지만 동시에 명분은 확실했으니 그의 말대로 저 인력거를 제공받으면
목적지로 빠르게 갈 수 있겠지.
그러면 그의 사진을 빨리 찍을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오래간만에 검도도 한판이기는 하지만 할 수 있을터.
하지만 과연 자신이 즐겨도 되는 것일까?
이 여행은 어디까지나 그의 기분을 전환시켜주기 위한, 그를 위한 여행.
늦잠이야 어느정도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을 위해서 계획을 바꾸는 것은 전혀 별개의 것이었으며
그것을 잘 알기에 갈등하는 자신이지만---.
"빠르게 이기마."
[네.]
이내 그의 배려가 담긴 제안을 수락하기로 한 자신이었으며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장을 자신에게 보여주는 그.
솔직히, 만약에 그의 본래 모습을 몰랐다면 눈앞에 있는 것이
그저 어여쁜 소녀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 모습을 뒤로한채
도장의 안으로 들어가는 자신들.
안에서는 기합소리와 함께 서로를 향해서 죽도를 휘두르거나
호구를 입힌 허수아비에게 내리치는 등의 연습을 실시하고 있는
문하생들이 보였으며 도장의 벽쪽에는 도장 사범으로 보이는 남성이
엄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딱히 전통 마을의 분위기라던지 컨셉같은 것이 아닌, 정말로 진지한 모습으로 보아
이곳은 이 마을과는 별개로 운영되는 도장인 듯 했다.
"실례지만, 무슨 일이십니까?"
"아, 밖의 인력거에 관한 안내판을 보고 왔습니다."
그러던 찰나 문하생중 하나가 자신들에게 다가와서는 질문을 하자
주저없이 대답을 하는 자신은 순간 느껴지는 공기가 바뀌는 도장내부에
놀랐으나 이내 문하생은 그대로 뒤로 물러나는가 싶더니
도장 사범이 천천히 앞으로 다가왔다.
"인력거 안내판을 보고 오셨습니까?"
"네, 한판을 따면 인력거 제공이라고 써져있던데....
혹 잘못 알고 온 것입니까?"
"아닙니다. 잘 보고 오신 것입니다. 토오루, 네 차례다."
사범은 자신의 말을 듣고서는 곧장 고개를 돌려서는
토오루라는 이름을 말하였으며 호명된 이름의 주인은
곧장 자신들의 앞으로 달려오는데 양손에는 죽도가 들려져있었다.
"내기의 조건은 간단. 이 문하생을 상대로 한판을 따시면 됩니다.
허나 복장이 그러시면 힘드실테니 따로 복장을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복장을 따로 준비해주겠다는 사범.
확실히 자신의 복장은 검도에는 어울리지 않는
중간길이의 치마에 겉옷을 입고 있었기에 그의 판단은 적절한 것이었고
문하생들도 그것에 동의하는 것인지 몇몇은 자리에서 옷을 가지러 갈 준비를 했다.
"아뇨, 괜찮습니다. 이대로 하겠습니다."
"그, 그렇지만 아시다시피 검도는 무척 위험한---."
"정말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어서 시작하죠."
허나 자신은 사범의 말에 끝까지 사양하면서 문하생의 손에 들려진 죽도를
건내받고서는 그대로 자세를 취했으며 그것에 주변에서는
불쾌하다는 시선을, 사범과 앞의 문하생은 당혹과 난감함을 표하지만
이내 둘이서 무언가 이야기를 하더니 곧장 준비를 하는데---.
"그러면 정정당당히...시작!"
팡!
*
깔끔하다,라는 말은 이럴때 사용하는 것일까?
자신은 눈앞의 일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는데
도장의 사범이라고 생각되시는 분이 시작신호를 내리자마자
순식간에 문하생의 손목을 가격하는 것으로 한판을 따내시는 오리무라씨.
그것에 주변은 물론이거니와 상대를 하던 문하생, 그리고 사범까지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가격당한 문하생의 손목과 오리무라씨를
번갈아바라보지만 오리무라씨는 그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으신채
길게 숨을 내쉬는가 싶으시더니 이내 문하생에게 인사를 하고서는
죽도를 되돌려주셨다.
