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0화 〉[IS]취중연가 (20/139)



〈 20화 〉[IS]취중연가

"그러면 가볼까..."


외출 준비를 마친 자신은 그, 하지메와 함께 밖으로 나왔으며
목적지는 근처의 전통 마을로 하려고 생각중이었다.
사극이나 영화를 찍을때 자주 사용되는 곳으로 나름 유명한 곳이기도하고
그도 남자이니까 좋아하지 않을까, 했기에 고른 곳.

동시에 자신은 탁상 위에 놓여진 그것을 바라보면서
과연 저것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지만 혹시 모르니 가져가기로 생각하고
주머니에 챙겨넣어두었다.

당연하게도 필요한데 없는것보다는 필요없는데 있는게 나을터이니....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것의 특이성인데, 어째서인지
그가 깨어있을때는 전혀 말하지 않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에게 들키지 않게끔
행동해야하거나 자신이 모르는 조건같은 것이 있는 것일까?
타바네의 성격을 생각해본다면 조건쪽에 가능성이 실리지만
예상 외의 일들이 최근 계속 일어났기에 무어라 확신하기는 힘든 자신.

그러던 찰나, 전통 마을에 도착한 자신을 부르는 그는
손에 들고 있는 메모장에 글씨를 적어서는 앞으로 내미는데
말을 할 수 없는 그에게 있어서는 유일한 대화수단인 그것.

[저, 지갑 없는데요?]
"아, 걱정마라. 원하는 것은 내가 사줄테니."
[그건 제가 너무 죄송한데요. 여관비도 내주셨잖아요?]


죄송하다는 말을 하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그를 보고 있자니
과연 자신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착한 소년을 그렇게 범했는지 모르겠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지만....

"걱정하지 말아라. 여기서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야하는 것이니.
자, 안으로 들어가자. 이곳은 영화촬영에도 사용되었다고하니
나름 볼만한 것이 많을 것 같군."
[네.]


자신은 그에게 그리 말한뒤 마을의 안쪽으로 행하면서
어떻게든 그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들어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여관에서 출발한 뒤부터 시선이 느껴지는군 그래.


*


"흐음, 전통마을인가....나쁘지 않군."
"남자아이라면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는건가 누나..."

꼭 그런건 아닌데,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과연 하지메군이
전통이나 역사에 얼마나 관심이 있을지 생각을 해보지만
그가 컴퓨터에 관한, 프로그래밍에 관해서 일하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곳은 그닥 좋은 선택지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이곳은 글자 그대로 전통이나 역사에 관심이 많거나
무언가 이색체험을 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나 좋은 곳이지
자신만해도 이곳은 그닥 좋은 장소는 아니었다.
물론 찻집에서 먹는 떡꼬치는 맛있기는 하지만.


과연 누나가 그것을 알고 있을지 의문인 자신은
라우라에게 이끌려서 조심스럽게 누나와 하지메의 뒤를 쫒아가고 있었다.


"어머? 귀여운 아이네요? 어때요, 전통 복장으로 갈아입어서 돌아다니시는건?"
"음? 대여 가능한겁니까?"
"물론이죠! 자자, 어서 안으로---."


그러던 찰나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와 함께
하지메군이 어느 가게에 끌려들어갔으며 누나는 밖에서
얌전히 기다리기로  듯이 주변을 스윽,하고 살피는데
여기라면 거리도 있고하니 그닥 들킬 일은---

"숨어라."
"우왁!?"


갑자기 자신을 끌어당기는 라우라덕분에 발라당,하고 뒤로 넘어진 자신.
대비도 하지 못한 채 넘어진 것이라 엉덩이가 꽤나 아픈 자신은
손으로 둔부를 쓰다듬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으나 라우라는 무엇이
그리 걱정인지 몸을 숨기고서는 조심스럽게 얼굴만을 내밀면서
누나쪽으로 향했다.


뭐하는거지,하면서 그녀를 따라서 자신도 조심스럽게
얼굴만 내미는데 동시에 보이는 것은 정확하게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치후유 누나.


"역시 교관. 미행을 눈치챈 것인가?"
"에? 라우라 그게 정말이야?"
"그래. 다른 곳을 살피는척하고 곧장 이곳을 향해서 몸을 트셨다.
우리라는 것 까지는 몰라도 누군가가 따라다니는 것은 눈치채신듯하군."


뭐야 그거....누나 그런 능력도 있는거야?
하지만 만약 라우라의 말대로라면 더이상 누나를 밀착해서 쫒아다니는 것은
조금 무리가 아닐까 싶은데----.

시선을 누나한테로 다시한번 향하는 자신은 이내 그녀가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내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보았다.
흐음....이전부터 돈을 차곡차곡 모아두어서 어느정도 자금은 여유가 있나?
거기다가 오래간만에 멀리까지 놀러온 것도 있고하니---.

"라우라."
"왜그러냐 신부?"
"관광할래?"


다른 할 것들을 찾아보기로 하자.

*


"....기분탓인가?"
"아라라라----도끼병 환자신가요? 누가 스토킹하는 것 같으세요?"
"시끄럽다. 단지 익숙한 시선들이 느껴져서 그런 것이다."

