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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화 〉[IS]취중연가 (16/139)



〈 16화 〉[IS]취중연가

"실례합니다. 라우라 보데비히,로 예약을 했습니다만."
"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관에 들어간 자신들은 곧장 로비로 향하여서는
직원에게 예약 확인 및 자신들의 방으로의 안내를 받으면서
동시에 과연 누나가 어느방에서 지낼까,하는 것에 대해 추측을 하지만
일단 자신들의 안내받은 방에 도착하자마자 짐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라우라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여기까지 오기는 했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랄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었다.
누나에게 들키지 않으면서 둘의 관계를 확인해야한다는 것은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허들이 높은 것이 아닐까?
물론 이제와서 물릴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반면, 라우라는 자신과는 달리 온천여관에 온 것 자체가
신기한 것인지 방안을 두리번거리거나 창밖의 경치를 감상하는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이 곳은 방마다 탕이 있군. 거기다가 다른 방하고는 완벽하게
차단되어져있고 말이야."
"뭐, 다같이 쓰는 대중탕이 아닌 이상은 이렇게 구분지어놓는게 좋겠지."


방밖에 있는 노천탕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리는 라우라에게
간단하게 대답하면서 자신은 짐을 정리하는 자신은
일단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하는데----.

"잠! 라우라!?"
"왜그러냐 신부?"
"오, 옷을 갑자기 왜 벗는거야!?"

돌연, 자신의 앞에서 아무런 주저없이 옷을 벗어던지는 라우라의 모습에
큰 소리를 지를뻔한 것을 어떻게든 참아내면서 그녀에게 말하는 자신이었으나
무엇이 문제인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는 그녀는 되려 자신을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면서도 마저 입고 있던 옷을 벗었다.


"매일 아침마다 보는 모습 아닌가? 슬슬 익숙해졌으면 한다만?"
"익숙해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야!"

*

"옆방이 조금 시끄럽군."

식사를 하는 자신은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면서도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중얼거리지만 크게 울리거나 하지 않았기에
무시하기로 마음먹는 한편, 눈앞의 상대를 바라보았다.

원래부터 소식을 하는 것인지 몸이 약해져서 그런지
음식을 많이 먹지는 않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을 계속해서 바라보는 그.
뭐, 무엇이 걱정되는지는 잘 알고 있기에 그에게 잘 보이게끔
잔을 흔들어보이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걱정말아라. 그리 쉽게 만취하지는 않는다. 전날에는 그게, 실수로
다른 사람의 술을 마셔서 그런 것이니까."
"...."

저녁의 반주,같은 느낌으로 세잔만 마시는 자신은 마지막 잔을
들이킨 뒤에 술병과 잔을 치워버리는 자신이었으며 그것에 안심하는 그.
뭐, 저런 반응이 나와도 어쩔 수 없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자신이었다.

"그건 그렇고, 어떤가? 좀있다가 약탕이라도 들어가보는게?
이곳의 약탕은 상처에 효과가 있고 피로회복에도 좋다던데."

자신은 그렇게 말하면서 방에 준비되어져있는 약탕을 가르키면서
그에게 조심스럽게 권유를 하였으며, 식사를 하던 그는 조심스럽게
약탕을 바라보더니 자신과 그곳을 번갈아보았다.


뭐랄까, 약간 겁먹은 강아지 같은 모습이군 그래.
하지만 그것을 구태여 입밖으로 내뱉지 않는 자신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그의 곁으로 이동하였고, 갑작스러운 자신의 모습에
놀라는 그이지만 도망치거나 하지는 않았으며, 그런 그를 끌어안는 자신.

"걱정마라.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너를 지켜낼터이니.
그리고 이곳에서는 오직 너의 몸을 회복하는데 전념하면 된다."
"....."


끄덕,하면서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는 이내 식사를 다한 것인지
식기를 내려놓고서는 그대로 자리에서 방밖으로 향하였다.
대중탕을 사용하려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드는 자신은 생각해보면
자신이 있는 곳에서 샤워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뭐, 다행이라면 그가 이전처럼 자신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점일까?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자신이고, 곧장 경찰서에 신고를 해도
이상할게 없음에도 그러지 않고 참아주는 그.


"....안돼지."

무의식 중에 술병과 술잔으로 손이 갈뻔한 것을 막아내는 자신은
고개를 저으면서 이내 자신도 씻을 준비를 하기로 했다.
온천에 와서 온천에 한번도 들어가지 않는 것은 실례이고 손해다.
덩달아서 방안의 노천탕은 꽤나 전경이 좋았기에 들어가는 맛도 있을터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은 식기들을 방밖에 내놓은  곧장 탕으로 향하는 자신이었다.


*


"...."

대중탕의 따뜻한 물의 온기가 자신의 몸을 감싸는 것을 느끼면서 한숨을 내쉬는 자신.
온몸의 피로가 풀리는 것을 느끼면서 동시에 졸음이 몰려오는데
그것을 어떻게든 참아내는 자신이었다.