"오래간만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아, 아뇨...저희야말로----."
"그런데 인력거는 어떻게 되는거죠? 따로 어디로 가야하는것인가요?"
"예? 아, 예----이 옆의 건물에 가셔서 이걸 내시면 준비해줄 것입니다."
반면, 그러한 오리무라씨의 모습에 아직도 어안이 벙벙한 사범은
문패같은 무언가를 건내주시면서 설명을 해주셨으며
그것을 건내받은 오리무라씨는 다시금 인사를 하시고선 자신을 데리고
도장밖으로 나오셨다.
뭐랄까, 승부자체가 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하달까?
속전속결이지만 동시에 깔끔하게 상대의 손목을 가격하는 것으로
한판을 따내시는 그녀의 모습은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오리무라씨의 얼굴을 보자니 무언가 기분이 좋다는 느낌이 보였다.
오래간만,이라는 것이 좋으셨던 것인지 이겼다는 것이 좋으신 것인지까진
자신으로써는 알 수 없었지만 뭐---.
[멋지셨어요.]
"하하...고맙군. 그렇게 말해주니까."
[정말로요. 저로써는 아마 못했을걸요?]
오리무라씨는 자신의 말에 멋쩍어하시면서 어색하게 대답을 하시는데
자신은 솔직한 평가라고 말씀드리면서 자신으로써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는데,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할 부분이었다.
안타깝게도 자신은 운동은 그닥 잘 못하였으며
도구를 이용하는 운동은 더더욱 잘 하지 못했는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너무나도 안타까운 체력과 키때문일까?
156cm라는 경이로운 크기의 키는 자신이 남자 고등학생이기는 한가,라는
의문을 매번 제시하게끔 만들어주었으며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무척이나 가벼운 몸 또한 그것에 대한 의문을 항시 제시해주고 있었다.
....솔직히 지금도 여중생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고 있다.
"으음....뭐, 오래간만에 좋은 경험을 한 것도 사실이거니와
추억을 되돌이켜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다행이네요.]
"다시한번 고맙다. 나를 배려해주어서."
그녀는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인력거를 대여하는 것에 가서
조금전 사범에게서 건내받은 것을 내밀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오는 인력거꾼.
동시에 자신들은 그것에 올라타면서 목적지를 말하려고 했지만----.
"이 인력거는 마을의 전통 명소인 버들나무길로만 갑니다만?"
자신들의 의지와는 다르게 인력거의 목적지는 정해져있었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목적지가 자신들이 가야하는 명소라는 점?
이외에는 전혀 다행인 점은 없었으나 나름 신기한 경험이었다.
빠르게 마을을 달려나가는 인력거꾼이 끄는 수레를 타고 나아가는 것은
생각했던 것과는 무척이나 다른 기분이었으며 옛날에는 이것들이
많았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자신.
하지만 유카타를 입고 타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았는데 자꾸 바람에
옷이 펄럭여서 찬바람이 옷 안쪽으로 들어왔기 때문.
어서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길 마음속으로 비는 자신은
추위에 몸이 떨리는 것을 양손으로 몸을 끌어안으면서
조금이라도 온기를 보존하려고 했으나---.
"그, 이리 오도록."
"...."
그러한 자신을 조심스럽게 끌어안아주시는 오리무라씨.
동시에 느껴지는 그녀의 온기에 몸의 떨림은 거짓말처럼
멈추었으며 오히려 따뜻해지는 느낌까지 드는 자신이었다.
'어째서? 그녀는 자신을 덮친 상대인데?'
무언가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감각에 의문을 품은 자신이었으며
덩달아서 생각해보면 몇일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곁에 있는 것이
무섭고 부담스러웠던 자신인데 어째서인지 지금은 멀쩡해진 모습에
의아함을 품고 있었다.
"자매가 사이가 좋으십니다, 하하하!!"
"아, 그...가,감사합니다."
"....."
우으으...나 남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