자신은 하지메가 옷을 갈아입는 사이에 주변을 살펴보면서
이상하게 아침부터 느껴지는 시선의 주인을 찾았지만
딱히 눈에 걸리는 녀석들은 없었기에 기분탓인가,하고 넘기면서도
주머니 속에 있는 AI의 말에 대답했다.


하지만 녀석은 능글맞은 웃음소리를 내면서 자신을 향해서
지속적인 도발을 하는 한편, 무언가 조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타바네가 만든 녀석이라서 그런지 무언가 꿍꿍이가 있는 것인가?
어젯밤에 말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그에게 위협이 될만한 것은 하지 않는듯한데---.


"뭐하는거냐?"
"아, 이거? 내가 사용할 육체 만드는거야. 힘쓰는데 쓸 용도로 하나."
"짐꾼용으로 하나 만드는거냐?"
"그도 그럴게, 우리 오빠 엄청 약하잖아? 본인은 아니라고 할테지만
내가 분석한 결과 중학생 여자한테도 질걸?"
"...."


부정은, 할 수 없겠군. 확실히 그의 몸을 생각해보면 중학생은 커녕
초등학생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동시에 그의 자존심을
위해서 침묵을 하였고, AI는 그것에 다시 음흉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는데---.

"아, 오빠 나온다. 그럼 나는 이만. 좋은시간 보내라고?"


돌연, 다시금 사라지더니 육각형의 그것에서 불이 꺼짐과 동시에
가게의 안에서 그가 나온다는 말에 몸을 돌린 자신은----.


"쨔잔---어떠신가요!? 저의 비장의 콜렉션! 분홍색에 제비꽃이 그려진
유카타라구요! 다른 사람들은 빌려달라고 사정해도 안빌려주는건데
이분은 너무 잘 어울리셔서 특별히 빌려드리는거라고요?"
"----."
"에...음....아, 아름답,다?"

얼굴을 잔뜩 붉히면서 얼굴을  숙이면서 여성용 유카타를 다시 입은
그가 서 있었다.
아니, 그런데 그가 남자라는 것은 분명 옷을 갈아입으면서  수 있었을텐데
어째서 남성용이 아니라 여성용을 입힌 것인지에 대해서 의아함에
시선을 돌려서 직원분을 바라보니까---.


"귀여운게 정의니까!"
"....."

*


"그, 말리지 못해서 미안하다."
"----."

자신은 치후유씨와 근처의 찻집에서 떡꼬치를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왜인지 엄청나게 미안하다는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였으며, 실제로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의 복장 때문.
직원에게 속은 자신은 남성용인줄 알았던 전통복이 여성용이라는 것을
알게되자마자 항의를 하였으나 그것은 곧장 묵살되었으며
동시에 직원에 의해서 반 강제적으로 가게에서 내쫒겨났는데---.

'옷 돌려받으려면 마을에 있는 유명명소에서 사진 4장이상 찍어오기!'


그말을 하고서는 곧장 문을 닫아버리는 패기를 보여주셨다.
물론 자신은 곧장 사무소에 가서 따지려고 했지만
하필이면 그녀가 이곳의 사무장이라는 충격적인 사실만을 알고 돌아올  밖에 없었다.
결국 자신이  수 있는 일은 그녀의 말대로 유명명소에서 사진을 찍어오는 것뿐.


마음같아서는 이 옷을 그대로 벗어던지고서는 돌아가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갈아입을 여분의 옷이 없는 자신으로써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옷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잘, 어울린다는 말은 위로가 안되겠지?"
"...."
[진심이면 화낼거에요.]
"크흡....미안하다."

자신은 치후유씨에게 조금은 날이 선 느낌으로 대답을 하면서도
떡꼬치를 마저 먹으면서 분을 풀어내는 자신이었으며
치후유씨는 엽차를 마시면서 주변의 경치를 구경하셨으며
그것에 자신도 따라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딱히 전통이나 역사라던지 그런 것에는 큰 관심이 없는 자신.
솔직히 말하자면 이곳에 따라온 이유도 그저 그녀가 자신을 이끌고 왔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아무리 거절하려고 하고 밀어내고 떠나지 않으니까.
더 심한 일을 당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따라온 것.
덕분에 안당해도  일들을 벌써 두번이나 당했지만...


하지만 뭐랄까, 학교에서 가던 인위적인 곳과는 달리 정말 역사적인 곳인지
분위기라던지 그런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것들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만약 여기서 치후유씨가 전통복장에 자신 또한 남성용의 그것이었다면
정말로 과거로 온 것 같은 느낌?

뭐, 안타깝게도 그런 것은 착각에 불과하겠지만 말이다.
하나의 예로 저 옆을 지나가는, 어제 온천에서 보았던 남성과
남성용 온천에 수영복 하나만 입고 들어온 어린 소녀가
지나가는 것을 보면 이곳이 현재이며 과거의 일본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슬슬 가보도록 할까? 명소는  지도에 있다고 하니까
찾기는 금방 찾을거다. 조금 거리가 있어서 그렇지...."
[안했다가는 옷을 못찾으니, 어쩔 수 없죠.]

자신은 치후유씨의 말에 대답하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와 함께 자리를 이동하기로 하였으며---.

"...."
"왜그러냐, 어디 불편하냐?"
[걷기가 조금, 불편해요.]

평상복처럼 걸었다가는
유카타가 과하게 벌어져서 맨살이 나타날 것 같네, 이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