오리무라씨의 말대로, 이곳의 온천에는 각종효능들이 있었으나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금 들어와있는 탕의 피로회복.
최근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으며 그중에는 자신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것도
있었고, 그로인해서 엄청 괴로운 일들이 있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대로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했으며
잠깐이나마 죽어버릴까,라는 생각도 했던 자신.
두려움에 몸서리치고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를바에는 죽어버리는게
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죽지 않았으며 오히려 지금은 오리무라씨를 따라서
이곳 온천여관까지 따라온 상황이었다.
물론 겁이 안나는 것은 아니었다. 조금전 술을 드시는 모습에 혹시,하는 생각에
잔뜩 긴장했지만 이내 그녀가 세잔까지만 마시고서는 그것들을 치우는 모습에
안심을 하기도 했지만....

어째서 자신은 그녀를 따라서 온 것일까?


물론 자신이 의식이 없을때 자신을 데려온 것은 사실이고
그덕에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는 것도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만약 그전에 자신이 거절했다면,하는 생각이 드는 자신.
아마 오리무라씨라면 자신이 거절했으면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으셨을터인데----.


'내가 지켜주마.'
"....."


손으로 물을 조심스럽게 떠서는 그대로 세수를 하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목소리를 지워버린다.
안다, 그 말이 자신에게 한 본인의 행동에 대한 속죄라는 것을.
그리고 그녀로 하여금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책임지려는 것임을.
하지만,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말을 들었을때 어째서인지는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


어렸을적, 기억도 안날 무렵에 고아원에 버려졌으며 다른 누구에게도
의지할  없이 혼자서 생활해온 자신을 향해서 처음으로
지켜준다는 말을 들은 것이었고, 그 상대가 자신을 범한 사람이다.


뭐랄까, 이런걸 스톡홀름 신드롭이라고 하던가?
적어도 자신이 보기에는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음 한구석에는 그녀에게 의지하고 싶어하고 있으며
다른 한구석에서는 그녀를 무척이나 두려워하고 있었다.

"읏챠---."
"...."


그러던 찰나 물소리가 나면서 탕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에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것은  청년.
전형적인 일본인의 모습이었으나 왜인지 모르게
여자관계가 복잡해보일 것 같은 느낌이 나는 상대.

"아, 안녕?"
"....."


그러한 상대가 자신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인사를 건내자
자신은 조심스럽게 목례를 하면서 인사를 건내면서
몸을 움직여서 그와 거리를 벌리면서 다시금 온천의 온기를 느꼈다.

하지만 왜인지 자꾸 옆의 청년에게 시선이 가지는데
무언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일까?
그러나 자신의 교우관계는 넓지 못하며 그중에 저런 청년은 없었다.
덩달아서 만약 알았다면 곧바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친숙하게 다가올터.


그렇다면 어째서 이러한 느낌이 드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분탓이라고 하면서 고개를 저으는 자신.
이상한 놈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게끔 하면서 자신은 애써 그에 대한 생각을 지웠다.

*


라우라의 말대로 말은 못하는건가,하고 생각하는 자신은
자신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그를 향해서 조용히 시선을 보냈다.
사이토 하지메, 누나의 연인으로 추측되는 그를 보고서 느낀 자신의 감상은----.

'사실 여자 아냐?'

상대가 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그의 선이 너무 가늘다.
가늘어도 정도껏 가늘어야지, 저건 거의 여자라고봐도 무방한 수준인데다가
머리도 꽁지머리에 길이도 어중간해서 여기가 남탕이 아니거나
라우라의 보고서가 아니었으면 여자라고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누나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하는 고민을 해보는 자신은 무어라 대화를 섞으면서
그것에 대해서 파악을 해볼까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상대의 특수성에 대해서 알고 있기에 그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뭐랄까, 그에 대해서 직접 대화하면서 보고서에서는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하나둘씩 알아보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그와 대화할 방법이 없었기에 자신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정말이지 좋구나 여기 온천.
따뜻하면서 적당한 물의 온도에 더해서 피로가 풀리는 느낌.
덩달아서 방에서와는 또다른 자연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 것에
자신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졌으며---.

"신부, 거기 있나---."
"있어---. 그리고 라우라, 다른 사람도 있으니까 그런건 자제해줘---."


라우라의 목소리에 곧장 그녀를 제지하였다.
아마 자신을 따라서 그녀도 옆의 온천에 몸을 담으러온 것이겠지.
하지만 자신은 잊고 있었다. 라우라가 얼마나 돌격적이었는지.

촤라락!하는 큰 소리가 들려오는가 싶더니 남탕의 입구에서
자신들을 향해서 당당하게 학교지정 수영복을 입고 있는 라우라는
아주 당당한 얼굴로 자신을 향해서 말했으니---

"실례한다, 신부."
"라우라! 나랑 한명밖에 없다고 남탕에 들어오면 안돼!!!"
"걱정마라, 클라리사에게 들은대로 수영복은 입었다."
"그문제가 아니야!"


클라리사씨! 도대체 라우라에게 무슨 말도 안되는 것을 알려주시는거에요?!
자신은 독일에 있을 그녀의 부관에게 마음속으로 크게 항의를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이 전해질 일은 없겠지.

"----."
"조, 죄송합니다!"


그렇게 자신은 서둘러서 온천에서 빠져나와서는 그녀를 데리고 방으로 되돌아갔다.
아아, 정말이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으면 하는데----.
자신은 얼굴에 울상을 지으면서도 직원에게 뛰면 위험하다는 지적에
눈물을 삼킬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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